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이웃

남편의 전여친과 베스트 프렌드 된 사연

산들무지개 2015. 1. 24.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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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런 가십성 글을 또?! 손을 비벼가면서 이번에는 무슨 이야기일까, (은근히) 흥미를 보여주시는 독자님이 계신다면 저도 아주 즐겁게 이 글을 쓰겠습니다. 


뭐 제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은 딸바보 아빠에, 아내 바보까지...... 역할을 두루두루 섭렵하면서 다정한 남편상을 보여줬습니다. 그런 남편에게도 과거의 여자는 있는 법? 여기서 허심탄회하게 속 사정을 낱낱이 밝히면 남편이 섭섭해 하겠지요? 그래서 낱낱이 밝히지 않고, 그냥 전에 남편이 사귀던 여성과 저와의 관계만 밝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남편이 자전거 여행 떠나기 전, 일 년 동안 사귀던 여성이 있었더랬죠. 자전거 세계 여행은 2년을 거쳐 했습니다. 

아~~~ 놔~~~ 이거 질투심에 불타 화낼만한 이야기 이느냐구요? 조바심 잠재우시고 끝까지 읽어주세요. 

(그 여성에 대해 일 년 동안 사귀면서도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이유로 남편이 헤어지자고 한 여성이었습니다.)


처음에 우리가 신혼부부로 살다 친구가 놀러 온다는 것입니다. 산똘님은 과거를 숨기지 않는 사람이라, 그 여성과의 관계를 저에게 말해주었지요. 처음에는 황당했습니다. 


"뭐야? 전여친을 우리 집에 데리고 온다고?! 그게 말이 돼?" 

그때는 말이 안 되는 사건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 막장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그랬을까요? 한국에서는 연인이 헤어지면 절대 친구가 되는 법이 없으니 제게는 문화 충격 그 자체였답니다. 


그런데 갈리시아 지방에서 온 그 남편의 전여친, 피비(가명입니다.)를 본 순간, 질투에 불타게 됩니다. 

너무 예쁘고 아름다워서 말이지요. 

오우! 아름다운 당신, 당신은 누구신가요? 

라는 말이 입에서 나왔지만, 아니, 지금 그럴 때가 아니지! 지금은 질투해야 할 때야....... 하면서 2박 3일을 같이 지내는데요...... 그 당시 스페인어를 모르던 저는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몰라 상상력 동원해 온갖 드라마를 다~ 찍기 시작했습니다. 


저 여자가 남편을 다시 꼬시려고 왔어! 뭐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이런 질투에 불타는 마음은 큰 괴로움이었습니다. 몸과 정신이 피폐되는 현상을 그때 경험하고 충격을 받았더랬지요. 


역시 외국 살면 언어 먼저 확실히 해놓고 사람 판단을 해도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첫째를 낳고 첫째가 17개월 되던 때에 우리는 피비가 사는 갈리시아 지방 여행을 가게 됩니다. 

다시 그녀를 봤을 때, 


아! 아름다운 당신, 당신은 누구 신가요? 하는 소리가 막 나왔습니다. 

왜냐? 스페인어가 가능했기 때문이지요. 

이제는 아이도 낳았겠다, 솔직히 육아에 바빠 남편이 귀찮아지던 시절이었지요. 그래서 질투도 일지 않았답니다. 

다시 보는 남편의 전여친은 그냥 친구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스페인어를 알고 나니, 그 친구의 매력이 마음으로, 눈으로 다 들어오는 겁니다. 정말로 아름다운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사람은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고, 상대를 배려하고, 신경 쓰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진실이 보인다죠? 저는 피비의 진실된 모습을 그곳에서 보게 됩니다. 피비는 우리가 아기를 낳고 사는 동안 큰 일을 겪게 된답니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의 아버지를 살인하고 감옥에서 자살을 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까지 듣게 되었답니다. 그 사이 큰일을 헤쳐나가면서도 마음의 흔들림을 평정으로 유지하고 자비로운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은 대단한 인격의 소유자가 아니면 안 될 일이었죠.)


그렇게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에게 빠져들다 결정적인 계기로 마음을 주게 된답니다. 


바로 제가 쌍둥이 임신을 하면서 말이지요. 

그녀는 바로 산파였답니다!!! 아니, 집에서 출산을 돕는 산파이었지요!


비스타베야로 돌아와 쌍둥이 출산이 임박해왔을 때 피비는 매일 제게 안부의 전화를 걸어주었습니다. 

"괜찮니? 마음을 가다듬고, 넓고 깨끗하고 맑은 바다를 생각해봐. 높은 하늘의 푸르름을 생각해봐. 넌 네가 얼마나 훌륭한 일을 하고 있는지 아니? 기쁨으로 축복받은 아이들이 태어날 거야."

하면서 산파로서의 아름다운 말은 다 해주었습니다. 


그러다 산통이 조금이라도 오는 날에는, 

"내가 갈게. 비행기 타고 갈테니 걱정하지 마."

갈리시아에서 발렌시아까지 비행기 타고 올 생각을 하니......

얼마나 눈물나도록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을 그때 느꼈는지요. 

역시 인간은 인간으로, 남편의 전여친이라고 해도 사람으로 먼저 봐야 하는구나, 싶은 마음이 들면서......

저는 그 친구에게서 큰 애정을 느꼈답니다. 

정말, 언니 같은 친구가 되어버린 피비...... 마음 놓고 전화까지 할 수 있는 친구가 될 줄 꿈에도 상상 못 했지요. 

아쉽게도 친구가 비행기 표를 알아보는 중, 저는 병원에서의 유도 분만으로 다행히 아이들을 출산할 수 있게 되었지요. 


다음에 친구가 임신하는 날에는 제가 큰 도움을 주고 싶네요. ^^



오늘의 이야기 끝! 



스페인 고산평야의 무지개 삶이 다양하게 펼쳐지는 우리 참나무집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위의 글은 제 소소한 개인적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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