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아이

수업? 놀이? 스페인 시골 학교의 괴상한 놀이학습

산들무지개 2015. 11. 1.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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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사람들은 정말 축제를 좋아합니다. 축제, 파티, 놀이, 다 함께 하는 시간 등을 엄청나게 좋아하지요. 정말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한 무리의 그룹이 우리 집에 자주 놀러 오기도 했는데요, 올여름에는 20명 이상의 가족들 모임, 이번 가을에는 맥주 협회 사람들 모임, 그리고 오늘은 남편의 20년 전 친구들 모임 등이 있었답니다. 그것도 최소 2박 3일이니......모이면 정말 그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사람들이 스페인 사람들이 아닐까 싶답니다. 인생에서 역시나 즐거운 일은 사람을 만나는 일인데 현대에는 보기 드문 풍경이 아닐 수 없답니다. 스페인 사람들처럼 가족, 친구, 마을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동체를 저는 본 적이 없어 이렇게 감히 이런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전 세계를 다 다녀보지 못했다는 함정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스페인에 살면서 본 풍경은 역시나 이런 성향은 어릴 때부터 어른들과 함께 놀면서 배우는 것은 아닌가 싶답니다. 해발 1200m의 스페인 비스타베야의 초등학교는 정말이지 때마다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수업을 한답니다. 카니발 분장에서부터, 크리스마스 파티까지, 다양한 놀이를 수업으로 소화한답니다. 정말 재미있어요. 


이번에는 공포 놀이와 수업을 겸한 시간을 가졌답니다. 


학부형과 선생님은 놀이를 갖기 일주일 전부터 상의하고 놀이를 계획했습니다.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며, "모든 성인의 날"(11월 1일)이 오고, 모든 성인의 날에는 모든 조상의 무덤을 방문하고...... 어쩐지 공포와 관련된 날들이 이 계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하루 전, 아이들과 함께 만든 것이랍니다. 재활용하여 고사리손들이 만들어낸 아이들의 놀이, 정말 재미있었답니다. 그 현장을 여기서 공개할게요. 앗~! 마치 무슨 방송 멘트 같네...... ^^* 


그래서 지난 금요일 수업에는 놀이를 겸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놀이에 들어가기 전, 한 엄마가 재미있는 공포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전교생이 13명인 이 비스타베야에서는 유아반이나 초등반이나 다 함께 어우러져 저렇게 같이 논답니다. 물론, 수업은 두 반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잘생긴 보르하에게 저런 분장을?!!! 놀이 들어가기 전, 준비해온 못 쓰는 옷을 재활용하여 분장들을 했고, 얼굴에도 저렇게 재미있게 그렸답니다. 저 작품은 제 솜씨입니다. ^^



산드라양의 엉뚱한 패션~! ^^*



아이들이 박스에 구멍을 낸 것을 놀이로 활용했습니다. 저 안에 징그러운 어떤 것들을 집어넣고 돌아가면서 만져보기 놀이를 했습니다. 무슨 징그러운 것들이 있었는지, 아이들 얼굴은 경악에 가까웠습니다. 



"으악~! 도대체 뭐란 말이야?" 



에이, 만지는 것이 싫어~! 하던 녀석들이 이 속에 있는 것의 정체를 알고서는 그냥 한입에 넣어버리더군요. 이 속에는 징그러운 절인 올리브 열매가 잔뜩 들어있었지요. 아이들은 올리브라는 것을 알고 다 먹어치웠답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만든 유령(위 사진의 하얀 천으로 만든 형상)  잡기 놀이를 돌아가면서 합니다. 유령들이 다 모이는 장소에 한 유령 잡이가 바구니를 들고 포획해야만 한답니다. 


하나, 둘, 셋~! 잡아라~! 



그래서 잡았나요? 아니요~! 



이번에는 아이들이 장식한 종이컵 쌓기를 저 신문지 뭉치를 던져 쓰러뜨리는 놀이입니다. 저 날의 챔피언은 사라가 되겠습니다. 8개로 제일 많이 쓰러뜨렸어요. 제일 어린 것이...... ^^*



준비됐나요? 하나, 둘, 셋~! 



아이들도 함께 웃으면서 정말 신났어요. 수업 시간에 이런 놀이를 하니 얼마나 재미있어요? 수업과 놀이의 경계가 완전히 사라진 날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사각형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대로 흉내 내는 일입니다. 

하나, 둘, 던지니...... 


"유령이 무덤에서 나와 기어 다닌다"라는 지령이 나옵니다. 



그러면 전교생과 선생님, 엄마, 아빠는 그대로 따라 합니다. 



이번에는 저 거미줄(테이프)을 사이에 두고 두 팀으로 나뉘어 누가 더 많이 신문지 뭉치를 던지는가 하는 놀이였답니다. 



초등반 빅토르 선생님 편과



유치반 마리아 선생님 팀으로 나누어졌습니다. 



자, 신문지 뭉치를 던지고 또 던지고, 떨어진 것 다시 주워 더 던지고, 누가 더 많이 던졌나 빨리빨리 움직여야 한답니다. 



자~! 이제 신문지 뭉치 세어보자...... 

학교에서 제일 어린 에릭, 사라, 누리가 셉니다. 


이번에는 화장지를 가지고 놀아본 미라 놀이입니다. 아래 사진입니다. 


 


누리(좌)와 사라(우)에게 화장지로 둘둘 말아보니 저렇게 나옵니다. 전교생이 화장지로 저렇게 둘둘 말아 미라 뛰기 놀이를 한답니다. 

 


헉? 무덤에서 바로 나온 빅토르 선생님~! 



미라 학교의 전교생들이 저렇게 왔다 갔다 어슬렁어슬렁 댑니다. 



아~ 웃겨! 아이들이 둘둘 말려있는 모습 보니 정말 한 편의 미라 영화 같았네요. 



자, 이제 두 팀이 나누어져 미라 뛰기 경기를 합니다. 그런데...... 화장지는 슬슬 풀리고 결국은 이 복도에 화장지로 넘쳐나기 시작합니다. 


 


빅토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그럽니다. 이제 화장지 위에서 기어가기 놀이야. 누가 더 빨리 기어가나 한 번 볼까? 우와, 너무 재미있다. 나도 어렸을 때 이렇게 놀아봤다면 정말 즐겼을 텐데...... 속으로 이런 생각이 절로 나왔습니다. 우리 세대는 저렇게 놀지 못해서 저 때는 항상 궁금했었답니다. '왜 어른들은 어린이와 함께 놀지 않지?'하고 말이지요. 

 


저 날의 마지막 놀이는 비디오 보면서 춤 따라 하기~! 



무덤에서 기어 나온 마이클 잭슨 노래였어요~! 아닌가, 뭔 노래였지? 아무튼, 저는 애들이 춤추는 모습 보고 너무 즐거웠습니다. 결국, 엄마도 사진 찍는 것 그만두고 같이 춤을 췄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어때요? 재미있으셨나요? 


스페인 고산, 비스타베야 초등학교의 괴상한 놀이가 아이들에게는 평생 기억에 남겠지요? 

저도 은근히 다음 수업 겸 놀이가 기다려집니다. 더군다나 부모님, 선생님, 그리고 우리 어린이들이 다 함께 하는 그 준비과정이 있으니 더 놀이의 즐거움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에겐 미래가 있는 것이죠? 파이팅~! 세상의 모든 어린이를 위해...... 


 아이들의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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