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친구들을 웃기게 한 남편의 한국식 습관
뜸한 일기/부부

지난번 체코 친구 가족이 놀러 왔을 때입니다. 십 년도 넘게 친해진 우리는 배우자들끼리도 십년지기 친구라 정말 친구처럼 지내는 그런 친구이지요. 당연히 그렇게 되겠지요? 

그런데 친구들이 일주일 정도 머물다 가면서 남편의 희한한 행동에 아주 많이 웃은 적이 있답니다. 


이상한 행동이라고 하는 건 역시나 중앙 유럽 쪽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모습이라 이상한 행동이라는 표현을 했고, 사실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남편의 모습이랍니다. 


전에도 한번 말씀드린 것처럼, 남편은 점점 한국인이 되어 가는 듯, 문화의 융합을 잘 활용하고 행동으로 옮기지요. 예를 들면, 무 농사를 했을 때 무청을 함부로 버리지 않고 꼭 챙겨서 삶아서 시래기 해먹는 이야기나 한국의 작업 방석을 엉덩이에 척 달고 풀을 뽑는 모습 등등. 생긴 것은 꼭 외국인인데 하는 행동을 보면 한국인 저리 가라는 모습은 웃음이 절로 나오지요. 


외국인이 보기엔 아주 생소한 모습이지만, 이 스페인 산또르 님은 당연히 생각하는 행동으로 지난번 외국인 친구들에게 아주 큰 놀라움을 선사했다지요? ^^*


한 번은 친구가 피자 두 판을 사와 오븐에 구운 적이 있었답니다. 


아이들이 떼거리로 달려들어(그쪽 2명, 우리쪽 3명, 총 5명의 아이들) 서로 먹겠다고 난리인 가운데 남편은 스윽 서랍에서 가위를 꺼냅니다. 하하하! 체코 친구는 눈이 동그랗게 되어 묻습니다. 


"왜? 가위로 뭘 하려고 해?"


"몰랐지? 잘 지켜봐."


하면서 그 피자를 싹둑 등분하는 겁니다. 


친구들은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엄청나게 놀란 얼굴로 웃습니다. 


"우와~! 이런 기발한 방법이! 체코에서는 가위로 피자를 자르지 않거든."


"하하하! 맞아. 여기서도 가위질은 하지 않지만 난 언제나 가위질이지. 이것도 한국에서 배웠어."


아니, 저 국적 다른 남편들이 하는 심각한 이야기가 가위질이라니!!! 보는 저도 아이러니한 이 상황에서 많이 웃었네요. 



▲ 사진을 찍지 못해 평소에 찍힌 남편 가위질 습관의 사진 한 장 올립니다. 



그리고 또 한 번은 친구가 사다 놓은 스페인산 생소한 과일 중에 썩어가는 과일이 있더라는 겁니다. 


"산또르~ 이 과일 썩은 것 같아. 이것 버릴까?"


하면서 음식물 찌꺼기 쓰레기통에 버리려는 겁니다. 그러자 산똘님이 엄청나게 놀라서 하는 소리가~,


"잠깐! 잠깐! 멈춰~!"


하면서 쓰레기통에 버리려던 과일을 홱~ 하고 건집니다. 


"야아~ 이게 얼마나 맛있는데? 이건 일부러도 이렇게 해서 먹는다니까!!!"


하하하! 이 과일이 무엇인지 아시겠어요? 바로 감이랍니다. 감이 물렁물렁해져서 썩은 것으로 생각한 친구가 버리려다 놀란 일화이지요. 


"오~ 그렇구나. 체코에서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과일이라서 그래."


"하하하! 스페인에서도 보통 사람들은 단단한 감을 깎아 먹는데, 우리 집안은 홍시를 더 좋아해서 이렇게 만들어 먹기도 해. 한국에서 먹은 홍시는 정말 맛있었거든. 이렇게 익혀 먹으면 더 맛있어." 합니다. 


실제로 스페인 시어머니께서도 한국식 홍시를 가르쳐드린 후에 감을 폭삭 익혀 드신답니다. ^^*



▲ 단단하지 않고 말랑말랑한 감을 보고 썩었다고 한 체코 친구의 

손에서 채어낸 감. 



▲ 한국식 홍시를 좋아하는 이 산또르 남편의 설명으로 

무사히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


문화의 다르고 비슷한 모습에 우리는 서로 이야기하면서 웃고 흥미를 무척이나 많이 느꼈네요. 체코는 어떻고, 스페인은 어떻고, 또 한국은 어떤지...... 


