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한식 먹는 외국인 남편의 엄청난 식성
뜸한 일기/부부

한국에서 친구 가족이 스페인 방문하면서 우리 부부가 은근히 기다린 것이 바로 한식당에 가는 일(야호!)이었습니다. 남이 해주는 음식이 더 맛있다고 저는 제가 한식을 하지만, 그렇게 맛나게 느껴지지는 않았답니다. 한정된 재료와 한정된 요리법으로 대충 알아맞히기 요리라고나 할까요? 요리하다 보면 좀 한국처럼 외식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탄하기도 합니다. 제일 아쉬운 부분이랄까요? 먹고 싶은 것들이 많아, '밖에만 나가면 분식을 접할 수 있고, 먹고 싶은 식당에서 주문할 수도 있는 일'이 얼마나 좋은데요. 여기는 그런 외식 문화가 왜소하게 발달하여 요리하기 싫은 날에는 곤혹스럽지 않을 수가 없답니다. 


한국 친구가 오는 기회를 이용하여 남편은 두 손을 비비면서 "이번에 한국 식당에서 여러 가지 주문하고 먹을 거야!" 다짐을 합니다. 그래요. 우리가 남이 해준 한식을 먹어본 지 어언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이런 한식 신드롬에 빠져 침을 줄줄 흘린 것입니다. 


바르셀로나에서 남편은 가장 맛있게 한식 잘한다고 소문난 곳에 손수 전화하여 예약까지 하는 성의를 보였답니다. 그러나 벼르고 벼른 그 한식당은 찬스가 불발하여 우리 일정과 맞지 않아 다른 곳으로 전화하게 되었지요. 


2014년의 마지막 저녁을 그곳에서 거창하게 먹기로 다짐한 남편...... 

한국인을 위해 현지 스페인 남편이 식당에 전화하여 예약하고 우린 점심까지 거르고 그곳으로 갑니다. 


친구 가족과 남편, 저, 만장일치로 주문을 한 것이 역쉬나 불고기였습니다. 아! 어찌 이 맛을 잊지 않을소냐! 불고기 쌈을 해먹는 우리들 미소와 만족의 웃음으로 먹습니다. 심지어 아이들도 좋아하니 얼마나 행복한지요. 먹을 게 들어가면 행복해진다는 인간본연의 본능에 충실히 하면서 불고기를 먹는데...... 


더 먹고 싶은 것들이 있었는지 이제 다른 주문을 하기 시작합니다. 


불고기 


주꾸미 볶음과 떡볶이를 시키는 것입니다. 

매운 한국의 맛이 그리웠는지, 친구와 친구 남편, 산똘님은 환성을 지르면서 

주문을 하여 먹는데...... 저는 한국에서도 그리 매운 것을 좋아하지 않아 뭐 그러려니 했습니다. 

앗! 먹다 보니 블로그에 글 올릴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사진도 못 찍었네요. ㅠ.,ㅠ


그러고 나서, 슬슬 '모둠 고기 시즐러'라는 음식이 나왔습니다. 

'모둠 고기'라는 단어에 환장하여 시켰는데 

이것은 한식인가? 해물과 육류가 섞인 음식으로 남편은 깜짝 놀랐습니다. 

보통, 스페인에서는 이렇게 바다 재료와 육지 재료를 섞어서 요리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맛은 깜짝 놀랄 맛으로 남편이 아주 좋아했답니다. 


제일 좋았던 것은 각종 다양한 김치를 맛볼 수 있었다는 것!


아이를 데리고 화장실 다녀오고 보니, 

어느새 제육볶음도 나와 있더라고요. 


"아니, 우리가 어른이 넷이고 아이들이 넷인데......

아이들은 밥과 구운 김으로도 다 한 공기씩 먹는데 왜 이렇게 많이 시킨 거야?"

