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유럽 한인들을 즐겁게 하는 스페인산 배추

산들무지개 2015. 12. 6.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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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김장철, 김장은 잘하셨나요?


저는 유럽 살면서 배추 구경은 전혀 못 할 것으로 생각했답니다. 

처음으로 유럽 땅을 밟은 곳이 체코였는데요, 그곳에서 그 당시 현지인 대학생 친구를 알게 되어 대학교 기숙사에서 한 무리의 젊은 친구들과 한 달 정도 생활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친구들을 위해 한식을 마련해야겠다 생각하고 저는 가져간 김으로 김밥을 싸고, 근처 마트에서 배추를 구해 배추 겉절이를 만들었답니다. 신기하게 배추가 있어 눈이 동그래져 친구에게 환성을 질러댔습니다. 


"난 유럽에서 배추를 구할 수 없을 줄 알았어~. 이렇게 배추가 있으니 얼마나 좋아?" 하면서 김치를 담갔는데, 소금에 절이고, 양념하여 구할 수 있는 고춧가루로 그냥 슬슬 겉절이를 만들었답니다. 맛있다고 해준 친구에게 이런 환호를 질러대니 친구가 그랬답니다. 


"그 배추는 스페인산이야." 

오~ 그래? 당시에는 스페인과 전혀 인연이 없었던 저는 체코에서 배추를 재배할 줄 알았답니다. 어쩐지 추운 지방에서 배추가 잘 자라날 줄 알고 말입니다. 친구가 하는 말이 스페인산과 터키산 배추가 체코에 판매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한국 친구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도 간 적이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체코보다 한국 마트도 많고, 친구는 전혀 음식재료 걱정 없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한식재료가 비싸서 못 사지, 없어서 못 사는 것은 아니었답니다. 그런데 친구 집에 배추김치가 쌓여있는 것을 보고 또 환성을 질러댔습니다. 


"어머, 오스트리아에서 김치를?" 

그러자 그 친구도 제게 그랬습니다. 

"으응, 스페인산 배추가 이곳에 싸게 들어와." 


그래서 저는 전반적인 분위기를 그때 파악하게 되었답니다. 유럽에서 과일과 채소 등의 푸르고 싱싱한 재료들이 저 남쪽의 스페인에서 많이 재배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스페인에서 정착해 살면서 보니, 어느 날부터 마을 슈퍼에 배추가 판매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 그렇구나. 스페인에서 배추가 생산되는구나, 하고 말입니다. 


물론 한국보다 배추를 소비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아니랍니다. 그런데 퓨전 음식 메뉴가 늘면서 이 유럽인들도 배추 수요가 점점 증가 추세라고 하네요. 특히, 건강식을 다루는 채식주의 메뉴에는 더할 나위 없이 이국적이고도 매력적인 재료가 되고 있답니다. 


그래서 유럽 내 주요 채소 생산국은 스페인과 더불어 프랑스, 이탈리아, 터키 등지라는 것을 알았답니다. 유럽 내 소비 상황에 따라 요 주요 나라들에서 유럽인 식탁에 신선하게 채소를 공급해주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오늘의 주인공 스페인산 배추 모양과 가격은 어떨까요? 





이것이 바로 스페인산 배추랍니다. 

이렇게 포기로 살 수 있으며, 포기별 가격이 kg에 따라 달라진답니다. 



1kg에 1.25 유로로 한국 돈으로 한 1,500원 정도 하네요. 

이 이야기했더니 한국 지인께서 그러네요. "아~ 싸네~!" 

한국에서는 가끔 배추 가격 폭등이 있을 정도로 시기별 불안정한 환경이 형성되기도 한다네요. 

10년 전에는 1kg에 약 1 유로하던 것이 이곳에서는 10년 사이에 겨우 0.25 유로가 올랐습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방식은 겉에 있는 누런 색으로 변질된 이파리는 다 떼어내고 신선한 이파리만 판매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랩으로 한 포기씩 랩을 싸서 판매를 하더군요. 물론, 한국 마트에서 이런 방식으로 판매하지만 말입니다. 



이제 속은 어떤지 한 번 볼까요? 



짜잔~ 양쪽으로 갈라보니, 역시나 제철에 나와 그런지 속이 황금빛으로~ 


어때요? 스페인산이라고 해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죠? 

느낌이 한국산 김장 배추보다는 약간 작은 느낌이 납니다. 배추가 크지 않고 작아도 속이 알차니 김치 담그는 맛은 난답니다. 



유럽 한인들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스페인산 배추, 그대가 있어 주어 참 고맙쏘이다~! 



이런 배추를 언제 어디서나 매번 구할 수 있느냐? 그것은 아니고요, 여름에는 배추 생산이 줄어들어 어떤 때는 전혀 구할 수 없는 시기가 있답니다. 한여름에는 봄배추 수확이 다 끝나고 남은 배추 수량이 없어 그때는 한인들도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하는 때가 있답니다. 가을 되어 슬슬 소비자에게 얼굴을 보이는 이 배추는 정말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답니다. 


요즘 스페인 마트에서도 얼굴을 보이고, 아시아 마트 단골 채소가 되면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게다가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 현지인도 늘면서 이 배추 재배가 점점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답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배추 농사로 성공한 사례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으니 스페인에서는 미래의 인기 작물이라며 큰 환호를 보내고 있답니다. 




자고로, 해외 살면서 그나마 김치 담가먹을 수 있는 환경에 있어 얼마나 감사한 일이 아닌가 그 말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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