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점점 한국인으로 변해가는 것일까?
뜸한 일기/부부

여러분, 안녕하세요?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저는 전에 비해 블로그에 자주 들를 수 없어 이렇게 오랜만에 블로그로 인사드리는 것 같아요. 불과 어제도 포스팅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그만큼 소통을 위한 답글이 늦어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요즘 일이 바빠져 저는 우리 집 채소밭에 전혀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답니다. 

그런데 이틀이 멀다 하고 산똘님은 제게 남편이 '풀'이라고 말했던 채소를 갖다 줍니다. ㅠ,ㅠ 


참 재미있게도 스페인 사람인 남편이 전에는 동물이나 먹는 '풀'이라고 했던 무청에 반하여 매일 무를 솎으면서 무청을 가져온답니다. 


"아깝잖아~!" 

이런 소릴 하면서 말입니다. 

아니, 이 남자가 풀이라고 했던 채소가 그냥 버려지는 것이 아깝다면서 한 보따리 가져올 때마다 전 놀랍니다. 


"과연, 이것으로 무엇을 할까?"

"왜? 무 이파리를 삶아놓고 냉동해놓으면 겨울에도 먹을 수 있고, 시래기로 말리면 또 먹기 좋고, 이렇게 연할 때는 김치를 만들면 좋잖아~! 게다가 한국 손님들 오면 이거 대박이던데, 버리기 정말 아깝잖아~!" 그럽니다. 


아~! 이 외국인 남편이 마치 한국 사람처럼 보입니다. 



동물에게나 주는 풀을 이제 먹거리로 보는 남편이 새삼스럽게 보입니다.

아시다시피 비스타베야에서는 이웃들이 이 이파리를 동물에게 먹이로 준답니다. 지난번 빨강무 시즌이 끝나고 이번에는 흰무 시즌이 다가왔는데......  



제가 일이 많아 제대로 이파리 처리를 못 했습니다. 

남편은 그래도 무청을 집으로 가져옵니다. 



스페인 고산에 들른 한국 손님들이 아주 좋아하는 음식으로 돌변했기 때문이랍니다. 시래기 된장 무침을 하니 손님들이 아주 좋아하셨답니다. 외국인 남편은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는 한국 손님들 모습을 보고 이 무청을 꼭 손질하여 저장하기로 했답니다. ^^*

아이들도 연한 무청으로 열무김치(?)를 만들었더니 너무 좋아하고요. 

심지어 만세 살인 사라는 무청으로 국을 끓여도 아주 잘 먹어서 참 다행이었답니다. 

 


제가 일이 많아 시들 때까지 무청 처리를 못 했더니 남편이 드디어 나섰습니다. 

끓여서 냉동보관하겠다고...... 


가끔 보면 이 사람, 정말 스페인 사람인지 의아할 때가 있어요. 

이런 소소하면서도 생소한 이국의 문화를 진심으로 받아들일 때 보면 참 놀랍기도 하답니다. 어쩌면 부부란 이렇게 문화를 초월하여 (상대방과 상대방의 문화에서) 좋다고 여겨지는 이런 소소한 것들을 받아 들이고 함께 나누며, 인생의 동반자로서 서로 조절해가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 스페인 고산평야의 무지개 삶, 카카오스토리 채널로 소식 받기~



신고


* 저작권 방침 *

스페인 고산 생활의 일상과 스페인 이야기 등을 담은 이 블로그의 글과 사진은 글쓴이 산들무지개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글쓴이의 허락 없이 무단 도용하거나 불펌은 금물입니다. 정보 차원의 링크 공유는 가능하나, 본문의 전체 혹은, 부분을 허락 없이 개재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및 초상권 침해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사전에 글쓴이의 허락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Copyrightⓒ산들무지개 all rights reserved



