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가족

시어머니가 남편에게 선물한 '대형 물건'

산들무지개 2014. 8. 2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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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이것저것 볼일 보던 남편이 어떤 물건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신기하게도 스페인 시어머니께서 남편의 생일이라고 선물로 보내주신 상자였다. 오호? 벌써 생일이 다가오는구나. 


그렇게 또 마흔한 살의 생일이 오는 8월 24일에 다가오는구나!




어린 세 아이와 함께 기대하면서 상자를 뜯었다. 

뭘까? 도대체 뭐란 말이야? 도대체 무엇인지... 너무 무거운데? 20킬로는 넘는 것 같아!


 

상자를 여니 어머니의 편지가 선물을 밝혀주었다. 이 선물은 우리 가족이 언제든 여행할 수 있도록, 텐트 없던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었다. 사실 남편의 생일을 핑계로 우리 온 가족이 머물 수 있는 5인용 텐트를 선물로 해주신 것 같다.



그런데 텐트를 보니 색상도 좋고 참 마음에 들었다. 안방이 있고, 현관도 있으니 말이다. ^^


사실은 지난달, 어머님께서 당신의 젊은 시절 사진을 전부 디지털화하여 우리에게 보여주신 적이 있었다. 사진 중에는 온 가족이 캠핑하면서 산으로, 들로, 도시로, 바다로 다닌 흔적이 있어 몹시 부러워한 적이 있었다. 


관련 글: 

"외국인 시어머니가 손수 마련한 추억의 앨범"

 http://blog.daum.net/mudoldol/645


"어머님, 정말 부러워요. 어떻게 저 시절 캠핑을 그렇게 많이나 하셨어요?"


그래서 그럴까? 어머님은 이런 텐트를 소문 없이 선물로 보내주셨다. 



그럼 일단은 뒷마당으로 가자. 그곳에서 시범으로 텐트를 좀 쳐볼까? 

아이들을 데리고 햇살 지는 저녁녘 뒷마당으로 향했다. (지나가는 양 떼에게 안녕을 고하고 말이다. 평소 같으면 양 떼를 보면서 놀았을 터인데, 오늘은 이 텐트가 시급하게 궁금했다.)



자, 텐트 치는 방법을 열심히 먼저 연구하고...... 차질없이 쳐서 어디 결함은 없는지 잘 살펴봐야겠지? 

펼치니 엄청나게 넓어 약간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넓은 텐트도 존재하고 있었는지......



텐트가 위로 올라가니 식겁할 정도로 컸다. 아주 대형 물건이었다. 세상에! 이런 대가족 텐트도 있었구나.

나에게는 텐트가 허리 구부리고 들어가던 것이었는데 이것은 서서도 들어갈 수 있는 텐트였다. 



멀리서 보니 아주 작아 보이기도 하지만, 일단 완성하고 안으로 들어가니......



대형임이 실감 난다. 키 185cm인 남편이 당당하게 서서 움직일 수 있는 높이였다. 또한, 방이 두 개로 나뉘어 다른 5인 가족을 초대해도 될 듯싶었다. 완성하고 난 후 아이들과 아빠는 즐거워 꽥꽥 소리를 지르면서 좋아했다. 



그래, 한 번 누워볼까? 

텐트 안방은 온몸을 쫘악 펴고 누워 잘 수 있네! 좋아! 아이들도 같이 눕는다. 



아이들이 더 신기해하는 듯했다. 우리 부엌보다 큰 텐트니 말이다. 우리가 자는 방보다 큰 텐트였다. 



왼쪽은 방안이고, 오른쪽은 현관이다. 어디서든 뒹굴 뒹굴 구르면서 이 새 텐트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정말 신기해! 아이들이 뒹굴면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빠! 오늘 밤은 우리 이곳에서 자자!" 



시어머님이 남편에게 한 선물, 이런 대형 텐트는 정말 상상 이상이었다. 우리에게 당신이 간직한 그 추억의 앨범을 더 전해주시고 싶었나 보다. 이 속에서 쌓을 무수한 미래의 추억이 막 생길 듯하다. 아이들도 아직 어리니 이 텐트로 오래오래 많은 여행 추억을 쌓고 싶다. 


어머님의 대형 하트가 빛나는 텐트이다. 


다음 주에 우리는 기념으로 스페인 시부모님과 함께 피레네 산맥으로 캠핑을 가기로 했다. 

이 텐트의 첫 번째 추억 기념으로 같이 여행하기로 했는데, 벌써 설렌다.  

당연히 첫 번째 추억 기념은 시부모님과 함께 하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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