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무당집 같은 스페인의 희한한 성당
스페인 이야기/교육, 철학

정말 무당집 같은 분위기가 흐를까요? 그렇지는 않고요. 여긴 무당집보다는 귀신 집 같은 분위기가 풍기는 이상한 곳이랍니다. 소망의 기운이 하늘까지 치솟게 하기 위해선 어떤 초월적 상상의 상징들이 이 방안의 곳곳에 놓여있죠. 


이곳은 어디이냐? 바로 스페인 발렌시아 주 비스타베야 마을령의 산 조안 데 페냐골로사라는 중세 수도원 성당입니다. 그런데 이 중세 성당에서 웬 무당집 같은 분위기가 흐르느냐구요?


저도 너무 궁금해져 지역 사람들과 이곳 지식인들에게 물어봤죠. 이단적이라 부를 수 있는 이 미신적 영역은 어디에서 왔나요? 스페인은 가톨릭 국가라 미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스페인 내에서도 보기 힘든 이런 성당 안의 비밀방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요? 라고 했더니... 거의 모든 이가 이런 대답을 합니다. 


고대 로마에서 스페인을 점령했을 때, 이곳 이베리아 반도에는 이미 신을 숭배하는 의식이 있었습니다. 아마 민간 신앙이 있었다고 하면 되겠죠. 로마가 정식 종교로 가톨릭을 채택할 때, 지역 사람들은 반발이 심했겠죠. 그래서 가톨릭이 교묘히 지역 민간 신앙을 흡수합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을 개종시키려는 노력으로 그 이단의 풍습을 배우게 되는 것이죠. 그것이 협작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이 방이 되겠습니다. 


그 순간, 난 아하! 빙고! 하고 소리쳤습니다. 바로 한국에서도 불교가 한반도에 들어오면서 흡수한 칠성각이 있지 않습니까? 그 칠성각도 옛 한국인의 민간 신앙이었는데 불교가 들여오면서 흡수하여 가끔 절에 이 칠성각이 들게 되었다는 소리를 얼핏 들은 것이 생각이 났답니다. 아하! 그것과 비슷하구나, 했죠.



그렇다면 그 무당집 같은 산 조안 데 페냐골로사 성당 안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영화 [글레디에이터]를 끌어 들이겠습니다. 


이 영화에서 막시무스 장군(러셀 크로우)이 왕위를, 오토 혹은 셀프로 물려받은 코모두스의 계략으로 자신의 가족이 불에 타 말살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복수를 결심하다 어쩌다 저쩌다 노예로 전락하게 됩니다. 노예로 전락하며 생긴 별명이 바로 "스페냐드"인데요. 


핵심은 바로 이것입니다. 이 "스페냐드"는 "스페인에서 온 놈"이라는 뜻으로, 이베리아 반도 사람이었죠. 그리고 역시나 가족을 중요시하는 가정적 남성이었죠. 그런데 그가 검투사가 되어도 항상 가지고 다니던 부적이 있었습니다. 네! 죽은 아내와 아들을 상징하는 나무 인형이었죠. 아! 내 아내, 내 가족! 항상 그리워하고 눈물 흘리던 이 이베리아 장군... 



불에 타 죽은 아내와 아들의 시신을 보고 꺼이, 꺼이 우는 막시무스 장군!



일명 "스페냐드"로 불리던 막시무스 장군이 죽은 후, 

같은 흑인 검투사 친구가 항상 가지고 다니던 가족 인형을 땅에 묻어줍니다.

(사진: 해당 영화사 저작권)


바로 이베리아 시대 때, 그러니까 로마가 지배하면서도 유지하던 그 신앙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인형과 관련 있는 것! (앗! 영화 이야기는 여기서 끝! 더 자세한 내용은 직접 보시는 것이 좋을 듯... ㅎㅎ 참, 위의 두 이름은 라틴어인데 막시무스와 코모두스의 뜻은 힘센 놈, 편안한 놈이라고 해석되네요. 완전 영화 속 인물들에 합당한 이름이 되겠습니다! 앗! 말이 딴 데로 흘러들어 갔네.....)



