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산에서 한국 소포 받기, 화내도 소용없어
뜸한 일기/이웃

이제부터 차근차근 한국과는 완전 다른, 스페인 고산의 소포 받기를 생생히 보여드리겠습니다. 저희 집에 머무는 한국 친구는 '한국은 도서산간지역에서조차도 택배며 우체국 소포가 잘 도착한다'며, 한국이 얼마나 편한 곳인가, 말했습니다. 왜? 친구가 부탁한 소포가 우리집으로 오기까지...... 에엠, 겪고 나니, 어찌 소포 찾는 일이 참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나: 여긴, 한국이 아니거든...... 


친구가 소포가 어디에 있는지 온라인으로 위치 추적하면서 제가 한 말입니다. 


친구: 5일 안에 도착한다고 하는데 아직 도착 안 했잖아?!!! 벌써 예정일 3일 지났잖아?  


나: 올 때가 되면 오겠지~ 오면 왔다고 쪽지가 올 것이야, 걱정하지 마. 그리고 짜증내도 소용없어~! 


사실, 세관에 걸리면 또 세금 내고 보내달라는 청원서를 내야하니...... 좀 속으로 걱정하긴 했답니다. 그래서 요즘은 한국 소포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답니다. 소포를 찾으려면 영수증에, 세금 송금에, 청원서까지 워낙 복잡한 일이 있어야죠...... 


그런데도, 친구는 한국 돌아가기 전에, 꼭 우리 고산 집에 필요한 것(?) 몇 가지를 보내왔습니다. 그래? 이번에 한 번 받아보자구~!!!



친구: 여기는 도착했다고 전화 안 해줘?

나: 아~! 미안해, 여긴 도착했다고 전화 안 주거든...... 휴대폰에 메세지 오는 것도 기대하지 마~!

친구: 왜, 도착했다고 전화주면 더 편할 것 아니야? 

나: 그렇지. 편하지. 그런데 전화 안 해준다니까...... 


그럼 어떻게 소포를 받느냐구요? 바로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공동 편지함의 우리 집 편지함에 쪽지를 넣어주면, 바로 알 수 있답니다. 사진의 노란색 쪽지가 바로 소포가 왔으니 받아가라는 말입니다. 아놔, 미리 알려주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받을 수 있잖아요? 맞아요. 


그런데 우체부도 고정되어 있지 않고, 가끔 바뀌는 편이라 좀 어렵답니다. 


 

친구: 그럼 언제 찾으러 가? 

나: 으응~ 우체부 오는 시간 맞춰서 쪽지 가지고 마을에 나가면 돼......

친구: 뭐? 그럼 우체부가 언제 오는데? 

나: 아마 10시 30분에서 12시 사이에 올 걸~

친구: 헐~


ㅠ,ㅠ 그러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이야기이죠? 위의 사진에 빨간 줄로 쳐진 부분을 해석하면 "우체부가 지나가는 시간"에 소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여 우리는 이제 마을에 갑니다. 소포를 받기 위해 마을 시청에 전화를 먼저합니다. 

언제 우체부가 오는지 대략 감이라도 잡으려고......

아니면, 그날 일하는 우체부 휴대폰에 전화를 해 행방을 묻습니다. 

언제쯤 우리 고산마을에 올라오는지...... 


그렇게 대략의 시간을 계산하여 우리는 마을에서 우체부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에게 소문을 냅니다. 오늘 소포 받을 일이 있다고...... 우체부가 잊어버리고 그냥 지나가지 않도록 만나는 마을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놓으면 좀 편합니다. 



자~ 우체부가 오면 모든 근심 걱정 울화통이 사라집니다. 느리다고 화내도 소용없는 스페인 산간 지역의 소포 받기이니까요. 


우체국이 없으니 우체부가 차에서 직접 소포를 꺼내줍니다. 


친구: 헐~! 뭐야? 우체국 차량도 아니고, 우체국 오토바이도 아니고...... 크아~! 대단하다. 