이런 탄성이 절로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먹은 것이 떡볶이에 주꾸미, 불고기, 김, 밥.... 으응.... 밥은 또 먹지도 않더라고요. 

고기 많이 먹어야 한다고...... 아! 요 사람들 한국인 맞다. 

스페인 남편도 한국인 닮아간다.... 카! 

 


"왜?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온다고? 있을 때 즐기는 거야!" 하고 


마지막 시킨 것이 바로 탕수육이 되겠습니다. 

이것은 제가 진짜 먹고 싶어 상상만으로도 침을 흘린 음식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 가기 전에 이웃 블로거께서 올리신 포스팅 보고 생각에서 지워지지 않아서 말이지요. 


아! 외국에서 먹고 싶은 음식은 많은데 배달도 안 되니......

역시 이런 기회에 한식을 많이 주문하여 먹어야지요! 


그런데 결국, 우리는 다 먹지 못했습니다. 

인간이라면 배 터지면서까지는 먹지 않겠지요? 

아깝다. 어떻게 할까? 


즐거워


"어떻게 하긴?! 싸달라고 해야지!"


남편이 당연하다면서 테이크 아웃을 시켰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새해, 호텔에서 전날 밤에 먹은 식은 음식으로 

아침을 밝혔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남편, 

"나 올해, 한국 가면 맛있는 거, 잔뜩 먹고 올 거야!"

올해 한국 가기로 한 것이 엄청나게 기대되는 얼굴로 저기서 한소리 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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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김재영 2015.01.04 15:34 신고 URL EDIT REPLY
한국에서 먹는얘기 들으며 같이 침흘리고 있는 제가 정상은 아니죠? ㅎ 산똘님의 기대에 부푼맘이 공감되서 그런걸거예요. ㅋㅋ
제일 흔한 길거리떡볶이나 중국집음식인 짜장면, 탕수육 같은건 외국에선 더 먹고싶을것 같아요.
저도 맛있는 음식 먹는걸 행복한일중 하나로 생각 하기때문에 오늘 포스팅 200% 공감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1.05 03:42 신고 URL EDIT
하하하! 재영님 귀여우세요.
맞아요. 먹는 것이 얼마나 큰 인생의 즐거움인데요. 흐흐흐... 너무 세속적인가? 그래도 이런 즐거움이 있다는 것은 건강한 것이라고 끝까지 믿고!
맛을 음미하면서 그렇게 즐겁게 먹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재영님! 아자! 오늘도 즐거운 하루!
BlogIcon 프라우지니 2015.01.04 19:02 신고 URL EDIT REPLY
외국에 있는 한식당답게 중식을 넘나드는 메뉴인가 봅니다.ㅋㅋㅋ
저도 제가 한 음식은 이상하게 정말로 맛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맛있다고 하는데 내혀는 비평가의 혀인지 원.^^;

그런데 그렇게 드시면 음식값 엄청 나올거 같습니다. 유럽에 있는 한식당의 가격이 상당하니 말이죠.
저 비엔나 시누이네 시부모님 모시고 간다고 했을데, 시누이가 "우리도 한식당에 가자"했었는데, 그때 젤 걱정되었던것이 비용이였습니다. 5명이면 100유로는 훌러덩 넘을틴디.. 나중에 한식당 지나면서 메뉴를 보니 돼지불고기가 16유로 하더라구요. 산들님이 드신것처럼 주문하셨음 200유로까지는 안되겠지만 꽤 나왔을거 같습니다. 하지만 간만의 나들이니 거금을 투자하실만은 하셨을거 같습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1.06 01:18 신고 URL EDIT
네, 우리 그날 기둥뿌리 다 뽑았습니다. ㅠ,ㅠ
그래도 오랜만에 간 것, 화끈하게 먹고 화끈하게 후회하지로 않기로 해서..... 그나마 즐겁게 식사를 했답니다. 정말 200유로 안팎으로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
지니님, 아자!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BlogIcon 프라하밀루유 2015.01.04 19:12 신고 URL EDIT REPLY
우와! 맛있겠어요.집에서 한식을 먹게되면 주로 제가 요리를 하니까 덜 맛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혹시나 한국식당 갈 일이 있으면,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어서 많이 주문하고 배터지게 먹게 되는 거 같아요. 한국 가시면 먹을 것 리스트 정리하셔야겠어요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1.06 01:20 신고 URL EDIT
네, 프라하 밀루유님. 꼭 리스트 작성하겠습니다.
이런 리스트 작성도 큰 기쁨이네요. 벌써부터 설레이니 말이에요. 하하하!
2015.01.04 19:12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1.05 03:40 신고 URL EDIT
강OO님, ^^
그렇죠. 집밥만큼 그리운 음식이 또 어디 있겠어요?
기억 속에 오래 남아있는 엄마의 음식......
저도 항상 생각하면서 침을 질질 흘린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olivia 2015.01.05 01:00 신고 URL EDIT REPLY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라 .. ㅎㅎㅎㅎㅎ

