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뷰] 본 외국인 남편의 반응
소소한 생각

아! 어느 날 남편이 흥분한 모습으로 집으로 들어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이것 봐! 한국어가 쓰여있어! 이 영화, 도대체 뭘까? 궁금하다. 우리 꼭 같이 보러 가자." 하고 말입니다.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은 평소에도 극장에서 한국 관련 영화가 상영되면 빠지지 않고 보는 타입이랍니다. 일본이나 중국, 미국처럼 한국인 많지 않은 이곳에서 가뭄에 콩 나듯 영화가 들어오기 때문에, 우리는 가능한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보기로 한답니다. 그러니 남편이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발렌시아 바벨(Babel)이라는 영화관의 한 면에 크게 포스터가 올려졌습니다. 속으로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 하면서 아무 말도 안 했지만 말이죠, 저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북한테러위협 등이 알려지면서, 아하! 이 영화는 소니 픽쳐스(Sonypictures)가 만든 '김정은 암살하기' 내용을 담은 것이구나! 사실, 그때부터 관심이 가기 시작했답니다. 


그때부터 이 영화가 막 보고 싶어지는 겁니다. 역시, 이런 대대적 광고를 하니, 보고 싶은 사람 어디 한둘이겠어요? 아니면 우리 부부가 순진한 것일까요? 


그래서 우리는 바르셀로나 여행 중, 인터넷 온라인으로 이 영화를 보게 된답니다. 

여기서 잠깐! 우리가 머문 바르셀로나 윌슨 부티크 호텔(Wilson boutique hotel) 내부가 궁금하신 분은 다음을 클릭하세요.


wilson boutique hotel 내부 보기



이곳에서 아이들 재워놓고 숨죽여 가면서 본 것이 바로 이 [인터뷰]라는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기대 이하였습니다. 남편의 반응이 절 더 놀라게 했습니다. 


"저 아이가 부르는 노래는 중국 노래 같아."


정말 발음이 이상하게 들릴 정도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북한 사람역을 한 배우들이 미국계 한국인, 캐나다계 한국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 이 김정은 역할을 한 랜달 박을 좋아합니다. 미국 아이돌 드라마 닌자에 경찰로 나오던 배우라 눈여겨봤었거든요. 그리고 이 캐나다계 한국인 배우, 다이아나 방도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고요. 그런데 문제는 아!!!


정말 고증 없는 헐리우드식 배경과 설정이 마음에 안 들었답니다. 아무리 코메디라고 해도 고증 좀 하지~~~ 소리가 나오는......


평양말도 아닌, 미국식 발음으로 


"야! 이 개에쉐기야, 당창, 잡아틀이쥐 모오ㅅ해?" 

막 혀가 굴러가는 소리로 북한 사람 흉내를 내는데......

거기서 빵 터졌었죠. 이런 코메디구나! 고증 안 된 막무가내 코메디다!!! 


뭐, 이 영화를 제작한 감독도 이런 국제적 관심을 받게 될 줄 꿈에도 상상 못 했다니 신경 안 쓰고 영화를 만들었겠죠. 

나는 웃겨서 막 웃는데 옆을 보니 남편이 시무룩하게 있는 거에요.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이 영화는 미에르다(mierda, 똥)이야." 이 소리를 하는 겁니다. 

"그래, 코메디로 보면 재미있는 영화지만, 좀 나한테는 그렇네."

어찌 우울 모드로 들어갑니다. 


"난 한국 갔을 때, 참 참담한 느낌이 들었던 게, 동해바닷가가 철조망으로 쳐져 있었던 거야. 세상에! 이 모습을 보고 남북 관계가 정말 심각하다고 느꼈지. 아무리 뉴스로 북한 잠수함 사태를 봐도 느끼지 못했던 풍경이었어. 확 트인 바다의 즐거움을 보다가 이런 철조망이 있는 것이 마음을 찌르더라고...... 이런 영화가 한껏 코메디로 북한을 표현하지만, 어찌 즐겁지만은 않은데?"


