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생각

서양 나이로 생일 맞았어요

산들무지개 2016. 1. 12.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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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제 생일이었습니다. ^^*


해외 나와 살다 보면 이름도 몰라요~, 나이도 몰라요~, 성도 몰라요~, 한국을 나오던 때의 그 시기에 고정되어 있다는 것을 느낀답니다. 저는 아직도 20대 중반의 청춘 같은데, 가끔 식겁할 소리를 듣습니다. 가끔 한국인을 만나면 말이지요. 무슨 소리이냐고요? 사실은 아주 당연한 소리입니다. 그런데 하도 이런 소리를 듣지 못하고 살아서 더 벌렁벌렁할 소리입니다. 


바로 아. 주. 머. 니. 

혹은 아. 줌. 마. 


이 소리가 아주 아름답고 좋은데, 저는 마냥 젊다고만 느껴져 한국에 갔다 이 소리를 들으면 엄청나게 놀란답니다. 아~! 대학생 청년이 나보고 아. 주. 머. 니. 란다. 하고 말이죠. 


이제 아줌마를 아줌마라고 하는 소리에 아주 익숙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아줌마도 유럽에 사니 좀 괜찮은 소리를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우~! 왜 이렇게 어려 보여요?"

"아직 30대 초 아니에요?"

"정말 피부 좋네요."

등등의 소리 말입니다. 아~! 서양인들보다 한참이나 어려 보이고, 또 만 나이를 사용하니 얼마나 좋아요? 하하하! 저는 올해 생일 전까지는 여전히 30대였습니다. 이쪽 서양 나이에서는 말이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40대 초반의 아줌마가 이미 되었었죠. 그래서 한국 여행에서는 어쩐지 40대스러운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았죠, 어쩐지......

 

이제는 이곳에서도 40대가 되었네요. 


따지고 보면 마음이 다 30대와 40대를 오가고 있습니다. 서양 나이로 30대, 한국 나이로 40대...... 정말 큰 차이였네요. 만 나이 적용하는 스페인에서 저는 2년 동안 행복한 30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40대네요~!!! 아~! 시간 정말 빨리도 간다........ 



시부모님께서 사오신 로스콘 데 레예스를 큰딸이 들고 옵니다. 올해는 생일 케이크 두 번을 받았네요. 한 번은 남편에게, 한 번은 시부모님께...... 

둘째 쌍둥이들이 엄마에게 왕관을 씌웁니다. 

"오~! 그래, 그래...... 엄마도 왕관 한 번 써보자. 나도 여왕이 되는 거야?"


가짜 왕관이었지만, 오~ 이거 신기했습니다. 항상 왕관을 양보(?)하고만 살아서 이런 왕관이라도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요. 그래~! 좋다. 

 


"엄마, 소원 빌어~!" 

그래서 저는 속으로 소원을 빌고 촛불을 후우우우~ 불어서 껐습니다. 


같이 참석한 한국 친구가 막 웃습니다. 

"아니, 촛불 40개가 아니라 숫자 40이 적나라하게 적혀있어 이제 심각하게 40이라고 해야겠네?"

 

그래, 이제 서양나이로도 30대에 머물 수 없는 코너에 왔네. 그렇다면 당당하게 40~ 멋지게 살아야지...... 이 시기에 맞게 살아야지. 40대는 40대의 가치로 말이야~! 


그렇죠? 여러분? 순간순간 적당한 시기와 삶의 단계가 있는 법이지요? 


이제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엄마의 몫, 아내의 몫, 반려자의 몫'으로 사는 삶이 전율하도록 경이롭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커가는 모습 지켜보는 것도 참 좋습니다. 이런 순간이 올지 꿈에도 상상 못했는데, 이런 생각하는 제 자신이 여유로워 스스로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역시, 부모가 되기 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한 느낌들이었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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