우리는 노란 쪽지를 우체부에게 전달하고 서명하고 소포를 받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무사히 세관 심사 잘하고 받을 수 있었네요. 정말 다행인 일입니다. ^^



이제 행복한 얼굴로 소포 받아 집으로 옵니다. 

친구는 아내가 기다리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우리에게 선물을 잔뜩 풀어놓고 갔습니다. ^^*


정말 소포는 산타할아버지께 받는 선물처럼 행복합니다. 이 속에서 잔뜩 나온 것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먹거리, 김과 카레, 그리고 우리 부부를 위한 안주, 국내산 쥐포~! 얏호~! 정말 맛있었어요~! 

요즘 종이 접기에 신들린 첫째를 위한 종이접기 책과 색종이~! 유후~!!! 아이는 신나서 좋아요~!!!

지리산에서 온 곰 세마리와 아이들 머리끈~! ^^* 

추운 고산에서 추위 잘 나라고 아주 두꺼운 모자와 겨울용 작업 장갑~!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은 이 두 물건을 받아들고 깜짝 놀랐답니다. 


산또르: 한국은 정말 춥긴 춥나 봐~ 모자가 두 겹 두툼한 게...... 정말 좋네~! 


정말 이렇게 모자 쓰고 외출했다 오면, 그럽니다. 


산또르: 아~! 더워 죽는 줄 알았네~! 


그리고 저 탄력성 있는 한국산 작업용 장갑은 정말 수준이 높아 남편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너무 수준 높은 장갑이라고......  

지리산에서 온 국립공원 이야기~! 역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읽을 거리~! 아주 좋았어요. 아이들도 좋아하고 남편도 좋아한 자연 이야기와 환경 이야기~!!! 위의 곰돌이를 직접 종이로 만들 수 있어 아이는 열심히 집중하여 만들기에 임해 아주 좋았답니다. 


게다가 곰 만들기를 친구들하고 같이 하라고 마을 어린이 수에 맞춰 보내주었답니다. ^^*

국내에 도입된 반달가슴곰이 지금 지리산에 있다고 합니다. 한반도에서는 멸종된 우리나라 곰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종복원기술원에서 이런 복원센터를 마련해 지리산에 곰 동굴을~! 우와, 이번 소포로 우리는 또 색다른 즐거움을 맛보았답니다. 


친구: 그래도 이번에 소포를 빨리 받은 편인 거지? 

나: 그럼, 어떤 때는 아에 못 받고 돌려보낸 경우도 있으니 말이야. 

친구: 그래, 여기 살면 진짜 보살되겠어~!

나: 그렇다고 했잖아? 화내도 소용없다고.......


그러게요. 한국처럼 도서산간 지역도 혜택을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이곳에서 살다보니 나름대로 여유도 생기고 인내도 생긴답니다. 다 살다 보면 어찌어찌할 방법이 있는 것이지~ 그렇죠? 


오늘도 즐거운 하루~!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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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권우선 2016.01.20 10:17 신고 URL EDIT REPLY
아침에 설거지 끝내놓고 읽어요. 미소가 절로 나는 행복한 사연이네요. 산타 친구가 있어 조으시겠어요. 감사합니당.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1.21 03:43 신고 URL EDIT
권우선님, 만나서 반가워요~!

아침 여유를 미소로 보내셨다니 제게도 기쁨을 주시네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친구 덕에 이런 행복도 얻네요.
BlogIcon Phillip Lim 2016.01.20 17:50 신고 URL EDIT REPLY
이런거 보면, 한국이 언제부터 이렇게 됬는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런 부분을 괜찮해서 ..... 답답하지 않고?

아주 귀중한 선물이군요.
아이들이 행복해 보입니다.
아무튼 외국생활(스페인 산골)이 ?. 상당히 오지인가요?

아무튼 가끔 들어와 귀하가 써 글을 읽으며, 빙그레 & 재미나게 조읍니다.