BlogIcon 못난이지니 2015.10.04 05:22 신고 URL EDIT REPLY
무청이 버리기에는 영양가가 엄청난 풀이죠. 산똘님께서도 챙겨주신다니 많이 말리시고, 많이 데치시고 하셔야 할거 같습니다. 그런데 무청으로 국을 끓인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습니다. 전 말려놨다가 나중에 데쳐서 김치조림 뭐 이런거 해먹는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10.08 00:19 신고 URL EDIT
그 유명한 시래기 된장국 안 드셔 보셨어요?
시래기로 만들지 않았을 뿐, 무청으로도 된장국을 자주 끓여먹는답니다. ^^
BlogIcon 황금물고기 2015.10.04 09:38 신고 URL EDIT REPLY
생선조림 할 때 특히 고등어 조릴 때 냄비 바닥에 무청시레기 깔고 조리면 완전 밥도둑이에요.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10.08 00:20 신고 URL EDIT
황금물고기님 댓글 읽고, 어제 오늘 저 고등어조림해먹었어요~! ^^* 너무 맛있어서 먹으면서 황금물고기님 생각했네요. 그런데 왜 아이디가 황금물고기에요? 생선을 좋아하셔서? ^^*
BlogIcon SPONCH 2015.10.04 17:15 신고 URL EDIT REPLY
캬~ 무청이라니! 부럽습니다. 게다가 바쁜 산들님대신 저장까지 해주시는 산똘님까지! 진짜 부럽네요. ㅎㅎ 여긴 드디어 여름이 옵니다. 이제 정말 살 것 같아요.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10.08 00:21 신고 URL EDIT
왜요? 호주에서도 무청은 구하기 쉽지 않나요?
어쩐지 호주는 채소가 잘 자랄 것같아 이런 추측을 했답니다. ^^*
2015.10.04 17:29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10.08 00:22 신고 URL EDIT
그러게요. 티스토리가 좀 불편한 면이 없지 않아 있지요.
그래도 희한한 사람들이 덜 들어와 다행이라면 다행~!
언니도 변하는 계절 건강 유의하세용~! ^^*
BlogIcon 수수 2015.10.06 00:38 신고 URL EDIT REPLY
예전엔 무 사면 무청들 떼어버리고 가져가서 수북히 쌓인 거 주어간다면 장사하는 분도 어서 주어가시오 했는데ᆢ 요즘은 품질 좋은 시래기용 무청을 위한 무 농사가 따로 있을 정도로 인기 식재료가 되었죠. 지지고, 졸이고, 끓이고 ᆢ맛난 별미 반찬들 떠오리면 침이고이네요.
참 따뜻하고 빛나는, 구수한 생활의 풍경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10.08 00:23 신고 URL EDIT
어머나~! 그런 정보가...... 인기 식재료가 되었다는 소식은 전혀 들어보지 못해 참 놀랍네요. 역시 해외 살면 이런 것을 잘 모른다니까요~!
아~! 그럼 우리가 정말 잘하는구나, 싶네요. 이 무청 요리 의외로 맛있고 유용해서 자주 해먹고 있답니다. ^^* 저도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BlogIcon LUIS92 2015.10.06 04:29 신고 URL EDIT REPLY
빨간색 티가 너무 잘 어울리시네요.^^
아.. 무청으로 담근 김치랑 된장국 먹고 싶네요..ㅠㅠ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10.08 00:24 신고 URL EDIT
오~! 감사합니다.
예전에 페루에서 코이카 활동 하셨던 적묘님이 선물로 해주신 티랍니다. ^^* 남편이 아주 좋아해서 자주 입고 있지요. 루이스님, 가까운 채소 가게에 무 안파나요? 팔면 조금이라도 해서 드시면 좋을 듯해요. ^^*
BlogIcon 즐거운 검소씨 2015.10.06 06:51 신고 URL EDIT REPLY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고 낭비하지 않으려 하시는 것도 있겠지만, 것보다 타국에서 생활하는 아내와 주위분들에게 한국음식을 맛볼 수 있게 해주시려는 것 같아 산똘님의 마음씀씀이가 참 고맙네요. 물론 제가 먹을 무청들은 아니지만요.^^ㅋ
제가 무청을 너무나 좋아해서 저런 남편이 있다면 매일 어부바해줄수 있을것 같아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10.08 00:25 신고 URL EDIT
정말 지난번 한국 가족이 방문했을 때 아주 대박난 반찬이었거든요. 그렇게 잘 드셔주시니 남편도 보기 좋았나 봐요. 그래서 일부러 무를 심을 정도랍니다. 잘 삶아 냉동했다가 또 하자고 하네요. ^^
BlogIcon 비단강 2015.10.06 16:37 신고 URL EDIT REPLY
하늘 산책길에도 가을이 왔군요.
고산지대라 더 빨리 찾아온다고 했죠.
바쁜 산들님 대신에 시래기를 만드는 남자.
참 '기특'하십니다.^^

