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물건을 고쳐 쓰는 남편
뜸한 일기/부부

볼일이 있어 발렌시아에 외출 갔다 돌아오니 이런 풍경이 부엌에서 떡하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아파 전에 미뤄둔 일을 이제 해결하고 돌아왔기에 남편이 하루 휴가를 내고 아이들 보면서 집에 있었지요. 


'집에 있으면 청소라도 좀 하지. 이게 뭐지?'


이 풍경을 보자마자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뭘 또 집중하고 있는 남편 모습을 보니 또 산또르 남편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 조립하고 발명하고 뭐 집에 있어도 온 집안이 자신의 연구실인 듯, 작업실인 듯 그 자연스러움이 묻어나 이제는 경지의 상태에 들어섰습니다. 이건 뭐 아무 일도 아닌 게야. 



맥주 장비에 쓰일 전동판을 만들고 조립하고 있습니다. 이 일이 끝나자 생각났다는 듯 남편은 다른 일거리를 가져옵니다.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 사는 우리 집에는 흐르는 수도관이 없답니다. 그래서 샘에서 식수를 길러와 해결합니다. 플라스틱이 몸에 좋지 않다고 하여 우리 가족은 전통적으로 이곳에서 쓰이던 유리 물항아리를 사서 이용해왔는데요, 그 유리 항아리를 감싸던 플라스틱 재질의 보호막이 끊어져 들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답니다. 


그것을 새로 사도 되는데 남편은 언제나 또 고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못을 달구기 위해 한국에서 선물받은 토치에 불을~ 화아악 달아오르는 못에 기분이 좋아진 남편이 그러네요. 


"정말 이 토치, 대단히 유용해~!!!"



이제 물병 손잡이를 연결할 곳에 구멍을 뚫습니다. 

손잡이가 위와 아래로 떨어져 나가 무거운 항아리를 들 수 없기 때문이지요. 

 


또 불에 못을 달구고 하나씩 하나씩 구멍을 뚫습니다. 



뚫린 구멍에 철실을 박아 조아주면 끝이라네요. 


"손잡이 잡을 때 손이 아프지 않아야 하는데......"


옆에 있는 아내에게 이런 소릴 하면서 열심히 고칩니다. 



꽉, 꽉 조여주니 이제 꽤 괜찮네요. 


"남편, 손이 하나도 안 아파~! 정말 잘 고쳤어."


남편도 흐뭇하게 웃네요. 


"거 봐. 이참에 이렇게 고쳐놓으니 또 쓸 수 있고 좋지."


이렇게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에서는 재활용과 고쳐 쓰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


※ 여러분, 저는 요즘 블로그에 글 올리기가 아주 재미있어졌답니다. 일단은 일상의 이야기를 부담 없이 올려 재미있고, 이런 이야기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진정' 있어서 그렇고, 무엇보다도 집착 어린 글쓰기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행복합니다. 공감에 연연하지 않고, 쓰고 싶은 이야기와 올리고 싶은 사진, 함께 나누고 싶은 풍경들을 나눌 수 있어 좋네요. 전에는 [해외생활]이라는 카테고리에서 정말 잘해보고 싶어 아등바등한 느낌이 드는데, 이제는 집착 탁 내려놓고 그냥 흐르는 대로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아무쪼록 여러분도 이런 소소한 변화에 같이 즐기면서 제 글을 읽어주시면 아주 고맙겠습니다. [해외생활]이라는 카테고리에 제 글이 보이지 않아도 다른 곳에서 제 글을 많이 발견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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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om 2016.03.25 00:19 신고 URL EDIT REPLY
역시 산디과 출신은 다르군요.

