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오는 길목에서 달 구경했어요
뜸한 일기/가족


다음 주면 추석이라고 온통 들뜬 느낌입니다. 

물론,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우리 [참나무집] 식구들에겐 현실로 

다가오지 않는 명절이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마음만은 역시나 설레는 그 명절입니다. 

이것이 제 기억에 새겨져 있는 추억의 한 부분이라 그런가 봅니다. 

심리적인 즐거움이 계절과 함께, 하늘과 함께, 바람과 함께......

그렇게 마음속에서 이맘때 쯤의 추억으로 떠올리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년 이 기간에 달을 보러 간답니다. 물론 보름이 뜨면 더 아름답겠지만, 

상현달이 뜨는 날에는 달이 일찍 지기 때문에 별도 함께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요런 날, 달을 구경하러 간답니다. 

오늘의 목표는 달의 표면과 토성을 보는 거랍니다. ^^



자~ 우리는 비스타베야 마을에서 운영하는 작은 소형 관측소에 갑니다. 

산똘님이 천문학 석사 강의를 듣고 이 관측소의 관리인이 되었답니다. 

하도 작은 마을이라 이곳에 오는 사람은 천문학에 관심을 가진 덕후들, 

호기심 많은 동네 아이들, 여름날 페냐골로사 자연공원을 찾은 방문객들 등 


 이 관측소 문을 연 날은 일 년에 몇 번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답니다. 


이렇게 닫혔던 소형 별 관측소가 문이 열리고, 우리는 이 가을밤의 정취에 젖어봅니다. 



남편이 일하는 자연공원 사무실과 화재 시 헬리콥터로 물을 떠 나를 수 있는 저수조입니다. 

맨 위, 세 개의 봉우리가 보이는 곳이 페냐골로사 산이랍니다. 



이날 해가 지는 시각이 8시 30분. 

이 시간에 맞추어 왔습니다. 

아직 눈에 보일 때 망원경을 조작하기에 좋다고 말입니다. 


달은 이미 하늘에 초저녁부터 떠 있었습니다. 



아빠는 문을 열고, 전기 동력기를 돌리고 이제 작동에 들어갑니다. 



소형 관측소이지만 이런 전문적 망원경은 우리에게 꿈을 실어주기에 큰 기능을 합니다. 



날짜를 입력하고 이제 망원경은 스스로 달을 찾습니다. 



그러는 사이, 엄마는 달과 토성 등이 있는 자리를 미리 알아봅니다. 

앱으로 우주 맵을 시행할 수 있으니 이거 참 대단합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별과 별자리가 한눈에 보입니다. 



"이모~~~ 달이 참 예뻐요~! 신기해요!"

한국 조카가 참 신기한 듯 뚫어지라 달을 봅니다. 



그래? 그럼 이번엔 달 지도 앱으로 미리 달의 크래터 구경 좀 해보자. 


또, 저는 달 앱을 펼치고 달의 모습을 미리 감상합니다. 



"엄마, 동그라미가 있어. 엄마! 달이 돌이야."


누리가 소리칩니다. 



"엄마~! 달은 치즈가 아니야."

이번엔 사라가 외칩니다. 



"엄마, 달에 그림자가 있어."


큰 아이는 달 그림자가 왜 생기는 이유를 이미 알고 있습니다. 


"태양에 비친 우리 지구 그림자야."


아이들은 눈으로 보고, 학교에서, 아빠에게 배운 것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제 카메라가 그다지 훌륭하지 않아 달 표면을 찍을 수는 없었지만, 

대략 위의 사진과 같답니다. 


그런데 더 잘 보이고, 더 확대하여 볼 수 있어 달의 표면 구석구석이 생동감 있게 보였습니다. 

누리가 옆에서 그러네요. 


"엄마~! 달에 있는 동그라미는 돌이 쓩~ 떨어져 생긴 거야."

앗! 아직 어리다고만 여겼던 누리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네요. 

어떻게 알았지?

"누리는 알고 있었어."



하하하!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달을 구경합니다. 

이날 밤에는 윤동주 시인이 생각났답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이 모든 게 딱 들어맞는 느낌이었습니다. 


추석이라 해도 고향에는 못 가는 약간의 쓸쓸함과, 높은 하늘의 선선한 기운, 그리고 별~


(그러다 갑자기 하늘에 구름이 끼어 우리는 토성 고리도 못 보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답니다.)


