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산에 센세이션 일으킨 한국에서 가져온 물건
뜸한 일기/이웃

광복절 휴가 잘 보내셨나요? 


여기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답니다. 몇 차례 인터넷이 끊기는가 하면, 몇 차례 기온이 뚝 떨어져 산에서 익어가는 산딸기가 익지 않고 멈춰버려 아이들의 마음을 애타게 하고 있습니다. 한 일 주일만 있으면 산딸기를 따 먹을 수 있을 텐데...... 이 일 주일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저러나 우리는 한국에 다녀온 후, 채소밭에 늦은 감이 있었지만 새 모종을 심었습니다. 오이와 호박, 고추 등등 7월에 심었는데 한 달이 훌쩍 지나 글쎄 엄청난 양의 채소를 우리 식탁에서 맛볼 수 있게 되었답니다. 신기해요. 채소가 한 달만에 그렇게 부쩍 자란다는 것이...... 


어제는 오이를 이십 여개를 따왔습니다. 우리 쌍둥이 딸 누리가 오이를 보더니, 


"으음, (혀를 내밀며 맛있다는 제스쳐를 하면서) 냠냠~!" 그럽니다. 


앗! 그런데 우리 비스타베야 폰타날 채소밭에서 만난 이웃들이 요즘 한국에서 날라온 물건 때문에 놀라고 있답니다. 뭐, 별 것 아니지만 재미있게도 우리 이웃들이 부러워한 물건이었답니다. 


이 물건은 제주도 한림 공원에 갔을 때 본 물건이었답니다. 너무 신기해서...... 남편과 입이 떡 벌어졌었죠. (제가 좀 유행에 늦어 이렇게 늦게 이런 물건에 감탄했습니다.) 



제주 한림공원에서 놀다가 한 컷 찰칵~! 

각종 신기한 꽃과 동물, 식물을 구경하면서 다니다......

어느 화단에서 어떤 아주머니께서 뒤에 착용한 물건을 보게 되었지요.  



아주머니께서 화단 일 하시면서 착용한 물건 ↑ 

제 눈에 얼마나 편해 보이던지 사진을 찍어 제주에 사는 현지 친구에게 보여줬습니다. 


그러자, 친구 왈, 

요즘 제주 오일 장에 가면 이 물건을 얼마든지 살 수 있다네요. 

그 이름하야, "엉덩이 작업 방석~!" 


우와, 남편과 저의 부러움을 알아챈 친구는 두 개를 우리 부부에게 선물해주었습니다. 


속을 열어보니 스티로폼 같은 딱딱하고 가벼운 재질이라 이 부피를 어찌하나? 고민하다 

속에 있는 것은 다 빼고 부피를 가볍게 하여 스페인 고산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홀쭉해진 방석을 가져왔지요. 


스페인 집에 도착하여 우리는 이 물건을 빼어 그 속에 다시 스티로폴을 채워넣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못 쓰는 내열 플라스틱을 잘라다 넣었는데 아주 단단하니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 물건을 사용하자고 채소밭으로 가져갑니다. 이 엉덩이 작업 방석의 장점은 아주 가벼워, 장시간 일하는 밭일에서 엉덩이에 장착하고 풀지 않고 이동하면서 잡초 뽑고, 김 매고, 솎아내고...... 등등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스페인에서 속을 채워넣은 작업 방석~! 



남편이 앉아서 시험을 봅니다. 

"오우~! 좋은데? 그런데 작은 사이즈다. 나에겐 큰 사이즈가 필요해~!" 

그런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잘 앉아서 양파 작업까지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정말 앉아서 하는 작업에는 최고네요. ^^*


아빠의 모습을 보던 아이도 해보고 싶다면서 조릅니다. 



결국, 우리 집 식구 모두가 노리는 작업 방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린 채소밭에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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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할머니는 올해 이 채소밭을 포기하셨습니다. 그런데 가끔 산책 하러 오시긴 하는데요, 저희가 간 날에 운이 좋아 마리아 할머니까지 뵙게 되었습니다. 유유히 앉아서 몇 주 전에 뿌려놓은 빨강무를 솎아 내고 있었습니다. 


촘촘이 자라나고 있는 빨강무가 얼마나 맛있게 보이던지...... 어서 어린 순을 뽑아다 열무김치나 할까? 하고 기분 좋아라 뽑아내고 있었지요. 그때 할머니께서 절 보시더니 깜짝 놀랍니다. 


"요즘 시절이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이것처럼 좋은 물건은 처음이야~!"

"어? 무슨 물건요?"

"지금 앉아서 사용하고 있는 물건! 정말 좋네. 내가 젊었을 때는 왜 저런 것이 없었을까? 허리만 아프게 말이야!" 

할머니는 또 그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제게 말씀을 하십니다. 

