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자연

꼬물이가 태어났어요

산들무지개 2016. 4. 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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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게도 우리 집고양이들은 소파에서 여유를 부리는 그런 고양이가 아닙니다. 대신 자연에 있으니 자연을 소파 삼아 그렇게 생활한답니다. 도시 살 때는 저도 신혼 초에 고양이를 집에서 길렀답니다. 그러다 시골로 이사 오니 집에 있던 고양이가 자꾸 밖에서만 생활하는 겁니다. 고양이도 동물 본능이 있으니 당연히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하는구나, 하며 저만의 착각(?)으로 자유롭게 키우게 되었습니다. 


방임이 아니라 구속하지 않고 고양이가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도록 그렇게 우리 집 한쪽에 자리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고양이는 더할 수 없는 반려묘가 되었습니다. 다른 집처럼 집안에서 키우지는 않지만 언제나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사랑스럽습니다. 


그렇게 제 첫 번째 고양이가 나은 새끼가 어른이 되어 또 새끼를 낳고, 그 새끼가 또 커서 또 새끼를 낳는 과정을 여러 번 보아왔습니다. 물론, 입양 보내는 고양이도 생기고, 어떤 고양이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한 번은 지나가던 이가 고양이가 자유롭게 풀렸다고 챙겨갈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풀어놓았지만, 엄연히 자기 집이 있는 고양이인데, 이 사람은 시골에 풀려있으니 누군가가 놓고 갔다고 오해하고 가져갈 뻔했지요) 


아무튼, 이래저래 고양이도 역사가 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우리 집고양이는 산책할 때마다 따라나서고, 밖에서 일할 때마다 어슬렁거리며 자신의 존재를 뽐낸답니다. 그런 고양이, 블랑키따가 며칠 전부터 근처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새끼 낳겠다 예고했답니다. 


전보다 더 사랑을 원하고, 전보다 더 쓰다듬어 달라며 왔다 갔다 하면서 애정을 갈구하는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그래도 내가 주인이라고, 옆에서 사랑해달라는 동물을 보니, 저도 뭉클해집니다, 날 믿어줘 고마워~)


그래서 우리 집고양이들이 지내는 장작 창고에 작은 방을 마련해줬습니다. 

뭐, 거창할 것도 없는 곳이지만, 어때요? 고양이에게 편하면 다~ 죠. 작은 상자에 구멍을 뚫어놓고, 안 입는 스웨터를 깔아줬습니다. 그리고 무게 나가는 나무로 안정성있게 눌러줬습니다. 

 


아침에 블랑키타가 드디어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 상태를 보기 위해 다시 상자를 열었더니 블랑키따는 많이 기다린 듯 갸르릉 거리면서 대견하게 있었습니다. 


'나 대견하죠? 나 새끼 낳았어요.'

하는 눈빛으로 절 보는데...... 또 심쿵~!


"나도 아이 낳아봐 아는데, 정말 고생했어." 

이런 말이 막 나옵니다. 



우유도 따뜻하게 데웠더니, 그 냄새를 맡고 먹이를 먹으러 옵니다. 사료는 눈에 보이지 않고 우유만 자꾸 먹는 블랑키타~! 그럴 줄 알고 미리 챙겨놓은 캔도 뜯었습니다. 



아빠는 한 녀석, 한 녀석 꼬물이를 꺼내어봅니다. 총 4마리입니다. 첫번째 녀석이 아빠 손에 들어갔고요, 이제 우리 아이들 손에도 한 마리씩 들어가 환영 인사를 받습니다. 



안녕?! 나도 꼬물이야. 아직 이름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태어난 지 하루도 안 된 꼬물이 녀석들을 보는 겁니다. 



누리의 손에 들어간 꼬물이. 마치 평생 저렇게 편하게 누리 품에 있었던 듯 편하게 있습니다. 



사라 손에 들어간 누렁이 꼬물이입니다. 우리 집은 전통적으로 이런 누렁이 이름이 삼입니다. 아마도 삼이 될 것 같은 이 운명~!



아이들과 아빠, 꼬물이에게 반해 저렇게 한참은 있었네요. 



무럭무럭 자라나라~! 뭐, 자라는 도중 입양도 가지만, 우리 집에 있는 동안은 행복하여라~! 



아이들도 행복한 미소를 짓습니다. 


"블랑키따가 불안해한다. 빨리 새끼들 엄마 품에 돌려줘야지~!"

아빠가 번뜻 생각났다는 듯,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야옹~! 우리 애기들 어서 놔주세요." 



블랑키따는 어느새 상자에 들어가 작은 녀석들을 받습니다. 정말 엄마 본능이 일어 네 마리를 한 품에 안는 녀석이 대견했습니다. 수고했어~!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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