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이웃

월세 안 내는 세입자, 골치 아픈 문제

산들무지개 2015. 4. 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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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마음이 후덕하고 인성이 뛰어나 다른 이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배려하는 사람이라도 운에 따라 사람 잘못 만나면 꽤 고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주 만물의 모든 덕으로 사람을 대해도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트러블 메이커이기 일쑤이고 말이죠.  


편협한 마음이 있는 사람에게 아무리 마음을 다하여 대해도 그것을 몰라주고 벽을 쌓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요. 이게 다 인간이 갖고 있는 본질 중의 하나인가 봅니다. 


저는 첫째를 가지기 전에 마을에 허름한 창고를 구입했답니다. (이 창고 구입하려고 엄청나게 일하며 저축했습니다.) 목적은 창고를 수리하여 멋진 도예 공방을 내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임신하고 몸이 무거워지니 그 프로젝트는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창고는 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떤 마을 청년이 제게 그 창고를 빌려달라고 합니다. 마침, 놀고 있으니 그랬으면 참 좋겠다는 마음이 일었습니다. 누구라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참 좋은 것이지요. 창고는 높이가 무려 8미터나 되어 2층으로 나누어 수리했습니다. 1층은 청년에게 빌려주고, 2층은 창고 목적으로 쓸 심산으로 말이지요. 1층을 빌린 청년은 마을에 유일하게 스포츠용품 상점을 차리게 된답니다. 


우와, 마을을 활성화하기 참 좋다! 저는 대대적인 환영을 하면서 남편과 상의했습니다. 이 청년에게 임대료를 받아야 되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청년은 새로 시작하는 창업주(?)이기 때문에 돕고자 하는 마음이 일었습니다. 인지상정이랄까? 새 날개를 펴고 발전하려는 그 몸부림이 보여 청년이 자신의 가게를 수리할 목적으로 쓴 비용을 우리가 월세에 포함했습니다. 원래는 제가 공방을 만들고 싶어 수리하려 했는데 청년이 자기 돈으로 수리했으니 그 수리비를 월세에 포함을 시킨 겁니다. (원래는 가게 수리비, 인테리어는 월세와 별개인데 말이지요.) 그래서 5년 동안 청년은 월세를 내지 않고 그 가게를 운영했습니다. 계약서에 청년 수리비를 월세로 전환하여 5년 동안 무료로 사용하도록 개시를 한 것이지요. 대신, 전기세, 물세는 청년이 내기로 했지요. 유일하게 전기와 물을 사용하는 사람은 그 청년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5년이 흘렀습니다. 이제 새 계약서를 쓸 차례가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꼬박꼬박 월세를 받아야 할 차례인데, 이게 어찌 되었는지, 청년은 저를 슬슬 피합니다. 


"이번 달부터 월세 내야 해요!"

하고 말했지만....... 깜깜무소식!

월 300유로라는 파격적인 월세비를 제시했는데, 이것도 너무 비싸다고 피해서, 저는 월 199유로로 내릴 심산이었습니다. 청년이 한 달 일 해 버는 돈이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왜 199유로? 몰라요. 어쩐지 199유로가 신선해 보여서......^^)  


그런데도 청년은 협상할 시기를 피해 두 달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이거 이러면 안 될 텐데...... 피할수록 밀린 월세값은 불어날 테고 나중에는 돈을 내지 않아 문제가 될 텐데 말이지요.  

이 사정을 페페 아저씨에게 말했더니, 그러시네요. 

"낯짝도 두꺼워. 5년 동안 공짜로 장사했으면 정말 많이 봐준 거야. 낯짝 두껍게 나타나지도 않고, 이제는 월세 낼 때도 됐잖아? 너무 했다. 월세도 엄청나게 싸게 해줬잖아?" 


처음엔 양심껏 나타나 주겠지, 믿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해집니다. 

너무 후덕해도 이렇게 마음을 몰라주는 사람이 있어 이제는 슬슬 겁도 납니다. 마음이 진실하다고 다 통하지 않는 세상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게 제 일이 되니 좀 이상한 마음이 드네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제가 직접 찾아가 계약서를 내 밀어할까요? 아니면 그가 찾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서로 만족스럽게 협상이 되어야 마음 편히 있을 텐데 말이지요. 무작정 월세를 내리고 다음에 또 내려달라 요구하면 그것도 안 될 것 같고...... 그렇다고 청년한테 가게 나가라고 협박할 생각은 없고 말입니다. 이것은 무엇이냐, 진퇴양난의 마음이랄까....... 


트러블(Trouble)에 들어와 있습니다. 문제는 해결하라고 존재하는 것인데, 어떻게 해결될까요? 

여러분이라면 이 상황, 어떻게 처리하시겠어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굿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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