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가족의 여행기/2015년 여름, 한반도 방랑기

방문 내내 불편했던 제주도 우도 여행

산들무지개 2015. 7.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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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속의 섬, 우도에 가기로 결정한 우리 일행은 1박 2일 성산포 어귀에 팬션을 잡았습니다. 제주 애월읍에 한 달 체류할 목적으로 있었던 우리 가족이 단체로 옮기게 된 특별 여행이었지요! 


성산포에서 1일일 지낸 우리는 그 다음 날 일찍 우도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바야흐로 6월의 첫번째 주말이었습니다. 아! 주말에 가는 것이 아니었는데...... 할 수 없이 시간이 없었던 우리는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제주도까지 와서 그 멋지다는 우도도 못보고 간단 말이냐? 하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친구들까지 합하여 우리는 도합 10명이었습니다. 대인원이 이동해야 하므로, 어쩔 수 없이 차로 이동하기로 했답니다. 알아보니 우도에 들어가는 선박에 차를 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제 마음을 참 불편하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우도에 대한 정보도 없어서 우도가 차 타고 다니기에 확 트이고 넓은 드라이브 공간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우도는 작은 섬마을이라 차량의 제한이 극히 통제되어야 할 마을이었답니다. 그때는 차가 통제되지 않아서 그런지 엄청나게 많은 차 때문에 교통체증이 상당히 심했답니다. 날 좋은 주말, 우도라는 섬에서 교통 체증에 넘치는 관광객에...... 상상만 해도 좋은 풍경은 아니겠죠? 그래서 우도에게 참 미안해졌습니다. 좁은 이 섬마을에 괜히 차 끌고 와서 민폐나 끼치지나 않았을까 하고 말입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우도에서는 하루 차량진입 605대로 제한한다고 합니다. 휴우우~! 다행이다. 사실 우도에 도착하면 바로 선착장에서 이동 수단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답니다. 우도에는 버스도 있고, 전기 스쿠터도 있으며, 자전거 대여도 해준다니 나중에 다시 찾게 된다면 저는 반드시 다른 이동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 다시 찾지? 



▲ 이렇게 우도에서 렌트할 수 있는 이동 수단이 다양했습니다. 

자전거나 이런 전기 스쿠터가 있었는데요, 

자주 충전해야 하는 단점만 빼면 우도의 섬과도 

분위기가 좋을 것으로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제가 참 불편하게 여겼던, 아니 불안하게 여겼던 것은 우도의 관광 분위기가 아주 후진적이라는 것입니다. 마치 80년 대 제가 아주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함께 해수욕장 갔을 때의 그 관광 분위기라고 할까요? 정리가 안 되고 관리가 되지 않지만, 돈 벌 목적으로 황급히 이루어진 듯한 느낌이 났습니다. 


아주 아름답기로 소문이 났는데 우후죽순으로 서있는 건물은 분위기를 깼습니다. 섬에 맞는 어떤 계획적이고도 미관상 체계적인 공통성이 있어야 하는데, 건물은 따로, 인도도 울퉁불퉁, 무엇인가 계획이 되지 않은 듯 안타까웠습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우도 검멀레 해안에 있는 스피드 보트 선착장이었습니다.  


우도의 아름다운 동굴과 침식된 절벽의 신비함을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죠. 



▲ 이 장면을 보고 아! 저 보트 타보고 싶다~!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보트라도 타봐야 우도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보트 선착장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맞은 멘붕은~!


"몇 명이세요? 다음 보트 타고 싶으세요? 1인 당 25000원이에요. (사실 얼마인지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빨리 빨리 구명조끼 입으시고 절 따라오세요~!" 


일단 선착장이 제대로 안전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임시적인 공간으로 여겨졌습니다. 