이 사진은 왜 첨가했느냐구요? 

위의 유물들이 바로 로마 시대가 진행되기 전의 이베리아 시대의 유물들이랍니다. 

마드리드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남근이 참 대단하죠? 

자손의 번창을 위한 형상이지요. 



그리고 특이한 게 몸의 부분 부분을 형상화한 조각들입니다. 

틀니 같은 사람의 치아도 있고, 눈, 다리 등등의 사람 몸을 형상화한 조각이 있습니다. 


왜 이런 조각들이 있을까요? 

그 이유는 다음의 성당에서 찾아볼 수 있답니다. 

 


자, 이제 산 조안 데 페냐골로사 수도원 성당의 내부를 공개하겠습니다. 이곳은 아무 때나 공개할 수 없고... 왜냐면? 문이 항상 닫혀있어서 어쩌다 여름날 주말이나, 행사 때에 사람들에게 공개합니다.



Sant Joan de Penyagolosa




이 풍경은 쓸쓸한 가을날의 한 모습입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들이 많은 날 중의 한 장면이죠.

겨울엔 썰렁하니 아무도 이곳에 오질 않는답니다. 



우리가 갔을 때는 화창한 날이었답니다. 

여름에만 문을 여는 성당 옆 카페테리아입니다. ^^

또한, 수도원을 개조한 도미토리까지 있어서 하루 더 머물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장소가 되겠습니다. 


그럼 이 안에 무당집 같은 그런 비밀의 방으로 한번 들어가 보실까요?



성당 내부는 보통의 성당과 비슷합니다.

이곳에서 한 때는 미사와 순례객들이 드나들었는데요, 지금은 행사 때에만 사람들이 옵니다.

일 년에 두 번 정도 큰 행사를 이곳에서 하죠. 


관련 글 


http://blog.daum.net/mudoldol/207

"48시간 술과 노래, 소식으로 버티는 중세 순례자의 날"




자, 이제 방문을 열었습니다.

뭐 희한한 것들이 있는 게 보이시나요?

잘 살펴보시면 저것들은 밀랍 인형의 다리이거나 손, 팔, 머리 등등입니다.

저렇게 주렁주렁 걸려있으니 식겁하죠?! 



방 한쪽에는 기원하고 싶은 사람의 사진이 액자에 걸려있습니다.

이웃의 말을 들어보니 가족 중 아픈 사람이 있으면 이렇게 사진을 가지고 와 붙인다고 합니다.

또한, 고인이 된 사람도 명복을 빌기 위해 이런 사진을 가져다 이 비밀의 방에 걸어둔다고 하네요.

또한, 각종 소망을 위한 편지와 엽서 등도 같이 걸립니다.



이번에 온 한국 조카도 참 많이 놀랐답니다. @.@



자세히 살펴보시면 정말 밀랍 인형의 머리, 배, 목, 팔, 다리가 절단되어 걸려있는 걸 볼 수 있죠?

이것은 내 아픈 곳 낫게 해주소서! 라면서 간절히 비는 형태였다고 합니다

팔이 아프면 아픈 곳에 해당하는 인형 팔을 걸고 기원합니다. 

진짜 팔은 드릴 수 없으나 (인형의) 희생된 팔을 드리겠습니다! 

제발 낫게 해주소서.... 하고 말입니다.

개중에 아픈 곳이 나은 사람들이 와서 자신이 하고 있던 깁스를 바치는 사람도 있고요...

저기 각종의 상징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이곳에 바친다고 합니다. 

신은? 자세한 신분은 모르겠고, 아마도 가톨릭의 예수와 연관있는 듯도 하면서도 없는 

그런 형태입니다.  



자, 저 문밖으로 제단이 보이죠? 

가톨릭 미사가 저곳에서 있다는 것이 믿어지시나요?

한쪽은 무당집 방불케 하고 다른 쪽은 미사가 있는 곳!

정말 신기합니다.

 


오우! 이곳에서는 옷이 주렁주렁 걸려있네요!