점심을 세끼같이 먹고 체중조절하고 있는 요즘...

사진보고 즐거워 하고 있는 1인입니다 ㅎㅎㅎ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1.06 01:21 신고 URL EDIT
네, 같이 즐거워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logIcon 노마디안 2015.01.05 06:47 신고 URL EDIT REPLY
저 그저께 스페인에서 귀국했는데, 딸아이가 한식먹고 싶다고 해서, 바르샤에 한식당을 엄청 검색하고, 간신히 찾아간 기억이 나네요. 이 글이 먼저 올라왔다면, 당연히 그 식당으로^^ 여행전에 가끔 들어왔는데 이 포스팅으로 처음 댓글 남기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1.06 01:21 신고 URL EDIT
노마디안님, 만나서 반가워요. ^^
그래도 즐거운 스페인 여행이셨죠? 바르셀로나는 정말 오래 머물러도 괜찮을 도시랍니다. 저도 즐겁게 여행을 했지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BlogIcon nana 2015.01.05 18:46 신고 URL EDIT REPLY
산똘님을 한국사람으로 귀화시킨 것 같아요
ᆞ부인의 모국 음식을 그리도 사랑하는 남자라면 부인에 대한 사랑은 말 할 것도 없겠죠ᆞ매사에 자족하고 즐길 줄 아시는 산똘님에게 한표를~~♥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1.06 01:23 신고 URL EDIT
하하하! 나나님, 참 상상도 예쁘세요.
설마, 절 사랑하여 한식을 좋아할리가 없지요..........가 아니라,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하하! 나나님, 이제 좀 괜찮아지셨나요? ^^
BlogIcon nana | 2015.01.06 19:25 신고 URL EDIT
경기도 양평에서의 산행 후 이상하리만치 많이 슬픈 감정이 가라앉았습니다만 생각하면 환기는 됩니다
BlogIcon LUIS92 2015.01.06 00:04 신고 URL EDIT REPLY
불고기는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이죠.^^
저도 불고기의 위력을 톡톡히 실감하고 있답니다. ㅎㅎ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1.06 01:23 신고 URL EDIT
불고기 정말 모든 외국인이 좋아해요.
신기할 정도로 손님 대접하면 성공하는 음식이지요. ^^
BlogIcon momo__ 2015.01.06 00:38 신고 URL EDIT REPLY
^^ 한국오시면 미련없이 맛있는 음식 많이 드세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1.06 01:24 신고 URL EDIT
네, 모모님, 그럴게요. 아자! 벌써 기대되네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logIcon 대학생쵸파 2015.01.06 13:29 신고 URL EDIT REPLY
맛잇는음식드셨네요^^
BlogIcon 광주랑 2015.01.06 19:58 신고 URL EDIT REPLY
안녕하세요 광주공식블로그 광주랑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광주랑 블로그에도 한번 들러주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사비나 2015.01.07 11:12 신고 URL EDIT REPLY