난 낼(21일) 부터, 10일 정도, 스페인을 겨울방학 여행을 합니다.
산똘님의 "뜨거워 죽는 줄 알았네,,,,,"
한거 보니
스페인이 한국보다 날씨가 온화한가 보죠?
그렇지 않으면 한국 산의 떨모자와 장갑의 품질 넘 조타고요?

요즘 날씨(마드리드, 세비아, 그라나다, 발렌시아, 바르셀로나 순으로)가
어떤가요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1.21 03:48 신고 URL EDIT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

마드리드는 한국만큼 춥고요, 세비야, 그라나다, 발렌시아는 그래도 늦가을 같은 따뜻함이 어느 정도 있답니다. 바르셀로나도 따뜻한 곳이 있는데, 그래도 겨울이니 추울수도 있답니다. 한국보다는 훨씬 괜찮다고 말씀드릴게요. ^^ 따뜻한 외투며 괜찮을까요? 너무 두툼한 것은 부담이 되니 말입니다.

오늘 기준, 마드리드: 8도, 세비야: 16도, 발렌시아: 17도, 바르셀로나:15도입니다. www.aemet.es 참조하세요
BlogIcon 해피아로마 2016.01.20 17:59 신고 URL EDIT REPLY
정말 좋은 친구분을 두셨군요 ㅎㅎ 행복한 모습이 그려집니다 한국의 택배체계는 정말 왔다인거 같아요 ㅎㅎ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1.21 03:48 신고 URL EDIT
그렇죠. 그런데 정말 택배 기사님들 고생 많이 하시네요. ㅠ,ㅠ
BlogIcon 드림 사랑 2016.01.20 19:37 신고 URL EDIT REPLY
산들이 산들 무지개님
오랜만에 살짝쿵 들리고갑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1.21 03:48 신고 URL EDIT
고맙습니다. ^^
BlogIcon 프라우지니 2016.01.21 02:42 신고 URL EDIT REPLY
이번에는 별도의 세금없이 무사하게 선물을 받으셨네요. 축하축하!
그안에 들어있는 선물보따리 (특히 카레^^) 먹거리도, 아이들 놀거리도 많아서 제가 다 행복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1.21 03:49 신고 URL EDIT
네~! 고마워요. 이번에는 무사히 받았어요!!!
카레 좀 보내드릴까요? 친구가 몇 개 보냈는데, 혹시 지니님 원하시면 제가 당장 보내드릴게요. 대신 언제 우체국에 갈지는 장담 못합니다. ^^
BlogIcon Tonio 2016.01.21 02:48 신고 URL EDIT REPLY
엇. . . 그라나다 소도시에서 지내는데, 제가 있는곳은 택배나 착불의 경우는 오기전에 전화주고 오더라구요. 지내시는곳은 또 다른가 보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1.21 03:51 신고 URL EDIT
오~ 부럽네요. 소도시라 다른가 봐요. 여긴 거의 오지라...... ㅠ,ㅠ
암튼 그런 서비스가 있는 곳에 사시니 부럽네요.

앗! 택배나 착불은 전화가 오지요. 우체국 소포만 전화가 안 온답니다. 물론 택배는 아주 늦게 오지요.
BlogIcon Tonio | 2016.01.21 09:10 신고 URL EDIT
아. . . 우체국 소포는 주의 깊게 살피지 않았어서 긴가민가 하네요. . . 다음에 올땐 주의깊게 확인해봐야겠습니다ㅎㅎ
BlogIcon Phillip Lim 2016.01.21 03:51 신고 URL EDIT REPLY
날씨!
감사합니다.
지금광주에서출발중입니다.
좋은하루되세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1.21 03:54 신고 URL EDIT
아~! 네~!!! 무사한 비행기 여행과 즐거운 스페인 여행 바랍니다. 파이팅~!!! ^^
luna 2016.01.21 05:17 신고 URL EDIT REPLY
아아아아 저리 큰 박스가 제재없이 통과된 행운이라니 얼마나 다행인지 내가 다 기쁘네요.
소포받기 생각만 하면 아직도 천불이 나서 진정이 안되는데 언니가 전화 할때마다 한숨을 쉽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온갖것을 보내줬었는데 어느날부터 세금을 받기 시작하더니 작년엔 5월 16일에
보낸 소포가 결국은 8월에 한국에 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진뒤에 소포를 안보내고 있어요.
소포 내용물 영수증을 첨부 하라는데 곰아저씨 이메일로 실랑이를 벌이다 완전 뚜껑 열리고 아니
도대체 아이 생일옷 하고 김종류 몇가지에 58유로 세금 물리며 영수증도 요구 하는데 미친거 아닌가요?