시대의 흔적이 보입니다. 아주 오래된 패션이 간혹 눈에 띄고, 최신 티셔츠 같은 것도 눈에 띄네요.

네! 관찰되는 것처럼 아직까지 이런 미신을 믿는 사람들이 있어......

기원을 위해 행사 날에는 많은 이들이 온다고 합니다. 



여러분, 어때요? 아주 신기한 스페인의 한 문화였죠? 

한국과 어쩐지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민간 토속 신앙은 다른 종교에 의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스며드는 것. 

어떤 분들은 가톨릭이 변질하여 이런 모양새를 내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아니라 

현지 적응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교책이었다고 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 스페인 고산평야의 무지개 삶, 카카오스토리 채널로 소식 받기~



신고


* 저작권 방침 *

스페인 고산 생활의 일상과 스페인 이야기 등을 담은 이 블로그의 글과 사진은 글쓴이 산들무지개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글쓴이의 허락 없이 무단 도용하거나 불펌은 금물입니다. 정보 차원의 링크 공유는 가능하나, 본문의 전체 혹은, 부분을 허락 없이 개재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및 초상권 침해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사전에 글쓴이의 허락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Copyrightⓒ산들무지개 all rights reserved



Perla 2016.08.31 00:53 신고 URL EDIT REPLY
지금 한국에서는 인간극장 재방송 중이랍니다:) 방송을 보면서 블로그를 찾아왔는데 실시간으로 글을 작성하시니 너무 반가운 마음에 댓글을 달아요:) 채널을 돌리다가 익숙한 스페인어가나와 리모컨을 멈췄더니 이렇게 따뜻하고 소박한 이야기라니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예요! (저는 스페인어 전공자랍니다) 오래전 유학하던 멕시코의 시골마을도 생각나고, 제가나고자란 부모님 고향에서의 생활도 생각나네요:) 자주 놀러올게요:)
아들둘맘 2016.08.31 02:01 신고 URL EDIT REPLY
방송아직 보고있어요ㅎ 보면서 글써요ㅎ책도 출간하신다니 축하드려요~^^보면서 또 느끼네요 공부많이해야겠구나!정말 많이아는만큼 많이성장하고 더많이배울수있는것임을 알면서도 게을리살고있으니,,,,ㅉ ㅉ
지원맘 2016.08.31 02:02 신고 URL EDIT REPLY
지금 재방보고있어요 여긴 넘치열하게 생활하는데 살고계신곳은 한편의 영화를보는것같아 힐링되는것 같아요 공주들도 넘예쁘네요^^죤소식 항상 전해주세요
수선화 2016.08.31 02:32 신고 URL EDIT REPLY
우연히 늦은밤 Tv를 켰다가 만난 산들씨네가족
새벽두시 결국 마지막회까지 보고도 잠들지못하고 있네요 멋진 삶 부럽고 많은 생각하게 해주셨어요
엄영희 2016.08.31 03:10 신고 URL EDIT REPLY
너무 가고 싶은 스페인~ 참나무집의 자연과 함께한 삶 아름다워요^^ 저도 행복해지는것 같습니다~^^
상록수 2016.08.31 03:12 신고 URL EDIT REPLY
방송보고 블로그 왔네요.
행복한 가정 보기 좋습니다.
심은미 2016.08.31 03:55 신고 URL EDIT REPLY
보면서 행복했어요
부족함속에서 자급자족하는삶
나를 돌아보네요
어느날 내게 닥친 병
항암치료끝난후 사람이 싫었어요
아무도 모르는곳에 숨어살고싶었어요
날보며 안타까워하는 눈길조차 버거웠거든요
어떤날은 내가 왜 이곳까지왔지? 반문하곤한답니다
겨울이면 집을 비울수없을만큼 춥답니다
우리개 복순과 용호는 하루에 두번은 물그릇을 내동댕이쳐야 간신히 물을 줄수있거든요
눈이라도 오는날은 3시간은 나가서 눈쓸어야해서 겨울이 지금부터 걱정된답니다
오지는 아닌데도 보면서 동감하는장면이 많네요
아이들보면서 조카들생각이 많이나네요
프라우지니 2016.08.31 04:10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저 지금 유튜브로 인간극장 보고 있습니다.
산들님 카메라 아주 잘 받으십니다. 그리고 사진으로 보는 가족들과 인간극장으로 통해 움직이는 동영상르 통해 보는 느낌이 정말 다릅니다.^^
고마나루 2016.08.31 04:48 신고 URL EDIT REPLY
석가모니께서, 공자께서,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시기 전에 유라시아 대륙은 샤먼교(무당교)의 전성시대였어유...그 영향이 카톨릭에도 기독교에도 이슬람에도 불교에도 남아 있다구 해유...
그루터기 2016.08.31 07:04 신고 URL EDIT REPLY
어제저녁 인간극장
다시한번보여주더군요
다시보아도사람내음새나는
스페인생활잘보았답니다
얀새 2016.08.31 09:18 신고 URL EDIT REPLY
스페인 문화를 읽어보며..
마치 내가 스페인에서 생활 하는 듯
합니다~^^♡
inwon 2016.08.31 14:57 신고 URL EDIT REPLY
어제 늦은 밤에 신랑과 소주 한잔 하면서 우연치 않게 인간극장 재방송을 보게되었습니다. (새벽 두시까지 열심히도 봤네요ㅎㅎ) 출산 전에 산들님의 블로그를 종종 방문했었는데 두 아이를 돌보는 직장맘 생활을 하다보니 그것마저 여의치 않아 잊고 지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제 인간극장을 보자마자 신랑한테 "나 이 사람 알아!! 블로그도 알아!!!"를 외치며 열심히 봤네요. 어찌나 반갑던지^^* 마지막편에 드디어 책이 출판 될꺼라는 이야기가 나오던데 너무 축하드리고 나중에 산들님 책이 나오면 꼭 사서 읽어보고 싶어요!!!
우타 2016.08.31 16:23 신고 URL EDIT REPLY
덕분에 스페인 문화를 배웁니다.
윤스 2016.08.31 17:57 신고 URL EDIT REPLY
글을 읽으면서 '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라는
생각이 드네요. 문화가 형성된 상황만 다를
뿐 인거 같고요 ㅎ ㅎ 어느나라든지
내가족이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은
같기에 그런 거 아닐까?생각해봅니다^^
텅빈충만 2016.08.31 20:41 신고 URL EDIT REPLY
윗분같이 저도 잠을 뒤로하고 새벽 두시까지 흠뻑 빠져서 보았네요^^

