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가족의 여행기/2015년 여름, 한반도 방랑기

한국 시골 학교 수준에 감탄한 남편, 왜?

산들무지개 2015. 7. 4.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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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스페인 고산 [참나무집] 가족은 한국의 시골 초등학교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2년 전, 경기도 작은 도시에 살던 동생이 큰 결심을 하고 옮기게 된 강원도의 면 소재지의 작은 시골 초등학교랍니다. 당시 조카가 큰 병이 생겨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어렵게 결심한 일이었지요. 아주 큰 결심을 하고 아이를 위해 여동생은 이곳까지 마다하고 오게 된 것이랍니다. (여기서 이 초등학교 이름은 밝히지 않은 것에 큰 양해를 바랍니다. 여동생과 조카들을 위해 밝히지 않겠습니다. 대신 사진을 올려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그런데 2년 후 공기도 좋고, 사랑도 넘치는 이 학교 덕분이었는지 아이는 말끔히 병이 나았답니다. 기적과 같은 일이었지요. 동생은 자신의 결심에 대만족하면서 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것에 아주 행복해하고 있었습니다. 


이날도 우리 가족은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밖에서 오손도손 머리를 맞대고 급식을 먹는 초등학교 아이들을 보면서 기다리게 되었는데요, 밥 먹다 말고 우릴 발견한 조카 녀석들이 "우와!" 함성을 지르면서 우릴 안내했답니다. 


후식으로 들고 간 쭈쭈바를 옆에 끼고 말입니다. 


"어머나, 너희 이모부 외국인이니?" 


아이들이 웅성웅성 궁금증에서 같이 학교를 안내해주었답니다.  



남편은 학교에 오자마자 입이 떡 벌어졌었답니다. 왜냐구요? 

바로 학교 통학버스가 4대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쿨버스가 있다는 것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 시골학교에 이런 버스로 통학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것이 좋았던 것이죠. 

한국은 시골에서 장거리 아이들을 위한 통학버스가 있는 것이 얼마나 복 받은 일이에요? 

(참고로 이 학교는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5-6명이라고 합니다. 헉?! 정말 좋겠죠? 거의 개인교습 수준)


그러다 위의 왼쪽 사진을 보고 또 놀랐답니다. 

아니, 외부인 방문객을 위한 슬리퍼도 있고, 또 저 전광판......!

시골과 전광판이 어쩐지 어울리지는 않지만, 어쩐지 또 첨단화된 느낌..... 

이런 느낌이 났다고 하네요. 

 


솔직히 저도 깜짝 놀랐답니다. 어디 초등학교를 가볼 기회가 있었어야지요. 여러분 중에서도 초등학교는 먼 기억 속의 추억으로 남아있는 분이 많으실 거에요. 그런데 직접 보게 되면 "이렇게 많이 변했어? 좋아졌어?" 소리가 절로 나온다는...... 한국 초등학교 교육이 세계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남편은 비스타베야의 빅토르 선생님에게 전해주겠다면서 이리저리 기웃거리면서 사진을 찍어댔습니다. 

 


아이들이 알아서 하는 게시판 카톡 대화(?) -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쓰고 싶은 말을 써서 포스티잇에 붙여 친구에게 자기 뜻을 전해주는 방식요. 



아이들은 어떤 실험을 하고 있을까요? 

열 개의 통이 쪼르르 햇살 받으면서 줄 서 있는 모습에 미소가 나왔어요. 



어떤 고사리손이 화분에 물을 주었을까요? 앙증맞은 저 분홍색 물뿌리개...... 그리고 파릇하게 싹이 나는 촉촉한 식물들...... 손길 거쳐 가는 아이들 때문이라도 식물은 행복하게 자라날 것 같네요. 



또 한 편에는 이런 실험이...... 자세히 무엇인지는 모르겠더라고요. 



시골 학교이지만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하는 독서회가 자주 있더라고요. 

시골 부모들도 도시 못지않게 열성적이며 협조적이라 참 훈훈했네요.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학교 도서관에서 책 읽는 날들이 있다니,우리 비스타베야 엄마들하고 비슷한 활동을 하는 한국 시골 엄마들의 마음이 어쩐지 통하는 마음입니다. ^^* 

시골이라 부족할 것 같은 자식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 

 


시골 초등학교의 컴퓨터실



아이들의 휴식 공간, 교실마다 이런 앉은뱅이책상이 있어서 쉬는 시간에 재미있는 놀이와 게임을 하더라고요. 



지금 초등 4학년인 조카가 보여준 자신의 교실입니다. 

그러고 보니 한 반에 6명밖에 없어요. 학년마다 한 반씩 있다는데...... 아이들 수가 적은 시골학교죠? 제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한 반에 40, 45명씩 있었고, 저학년 때는 오전, 오후반이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 과거를 보니 요즘 시골아이들 정말 축복받았네요. 



아이들은 역시 경계가 없습니다. 친구의 외국인 이모부에게 보여줄 것이 많은지 적극적으로 이것저것을 보여줍니다. 아! 너무 귀여웠어요. 아이들이 어쩌면 이렇게 해맑을 수가 있는지...... 진짜 우리 아이들이 이 학교에 다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뭐에요.