어! 가을이면
그럼 곧 김장을 하셔야 하는데?^^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10.08 00:26 신고 URL EDIT
그렇잖아도 김장하려고 배추 사러갔었는데 없더라고요.
아~! 배추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무나 잘 자라기를 지금 기도하는 중입니다.
무로 김장김치를 담글 예정이랍니다. ^^*
2015.10.06 20:47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10.08 00:29 신고 URL EDIT
개개인마다 역사가 달라 극단적인 한국 습성에 대해 생각은 안해봤는데..... 어쩌면 맞을 수 있겠죠. 남편도 가끔 그러더군요.
"오죽 못 살았으면 뿌리와 잎, 풀 안 먹는 것이 없구나......"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반대의 결과랍니다.

처음에는 이것을 풀로 보고 먹질 않았는데, 먹다보니 음식의 가치가 발견되어 우리 스스로 음식으로 분류하여 먹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무청을 다듬는 과정에서 남는 것은 다 동물들 몫이니 상부상조가 된답니다. 우리 닭들도 엄청나게 잘 먹는답니다. ^^*

다 가치의 재발견이라면 해석도 달라질 것으로 본답니다.
예전에 스페인에서는 감을 먹지 않았는데, 요즘은 감을 과일로 가치를 재발견하여 먹는답니다. 신기하죠? 그것처럼...... 한국에서는 이미 음식의 재발견을 오래 전부터 해서 이런 극단적인 한국 습성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답니다.

앗~! 저도 제 생각을 말씀드린 겁니다. 제 말이 맞는 것은 절대 아니랍니다. ^^
BlogIcon 사랑하기좋은시간 2015.10.07 02:27 신고 URL EDIT REPLY
산똘님의 열린 마음이 존경스럽습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10.08 00:30 신고 URL EDIT
감사합니다. 사랑하기좋은시간님^^*
즐거운 하루하루 되세요~
luna 2015.10.09 18:33 신고 URL EDIT REPLY
하하하!!! 제목만 보고서도 들어오며 웃음을 터트리게 되는데 공감!! 공감가는 부분이예요.
가족들 밥먹을때 곰아저씨 아들보고 물 주세요 하고 한국어로 시키곤 하는데 그런 사소한게 영항이 가지요.
여기도 장날에 무우가 무우청과 나오는지라 매주 총각김치 담궈서 먹는데 화요일 장날에산거
누렇게 뜬 이파리 뜯어내며 아이구 아까워 한숨 쉬면서 어제 김치를 담궜어요.
잠깐 이시기에 반짝 나오는지라 급한 마음에 사다놓고 너무 바빠서 베란다에 이틀 두었더만
그새 색깔들이 변하고 조금 뭉그러지기도 하고 을매나 아까운지 그래도 잎파리 다뜯어내고
장에 나오는 무우를 왠일로 잎파리째 가져오는지 그거라도 어디냐 하게 되네요.
저 된장에 묻친 무우청 무침 너무 맛있는데....... 나도 빨리 밭딸린 곳으로 마음이 달리네요.
BlogIcon 루이양 2016.07.20 15:32 신고 URL EDIT REPLY
완전 공감해요!!
우리 신랑도 점점 한국 사람이 되어가서.. 저보다 더 한국음식을 찾고 그래요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하늘 산책길, 그곳에서 꿈을..

산들무지개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