"아~! 이 물건은 제가 한국에서 가져온 거에요."

"오? 그래! 정말 센사시오날(sensacional) 하군!" 


하하하! 할머니께서 정말 '센사시오날'하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 뜻은......


선풍적 인기의,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등의 뜻이랍니다. 정말 생각해보니 밭 일하는 사람들에겐 더없이 좋은 물건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게, 할머니는 평생 밭일을 하셨는데, 이런 물건 한 번 사용해보지 않으셨으니 그런 말씀을 하실 만도 하지요. 그래도 올해는 편안하게 산책만 즐기시는 할머니도 나쁘지 않았답니다. 


마리아 할머니가 이렇게 좋아하시니 기분이 참 이상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쪼그리고 앉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요. 사실 그 후에도 밭에서 일하다 만난 주위의 이웃들도 깜짝 놀라며 할머니와 같은 반응을 했습니다. 


"정말 좋은 물건이네~!"하고 말이지요. 너도 나도 한 번 착용해보자며 앉아보는 이웃들...... 정말 마음 같아서는 몇 개 사서 선물이라도 하고 싶었어요. 진작 이 반응을 알았다면 선물로 사올 걸......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스페인 사람들도 사실 밭에서 일할 때 이런 허리 구부린 자세를 무척이나 싫어한다는 것을 그때야 알았네요. 편하게 앉아서 하는 방법을 미리 알았다면 그렇게 힘들게 하지 않아도 될 텐데..... 하는 표정이었어요.   


아! 쑥스러워라. 이렇게 좋아해주니...... 작업 방석을 잘하면 이곳에서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겠구나 싶네요. 아마도 비슷하게 이웃들이 만들어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누가 허리 숙여 일하고 싶겠어요? 늦게나마 찾아온 이 아이디어로 사람들에게 센세이션을 일으키지나 않았나 싶네요. 


재미있는 한국의 작업 방석이 이곳에서 큰 인기를 끌지 누가 알았겠어요?  


그날 저는 채소밭에서 솎아온 빨강무로 김치를 했습니다. 우와, 맛있어라...... 솎은 채소를 버리지 않고 뭘하나 유심히 보는 남편에게 깜짝 놀랄 김치를 만들어줬지요. 사실, 남편은 채소 솎아서 닭에게 던져줄 심산이었답니다. 이렇게 맛나 보이는 빨강무~~~!



밭에서 솎아낸 무~! 

잘 다듬어 맛난 김치로!!!



이 맛있는 것을 닭에게나 주자고요?! 

사실 이렇게 여린 것이 더 맛있는데......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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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lucypark 2015.08.16 02:11 신고 URL EDIT REPLY
ㅎㅎㅎㅎ 저도 탐나던 물건이었는데 못가져 와서 후회하고 있는중이요 잡초뽑기 해야하는데 ㅠㅠ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8.16 21:54 신고 URL EDIT
아! 저도 처음에는 부피 때문에 가져오지 말까 했어요. 그런데 속이 스티로폴이라 그냥 빼고 홀쭉하게 하고 가져왔어요. 다음에는 꼭 이 홀쭉이 기술을 이용하여 마련해오세요~~~! ^^* 근데 다음은 언제가 되려나? 꼭 빠른 시일 내가 되길 바랄게요.
BlogIcon 프라우지니 2015.08.16 02:58 신고 URL EDIT REPLY
정말 아이디어상품이네요. 그나저나 산들님네 밭은 엄청나게 크신 모양입니다. 솎았다고 하시는데...그 양이 엄청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8.16 21:55 신고 URL EDIT
앗! 저 양이 많다고요? 솎은 것 1/3밖에 안돼요. 그리고 밭 한 고랑밖에 씨를 심지 않았는데...... 김치를 하면 2L 한 병도 되지 않는데......
jerom 2015.08.16 19:38 신고 URL EDIT REPLY
아주 단순하고도 간단한 물건인데, 아마도 좌식 생활이 없는 스페인이라서 그런듯. 산똘 형님께 말씀드려서 통나무 잘라 방석 얹은 다음 이웃에 뿌려보세요. 반응 좋을지도.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8.16 21:56 신고 URL EDIT
통나무는 너무 무거워요. 밭에서 엉덩이에 붙이고 김매기하기나 솎아내기 할 때 이동해야 하기에...... ^^* 통나무 엉덩이에 달고 다니면 힘듭니다.......
BlogIcon Leslie Kim 2015.08.16 20:45 신고 URL EDIT REPLY
전 첨 봤는데 일상 생활에서도, 집안에서 가끔 사용할 수 있겠군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8.16 21:57 신고 URL EDIT
저도 한국에서 처음 보고 깜놀했어요. ^^*
엉덩이에 달고 이동할 수 있어서 장시간 앉아서 하는 일에는 최고인 것 같아요. 게다가 가벼워서 어디든 몸에 장착하여 다닐 수 있다는...... ^^*
BlogIcon 늙은도령 2015.08.17 01:53 신고 URL EDIT REPLY
음.... 수입해서 판매하시면....
작은 아이디어가 여러 분들을 즐겁게 하네요.
BlogIcon 즐거운 검소씨 2015.08.17 02:07 신고 URL EDIT REPLY
예전에 한국 시골에서 살 때 밭일 하시는 아주머니들이 엉덩이에 하나씩 달고 다니는 걸 본 적이 있어요. 그 때는 아무생각이 없었는데, 지금 제가 텃밭을 가꾸고 있다보니 저도 저 방석이 간절히 필요해요.ㅋ
저도 언제인지 몰라도 한국 갈일이 있으면 한 두어개 장만해 와야겠어요~
kricebug 2015.08.17 09:03 신고 URL EDIT REPLY
시골서 김장할 때도, 밭일 할 때도 요긴하지요. 저 가방이 없으면 스티로폼을 비닐 봉지 같은데 넣어서 앉아도 된답니다. 좀 웃겨 보이긴하지만 나름 편해요.
BlogIcon 비단강 2015.08.17 10:32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저 물건이 처음 나왔을때 산들님과 똑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저 물건 개발되게 된 것은 아마도 도시화가 급속 진행되면서 도시민을 위한 먹거리 생산을 대단위 비닐하우스 재배로 하게 되고 많은 인력이 여기에 투입되면서 이런 아이디어가 생겨나게 되었지 싶습니다. 필요는 발명을 부르지요.^^