워낙히 소포가 많이 오다보니 리스트에 올려져 이리 싸가지가 네가지로 구는지 제작년 6월에 보낸
소포를 8월 마지막주에 받으며 난리친거 생각하면 산들님 이리 소포를 수월히 받으니 너무 기뻐요.
BlogIcon sponch 2016.01.21 11:15 신고 URL EDIT REPLY
축하드립니다! 무사히 선물을 받으셨군요. 참 한국은 살기 편리한 점이 많죠. 전에 친정엄마께서 뭘 보내셨는데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저희집에 소포가 도착했었는데 사람이 없어서 다시 우체국으로 돌아간다는 문자메세지가 울 엄니 핸드폰으로 왔데요. ㅋㅋㅋ
BlogIcon 비단강 2016.01.21 17:02 신고 URL EDIT REPLY
이제 그럼 산들님께 소포를 보내려면
초능력 텔레파시로 보내야겠네요?
아님 스페인 정부에 탄원서를?ㅎㅎ
BlogIcon 빈컵 2016.01.22 08:10 신고 URL EDIT REPLY
참을인.
BlogIcon 김치 2016.01.22 23:37 신고 URL EDIT REPLY
ㅎㅎ 이제 완전 느긋한 유럽시민이 다 되신 것 같습니다. (짝짝짝) 한국 정말 좋죠. 소포 뿐입니까 전자제품 서비스며 인터넷 설치며 각종 고객ㄱ샌터 서비스 정말 다른 나라에 비하면 신속하고 저렴하고 환상적이죠... 그런데.... 그런게 모두 거기서 일하시는 분들 저임금에 형편없는 근무환경 엄청난 노동착취로 가능한 것들이라는 함정... 호주에 1년 정도 살았던 적이 있는데 처음 은행계좌 오픈할 때 정말 충격을 받았어요. 한 시간 반 정도 기다렸거든요! 근데 마침 그 때 한국에선 어느 은행에선가 10분 이상 기다리면 천원을 보상해주는 정책까지 도입됐었어요. 두 시간 가까이 통장하나 개설하려고 기다린 고객에게 사과는 커녕 안쓰러운 기색조차 없는 무뚝뚝한 은행원, 누구하나 느려터진 서비스에 불평 한 마디 없이 기다리는 사람들... 저한텐 문화충격이었죠.
BlogIcon 김치 | 2016.01.22 23:48 신고 URL EDIT
우리가 서비스받는 입장에선 한국식이 좋을 수 있지만 우리 또한 어디선가 일하는 노동자잖아요. 고객의 입장이 아닌 은행원의 입장에서 상황을 다시 생각해봤죠. 그랬더니 한국이 마냥 좋다고만은 못하겠더라구요. 뭐 그렇다고 스페인 소포시스템이 부럽다는건 절대 아니지만 ㅋㅋㅋ 우리나라의 "고객제일주의"라든가 "고객은 항상 옳다"라는 식의 사고방식은 사실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지나가다 2016.09.26 04:28 신고 URL EDIT REPLY
사실 집에 우편물을 직접 배달하는 우편시스템은 세계에 몇 나라 없답니다. 글을 자꾸 보게 되네요. 화이팅~ 전 해발 2,000메타에 사는데 고고산에 사나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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