옆건물 산디과 출신들 작업 하는 것 보면 처절할 정도로 두드리고 부수며 만드는 모습에 고생한다 생각했었지요.
산돌씨도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26 03:14 신고 URL EDIT
그런가요? 아마도 작업하는 사람들은 거의 비슷할 것 같아요. ^^
2016.03.25 00:42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26 03:15 신고 URL EDIT
아이~ 언제나 고마운 마음 뿐이지요. 그런데 요즘 aOOOOOO OOOO님도 대단한 포스팅 쓰시던데요. 와우~! 엄청나게 놀랐답니다. 넘 이뿌게 잘 하셔서...... ^^ 저도 파이팅요
BlogIcon 땅끝여행자 2016.03.25 09:21 신고 URL EDIT REPLY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모습이 좋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26 03:15 신고 URL EDIT
고맙습니다. ^^*
BlogIcon 해피아로마 2016.03.25 14:14 신고 URL EDIT REPLY
집착을 버리고 새로운 재미를 느끼시고 계시는 산들님 화이팅이에요 집착을 버린다는게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인데 며칠전 혜민스님이 잘쓰지 않는 물건 있으면 하루에 하나라도 버려보라고 그렇게 하다보면 다른걸 얻는게 있을꺼라는 말씀에 반성하게 되었답니다 물건뿐만 아니라 마음의 집착도 내려놓음이 필요한 것인데 소소한 행복의 시간을 나눠주심에 감사합니다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26 03:17 신고 URL EDIT
정말 저도 물건을 하나씩 버리고 싶네요. 좀 가볍게 말이지요. 살도 좀 빼야 하고...... 좀 무거워지는 중년이니 더 가벼워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그것도 좀 어렵네요. ^^ 해피아로마님도 이렇게 같이 공감, 소통해주셔서 제가 배우는 것이 많답니다. 땡큐~~~
BlogIcon 젬마 2016.03.25 16:49 신고 URL EDIT REPLY
재미있어요
신기하고 즐겁고 읽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아마 한국에서 우연히 마주치면
오래만난사람처럼 반갑게 악수할지도 몰라요.
그런 행운이 온다면요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26 03:17 신고 URL EDIT
하하하! 그러게요. 정말 지난해 한국 갔을 때 몇몇 분이 우리 가족을 알아 보셔서 참 놀랐답니다. 근데 혼자 다니면 전혀 알아보지 못하시더라고요. 아마 우리는 세트로 다녀야 하나 봅니다. ^^
BlogIcon 동막골 2016.03.25 17:24 신고 URL EDIT REPLY
누가 보기엔 아둥바둥으로 보일지 몰라도
지구를 사랑하는 일이 분명합니다.
전 하고싶어도 능력 부족으로 못하니 감사할 다름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26 03:19 신고 URL EDIT
동막골님도 마음이 선하시네요. ^^ 이렇게 지구 생각하시는 마음 보여서...... 오늘도 힘찬 날들......! 항상 행복하세요.
BlogIcon 비단강 2016.03.25 18:22 신고 URL EDIT REPLY
아이고... 산들님 그간 댓글도 달지 못하며 한동안 지나갔네요.
항상 열정 넘치는 산들님의 파이팅을 항상 지켜보고는 있지요.
토치를 제대로 제 값을 하게 만드는 산똘님이십니다.
식수를 길어다 먹는 산들님네 가족들, 정말로 자연의 품에서
살고 있는 겁니다.


영원할 것 같고 완전무결할 것 같은 태양도 이지러질 때가 있음을 앎에도 불구하고 나는 영원과 무결을 강요하며, 내가 원하는 것들은 언제나 먼 곳에 있음을 알면서도 천치처럼 지금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나를 자꾸 발견하게 됩니다.
별 것 아닌 것에 목숨을 거는 삶이 아니라,
별 것 아닌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생활을 꿈꿉니다. ^^

