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교육, 철학, 역사

스페인 학교에서 자전거를 가져오게 한 이유

산들무지개 2016. 5. 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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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리가 사는 스페인 고산의 산 조안 데 페냐골로사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톡을 받았습니다. 


"내일 OOOOO O로 비스타베야 학교에서 시행합니다. 

집에 있는 자전거나 파티네떼(영어로 스쿠터, 우리말로 쌩쌩이)를 가져오세요. 

안전모도 챙겨오세요."



학교에서 이런 교육도 하네? 신기하게 생각한 저는 마냥 아이들이 자전거 타고 노는 줄로만 알았답니다. 

그리고 아이들도 들떠 그냥 쌩하니 잠자리에서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했지요. 


여러분은 왜 자전거를 가져오라고 했는지 짐작하셨을까요? 


네~! 바로 맞추셨습니다. 


위의 OOOOO O은 바로 학교의 행사로 진행되는 교통(안전)교육의 날이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가 발표하는 통계 자료들입니다. 

http://www.who.int/violence_injury_prevention/road_safety_status/2015/GSRRS2015_data/en/



페인의 교통 상황이 어떤가 정보를 찾던 중 위의 링크를 따라가 보니 세계 여러 나라의 교통 상황 및 안전 예방, 사고 등을 분석한 데이터가 있더라고요. 


한국인들이 갖는 편견 중의 하나가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교통이 최악일 것이라는데요, 사실은 위의 통계에서 보니 꽤 선진국에 들어갔습니다. 안전띠 착용 비율이라든가, 헬멧 착용 등 통계면에서는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나라였습니다. 2013년에는 국가별 교통 사망사고 부분 백 만명당 37명 사고(세계 4위), 2014년에는 1명이 줄어 36명(세계 5위)이었고, 2015년에는 37명이었습니다. 한국은 2013년 101명, 2014년 93명, 2015년에는 120명이었습니다. 이런 정보를 보면 참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교통안전에 대한 인식이 늘어 뉴스를 보면 아이들 카시트 착용 의무화와 버스 내 안전띠 의무화도 참 반가운 부분입니다. 어서 한국도 교통 안전 지역으로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포스팅의 주제로 돌아와서, 스페인 학교에서는 어떤 식의 교통 안전 교육을 아이들에게 시킬까요? 


스페인 교통안전청에서 학교와 함께 주최하는 행사였습니다. 그럼 그 현장에 함께 가보실까요?



아침 일찍 아이들은 자전거와 쌩쌩이를 가져옵니다. 헬멧도 함께 가져와요~! 쌩쌩이도 반드시 헬멧 착용을 해야 합니다. 혹시 넘어지는 사고가 생길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뭐 의무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인식은 어릴 때부터 심어줘야 합니다. 


집에 자전거가 없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 쌩쌩이도 준비했습니다. 



아이들은 실습을 위해 마을의 프론톤(벽에 공을 던지며 하는 스페인 경기) 경기장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이론과 실습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원 모두 안전모를 착용했습니다!!! 물론 스페인에서는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그렇게 강하지 않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헬멧 착용률이 운전자, 동행자 모두 99%, 99.3%를 넘는 기이한 수치를 보입니다. (한국 73.8%)

(참고> http://www.who.int/violence_injury_prevention/road_safety_status/2015/TableA6.pdf?ua=1

그만큼 스페인 사람들은 안전에 대한 수칙을 강하게 준수합니다. 

이제 한 명씩 한 명씩 준비한 상황극에 도전합니다. 멈추어야 할 곳과 서행해야 할 곳, 안전 수칙을 지키면서 운전해갑니다. 

자원봉사로 마을의 할아버지 세 분이 오셔서 함께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교통 신호판을 보면서 지키고, 회전 도로를 돌며, 미리 만들어 놓은 상황 길에서 운전합니다. 



이번에는 보행자 룰을 배우며, 실습해봅니다. 한 명, 한 명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지도해줍니다. 



보행자도 안전한 횡단을 해야겠지요? 교통사고 중 보행자 사고도 자주 발생하는데, 그것에 대한 올바른 대처법을 배웁니다. 길에서는 오른쪽으로 걷고, 신호에서는 반드시 대기하며, 자전거 길과 보행자 길을 구분하는 등의 내용을 담습니다. 


여기서 스페인 학교의 교통 교육은 끝이 아니더군요. 


이제 실습장에서 나와 실제로 거리에서 안전 운행을 한 번 시도해봅니다. 


문제는 우리 마을이 아주 작아서 교통 신호판이 거의 없어 선생님들이 신호판을 미리 만들어 설치해놓았다는 사실입니다. 



동네 한 바퀴 돌면서 아이들은 교통 상황극 수업을 받습니다. 제가 찍은 마을의 일부 사진인데요, 선생님들이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지나갈 수 없소~!"



"어린이 출몰 지역, 서행 30"



"일단 멈춤"



"(우) 우선으로 지나갈 수 있음"


등등의 표시를 아이들이 배웠다네요. 작은마을이라 이런 교통안전의 날 행사에 부담 없이 배웠으리라고 봅니다. 알고 보니 카스테욘 지역의 크고 작은 마을에서 이런 식의 아이들 행사가 진행된다네요. 아무튼, 어릴 때부터 직접 배우는 교통안전에 대한 교육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날 이후 아이들이 하는 짓이란? 

다들 "통행금지"라네요. ^^


학교에서 교통국과 함께 참여증(수료증)까지 아이들에게 주었습니다. 


2016/04/30 - [스페인 이야기/교육, 철학] - 스페인 아이들이 '상' 말고 받는 세 가지

 

'상'이 아닌 참여한 증서가 최고의 가치를 발하는 이야기는 위의 제목을 클릭하세요. 



어때요? 스페인 아이들의 교통안전 교육 인상 깊었나요? 


한국이든, 스페인이든, 어느 나라든 교통사고 없으면 최고입니다. 

그런 날들을 위해 항상 안전운행합시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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