그런데 스페인 남편도 같은 생각을 했답니다. 


"비스타베야 학교도 좋은데, 이 한국 시골 학교는 정말 시설이 너무 잘 되어있네~! 우리 나중에 한 번 시험 삼아 한국에서 1, 2년 살아볼까?


남편이 아주 부러운 눈치로 이렇게 말을 하더군요. 

 


해맑은 학교 아이들. 저 아이들 중 한 아이가 그러네요. 

"저, 전 2학년인데 같이 사진 찍어도 되나요?"


당연하지~!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평소 먹어보지 못했던 쭈쭈바를 들고 쪽쪽 빨아먹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껴가면서...... (다른 아이들 다 먹을 동안 얘들은 뭘 했는지 몰라. 사실 먹는 방법을 몰라 학교 언니들이 알려줘서 먹을 수 있었답니다. 밑에서 쭉 눌러줘야 안의 얼음이 올라온다는 사실.)



독서통장!

돈을 넣는 통장도 아니고......


마음의 양식을 쌓는 통장이라니, 그 기발함에 또 한 번 놀라고...... 


그러다 진짜 남편이 반하게 된 곳은 바로 다음 사진입니다. 



학교보건실!


그러게요. 보건실이 뭐 놀랄 일도 아닌데 말이지요. 우리 어렸을 때 양호실(어렸을 때는 양호실이라고 불렀음)에서 치료 받아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친숙한 곳이 이 보건실인데 말이지요. 


그런데 산똘님이 다녔던 스페인 학교는 보건실이 없었다고 합니다. 

또 실제로 비스타베야와 그 근방의 네 곳의 학교조차도 이 보건실은 없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놀다가 다치면 무조건 집으로 전화가 옵니다. 아이 데려가라고...... 아! 어쩐지 너무 이상하다 했지...... 보건실이 없으니 그랬지! 탁! 하고 저도 손을 쳤다니까요. 


스페인에서는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함부로 약도 먹을 수가 없어요. 약 먹일 시간이 되면 부모가 와서 직접 줘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간호 선생님이 있다는 것! 이 사실이 남편에게는 놀라웠나 봐요. ^^* 



그리고 또 하나의 공간...... 

위의 사진 잘 보세요. 여긴 아이와 선생님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대화할 수 있는 대화방이랍니다. 

사진이 어둡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아주 아늑한 공간이었습니다. 아이와 선생님이 소통하는 상상을 하니 이 방이 포근하게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교 도서관...... 아이 1인당 212권의 책이 돌아간다고 합니다. 우와, 난 이 학교에서 다시 초등학교 다니고 싶다~! 책 좋아하는 제가 남편에게 이런 소릴 하니 그러네요. 


"나두~!"


남편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초등학교를 방문했는데, 자연과 함께하는 시골 아이들과 그 환경을 만들어주는 이 시골 학교의 시설과 교육방식 등이 참 멋지다고 하네요.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자유롭게 창의성을 발휘하면서 자라는 아이들이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에 가면 무거운 가방과 공부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그 활기가 시든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고 하네요. 지난 번 한국 방문 때, 고등학생들이 밤에 하교하는 모습을 보고 거의 기절할 뻔한 것이 생각 나 이런 소릴하더라고요. (하긴 저도 고등학교 때 참 무거운 시기를 보냈어요. 가방도 무겁고 책상에 머리만 박고 산 것 같아...... ㅠ,ㅠ...... 푸른 하늘이라도 열심히 보면서 살 것을...... 맨날 야자하고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11시...... 야자 하면서도 침 흘리며 꾸벅꾸벅 존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능......)



그 다음 날, 학원 없는 이 시골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해 마련한 방과 후(?)활동에 참가했습니다.

축구팀을 나누어 하는 축구 교실, 치어리더처럼 응원하는 응원교실, 요리 교실 등이 있었는데요, 우리는 춤 추면 즐겁겠구나 생각하여 응원교실에 갔습니다. 물론, 선생님의 허락을 받고 참석을 했는데...... 우앙~! 고난도의 치어리더 훈련을 하는 모습에 빵 터졌습니다. 아이들이 그래도 얼마나 잘하는지......  



우리 아이들은 뒤에서 흉내 내는 정도로만 따라 했답니다. 


"아~! 선생님. 우리 아이들이 셋이나 되는데 학교 보내면 (학교에) 도움이(인원수를 늘리므로) 되겠죠?" 


농담이 막 나왔네요. 한 반의 절반을 채워 넣을 수 있을 거니까 말입니다. 남편이 그러네요. 


"이 학교가 딱이야! 딱! 한 일 년이라도 체험해보면 좋겠네~!" 


그러게요. 정말 몇십 년 만에 보는 한국 초등학교의 수준이 이렇게 높았는지 저도 감탄을 많이 했으니 말입니다. 이 아이들이 앞으로 어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보낼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아자! 파이팅! 푸른 나무들~!



즐거운 하루~!

(앗! 이모티콘 활용이 사라져버렸네. 곰돌이가 어딜 갔지?)


대신 이 곰돌이와 아이로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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