아! 남편이 평소 생각하던 그 남북관계가 슬프게 다가오더군요. 어찌 평화롭게 통일은 되지 않는지...... 



산똘님은 자신의 가방에서 어떤 종이를 꺼냅니다. 지난번 이 호텔에서 묵다 한 번, 체크아웃한 적이 있었는데요, 서비스 이용 및 시민 세금 등을 계산한 계산서였는데, 제 이름으로 되어 있었죠. 그런데 그곳 국적란에 글쎄 제 국적이 '북한(Corea del norte)'이라고 적혀 있는 거에요. (호텔 서비스도 좋고, 모든 것이 대만족이었던 호텔이었답니다.)



"남북한이 아닌 제삼 세계에서는 북한과 남한을 구분도 못 하지. 난 그런 것이 참 안타까워. [인터뷰] 영화가 아무리 코메디라고는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조롱거리로 보일 뿐이야. 누가 남한, 북한 신경이라도 쓰는 줄 알아? 이 호텔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당신 국적을 북한이라고 했으니 말이야."


아니? 코메디 영화를 보다 남편이 이렇게 센티멘탈해질 수도 있구나. 

호텔에서 몰라서 이렇게 적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남편에게는 그것이 갈라진 남북의 모습을 다시 생각하게 했나 봅니다. 남편은 나지막하게 이런 소리를 하네요. 


"어서 당신이 그냥 '꼬레아(Corea)'라고 국적 적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아~ 이런 말을 하는 남편 때문에 콧등이 약간 찡긋해졌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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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 2015.01.13 00:31 신고 URL EDIT REPLY
이런것 보면 참담하죠.
정치적인것 종교적인것 댓글 안 달고싶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평화적인 통일을 원하지 않은가 보내요.
시답지않은 영화가 이슈가 되는것보면.

언론만 그런것인지
BlogIcon hehebubu 2015.01.13 00:59 신고 URL EDIT REPLY
깊은공감하고갑니다 ^^
2015.01.13 01:04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nana 2015.01.13 01:24 신고 URL EDIT REPLY
참 멋진 남편분
BlogIcon 화사한 2015.01.13 01:52 신고 URL EDIT REPLY

깊은 공감 .....
BlogIcon 프라우지니 2015.01.13 02:12 신고 URL EDIT REPLY
그 유명한 영화를 보셨군요. 가끔씩 헐리우드영화에 등장하는 한국어는 우스꽝스럽죠. 내가 봐도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대화이지만, 대부분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이니 산들님이 말씀하시는대로 한국인들만 느낄수 있는 코메디입니다.^^;

오스트리아에 사는 한 유학생은 정말로 국적이 북한이였습니다. 담당공무원이 남한을 못찾아서 국적을 북한으로 적었는데, 그것을 동료 친구들이 맨날 놀렸답니다. "너 한국에 들어가면 간첩으로 체포된다고.."물론 웃으면서 하는 농담이였지만, 정말로 간첩으로 체포될수도 있는 국적문제인지라 걱정은 조금 되더라구요.^^;
2015.01.13 03:57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lucy park 2015.01.13 06:07 신고 URL EDIT REPLY
알베르또도 영화에 한국인이나 한국말이나 글씨에 참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한국영화도 잘 찾아서 보구요 가끔 온라인게임하다 한국인과 붙으면 반가워서 어쩔줄 몰라한다는... 그리고 소원중에 하나는 차로 북한을 거쳐 한국까지 여행을 하는거래요 ㅋㅋ 북한에서 울 할머니 재산 다찾아준다고 ㅋㅋㅋ 이래서 산똘님과 알배르또의 제 2고향이 한국이지 싶네요^^ 저에게도 스페인이 제또다른 고향인것처럼...
luna 2015.01.13 07:19 신고 URL EDIT REPLY
하하하 "미에르다" 보믄서 웃었어요. 인디언식 막무가내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제가
유일하게 이들을 능가하는 언어가 욕종류인데 그중에 가장 무난한 이욕을 무지 한답니다.

