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전여친과 베스트 프렌드 된 사연
뜸한 일기/이웃

앗?! 이런 가십성 글을 또?! 손을 비벼가면서 이번에는 무슨 이야기일까, (은근히) 흥미를 보여주시는 독자님이 계신다면 저도 아주 즐겁게 이 글을 쓰겠습니다. 


뭐 제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은 딸바보 아빠에, 아내 바보까지...... 역할을 두루두루 섭렵하면서 다정한 남편상을 보여줬습니다. 그런 남편에게도 과거의 여자는 있는 법? 여기서 허심탄회하게 속 사정을 낱낱이 밝히면 남편이 섭섭해 하겠지요? 그래서 낱낱이 밝히지 않고, 그냥 전에 남편이 사귀던 여성과 저와의 관계만 밝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남편이 자전거 여행 떠나기 전, 일 년 동안 사귀던 여성이 있었더랬죠. 자전거 세계 여행은 2년을 거쳐 했습니다. 

아~~~ 놔~~~ 이거 질투심에 불타 화낼만한 이야기 이느냐구요? 조바심 잠재우시고 끝까지 읽어주세요. 

(그 여성에 대해 일 년 동안 사귀면서도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이유로 남편이 헤어지자고 한 여성이었습니다.)


처음에 우리가 신혼부부로 살다 친구가 놀러 온다는 것입니다. 산똘님은 과거를 숨기지 않는 사람이라, 그 여성과의 관계를 저에게 말해주었지요. 처음에는 황당했습니다. 


"뭐야? 전여친을 우리 집에 데리고 온다고?! 그게 말이 돼?" 

그때는 말이 안 되는 사건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 막장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그랬을까요? 한국에서는 연인이 헤어지면 절대 친구가 되는 법이 없으니 제게는 문화 충격 그 자체였답니다. 


그런데 갈리시아 지방에서 온 그 남편의 전여친, 피비(가명입니다.)를 본 순간, 질투에 불타게 됩니다. 

너무 예쁘고 아름다워서 말이지요. 

오우! 아름다운 당신, 당신은 누구신가요? 

라는 말이 입에서 나왔지만, 아니, 지금 그럴 때가 아니지! 지금은 질투해야 할 때야....... 하면서 2박 3일을 같이 지내는데요...... 그 당시 스페인어를 모르던 저는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몰라 상상력 동원해 온갖 드라마를 다~ 찍기 시작했습니다. 


저 여자가 남편을 다시 꼬시려고 왔어! 뭐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이런 질투에 불타는 마음은 큰 괴로움이었습니다. 몸과 정신이 피폐되는 현상을 그때 경험하고 충격을 받았더랬지요. 


역시 외국 살면 언어 먼저 확실히 해놓고 사람 판단을 해도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첫째를 낳고 첫째가 17개월 되던 때에 우리는 피비가 사는 갈리시아 지방 여행을 가게 됩니다. 

다시 그녀를 봤을 때, 


아! 아름다운 당신, 당신은 누구 신가요? 하는 소리가 막 나왔습니다. 

왜냐? 스페인어가 가능했기 때문이지요. 

이제는 아이도 낳았겠다, 솔직히 육아에 바빠 남편이 귀찮아지던 시절이었지요. 그래서 질투도 일지 않았답니다. 

다시 보는 남편의 전여친은 그냥 친구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스페인어를 알고 나니, 그 친구의 매력이 마음으로, 눈으로 다 들어오는 겁니다. 정말로 아름다운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사람은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고, 상대를 배려하고, 신경 쓰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진실이 보인다죠? 저는 피비의 진실된 모습을 그곳에서 보게 됩니다. 피비는 우리가 아기를 낳고 사는 동안 큰 일을 겪게 된답니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의 아버지를 살인하고 감옥에서 자살을 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까지 듣게 되었답니다. 그 사이 큰일을 헤쳐나가면서도 마음의 흔들림을 평정으로 유지하고 자비로운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은 대단한 인격의 소유자가 아니면 안 될 일이었죠.)


그렇게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에게 빠져들다 결정적인 계기로 마음을 주게 된답니다. 


바로 제가 쌍둥이 임신을 하면서 말이지요. 

그녀는 바로 산파였답니다!!! 아니, 집에서 출산을 돕는 산파이었지요!