이날 우리는 또 추억의 한 장에 아름다운 이야기를 적어나갔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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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여우 2016.09.09 18:25 신고 URL EDIT REPLY
자그마한 마을에도 저런 천체망원경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네요.아이들이 행복한 스페인이라는 생각이드네요.우리나라와 너무비교되어 이곳아이들이 불쌍하다는 느낌과 그 책임모두가 바로 저같은 기성세대때문이라는 죄의식이 마구마구듭니다.행복한 달구경되세요
BlogIcon 돌아온줄리 2016.09.09 18:31 신고 URL EDIT REPLY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겠어요!
여기도 점점 차오르는 달이 보입니다~
그춓ㅎ 그달이 그달이니까 ㅎㅎㅎ
명절날 꽉 차오른 보름달을 볼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2016.09.09 19:30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카케루 2016.09.09 20:57 신고 URL EDIT REPLY
흐뭇해지네요 저고 별볼려고 전체 망원경을 샀는데 저렴이는 잘 안보이더라구요
별도 가로등이 없어야 잘 보인다는 +_+
아들둘맘 2016.09.09 21:49 신고 URL EDIT REPLY
아이들이 천만금을주고도 못볼구경 추억을만들고있네요 부럽다 라는말밖에안나오네요
한국인 조카가 더부럽습니다
정말좋은이모두었네요ㅎ
세레나 2016.09.09 21:57 신고 URL EDIT REPLY
훌륭한 아빠덕분에 정말 귀한 경험을 아이들이 하네요! 관측소에 문이 열리고 신기한 자연현상을
보며 달의움직임을 살피는 아이들이 참 행복해 보이네요!!
사진을 어떻게 찍으셨는지 잘 찍으셨네요! 저도 언젠가 달구경 하고 싶네요!!♡
annie 2016.09.09 22:15 신고 URL EDIT REPLY
천문학에 관심이 많은 아빠의 설명을 듣고, 동네 천체망원경으로 직접 보고... 정말 가슴에 와닿는 교육이네요. 부러워요~
우주 앱! 참 신기하네요. 저도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원경 2016.09.09 22:23 신고 URL EDIT REPLY
같은 달을 볼수있다는게
전 신기하네요
여기 서울도 초등달이 떠있거든요..
거리는 멀지만 하늘은 역시 똑같네요^^
2016.09.09 23:34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산들바다 2016.09.10 00:43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네 아이들은 축복받은 진짜 금수저네요^^아이들이 정말 많은 경험들을 해 볼 수 있도록 시스템들이 쫘~악 짜여진 것처럼 ᆢ정말 부러워요!!모든 일상들이 아이들에게 두루두루 이로워 보여요ᆢᒺ여기는 공부해라,숙제해라ᆢᒺ잔소리만 하는 엄마로 각인되고 있는데ᆢ그 곳은 아이들 정서에 좋은 일들로만 이루어진 듯 해요!!
점점 이곳이 싫어지네요ᆢ이 숨 막히는 곳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 많이 버거워요ᆢ!!
산들님은 이곳에 대한 향수로 그리워하는데ᆢ정작 나는 이곳을 숨 막혀하다니ᆢᒺㅠ
나도 그런 곳에서 맘껏 자유롭게 아이들 하고픈대로 하게 내버려두고 싶어요^^
경쟁없는 모든 이들이 평온해 지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쓰신 글 잘 읽었습니다ᆢ마음이 우울할 때ᆢ 서글퍼질 때는 산들씨네 이야기를 보면서 내 우울한 심사를 조금이나마 달래고 있어요~^^감사해요^^♡
BlogIcon 프라우지니 2016.09.10 01:31 신고 URL EDIT REPLY
시골에 사신다지만 있을거 다 갖고 계십니다. 달을 볼수있는 천체망원경까지 말이죠.

그나저나 한국조카는 방학기간에만 다니러 간줄 알았는데.. 거기서 학교를 다니는건가봐요?^^
엄영희 2016.09.10 03:29 신고 URL EDIT REPLY
오늘은 스페인 소식이 일찍 왔네요~^^
한국의 아이들은 과학관등을 방문하여 체험학습을 하는데 참나무집 가족들은 집 주위 가까운 환경에서 천체 망원경을 접할 수 있다니 자연의 삶이 과학이네요~^^ 산들님 조카도 소중한 경험과 추억 마니마니 쌓고 있어 성장하는데 많은 영향을 받을 것 같습니다 고마운 이모네요~^^ 어른들이 만든 환경이 아이들에겐 스폰지 처럼 쑥쑥~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란 말이 당연한진리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소재로 스페인 일상을 접할 수 있어 우리와 다른 환경, 문화를 이해하게 되어 무척 흥미롭습니다~재밌는 소식을 기다리며 부지런한 산들님께 감사드립니다^^
2016.09.10 09:51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6.09.10 12:11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jerom 2016.09.11 15:12 신고 URL EDIT REPLY
헐 저 비싼 것을....

DSRL 카메라도 비싸지만 렌즈값이 장난이 아닌데 저 비싼 천체망원경을 볼 수 있다니 정말 좋은 동네로군요.
BlogIcon 에이티포 2016.09.11 22:16 신고 URL EDIT REPLY
달을 확대해서보니 먼가 새롭네요?ㅎㅎㅎ
BlogIcon 드림 사랑 2016.09.12 10:51 신고 URL EDIT REPLY
달구경이라니 부럽습니다 별도 보이고 도시에사니 보이지않아서부럽습니다
박동수 2016.09.13 09:00 신고 URL EDIT REPLY
오늘 퇴근후 시골로 갑니다.
산들님 가족도 즐거운 추석되길 빕니다.
출근하면 이 블로그을 항상 열어봅니다. 여유와 즐거운 일상, 산들님과 가족에게 감사드려요...
BlogIcon 비단강 2016.09.13 14:13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안녕하세요?
읽다보니 한가위가 낼모레네요.
허! 거 참!
이베리아반도 외지고 외진 비탈 고원에서
변화무쌍한 자연과 싸우며? 사시는데.
최첨단 천문관측소에 천문앱 활용에... 도시 상상이 잘 되지 않는 조합입니다. ㅎㅎ
원시와 첨단문명을 오가는 산들님의 삶을 몇 년째 바라보며
산들님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동화를 읽으며 한 시름 풀어 기쁜 마음을 얻어갑니다.
고향에 가면 저도 저 달을 보고 소원을 빌어 볼랍니다.

산들님 가족들도 모두
즐거운 한가위 보내십시오.
2016.09.25 01:47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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