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진짜 신기했던 스페인 사람들의 감기 치료법

산들무지개 2015. 9. 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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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계절이 바뀌고 있어 그런가, 갑자기 우리 집은 감기 소굴로 변하고 말았답니다. 당연히 우리 집 다섯 식구는 감기에 걸려 또 골골대고 있습니다. 감기라는 녀석은 정말 살면서 떼치기 어려운 것, 해마다 연중행사에 꼭 들어옵니다. 완전한 불청객~! 


그래서 그런지, 콧물 줄줄 흘리면서 우리 가족은 감기약도 복용하고, 열을 내리기 위해, 해열제도 먹고...... 뭐 현대인이 감기에 대처하는 모든 것들은 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스페인 사람들은 감기 치료를 위한 다양한 방법으로 감기 치료를 하더라고요. 그 중 하나는 뭐, 한국에서는 전혀 보지 못한 광경이라 이곳에서 한 번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제가 처음 스페인에서 공부할 때였습니다. 감기에서 해방될 날이 없어 매일 콧물 흘리면서 골골골 공부에 전념하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방문하신 스페인 시어머니께서 그러십니다. 


"그러다가 콧물 뚝 끊일 날이 없겠어~! 이런 방법을 써 봐~!" 하시면서 알려준 방법은 지금까지도 주욱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랍니다. 다른 유럽도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지는 몰라도 스페인에서는 꽤 전통적인 감기 치료법이더라고요. 정말 신기했답니다. 


시어머니께서는 감기 치료에 필요한 허브를 사 오셨답니다. 유칼립투스잎과 도미요(domillo, 백리향)로 말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것으로 허브티를 끓여주시는가 싶었답니다. 


엄청난 냄비에 잔뜩 허브물을 끓여 오셨습니다. 


"어머님, 이제 이거 마시기만 하면 되는가요?"

그러자, 스페인 시어머님께서는 하하하! 웃으시면서 그럽니다. 

"이것은 마시는 게 아니야...... 이제부터 내가 하라는 대로 해~!" 

그러셨답니다. 


과연, 어떤 방법이기에 우리 스페인 시어머님께서는 이렇게 방법까지 알려주셨을까요? 



① 냄비 가득 물을 끓입니다. 




② 준비한 허브를 선택합니다. 



냄비에 물이 끓는 동안 유칼립투스, 토미요(tomillo(스페인어), thyme(영어),백리향), 로즈메리, 솔잎, 국화꽃, 찻잎, 오레가노잎 등...... 그 중 하나를 택합니니다. 허브티가 정말 아닐까? 싶었답니다. 혹은 두세 가지 같이 섞어서 줍니다. 우와, 신기해~! 왜 허브티를 위해? 위의 허브들은 정말 의학용으로 많이 쓰이는 것들인데요...... 



③ 물이 끓고 나면 냄비에 준비한 허브 ②를 투하합니다. 



물이 우러나올 때까지 반드시 뚜껑을 닫고 기다립니다. 



④ 이제 허브티를 마실까요?  



아닙니다.


저는 준비한 끓인 물에 솔잎과 백리향을 넣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사는 스페인 고산에는 이 허브가 지천으로 널려있기 때문이지요. 한국에서는 요즘 이런 허브들이 꽤 대중화된 것으로 압니다. 로즈메리나 오레가노는 상당히 대중화되어 가능할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무엇보다도 한국에서는 솔잎과 국화꽃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이니 이 두 재료를 이용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스페인에서 접할 수 있는 약초가게, Herboristeria의 모습

사진: www.lafinestrasulcielo.com


스페인에서도 한약재를 판매하는 곳처럼 전통적 의학 재료를 판매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름은 에르보리스테리아(Herboristeria, 약초가게)~! 이곳에서는 아주 다양한 약초를 판매하고 있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스페인 방문 시, 한 번 둘러보세요. 아주 신기하답니다. 한약재 파는 곳과 비슷한 냄새까지 난다니까요...... ^^

    


이렇게 샤워타올이나 수건으로 머리에 뒤집어쓰고 이 냄비를 감쌉니다. 



수건을 머리에 덮고 그 허브 물에서 나오는 김(증기)을 마셔댑니다. 그래야, 구석구석 호흡기 안으로 들어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지요. 한마디로 수건을 머리에서 씌우고 머리만 사우나하는 효과랄까요? 



처음 이런 방법을 소개해주셨을 때, 저는 속으로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정말 한국에서는 본 적도 없는 감기 치료법이었으니 말입니다. 진짜 신기했어요.  


이 방법은 허브 물의 따뜻한 증발 성분을 호흡하면서 목과 입, 귀 등의 호흡기 치료를 할 수 있다네요. 감기약이 대중화되기 전에 스페인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치료하던 방법이라고 하네요. 정말 신기하죠? 이렇게 20, 30분 동안 수건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열심히 허브향을 호흡해주면 되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느낌은 코로 허브향을 호흡하면 코가 뻥 뚫리는 신선한 느낌입니다. 입으로 숨 쉬면 목과 가슴이 시원해지면서 이 호흡을 하는 동안은 기분이 상당히 좋아진답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는 사우나 하는 느낌이 나면서 열을 빼주는 것처럼 후끈한 열기에 정말 마음도 좋아집니다. 


호흡하실 때는 코와 입을 번갈아가면서 호흡해주시면 좋답니다. ^^*



시원한 허브향에 호흡기가 뻥~! 뚫리는 듯한 이 방법, 

스페인에서는 메토도 데 바호스(metodo de vahos, 훈증치료법)라고 합니다. 


그렇게 저는 이런 방법으로 지금까지 감기 치료에 대처하고 있답니다. 물론, 약으로 뚝 금방 해결하면 이 방법을 쓰지 않지만, 약으로도 안 되고, 푹 쉬어도 안 된다면, 여지없이 이 전통적 방법을 쓴답니다. 정말 효과가 있는 방법입니다. 단, 뜨거운 김을 마시면 경미한 화상이 있으니 꼭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열이 아주 높은 사람들은 금합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열이 있을 때, 열로 다스리지 말라고 하면서, 열이 있을 때는 차가운 타올로 몸을 식히라고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 관련 글 ▼▽

2014/11/28 - [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 아플 때 먹는 스페인 음식, 한국인은 놀랄걸?!


그런데 시어머니께서 일러주신 또 하나의 방법은...... 

글쎄, 양파를 반으로 잘라 머리맡에 두고 자라네요. 

이 방법은 긴가민가~! ^^*


즐거운 하루 되세요~!!!

이 가을 항상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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