그동안 못한 응원을 모으고 모아서
“산들님 화이팅!!!”
luna | 2016.03.26 01:50 신고 URL EDIT
비단강님!!!!!!!!!!!!!!!!!!!
어케 잘지내셨나요? 오랜만 이어요.
금요일의 성인인 오늘 부활절을 맞아 그야말로 초죽임이 되어 돌아왔다가
조금 쉬고 다시 저녁 전쟁속으로 나가야 되는뎅 비단강님 멋진 댓글에 뭉크 뭉크해요.
영원할것같고 완전무결할것 같은을 다시한번 큰소리로 되내이며 먼곳을 헤매임을 반성 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26 03:21 신고 URL EDIT
그렇잖아도 비단강님 요즘 바쁘신가...... 꽤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저도 스트레스를 좀 줄이고 일상을 즐기자, 라는 마음이 드니 좀 나아졌답니다. 물론, 저도 세속에 있는 사람이라 비단강님 마음처럼 그럴 때가 많답니다. 그러나 어쩌겠어요? 하나씩 깨달아가면서 사는 것이지요. ^^*

비단강님, 언젠가는 여유로운 날이 꼭 오길 바랍니다. 여유를 갖는 것은 생각을 더 할 수 있고, 신중함과 실천이 가능하기에...... 속도를 늦추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왜냐하면 비단강님에게 속도 보다는 느림이 퍽 어울리거든요. 파이팅~!!!

저도 멀리서 큰 응원보네요.
"비단강님, 화이팅~!!!!"
BlogIcon 인영이 2016.03.26 00:50 신고 URL EDIT REPLY
와! 산똘님 정말 못 하시는 게 없으시네요!! 또 그런 모습을 예쁘게 봐주는 산들님까지!! 정말 보기 좋아요 :-) 며칠전에 오랜만에 들렀는데 재밌는 글이 너무 많아서 어떤 것부터 읽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이었어요!! 산들님께서 글쓰기를 즐겁기 하신다니 그 기운이 글에서도 느껴지는 것 같네요 !! 완연한 봄이 오기 전까지 건강 유의하시고 가족 모두 행복하시길 바라요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26 03:23 신고 URL EDIT
우와~! 인영이님. 이렇게 오랜만에 또~!!!
그렇잖아도 지난 사진 들춰보면서 인영이님 얼굴 보고 많이 생각했는데...... 거짓말 아니라..... ^^
재밌는 글이 많죠? 정말루 즐겁게 읽어주세용~!!
인영이님도 건강 유의하시고, 설레는 봄 맞으세요.
luna 2016.03.26 02:02 신고 URL EDIT REPLY
흐흐흐 저 토치 우리집에도 있어용
산들님 포스팅보고 1월에 왔던 친구가 곰아저씨 선물로 가져왔거든요.
산똘님 토치를 보던 곰아저씨가 내것이 더 현대식인것 같으다면서 너스레를 떠는데
아무리봐도 디자인이 약간 다를뿐 똑같은거 같은데 남자들이란 좀 유아스러운것 같아요. 하하하
산똘님도 그렇고 곰아저씨도 저토치를 너무 좋아하는것 같고 정말 유용한것 같아 대박선물 이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26 03:24 신고 URL EDIT
오! 곰아저씨께서도 토치를!!!
아무래도 최근에 선물 받으셨다면 더 최신식이지요.
우리 재부가 선물해주셨는데 토치 중에서 가장 비싼 것을 산또르 형님께...... ^^ 그래도 성능은 죽여줍니다. ^^*
정말 대박인 한국 선물이지요? 남자들은 왜 이런 것을 좋아할까?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네요.
BlogIcon happy♡ 2016.03.26 21:30 신고 URL EDIT REPLY
손재주가 넘나 부럽습니다~^^ 읽는 즐거움이 있는 글이네요!
BlogIcon sponch 2016.03.27 14:23 신고 URL EDIT REPLY
산똘님은 참 창의적이신 것 같아요. 더불어 생각을 실제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까지! 대단하십니다. ㅎㅎ 뿌듯한 시간쓰기 (?) 네요. 뭔가 다른 표현이 있을텐데 영 떠오르지가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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