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아이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만든 나무껍질 배

산들무지개 2016. 4. 11.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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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안에 사는 아이들이라 그런지, 자연 속에서 발견하는 모든 것이 장난감이 됩니다. 그런데 그 속에서 어릴 때 제가 나고 자란 추억이 속속 들어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아이들이 발견했던 재료가 어릴 때, 제가 발견했던 재료, 남편이 발견했던 재료, 그대로였습니다. 그것으로 장난감을 만들어서 놀던 모습이 아이들 속에서 고스란히 전해져 우리 부부는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한답니다. 


오늘은 바로 그런 모습을 소개할까 합니다. 


간밤에 내린 비로 구유통에는 물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밖에는 야생 꽃들이 만발하여 아이들은 어느새 나들이입니다. 그러다 꽃에 취해 놀던 우리 세 딸은 무엇인가 발견한 듯 우르르 집 안으로 몰려옵니다. 


"엄마, 엄마! 아빠, 아빠! 이것 봐. 이것으로 우리 배를 만들자."


큰 아이가 배를 만들자고 가져온 것은 나무껍질이었습니다. 장작 패다가 튀어나간 나무껍질 조각을 주워 물에 띄웠더니 둥둥 뜬 모습이 신기했나 봅니다. 작은 쌍둥이 아이들도 종알종알 언니가 말한 이야기를 되풀이합니다. 



우리 집 구유통에 물이 저렇게 고였습니다. 아이들은 나무껍질을 주워와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합니다. 

"여기 중간에 작대기를 꽂아서 배를 만들어 보자."

생각지도 못한 이런 이야기를 하니, 아~ 인간은 본능적으로 비슷한 물건을 생각해내는 능력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저도, 남편도 어렸을 때 이런 장난감 하나는 만들어봤거든요.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그런 경험이 있으실 듯하네요. ^^



일단, 아이가 이야기한 것대로 중간에 구멍만 내어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알아서들 나무 작대기를 구해와 아빠에게 잘라 달라 하네요. 그래서 이 나무 작대기만 넣으면 될까? 일단 아이가 결정할 수 있도록 엄마는 그냥 보기만 했습니다. 

 


나무 작대기를 나무껍질 판 홈에 고정합니다. 

그랬더니 아이는 어디서 또 재활용 종이를 잘라 와 자기가 알아서 뚝딱 돛을 만듭니다. 

'오~ 잘하는 걸~!'

저는 천으로 팔랑팔랑하게 돛을 만들어줄까 아주 복잡하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이는 이렇게 간단하게 종이 돛을 만들었습니다. 



아직 어린아이들이라 이런 것까지 생각할까 싶었는데 역시, 장난감 만들어서 노는 데에는 도가 튼 아이들입니다. 어설프게 보이지만 그래도 참신한 아이디어로 쭉 찢어 나무 작대기가 들어갈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작은 아이들도 그런 식으로 언니가 도와줘 완성했더니 우와, 4살 쌍둥이들은 그림까지 그려 넣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셋째 아이의 배입니다. 



렇게 하여 아이들이 완성한 나무껍질 배가 짜잔~ 오늘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이제 배를 띄워볼까? 바람이 어디서 불지? 바람 부는 반대 방향에 배를 놓아두면 스스로 알아서 붕~ 하고 떠서 이동해주네요~



물론 어설픈 아이의 솜씨지만 아이에게는 최고의 작품이, 장난감이 되었습니다. 



바람따라 둥둥~ 물결을 헤쳐라~ 이제 우리는 항해의 모험에 나선다. 



누리는 아빠에게 부탁해 작대기와 장식품을 다 고정했습니다. 누리의 배도 한 번 띄워볼까요? 



바람 부는 쪽에 두어 배가 자기 쪽으로 자꾸 오니 아이는 고개를 숙여 바람을 일으켜줍니다. 어서 항해하거라~! 

"누리야, 머리 물에 다 젖겠다."

그래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저 배가 둥둥 뜨는 것이 신기할 뿐이랍니다. 


역시, 자연 안에서 창의력이 발달하는 것은 우연이 아닌가 봅니다. 자연이 주는 선물은 바로 이런 것인가 봅니다. 감성이 깨어나고 모든 것이 생각의 씨앗이 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낸 자연산 나무껍질 배, 유년의 향수를 솔솔 불러일으킵니다. 아이들 덕분에 나도 행복했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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