복많이 받으세요 한구에 사는 저도 침 넘어 갈정도로 글을 잘쓰셨네요.....반갑습니다
BlogIcon 지우맘 2015.01.07 11:55 신고 URL EDIT REPLY
맛있으셨겠어요 가까이 계셨다면 제가 자신있게 만드는 살얼음 동동 뜨는 식혜 한통 드리고 싶네요
쵝오 2015.01.07 13:13 신고 URL EDIT REPLY
맬 먹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정말 한식이 최고예요.. 가끔 기분 전환으로 양식 일식 먹는게 젤 행복..
ㅋㅋㅋ 2015.01.07 14:27 신고 URL EDIT REPLY
고기가 한식? ㅋㅋㅋ 고기 처먹으면서 한식이라면 할말 없다... 마니 처먹여라..
BlogIcon ㅉㅉㅉ | 2015.01.07 14:30 신고 URL EDIT
그럼 풀만 먹음 한식인 겁니까? 불고기가 한식이지 뭡니까?
luna | 2015.01.08 02:12 신고 URL EDIT
어지간하면 이런 예절에 벗어난 댓글은 삭제 하세요.
안보이는 공간이라고 이렇게 상스러운 표현보다 다른식의 의견은 얼마든지 있답니다.
이 블로거를 사랑하는 독자로써 심히 감정이 상하는 표현을 쓰셨네요.
BlogIcon ㅇㅇㅇ | 2015.12.01 06:52 신고 URL EDIT
뭐이런 색끼가 다 있지 너는 욕이나 마니 처먹어라
BlogIcon 윤댕 2015.01.08 08:54 URL EDIT REPLY
이용약관위배로 관리자 삭제된 댓글입니다.
BlogIcon 탑스카이 2015.01.10 15:53 신고 URL EDIT REPLY
하하하 ^0^
오랜만에 먹는 한국음식이시니 당연히 이것저것 다 먹고싶어지죠.
남은거 테이크 아웃은 두말하면 잔소리!
그걸로 아침식사. 당근,당근이죠. ^ ^
한국음식 먹고 행복감이 밀려올땐 내가 한국인이란 실감이 퐉퐉 더없이 느껴져요.
산똘님도 엄청 좋아하시니... 전생이 의심스러버. ^-^
2015.01.16 07:42 신고 URL EDIT REPLY
지금은 한국인과 한국식당이 넘쳐나는 미국 오렌지카운티에서 살고 있어 이런적이 별로없는데
한창 먹고싶은거 많을 사춘기시절을 보낸 고향은 한국식당이 별로 없었어요.
그나마 있던 한식당들은 그저 그런 맛...
(애플회사랑 야후 회사가 있는 유명하지만 작은 도시였어요)
빌려오는 한국드라마 비디오를 볼때마다 이번 여름에 한국가면 먹어야하는 것들 리스트를 작성해서 가지고 다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몇달에 한번씩 엘에이까지 온 가족이 차로 여행을 해서 한국음식 신나게 먹고 돌아가곤 했었어요.
왕복 8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도 그저 즐겁기만 했을 정도로..
엄마가 음식을 못하시는 편도 아니었는데 역시 식당에서 사먹는 맛은 특별한 분위기, 추억거리로 남는것 같아요.

저희 남편도 한국인이 아닌지라 이젠 저 대신 남편이 리스트를 작성하네요.
블로거님 남편분처럼 "이번에 한국가면..." 이러면서요 ㅎㅎ
BlogIcon tomato 2015.01.18 18:04 신고 URL EDIT REPLY
글만 봐도 침이 꼴딱 넘어 갑니다
BlogIcon 김형석 2015.02.22 01:19 신고 URL EDIT REPLY
ㅋ 정말 침넘어가네요.. 제대로 드셨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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