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중독된 스페인 아줌마, 얼마만큼이나?
뜸한 일기/이웃

제목을 어떻게 써야하나 무척이나 고민하다 이렇게 썼습니다. 
처음에는 [점점 집요해지는 남편의 직장 여상사]라고 썼다가 지웠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무슨 가십거리 같아서 안 되겠고, 그렇다고 해서 남편의 직장 여상사의 집요함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그 집요함의 원인은 바로 한국 음식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이렇게 단순한 제목을 달게 되었습니다. 단순한데 왜 이렇게 심심해? 그래도 사실적 표현을 쓰기 위해 이런 제목을 달았음을 이해해주세요. 

마라 씨는 남편이 일하는 자연공원의 동료이자 디렉터입니다. 그녀는 세계의 이국적인 음식 먹기가 취미일 정도로 다양한 음식을 지금까지 즐겨왔답니다. 인도 음식에서부터 중국, 일본, 태국 음식까지......

그런데 한국 음식은 먹어본 적이 없었답니다. 
최근 1년 사이에 저를 통해 먹어본 것이 고작이었지요. 

처음으로 그녀와 만났던 작년, 우리는 삽겹살과 바베큐를 해먹으면서 한국의 쌈 문화와 장 문화를 알려주었지요. 그날 먹은 쌈에 반하여 마라 씨는 한국 음식이 더 먹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된답니다. 그리하여 결국 인터넷 온라인으로 한국 음식을 주문하게 되는데요, 다양한 장류에서부터 과자류까지, 거의 기본적인 한국 음식은 다 주문하게 된답니다. 

그러다, 김치도 주문을 하는데요. 

스페인 사람들에게 김치라는 것이 약간은 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답니다. 물론 제 주의의 거의 모든 스페인 사람들은 김치를 아주 좋아했었는데요, 한국과 전혀 인연이 없던 사람에게 처음으로 김치를 소개하는 것은 좀 위험한 모험이었답니다. 김치의 냄새와 매운맛, 그리고 야채를 발효했다는 그것에 많은 거부감을 일으키더군요. 물론, 미역국도 그런 의미로 바다에서 나는 풀로 한 국이라는 이미지로 아에, 숟가락으로 뜨지 않는 사람도 만났으니 말입니다. 스페인에서는 미역을 먹지 않으니 이런 거부감이 자연스럽게 인 것이지요.

그래서 마라 씨도 강한 이 김치를 좋아할까? 처음에는 김치 주문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지요. 게다가 포장 김치인데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하면 금방 시어버려 더 곤혹스런 경우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답니다. 

지난 번, 온라인 한국음식 배송을 받고 보내온 인증샷과 메세지. 

그 후로도 쭉 인터넷으로 주문할 정도로 김치에 빠졌었다네요.  



처음에 장맛에 반한 마라 씨는 김치를 먹고, 말 그대로 뿅 하니 반했답니다. 아! 다행이다란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마라 씨는 저에게 집요하게 부탁을 해왔습니다. 

"우리 언제 시간 내서 같이 김치 만들어요."

저는 예의상 이런 말을 하는 줄 알았답니다. 설마? 김치를 한 번에 그렇게 뿅 하게 반할 사람이 어디 있어? 

마라 씨와 제 일정이 맞질 않아 만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으니 저는 그러려니 하면서 시간을 보냈답니다. 

그런데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이 간혹 간혹 그러더군요. 

"이번에도 마라 씨가 김치를 온라인으로 주문했었대. 정말 대단해. 김치를 정말 좋아하나봐?"

"어? 그래?! 대단하다. 김치 좋아하기도 힘든데, 이렇게 좋아해주는 걸 보니 정말 미식가야." 소리가 절로 나왔지요. 

그러다, 어제 남편이 제게 메세지를 보내왔습니다. 

"이것 봐. 마라 씨가 김치를 직접 담갔대. 당신을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쳐서 자기가 알아서 김치를 만들었다는 거야. 봐봐. 맨날 사먹을 수도 없고..... 그래서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으니 40가지나 되는 김치 만드는 법이 있다네. 근데 카스테욘(우리가 사는 주의 작은 도시)에 있던 유일한 중국 수퍼가 문을 닫아서 왕복 2시간 걸리는 발렌시아까지 가서 배추와 생강, 파 등을 사왔다네? 정말 대단하지? 고춧가루가 없어서 좀 고생했는데, 결국 중국 수퍼에서 비슷한 고춧가루를 구해올 수 있었대. 당신 큰일이다. 마라 씨가 당신을 이길 것 같아."

