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가족의 여행기/2015년 여름, 한반도 방랑기

스페인 (아이) 여권 발급 시 받는 난감한 요구, 한국과는 다른 점이..

산들무지개 2015. 4.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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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블로그 포스팅을 올리는 것 같습니다. 겨우 3일 비웠다고 이렇게 긴 시간이 흘러간 듯하다니......! 아마도 그만큼 제가 열심히 봄바람 타고 즐겼다는 소리일 테죠? 발렌시아의 산똘님(스페인 남편) 취미 모임에 부부동반으로 또 다녀왔습니다. 정말 재미있었는데, 이 취미 모임도 스페인 사람들의 여유를 볼 수 있겠다 싶어 다음에 사진 정리되면 포스팅으로 올리겠습니다. 스케일이 얼마나 대단한지...... 저는 혀를 내두르고 올 정도였답니다. ^^


그리고 봄바람 타고 또 시댁 식구들과 조카 생일 파티도 했답니다. 

봄 햇살이 얼마나 좋은지, 모두들 집밖에 식탁을 둘러놓고 점심을 같이했답니다. 아이들도 신나 즐거웠던 주말이었네요. 


마지막으로 어제 우리가 한 일은 [한-서 가족의 한반도 방랑기] 준비 편인 "아이들 여권 만들기"를 했답니다. 물론 제가 여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페인 정부에서 만드는 여권이었지요. 참 특이한 스페인 여권 만들기 그것도 재미있었네요. 오늘은 제목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들 여권 만드는 것을 포스팅으로 올립니다. 


국제화 시대라고, 대한민국은 복수국적을 만22세까지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 병역 문제로 한 국적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병역이 끝나는 만40세 이후에 복수국적 허용을 한다고 합니다. 만65세가 되면 또다시 복수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복수 국적 취득 연령을 낮추려는 움직임도 있었지요. 아무튼,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복수국적이 허용되어 한국 국적과 스페인 국적을 동시에 취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아이들은 한국에서 출생 신고가 되어 있는 상태이지만 아직 주민등록번호가 생성되지 않아 한국에 가서 여권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스페인에서 아이들 여권 만들다 보니 난감한 요구를 받게 되었습니다. 국적 문제가 아니라 아직 어린아이들이 하기에 힘든 요구였지요. ^^



스페인 여권은 시청에서 발급받는 것이 아니라, 경찰서에서 만든답니다. 

경찰서에서 정부 발행의 신분증명서, 즉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습니다.

또한, 여권도 마찬가지이지요. 

이렇게 도시마다 큰 경찰서가 있는데 그 주에 딱 하나밖에 없어 

우리처럼 시골 사는 사람들은 일부러 차 타고 나가 약속을 미리 잡고 경찰서로 갑니다. 



① 아이들 데리고 여권 만들기, 첫 번째 난관은 사진 찍기! 우왕, 아이들이 증명사진을 찍어보지 않아 얼마나 어색해 하던지요. 


사진사 언니가 사진을 찍는데 플래시를 터트려 아이들이 눈 제대로 뜨는 데 꽤 오래 걸렸답니다. 누리(▲위 사진의 아이)는 눈을 감고 뜰 생각을 하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멋지게 증명사진을 찍고 우리는 여권 하러 경찰서로 갔습니다. 아빠 포함, 총 4명이 여권을 만들었습니다. 



② 너무 오래 기다리는 스페인 행정, 우!!!! 우리는 약속 잡고 12시 전에 도착하여, 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아이고야...... 1시간 이상을 순서가 오길 기다리는데 아이들이 지쳐 나중에는 발악했습니다. 약속은 왜 잡은 거야? 하면서 제가 투덜댔습니다. 어서 일처리하고 교통경찰서에 가 국제면허증도 발급받아야 하는데......


기다리는 동안 부모가 작성해야 하는 서류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긴 기다림 끝에 우리 차례!!!


의자 세 개를 준비하여 각자 아이들 꿰차고 그렇게 앉아 차근차근 여권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기치 않았던 일이!!! 아니, 아이들에게도 이런 일을 시킨단 말이야? 하면서 퍽 놀란 일이 바로 이것입니다. 



③ 여기에다 서명하는 거야! 스페인에서는 아이들도 여권에 서명해야 해요. 


겨우 만3살인 아이에게 서명하라는 겁니다. 남편과 저는 서로 보고 웃으면서 갸우뚱 고개를 저었지요. 오? 벌써 이 나이에 서명하라고? 하긴 스페인에서는 아이가 학교 들어가자마자 배우는 것이 자기 이름 쓰기입니다. 아! 이름을 왜 자꾸 매일매일 쓰는 습관을 키우는지 그때는 의아했는데, 지금 이 순간이 되니 약간 이해가 되더라고요. 으음, 역시 서양은 서명의 문화라 현대에서도 어쩔 수가 없군! 했지요. 


누리의 고사리손이 서명할 태세를 갖춥니다. 

공무원 아가씨가 이름을 써주고 똑같이 따라 그리라고 합니다. ^^


저 시커먼 네모 밖으로 쓰면 안돼! 하면서 살 떨리는 요구를 했습니다. 

아이가 사실 자기 이름은 자기 마음대로 쓰거든요. ^^


누리가 쓴 자신의 서명.


이번엔 사라 차례입니다. 

사라도 마찬가지로 공무원 아가씨가 이름을 쓰며 그리라고 합니다. 


사라는 혼자 이름을 쓸 수 있는데 순간 당황했습니다. 


짜잔! 사라의 서명입니다. 


그래도 이 아이들 대단하다! 한 번에 다 작성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공무원 언니가 아주 만족했습니다. 

한 번에 끝나서.


(엄마 생각: 그런데 너희들 앞으로 서명 열심히 생각해서 멋진 서명 만들어야겠네.)



④ 지문 채취! 아니, 아이들도 지문 채취한다고요??? 


그런데 공무원 언니도 할 수 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이들의 지문 채취였습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도 지문을 채취하다니!!! 처음에는 너무 놀랐습니다. 대충 할 것만 같은 아이들 지문 채취도 컴퓨터가 OK사인을 내리지 않아 여러 번 하게 되었습니다. 

헉아이들의 지문도 채취하다니!!! 무섭구만...... ※ 한국에서는 만18세 미만은 지문 채취하지도 않더구만......


스페인에서는 만3세 미만의 아이들은 지문을 채취하지 않습니다. 아직 아이가 어려 지문 확인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그런데 만3세가 넘어가면서 이렇게 끈질지게 지문 채취를 하더라고요. 내가 땀을 다 뺐어요. 아이들이 아직 어려 지문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우리 첫째는 만6세로 자기가 알아서 척척 하더라고요. 

다 컸습니다. 


산드라 양의 서명입니다. 

이 아이는 아기였을 때 여권을 만들었는데 서명할 수 없어 

저런 표시로 서명 인증을 했습니다. ^^


우와, 우리 이제 여권 다 만들었어요. 

한국 갈 날만 남았어요!!!


유삐!!!

한국 여행이 너무 기대되는 우리 고산 참나무집 가족들입니다. 

다음에 한국 가면, 아이들 여권을 대한민국 국적으로 꼭 만들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아이 여권을 만드는지 한번 잘 관찰해봐야겠네요.

어때요? 스페인 여권은 참 만드는 과정이 특이하지 않은가요? 

오늘도 즐거운 일 가득한 하루 되세요!!!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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