산들님의 바쁘지만 잔잔한 삶 정겨운 자연과의 삶을 보며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이었답니다
사랑하는 남편, 이뿐 딸들과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인터넷이 참 좋다는 생각 오랜만에 해 보았네요^^
꿈너머꿈 2016.08.31 20:58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의 스토리만 잘 읽어도
스페인 문화생활을 엿볼수 있을 듯 함다.
오늘도 잘 일고 갑니당 ^*^
BlogIcon 프라하밀루유 2016.08.31 22:21 신고 URL EDIT REPLY
되게 신기한 문화네요^^ 밀씀하신 것처럼 한국의 민속신앙과 닮은 것도 같고요. 스페인에 대해서 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세레나 2016.09.01 00:46 신고 URL EDIT REPLY
또 다른 스페인 문화를 엿볼수 있네요~ . 저도 성당을 다니는데 사람들 모두 다들 각자의 바램을 비는것은 똑같죠. 언젠가 비스타베야에 가게 되면 약간 특이한 이 성당도 한 번 둘러보고 싶네요 ^^;;
2016.09.03 05:47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예쁜여우 2016.11.08 07:31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스페인여행갔을때 조그마한 마을성당에서 본것같아요.누구한테 물어볼수도 없고 ...하지만 인간적이기도하고 웅장한성당만보다 이런면도 보니 가깝게 느껴지기도하고 ...자세한 설명ㅈ이 있어서 산들님은 문화외교관역할을 톡톡히하고있네요.추운 날씨에 건강하세요.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하늘 산책길, 그곳에서 꿈을..

산들무지개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