구멍조끼도 테이블에 널려있는 것을 마구잡이로 입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용도 있어 다행이다, 여기는 찰나 이 안전요원인지, 매표요원인지 모를 아줌마가 빨리빨리 옷 입고 기다리라고만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뭐가 이리 바쁘지? 적당한 보트 승선 시간표도 없나 보네? 하면서 아이들 구명조끼를 입혔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입힌 구명조끼는 아주 잘못된 방법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구멍조끼에 있는 끈으로 다리 사이를 묶어줘야 합니다. 위급시 물에서 구멍조끼가 둥둥 뜨면서 아이들이 쏙 조끼 밖으로 빠져나갈 확률이 있기 때문에 언제나 조끼에 연결된 끈으로 다리 사이를 통과해 단단히 매어야만 한답니다.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나중에 보트 타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안전요원이 없으니, 그저 장삿속에 빨리빨리만 외쳐대던 아줌마가 얼마나 속상하던지요! 



안전불감증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의 보트 선착장입니다. 고정되어 있지 않는 유동식이라 우리가 배에서 타고 내릴 때 안전요원도 없이 홀로 감수해야 하는 것이 참 기가 막혔습니다. 특히 아이가 셋인 우리 부부에게는 더더욱 말입니다. 


배를 타고 내릴 때, 아줌마가 그럽니다. 


"아이가 (움직임에) 쓸려갈 수 있으니 어른이 꼭 안아줘요~!" 


아니, 이런 말이 과연 옳을까요? 훈련이 잘 된 안전요원이라면 몰라도 저처럼 보통 엄마가 아이를 안고 내리다 정말 파도의 움직임에 쓸려내려가 죽는 줄 알았습니다. 옆에 친구가 절 붙들어줘서야 그나마 다행이었지요. 


우도의 보트 여행을 찬사하는 사람도 많지만 저는 너무 놀라 충격을 받았습니다.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관광객을 받든지, 아니면 제대로 된 안전요원이라도 배치하여 장사를 하든지...... 아줌마의 '빨리빨리'라는 말이 참 속으로 쓰리게 다가왔습니다. 왜? 아직도 빨리빨리로 관광을 해야 하는지...... 




보트도 여유가 없이 스피드하게 갔습니다. 

천천히 우도의 절경을 구경하리라 예상한 것이 싹 없어졌습니다. 

물론, 우리의 여행이기에 기분 나쁠 수는 없었습니다. 

즐겁게 보트를 탔지만 좀더 여유가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답니다. 


  

우리가 보트를 타고 돈 것이 고작 20여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

우도의 동굴과 절벽, 우도의 형상 등...... 

많이 마음으로 남기고 싶었는데 찍고 턴~! 하는 식으로 

끝나 저에게는 특별한 기억이 남지 않아 아주 섭섭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보트 여행을 마치고, 섬에서 유명한 땅콩 아이스크림도 먹고, 방송에도 나온 맛집도 가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대는 보트 투어와 마찬가지로 허망했습니다. 아마 보트에서 느낀 그런 불편함이 더 가미가 되어 그런 줄도 모릅니다. 


우리가 주문한 아이스크림은 속이 텅텅 비어 있는 겉만 번지르르한 아이스크림이었고, 방송에도 탄 맛집은 셀프서비스라고 하니 또 기가 막혔습니다. 뭐, 요즘 한국에 셀프서비스 안하는 곳이 어디 있어요? 하실 분 있으나, 결코 싸지 않는 맛집에서 물 셀프라니...... 외국인끼리 왔을 때는 몰라서 물도 못마시란 말입니까? 우리는 짜장면 집에서 한참을 단무지가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그것도 셀프라니...... 도대체 음식만 만들면 다입니까? 비싼 값에 서비스 값이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너무 셀프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아무튼, 그래서 이날의 우도 방문은 내내 불편했습니다. 


평일에 왔다면 어땠을까? 자동차를 타고 오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다른 곳에 갔었다면 어땠을까? 많은 생각이 오갔지만, 근본적인 관광문화를 선도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많은 우도라고 보여졌습니다. 체계적으로 개선할 것이 많은 우도 관광 행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스페인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으나 

천천히 여러분께 제 이야기를 풀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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