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산 [참나무집]의 세탁 나들이
뜸한 일기/가족

이제 봄입니다~!!!


어떻게 절기에 맞게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지 모릅니다. 이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서도 싹이 톡톡 조용한 소리를 내면서 나무에서, 땅에서 나오고 있답니다. 블루베리처럼 생긴 엔드리노(endrino) 나무에서도 흰색 봉우리가 톡톡 터질 기세를 보이고 있답니다. 


스페인 고산에서는 1, 2월에 가장 추우며 3월은 환절기로 날씨 변화에 우중충하면서도 따뜻해지는 기운이 느껴진답니다. 4월은 비가 한바탕 내려주며 시원한 봄소식을 터트려줍니다. 식물이 환호하면서 싹을 틔우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물이 부족한 스페인 고산은 이때를 잘 활용하지 않으면 안 된답니다. 비 소식은 곧 물 소식이 되니 말입니다. 빗물을 받아 쓰는 농가가 대부분이고, 마을의 모든 이들이 샘에서 물을 길어 식수로 이용하기 때문에 비가 오지 않으면 물이 끊기는지라 마을 사람들 대부분 이 자연의 변화에 아주 민감해진 상태랍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저는 물 걱정하는 사람들을 만난 듯합니다. 소방관이든, 선생님이든, 의사든, 농부든, 정육점 아줌마든, 바의 주인이든, 다들 다~ 이 물 걱정을 합니다. 비가 안 오면 샘에서도 물이 안 나올 텐데 큰일이야~! 하면서 말이지요. 



하늘에 구름이 덮였습니다. 햇살이 간간이 인사하지만 요즘 날씨가 이렇게 우중충합니다. 구름이 많이 끼어 비라도 내려줬으면~ 하고 바라지만 비는 이슬비만 내립니다. 


이런 날은 참 난감합니다. 비도 안 내리고, 해도 안 뜨면...... 빨래하기가 전혀 가능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물이 부족하니 빨래도 안 되고, 해가 안 뜨니 태양광 전지가 풀 가동하지 않기 때문에 세탁기를 쓸 수도 없답니다. 


여기서 우리 [참나무집]이 참 낭만적으로 느껴진다고 하신 독자님들은 시골 생활의 어려움을 보실 수 있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현실을 참 긍정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답니다. 


바로 세탁 나들이하기에 좋기 때문이지요. 



간밤에 내린 비로 어느 정도 저수탱크에 물이 채워졌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물이 채워져도 해가 뜨지 않아 우리는 밀린 빨래를 위해 세탁 나들이를 합니다. 


구불구불 해발 1,200m 산속의 도로를 타고 지중해 연안의 도시, 카스테욘으로 향합니다. 


그곳에 동전 세탁실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참에 스페인의 동전 세탁소 구경 한 번 해보세요~! 

정말 깔끔하고 모던합니다. 다른 곳과 차이가 납니다. 요즘 이런 식으로 셀프 동전 세탁소가 생겨나고 있는데, 참 마음에 듭니다. 세탁도 30분에 짜잔 하고 끝나버리니 아주 편하고 좋네요. 건조기도 있어서 우중충한 날씨를 보이는 고산 가족에게는 환상입니다. 



일단 셀프 동전 세탁실 내부 풍경입니다. 아빠와 아이들은 오자마자 간식 타령으로 자판기에서 무엇인가를 꺼내고 있습니다.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대용량의 빨랫감도 들어가 아주 좋네요. 이불 빨래도 가능하고...... 



가격은 다림질 15분 - 1유로, 건조기 17Kg - 2유로, 건조기 11Kg - 2유로, 빨래 14Kg - 6유로, 빨래 19Kg- 7유로, 손빨래 기능을 위한 특수 빨래는 11Kg - 8유로가 되겠습니다. 


스페인의 전기세와, 세탁소 가격을 고려하면 한 번 이렇게 쉽게 빠는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는 편입니다. 