비스타베야로 돌아와 쌍둥이 출산이 임박해왔을 때 피비는 매일 제게 안부의 전화를 걸어주었습니다. 

"괜찮니? 마음을 가다듬고, 넓고 깨끗하고 맑은 바다를 생각해봐. 높은 하늘의 푸르름을 생각해봐. 넌 네가 얼마나 훌륭한 일을 하고 있는지 아니? 기쁨으로 축복받은 아이들이 태어날 거야."

하면서 산파로서의 아름다운 말은 다 해주었습니다. 


그러다 산통이 조금이라도 오는 날에는, 

"내가 갈게. 비행기 타고 갈테니 걱정하지 마."

갈리시아에서 발렌시아까지 비행기 타고 올 생각을 하니......

얼마나 눈물나도록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을 그때 느꼈는지요. 

역시 인간은 인간으로, 남편의 전여친이라고 해도 사람으로 먼저 봐야 하는구나, 싶은 마음이 들면서......

저는 그 친구에게서 큰 애정을 느꼈답니다. 

정말, 언니 같은 친구가 되어버린 피비...... 마음 놓고 전화까지 할 수 있는 친구가 될 줄 꿈에도 상상 못 했지요. 

아쉽게도 친구가 비행기 표를 알아보는 중, 저는 병원에서의 유도 분만으로 다행히 아이들을 출산할 수 있게 되었지요. 


다음에 친구가 임신하는 날에는 제가 큰 도움을 주고 싶네요. ^^



오늘의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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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4 03:12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5.01.24 03:47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못난이지니 2015.01.24 06:55 신고 URL EDIT REPLY
내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초대장 배포하는 방법이 좋아보입니다.
BlogIcon 화사한 2015.01.24 08:26 신고 URL EDIT REPLY
사진이라도 한 장 있었으면 좋으련만...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고싶어요 ^^

그런 아름다운 사람을 알아보는 산들님도 아름답네요

사람사는 이야기 .. 좋아요 ^^
luna 2015.01.24 09:20 신고 URL EDIT REPLY
그분도 아름답고! 산들님도 아름답고! 역쉬 산똘님은 보석을 보는 눈이 있어욤.
여기에서 살다보니 여러가지가 한국에선 힘들것같은 미묘한 것들이 가능 하다는거 참 좋은것 같아요.

저와는 정반대인 아니 조금은 상황이 다른면이 있지만 정반대네요.
지금이사 니마음대로 뭘해도 좋으니 이혼하자는말만 하지말라고 노래 부르는 곰아저씨가요,
결혼전에 한번 양다리를 걸친적이 있어 아주 난리가 났었드랬어요. 정말 까마득히 오래전 일이지만
좁은 도시에서 가끔 마주치는 우리보다 먼저 결혼해 아이도 있는 그녀는 왜케 퍼들짝 놀라는지 몰라요. ㅎㅎㅎ
흠흠 아주 대사건 폭탄 스토리가 있는데 고것은 너무 사적이라 패스하고 그때는 배신감에 부들부들 거렸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리 나쁜일만은 아니었다 생각되니 이제는 나도 나이를 먹어가는구나 실감이 납니다.
매번 멀리 출장을 가는 곰아저씨에 대한 100% 믿음이 오고 또 그런 믿음에 한치의 오차가 없다는걸 알게 해주니깐요.


