소소한 생각

외국인 남편이 '구명조끼'라 열광하는 한국의 이 물건

산들무지개 2014. 12. 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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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리의 스페인 고산평야는 겨울로 본격적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고산평야에 찬 서리가 내렸고, 새들을 위한 물 우물(제가 만든 도자기 큰 대야)은 꽁꽁 얼어있었습니다. 여름, 가을에 미쳐 피지 못한 꽃도 피다 말고 얼어붙어 버리고 말았답니다. 미안해! 이렇게 금방 겨울이 찾아올 줄 몰랐어, 비닐로 덮어주기라도 할걸...... 꽃이라도 피고 얼었으면 괜찮았을 것을......


우리 집에도 비상이 일었습니다. 

지난주 내내 해가 떠주지 않아 태양광전지 상태가 또 바닥으로 내려갔습니다. 

드디어 산동네에서 하나씩은 꼭 있다는 휴대 (가솔린) 발전기를 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라도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문제는 이 발전기를 작동하는 두 시간 정도밖에 제가 인터넷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할 일이 태산같이 쌓였는데 큰일입니다. 청탁받은 원고도 써야 하고...... ㅠ,ㅠ 슬픔이 엄습해왔습니다. 


산똘님 자연공원 사무실도 태양광전지가 바닥 나서 집무를 못하고 있답니다. 아! 전화도 불통이고, 인터넷도 안 되며, 전자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난로도 안 되니...... 역시 전기는 우리에게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구나, 싶습니다. 깨끗한 태양광전지를 써도 이 전자 시스템은 현대 사회를 점령하니...... 풍력 발전기라도 꼭 있어야겠구나 싶습니다. 


추운 겨울 밖에서 왔다 갔다 일을 수습하던 남편이 급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추운 곳에서 활동하다 그만 어깨 결렸다고 응급 구조를 해야 한다며 말이지요. 


"그 응급 구조라는 것이 뭐야?"

하도 호들갑스럽게 들어오니 이렇게 제 입에서 질문이 튀어나왔습니다. 


"뭐긴, 뭐야! 구명조끼! 내 생명을 구해주는 그것 말이야!"


"에잉? 우리 집에 생명을 구해주는 구명조끼가 있었단 말이야?" 

반문을 하며 깜짝 놀라자,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이 화장실 수납함에서 이 물건을 꺼내었습니다. 그리고 장작 난로 위에 소중하게 반듯이 펼쳐 데우는 것입니다. {이 난로는 철제 위 세라믹 유약을 입힌 것이라 (손으로) 만져도 데지 않는 특징이 있어 이 구명조끼는 타지 않는답니다.} 


아아아아! 바로 이것이구나~~~!


화장실 수납장에서 꺼낸 것은 어깨 찜질팩이었습니다. 

한국에서 구입한 물건인데 남편이 애지중지 소중하게 사용하는 물건이랍니다. 

(하나가 더 있었는데 터져버려서 더 소중하게 다루는 것 같아요.)


구명조끼라며 기내용 조끼처럼 그렇게 바람을 불어넣는 시늉을 합니다. 

이 모습이 얼마나 웃긴지...... 

자신의 어깨를 살리니 자고로 생명도 살린다는 논지이지요. 


이렇게 좋은 것, 다음에 한국 가면 꼬옥 몇 개는 더 사서 

사용하겠다네요.



남편의 유머스런 행동과 이 한국물건에 대한 애착이 너무 신기하고도 재미있어 오늘은 이 포스팅을 합니다. 

추운 겨울, 따뜻하게 보내시고요, 산똘님처럼 어깨 결림이 없도록 우리 특별히 신경 씁시다. 저는 허리 결림이 생기고 있어요. 앗! 초기에 이 찜질팩으로 잡자!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산들 씨는 전기 제한이 있어 좀 고생하게 되었습니다. 

겨울은 뭐 다 그렇지...... 싶습니다. 답글이 안 달려도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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