아! 정말 대단하다. 

남편: 이 김치는 마라가 했어. 완전 김치 중독이야.

나: 어머나 세상에! 나보다 낫네. 


아니, 김치에 반해서 직접 김치 담글 생각까지 하다니......!

사실, 저도 인도식 김치, 아차르에 반하기는 한 적이 있었지만 실제로 만들 생각은 못했었거든요. 그런데 마라 씨는 재료도 없으면서 이런 김치 만들기에 도전했다니?! 정말 놀라 입이 딱 벌어졌답니다. 

정말 맛나게 보이는 스페인 아줌마의 김치 담그기 실력 아닌가요? 

처음 해본 것이라는데 얼마나 그럴 듯한지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다음엔 정말 시간 내어 같이 김치를 담그기로 다짐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추신 ) 지금 우리 참나무집은 폭설로 인터넷 불통이 되었습니다. 휴대폰이 간당간당 가능하여 이렇게 올려요. 아! 고산의 날씨는 변덕쟁이~ ~ ~ (그러다 또 괜찮아져 다시 편집하여 올려요. 아흐!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고산 인터넷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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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꼬마 2015.02.05 02:59 신고 URL EDIT REPLY
미국의 영부인이 김치 담아 글을 올린걸 보고 대단하다 했는데 저분도 만만치 않으시네요. ㅎㅎ 홀로 김치를 담그다니!! 저희집은 김치에 젓갈을 넣지 않는데요. 왠만한 김치는 젓갈만 넣으면 대부분 맛있어진다고 어떤 요리가가 티비나와 말 하더라구요. ㅎㅎㅎ 그곳에서도 젓갈 넣어 만들겠죠?? 깍두기나 오이소배기 같은 김치 다음번에 알랴주샤도 참 좋을꺼 같아요. 특히 깍두기나 진짜 담그기 쉬워서 외국사는 한국인들이 가장 쉽게 시도해본다고 들었어요. ㅎㅎ(심지어는 통안에 무와 양념 넣고 그대로 흔들어서 버무리고 그대로 보관하기도...)
BlogIcon Cong Cherry 2015.02.05 07:38 신고 URL EDIT REPLY
이야,,, 한국인인 나도 못담그는 김치를.... 대답합니다. 그녀의 열정이 저를 부끄럽게 만드네요..
BlogIcon sunnyclient=nana 2015.02.05 08:26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인복이 많으신 것 같아요ᆞ남편분뿐만 아니라 남편분의 상사까지 한국음식을 사랑하는 것도 산들님 인복같습니다^^♥
luna 2015.02.05 08:28 신고 URL EDIT REPLY
오오오!!! 정말 대단한 솜씨와 정성 이네요.
이번에 가져온 고춧가루가 지대로 매워서리 담궈놓은 김치 나혼자 먹고 있는디요,
김치가 맛있어 보이는것이 역시 산들님 주위 사람들도 그저 대단하고 짱입니다요.
사실 처음 먹어볼땐 그러는데 김치에 중독되면 헤어나지못할 정도로 중독성 강해요.
여기 음식 대부분이 기름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뭐랄까 김치의 개운한맛? 아니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그런맛이 김치에 있기도 하고 영양적으로 설명할 필요도 읎죠.

