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교육, 철학, 역사

스페인 아이들이 '상' 말고 받는 세 가지

산들무지개 2016. 4. 30.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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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린이, 청소년 학업 성취도 발표가 나오면 마치 국가의 경쟁마냥 떠들썩합니다. 한국은 항상 상위권에서 빠지지 않고 전 세계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답니다. 스페인에서 학업을 마친 저는 교사 친구들이 꽤 있답니다. 그들이 입수하는 정보에는 한국 학생들이 참 공부 잘하고 스마트하다며 제게 말하는 경우를 봤답니다. 


그런데 이런 통계 지표는 모든 것을 다 말해줄 수는 없지요? 여러분, 다 알고 계시리라 봅니다. 

가량 학업 성취도에서 낮은 스페인은 이민 온 학생들이 많고, 주에 따라 보편적 교육 체제를 유지하기 때문에 이 학생들을 가르칠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학업 성취도에서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런 스페인 어린이들의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 조사 결과를 살펴봤더니 아주 '학업 성취도'와는 다른 상반된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6/02/16/20160216003839.html

위의 자료는 최근의 자료인 듯합니다. 



이 자료는 2014년인가요?


    


2012, 2011년 자료


이 글을 쓰기 위해 세계적 지표인 통계 자료들을 찾아봤는데요, 스페인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는 떨어지지만, 주관적 행복지수나 삶의 만족도는 매년 상위권에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냥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모습을 보고 제가 느낀 아이들의 행복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아이들은 누군가가 관심 가져주고, 항상 곁에서 함께 하면 최고라고 하더군요. 물질적으로 뭘 사줘야 그 행복이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선생님, 이웃들의 관심이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관심 안에서 함께 사회 구성원의 일원이라는 믿음도 심어주고, 같이 무언가를 해나가는 과정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스페인 학교에서 행사하는데, 아이들은 잘해도, 못해도 꼭 받는 것이 있었습니다. 



스페인 학교에서는 '상' 말고 다른 세 가지를 받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 저도 초보 엄마이지만 이곳에 살면서 본 느낌은 그렇습니다. 

학교에서 상을 전혀 주지 않습니다. 대신, 학교에서는 함께 참여한 일이 있으면 그에 대응하는 '참여증'을 준답니다. 

달리기 대회를 해도, 독서 대회를 해도, 그림 그리기를 해도, 교통안전의 날 행사를 해도...... 

아이들이 다 이 행사에 참여하면 주는 '참여증'이 그것이었습니다. 



* 참여증



독서의 날에 아이들은 글짓기를 하고, 자신이 쓴 글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한 명씩 발표가 다 끝나면 마지막에 선생님들이 이 아이가 다 함께 참여했다는 깊은 뜻이 담긴 참여증을 준답니다. 



참여증을 받고 인증 사진을 찍는 아이들입니다. 크고 작은 학교에서 물론, 큰 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학교에서 하는 활동에는 위의 사진과 같이 참여증이 가장 큰 상이 된답니다. 



* 선생님의 운 베소(Un beso)


베소는 무엇인가요? 네~ 바로 얼굴 뺨에 뽀뽀해주는 스페인식 인사입니다. 자랑스러울 때, 달랠 때, 이들이 아끼지 않는 애정의 표현입니다. 아이들 하나하나 참여증을 주면서 선생님들은 이 아이들에게 볼에 뽀뽀해줍니다. 


"이 만큼 최선을 다해 잘했어~!"의 의미로 말입니다. 



선생님께 운 베소하는 아이입니다. 


* 선생님의 큰 포옹


그리고 운 베소와 함께 빠지지 않는 포옹도 포함됩니다. 

스페인 사람들이 아이들과의 소통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이것이랍니다. 큰 아이든, 작은 아이든, 잘했다고 안아주는 것~! 스페인 사람들의 애정 표현입니다. 우리에겐 지나쳐 보일 수도 있지만, 이곳 아이들에게는 큰 혜택이 되는 관심의 표현입니다. 


어떤 스페인 아동학자가 그러더군요.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이 친밀한 스킨십이라는 것. 특히 아이가 결심하여 누군가에게 안아주는 행동, 뽀뽀해주는 행동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하네요. 자신감과 저 사람에 대한 믿음을 스스로 보여준다며 말입니다.

 

 

 


저는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든, 못하는 아이든, 이렇게 믿음 있는 사람이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 풍경에 꽤 감동을 받았답니다. 경쟁이 아니라 동참이 더 우선되는 풍경, 사회 구성원이 되어 자발적 동참이 사회를 이끄는 힘이 되는 것처럼 아이들도 저절로 그런 것을 배우지 않을까? 어쩌면 물질보다도, 학업보다도, 더 이런 삶의 자신감과 '나'라는 주체성에서 더 만족하며 자라나지나 않을까 싶었습니다. 


오늘은 소소한 스페인 교육의 한 부분을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이런 소소한 풍경이지만 감동을 하고, 이 글을 씁니다. 아이들에게는 어른의 큰 관심이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또 느낀 하루였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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