다림질 기계 



자, 자~ 아빠, 빨리 뽑아줘~! 



누리는 벌써 자리 잡고 음료수를 마시고 있습니다. 

이곳은 와이파이도 무료로 제공해 빨래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인터넷 서핑이 가능합니다. 



우리가 갔을 때도 꽤 많은 이들이 왔는데, 다들 빨래를 돌려놓고 어디론가 가 버리더라고요. 우리처럼 산에서 온 사람들은 어디 가지 않고 문명의 신기함을 구경하느라 이곳에서 줄곧 놀았네요. 



자, 현금을 동전으로 바꾸어 이제 본격적인 [참나무집] 빨래를 돌립니다. 


덕분에 시골 생활의 위기를 이렇게 우리는 극복했습니다. 시골에 사는 것은 고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언제든 도시 나가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도시 구경도 하고, 장도 보고, 다양하게 이 위기(?)를 극복합니다. 



동전 세탁소에서 간식이 불만이었던지라 우리는 근처 카페에서 아이들 욕구를 충족해주었습니다. 아이들도 세탁 나들이가 은근히 기다려지나 봅니다. ^^


이제 이곳도 봄입니다. 신선한 봄 소식과 화창한 꽃들이 곧 우리 안구를 정화해주기를 희망하면서...... 


여러분도 즐거운 봄, 설레는 봄을 맞으시길 바랍니다.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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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호박공주 2016.03.23 07:25 신고 URL EDIT REPLY
ㅎ불편하실것같은데,산들님이소개하시니까,왠지부럽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24 03:28 신고 URL EDIT
호박공주님, 언제나 이렇게 이쁘게 봐주시니 그렇지요. 오히려 제가 이렇게 즐거워해주시니 부끄럼없이 우리의 일상 이야기를 할 수 있네요. 그래서 고맙습니당~~~
luna 2016.03.23 07:34 신고 URL EDIT REPLY
일요일의 라모스를 시작으로 부활절을 알림과 동시에 비가 오더니 밤하늘이
참 맑기도 하고 밤공기도 차가움보다 상큼한 봄내음을 머금고 있는거 같아요.

지난달에 알뜰하게 쓴다고 썼는데 오늘 나온 전기료가 만만치 않아 짜증입니다.
스페인은 전기를 쓰든 안쓰든 기본료도 왜그리 많이 받아가는지 도독놈들 소리가 절로 나와요.

뭔놈의 축제도 행사도 많은지 내일부터 일요일까지 그야말로 풀가동이라
지난주부터 부활절에 내놓을 음식 준비 하느라 아주 기운이 다빠졌어요.
거기다 내일 호텔 사장이 부활절을 여기서 보낸다고 온다해서 내일 저녁담당으로
당첨 되어서 스트레스 지대로인데 아니 작년 연말 그바쁜때에 와서 직원들 힘들게 하드만
브라질에 포르투갈에 아프리카에 바르셀로나등 그 많은 자기 소유 호텔중에 왜 이곳에
주구장창 것도 제일 바뻐서 정신없을때만 온다고 하는지 증말 왕 스트레스로 미춰버리겠다니깐요.
자기 신경쓰지 말고 일하라 하는데 동서고금을 통틀어 주인이 와있는데 어케 신경을 안쓰고 일하나요?

노을 | 2016.03.23 18:15 신고 URL EDIT
루나님 그렇죠 ceo는 직원을 위한 배려를 해야 하는데 ......
그래도 갑질을 안한다면 그나마 암튼 뭐라고 할말이 없네요 힘내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24 03:30 신고 URL EDIT
오~ 루나님께 정말 죄송한 말씀인데 전 왜 이렇게 웃겼는지 모르겠어요. 주인이 정신 없을 때만 온다고 하셔서...... 신경쓰지 말라는 주인이나 신경이 안 쓰이냐고 묻는 직원이나...... 스페인다운 느낌이 나서 좀 웃었습니다. 죄송해요~!!!