요즘 여기에 김치 바람이 불어서 김치를 담궈 달라고 상당히 압력이 들어 오는데
그 고춧가루 땜시 망설여져서 여기 피멘톤으로 담그는 김치를 연구 해봐야할것 같기도해요.
흐흐흐 지난주에 담은 김치 생각하면 왜이리 흐믓해지는지요. 지져먹고 볶아먹고 비벼먹고
요즘 김치 하나 가지고 해결 하는데 하도 매워 하는 식구들것은 씻어서 ㅎㅎ 먹이고 있어요.
BlogIcon LUIS92 2015.02.05 09:59 신고 URL EDIT REPLY
Mios Dios! ㅋㅋ
정말 김치 좋아하시나봐요..^^
저렇게 김치를 담궈먹을 정도면.. 파라과이도 한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어요..
한식은 다이어트와 웰빙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한국식당에 가면 생각보다 많은 현지인들이 한식을 먹더라구요~
2015.02.05 10:24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매운 너구리 2015.02.05 13:16 신고 URL EDIT REPLY
Omg...세상에...완전 제대로인 김치인데요?그것도 겉절이가 아닌 포기김치...한국에선 김치 못담는 사람도 많은데 스페인의 마라씨가...대단하다는 말밖에 안나옵니다. ..스페인말은 프랑스말과 비슷하네요.제2외국어로 불어를 배웠는데 산들님이 올려주신 메시지들 보고는 불어랑 비슷하다 느꼈네요.이젠 거의 까먹었지만 불어.. 스페인 어도 배우고 싶어요. ^^
BlogIcon 찬우유2014 2015.02.05 17:39 신고 URL EDIT REPLY
와 김치 진짜 맛있어 보여요ㅎㅎ
BlogIcon 무아 2015.02.05 20:44 신고 URL EDIT REPLY
안녈하세요
색다른 세계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눈팅만 하기에 부족하다 싶어..

폭설내린 참나무집의 풍경
사진 올려주세요

폭설로 고생일텐데

스페인의 여러가지 문화 생화을 알수
있어 참 좋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대전에서 형제를 키우는 직장맘
jerom 2015.02.06 00:49 신고 URL EDIT REPLY
아 대림어묵.

저건 대기업에서 판매하는 짝퉁부산어묵.

맛없어도 어쩔 수 없이 사먹게 된다죠.
실망하지나 않았으면 하네요.

생선함량이 틀려요. 대기업거는 밀가루가 많이 들어가서 조금 맛이 애매하다는 단점이 있죠.

BlogIcon 화사한 2015.02.06 06:43 신고 URL EDIT REPLY
제대로 된 아삭아삭 젓갈맛이 적절한 김치맛.. 못잊죠
이 새벽에 김치 먹고 싶어지는 일인입니다. ^^

마라님 대단하시네요 . 그 열정이...
만나보고 싶어지는 사람인데요?

매력적이고 멋진 분일것 같아요.
음식에 그것도 이국적인 음식에 저렇게 열려있다면
마음도 그러하신걸까요? 어떤 분인지 더 알고 싶어지네요 ^^
BlogIcon 쩡이 2015.02.06 11:16 신고 URL EDIT REPLY
와우...대단하신 분이네요
한국에서도 담지않고 사드시는 분들도 많으데
게다가 근사한 결과물...
BlogIcon 스타럭키 2015.02.06 17:33 신고 URL EDIT REPLY
야~ 외국인이 우리 음식 김치를 담그다니! 정말 멋져요 ㅋㅋㅋ
역시 세계로 나아가는 우리 전통의 김치! 이런 걸 보면 정말 한식이 세계 최고입니다.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이 높아지네요^^ 외국인들 한식보면 아주 사족을 못쓴다죠?
BlogIcon 케이냐옹 2015.02.06 21:30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못담그는 김치! 대단하네요
BlogIcon Lesley 2015.02.06 21:49 신고 URL EDIT REPLY
에구구... 정작 한국인인 저는 김치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김치 담그기에도 관심 없는데...
마라씨가 아는 한국인이 산들님이라 다행입니다.
저 같은 한국인이라면, 마라씨가 김치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을 때 참 난감했을 것 같아요... ㅠㅠㅠㅠ
BlogIcon 드림 사랑 2015.02.07 16:14 신고 URL EDIT REPLY
우아 저도 모르게 감탄을 !!
고생좀 하실듯 한데요
2015.02.10 08:23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5.02.10 08:23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해비멘탈 2015.02.10 16:08 신고 URL EDIT REPLY
앞부분 읽을때는 이상한 아줌마인가 했는데 대단하신 분이셨네요~^^
BlogIcon 김희용 2015.04.05 11:59 신고 URL EDIT REPLY
진짜 대단하신 듯
허긴 한번 먹어보면 반하나안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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