luna | 2015.01.24 09:35 신고 URL EDIT
아! 오늘이 사귀기 시작한 날부터 18년이 되는날이라고 딸아이가 골랐다며 표범무늬 목티를 사왔는데
흐미 포장도 읎고 옷걸이째 주는데 입어보니 내머리가 큰것도 아닌데도 들어가지도 않고 너무혀요.
교환하게 영수증 달라고 했더니 까르푸꺼 주는데 세일해서 4.99 유로
용돈도 넉넉히 주었는데 좀 쓰지 아휴.
자기 컴퓨터 용품 사러갔다 아이들 권유로 샀을게 분명하고 얄미워서 다시 밥을 안줘야되나 싶어요.ㅎㅎ
sam | 2015.01.25 00:46 신고 URL EDIT
밥 못얻어먹을 딸 생각하면 불쌍한데 왜 이렇게 웃음이 나오지요?
BlogIcon 있는 그대로 | 2015.01.25 02:52 신고 URL EDIT
아!!! 차려줘야나? 말아야나? 루나님 차려주시고ㅋㅋ 큰소리 치는걸로 추천ㅎㅎㅎ
노을 | 2015.01.27 00:05 신고 URL EDIT
곰아저씨..... 이글을 보니 별명을 잘 지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는데요 곰아저씨가 이글을 읽을 수 있다면 화내겠죠 ㅋㅋㅋ
음~~~~~ 저도 있는 그대로님의 말에 한표 던져요
나중에 큰소리 치는 걸로 먹는 걸로 그러는게 젤 치사하거든요
루나님 화이팅!!!!
2015.01.24 09:22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lucy park 2015.01.24 10:21 신고 URL EDIT REPLY
그러게 그게 가능하더라구요 전여친과 전남친과 친구가 ㅋㅋ 제 주변에도 그런 친구들이 간혹있어요 이혼후 친구도기도 완전 가능하구요 저랑 같이일하는 사람들은 이혼후 그들의 집을 경제침체기때문에 팔기 어려워 각자의 집을 마련하기 힘들어 아직 같이 산다는 것도 사의좋게 ㅋㅋ 다 가능하더라구요^^
luna | 2015.01.25 09:18 신고 URL EDIT
저랑같이 일하는 엉뚱 이사벨여사가 바로 그 케이스 입니다.
이혼 했는데 2년째 한집에서 각자 따로 사는데 워낙 이사벨이 엉뚱해 말도많고 탈도 많은듯해요.
lucy park | 2015.01.26 18:14 신고 URL EDIT
우와~~~ 2년동안이요 대단하네요 다시 합칠수도 있겠는데요 ^^
차미라 2015.01.24 11:53 신고 URL EDIT REPLY
ㅎㅎ전여친이라..저같으면 달달남편을 볶았수도 데헷~~
BlogIcon 매운 너구리 2015.01.24 11:57 신고 URL EDIT REPLY
정말로 외모도 아름답고 마음도 아름다운 분인가봅니다.멘탈 까지도...^^
선입견에 빠지지않고 남편의 전 걸프렌드에게 마음을 여신 산들님도 쏘 쿨-!!
저도 그분의 행복을 빌게요.사연이 마음 아프네요.
BlogIcon 비단강 2015.01.24 12:35 신고 URL EDIT REPLY
아~ 전혀 비슷하지 않은 스페인사람들의 마음이네요.
일반적인 한국인들은 잠시 그렇게 마음을 열었어도
오래 갈 수는 없을 텐데.
주위 시선도 불편하고
내마음도 불안정해지고 해서 오래 유지될 수 없는
관계가 될 것 같은데 스페인에서는 가능하군요.
BlogIcon 강성희 2015.01.24 13:13 신고 URL EDIT REPLY
남편분의 여자친구까지 친구로만들어버리는 산들님^^
저도쌍둥이라 이따금 들러서 산들님의 쌍둥이글보면서 울엄마도이랬을까라고 많이 생각하게되요 ^^
특별하지않은 특별한 이야기 앞으로도 쭈욱부탁드려요^^
2015.01.24 13:23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사과 2015.01.24 16:30 신고 URL EDIT REPLY
정말 아름다운 향기를 지닌 분과 친구가 되셨네요.
저도 그런분을 만나고 싶네요^^
산들님도 그런분이시니까 친구가 되었겠죠?
오늘은 산들님이 더 부러워지네요^^
2015.01.25 03:07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5.01.25 18:46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1.26 02:57 신고 URL EDIT
신OO님,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셔야만 초대장을 보내드릴수가 있습니다. ^^ 그리고 이곳은 티스토리가 맞답니다.
BlogIcon lucy park 2015.01.26 10:45 신고 URL EDIT REPLY
우와~~2년째요 그럼 다시합칠수도...^^
BlogIcon 찬우유2014 2015.01.26 17:55 신고 URL EDIT REPLY
세상 인연이 그렇게도 닿네요. 신기해요ㅎㅎ
BlogIcon sunnyclient 2015.01.26 18:33 신고 URL EDIT REPLY
아 역쉬~~♥ 참 재밌습니다ᆞ드라마틱하고요
2015.01.31 17:31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ㅇㅇ 2016.02.08 04:30 신고 URL EDIT REPLY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예요. 다시 읽어도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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