그러게 루나님 정말 스트레스네요. 부활절 휴가가 루나님께는 정말 엄청난 일과로 다가오네요. 노는 사람들은 좋은데 일하는 사람은 일이 두 배가 되니 넘 안타깝네요. 화이팅~! 루나님. ^^
BlogIcon scholars 2016.03.23 09:09 신고 URL EDIT REPLY
지난 겨울, 세탁기 수도가 얼어서 저도 처음으로 코인론드리에 겄네요 어쩐지 꺼림직 했는데 막상 가보니 깨끗하게 관리가 되있었고 빨래도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어요 겨울이불이랑 집에서 빨기에 벅차고 먼지피는 큰빨래 다시 가지고 가야겠어요 싸가지고 다니기에 불편은 했지만 기다리는 시간 주변 산책도 하고 색다른 기분으로 지내보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24 03:31 신고 URL EDIT
하하하! 그러다 중독됩니다. 우리 가족도 처음에는 한 번 해보자 하고 갔는데 뜻밖으로 빨래도 잘 되고 효율적이라 자주 사용하게 되었답니다. ^^
scholars님도 즐거운 하루~~~
BlogIcon sponch 2016.03.23 11:43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나름 시골 (?)에 사는지라 어느정도 고산생활의 불편을 짐작하고 있었기에 있는 그대로 즐기며 누리며 사는 산들님네 가족이 더 멋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여긴 이제 확실히 쌀쌀해졌네요. 여기 겨울은 습해서 빨래가 진짜 잘 안 마르거든요. 올 겨울엔 건조기 하나 사고 싶은데 가능할 지 모르겠네용. ㅎㅎ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24 03:33 신고 URL EDIT
오! 그곳은 이제 추운 계절로 가고 있네요.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요, 감기에 자주 걸리질 않길 바라봅니다. 우리 가족은 막판에 감기에 다들 걸려 정말 생고생했답니다.
노을 2016.03.23 18:26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전에 친구집에 살때 반지하라 빨래건조가 힘들어 지하철타고 건대입구까지 가서 세탁해온 일이 있어요 거긴 다리미판은 없었고 건조기까지 있었어요 가격은 몇년이 지나서 생각이 안나네요
하지만 가족들이 이런걸 즐기니 괜찮은것 같네요

전 일하는 그룹홈에 보일러관이 노후되서 2층 것도 전구쪽으로 부랴부랴 공사를 했지만 공사하는 아저씨가 공사비도 비싸게 요구하고 작업장에서 행정도우미 선생님은 그런것도 안알아봤냐고 하고 2층샘은 불안하다고 하면서 하루종일 그러니 완전 스트레스 받고 힘들었어요
하지만 주민센터에서 봐주시고 계획서 내면 도와주겠다고 하고 인근 명일동성당에서도 재정이 넉넉하지 않지만 일부 도와주시겠다고 하네요 시설장님은 방산시장이 장판이 싸다고 내일 견적알아봐주신다고 하네요 이런게 전화위복이 아닐까요? 암튼 어젠 맘고생했어요
luna | 2016.03.24 02:12 신고 URL EDIT
아이고 노을님 고생하셨네요.
뭐 고치려 공사 하자면 생각보다 왤케 돈이 많이 드는지 몰라요.
시간이 지나면 모두 해결될거니깐 너무 걱정말고 스트레스 받지 말아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24 03:35 신고 URL EDIT
아, 정말 뜻하지 않는 일들이 가끔 벌어져요. 그럴 때는 출구가 어딘지도 모르게 고민할 때도 많고 스트레스 받을 때도 많고...... 그래도 주변에 좋으신 분들이 많아 그나마 다행입니다. 아~~~

잘 해결될 거라고 믿어요. 루나님 말씀대로 시간 지나면 해결되니 우리 모두 넘 스트레스 받지 말아요. 아자~!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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