산똘님은 어찌 이리 생각도 깊이가 있는지 그저 스페인이라는 높은 자긍심에 심취해있는
그누구는 지금도 집안을 난장판 만들어 놓고 무신 다큐멘터리인지 심각하게 거실에서 보고 있습니다요.
그래도 언니한테 한국어로 새해 인사 한다고 연습하다 안돼서 종이에 써서 읽으며 동영상 찍는 다정한 곰아저씨.

어젯밤부터 무려 15시간이나 쥐죽은듯이 자고 지금도 정신이 멍멍한 상태인데 일년에 몇번
이렇게 깊은 잠속에 빠져 버리는데 평상시 짧은 수면을 이렇게 보충하게 되는것 같기도 합니다.
아휴 웬잠을 숲속의 잠자는 공주마냥 잤을까? 했드만 당장에 코웃음과 함께 잠자든 마녀겠지 하길래
들고 있던 빗자루로 한대 때려 주었으요. 흥!! 그럼 마녀와 함께 사는 자기는 마왕쯤 되는 것인가.
노을 2015.01.13 07:44 신고 URL EDIT REPLY
오~~~~~~~ 저런 영화는 음 뭐라고 해야하나 B급영화에도 못미치겠어요
산똘님의 생각 저도 그러고 싶네요 그냥 꼬레아로만 적었으면 좋겠어요
BlogIcon eunhae1960@gmail.com | 2015.01.15 07:12 신고 URL EDIT
C급도 안되는 영화입니다
보는내내 이 저질영화를 왜 보고있지 라는 생각으로 봤습니다
2015.01.13 21:35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LUIS92 2015.01.14 00:40 신고 URL EDIT REPLY
하.. 남북한 문제는 참..
저도 꼬레아노라고 인사를 하면..
꼭 나오는 질문이 데 노르떼인지 데 술인지 꼭 물어보더라구요..
그래도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왠만한건 다 대답하려고 한답니다..ㅋㅋ 말이 짧아서 잘 안되지만..^^
센메이 2015.01.14 08:24 신고 URL EDIT REPLY
오래전 아랍을 저런식으로 희화화하며 국민들에게 이슬람에대한 반감을 심어왔다는걸 생각하면 마냥 웃기만도 겁나죠... 신년맞아 동해 다녀왔는데... 해돚이보러간 해변에 완전군장한 군인들이 지나가는걸 보고.. 충격을 받았는데.. 그와중에도 슬픔보다 이상하단 생각이 먼저 든 전 반성해야할까봐요
BlogIcon 뀨웅 2015.01.14 14:24 신고 URL EDIT REPLY
오.....멋진 남편분이시네요....
BlogIcon 중남 2015.01.14 19:15 신고 URL EDIT REPLY
산똘님,최고입니다.감사합니다.한국인의 한사람으로서.
BlogIcon singenv 2015.01.14 23:02 신고 URL EDIT REPLY
이 영화는 참... 뭐라 말하기가 어려운 영화예요.
BlogIcon 욜렛 2015.01.15 14:19 신고 URL EDIT REPLY
평화통일을 위해선 김정은 일가가 무너지고 흡수통일겪으로 통일을해야하는데 현실은 무시한채 이상만 바라볼순 없는거 아닌가요..
BlogIcon 프라하밀루유 2015.01.15 16:36 신고 URL EDIT REPLY
잠들기 전에 이 영화 얘기하다가 남편이랑 말다툼했어요. 북한과 하나 되지 않더라도 38선이 사라지는 순간을 살아서 볼 수 있으련지..
BlogIcon Cong Cherry 2015.01.15 18:29 신고 URL EDIT REPLY
완전 멋있는 남자네요!! 한국에 살고있는 저는 분단된 국가라는걸 잊고 사는데 말이죠..
부끄러워요..ㅠ
빌리어너 2015.02.03 15:06 신고 URL EDIT REPLY
참 남편 생각 있으신 훌륭한 분이시네요. 울 신랑은 미국에서 태여나 미국 교육을 받아서 그런지 저런 생각조차 않하던데요.
북한을 깡패 국가라 하지만 솔직히 모사군인 미국에 반기를 들수 있는 나라 몇개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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