아!! 이런것도 포스팅의 재료가 되는구나~~. 산들님의 손을 통과하면 이렇게 되는군요. 평범한 돌이 보석으로...

산들님. 좋은 아침^^
로렐라이 2015.08.17 12:00 신고 URL EDIT REPLY
정말 맛있게 생겼는걸요 ㅎㅎㅎ 열무 같기도 한것이 ~ 요즘 친정엄마가 담궈주신 열무김치를 정말 맛있게 먹고 있는 중이랍니다. ^^
gomanalu 2015.08.17 19:29 신고 URL EDIT REPLY
역시나...문명은 동에서 서로...
luna 2015.08.18 05:59 신고 URL EDIT REPLY
저는 감정의 폭풍을 피해서 며칠을 시골에서 지냈는데요,
선선해진 날씨와 한적한 오후에 꽂들이 예쁘게 핀 정원에서
지난 가을에 사온 빨간머리 앤 등을 읽으며 여유롭게 지냈어요.

그러다가 어제 갑자기 집으로 돌아와서 누워 아니 엎드려 지내고 있습니다.
너무도 좋아하는 모화과를 우리들 데려다 주고 돌아가는 곰아저씨편으로 잔뜩 보내고
다시 레스토랑 앞길에난 모화과를 따다가 저녁에 후식으로 먹게 되었는데 다들 너무
맛있다고 아니 그나무 무화과가 작년엔 덜 맛있었는데 아닌게 아니라 아주 꿀맛이더라구요.
그많던 모화과를 다 먹어 버리고 어제 일요일 아침에 딸아이 앞세워 따러 갔는데 손이 닿는
부분은 이미 다 딴 상태라 나무에 올라가 본격적으로 따고 내려오다 그만 떨어져 2단으로 철푸덕
데구르르르 좀 모난 바위에 털썩 주저앉아 꼬리뼈가 다쳐서 일어서지도 몬하고 널부러 진거죠.

너무 아파서 일어서지도 못하면서도 바에 출근하던 아가씨가 달려 왔는데 아픈거보다
왜 창피함이 먼저인지... 응급차를 부를까 물어 보는데 손만 내저으며 일으켜 달라고 하고
괜찮다고 창피해서 힘이 난건지 일어서지더만 가고나니 서있기도 힘들어 철푸덕 주저앉아 절로
나오는 아이고 소리에 나무밑에 세워둔 차로 오던 두 아저씨 놀라서 달려오고 난리도 아니였어요.

목요일부터 출근이라 오후에 급히 돌아와 아이고 하며 꼼짝도 몬하고 있다 이리 댓글 달고
있으니 곰아저씨 꾀병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데 지금 비스듬히 앉아서 댓글답니다.

그래도 몸을 날려 딴 무화과를 먹고 있는데 우울한 감정들이 차지할 틈이 없이 흐흐 맛있어요.
마천루 2015.08.18 16:52 신고 URL EDIT REPLY
맘 같아선 제가 다 선물해 드리고 싶네요.
자연에서 배우고 자연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부럽네요.
가족분들 늘 건강하시고 가정에 평화가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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