마지막으로 남편은 빵 터지는 소릴 하더군요. 


"요즘 우리 애기들하고 떨어져 자서 잠이 도통 오지 않아. 우린 올여름까지도 함께 잤거든."


친구들 얼굴에서 헉?! 하는 표정에도 아랑곳없이......


"아이들에게서 우리 부부가 독립했어. 그런데 아이들이 잘 자고 있는지 걱정이 되어 한숨도 못 자. 작은 소리에도 막 깨어나고 있으니...... 나 완전 심각해."



헉?! 아이들 엄마인 저는 오히려 푹 자고 신선하게 아침을 맞는데 이 스페인 남편은 한국식으로 아이들과 같이 자던 버릇에 길들여 이제는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네요. 아~~ 엄마보다 더 예민한 딸바보 아빠구나. 


아이들과 떨어져 자는 데 조금 상심한(?) 듯하여....... 제가 막 웃었네요. (미안, 미안~! 웃어서...... 그런데 솔직히 웃겨~!^^)


역시! 엄마보다 더 예민한 아빠야. 작은 소리에도 깨어나다니! 


 

오늘도 즐거운 하루~!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 스페인 고산평야의 무지개 삶, 카카오스토리 채널로 소식 받기~



신고


* 저작권 방침 *

스페인 고산 생활의 일상과 스페인 이야기 등을 담은 이 블로그의 글과 사진은 글쓴이 산들무지개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글쓴이의 허락 없이 무단 도용하거나 불펌은 금물입니다. 정보 차원의 링크 공유는 가능하나, 본문의 전체 혹은, 부분을 허락 없이 개재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및 초상권 침해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사전에 글쓴이의 허락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Copyrightⓒ산들무지개 all rights reserved



보배 2016.10.15 21:57 신고 URL EDIT REPLY
드라마같은 이야기여요~^^ 환상적이고 이상적인 가족 이야기; 자상한 남편과 현모양처 부인과 토끼같은 세 딸과의 일상이요! 어릴적 보았던 미드 초원의 집이 상상도 되고요^^
서로의 문화에 열려있고, 자연스레 융화되어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어가는 듯 해요! 두분의 아름답게 만듵어가는 하루하루 이야기가 자꾸 다음 편 이야기를 기다리게 해요^.^
이현주 2016.10.15 22:13 신고 URL EDIT REPLY
남편분이 한국분 다되셨네요ㅎㅎ
나야 2016.10.15 22:22 신고 URL EDIT REPLY
스페인에 살고 계신 한국인 같은 산또르님과 또 그곳에서 스페인문화에 잘 융화된 산들님이나 진짜 멋진 모습이네요. 저는 요즘 사춘기를 맞은 큰딸 덕분에 전전긍긍하고 있답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이게 맞을까 저게 맞을까..아이를 대할 나의 태도에 의구심이 가득..큰 아이에겐 많이 표현하지 못 해서 뭔가 실타래가 엉킨듯한 느낌의 나날입니다. 저희집은 오히려 사춘기 소녀임에도 아빠랑 소통하는 독특한 현상이..매일 산들님 모습보며 느끼고 반성하는데 실천까지는 부족한가봅니다. 오늘 잘 읽고 좋은 기운 받아 갑니다. ^^
조영애 2016.10.15 22:33 신고 URL EDIT REPLY
소소한 일상이 큰 행복으로 느껴집니다
저는 산들님의 글을 읽으면 힐링이 되네요
산들님 소식 듣고 싶어서 이곳저곳 막 검색해서
블로그랑 티 스토리로 소식 받고 있어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jerom 2016.10.15 22:36 신고 URL EDIT REPLY
자 우리 그냥 자연스럽게 쓰는 단어부터 바꿔봐요.

어차피 유로 문화권이니 옆동네출신 이웃사촌이라고 해봐요.

술로 홍시 만드는 방법도 있으니 한번 시도해봄직도 하네요.

현재 머물고 계시는 집이 애들 커가는데 개인방 만들 장소가 될까요?
2층 침대를 응용한 1층 책상 2층 잠자리인 벙커배드 생각해보시는게 어떨까요?
세레나 2016.10.15 23:51 신고 URL EDIT REPLY
하하하! 전에도 가위를 음식자르는 모습 많이 봤던거 같아요. 산똘님이 한국 부인을 만나시고 좋은 많은 문화를 흡수하시고 널리 주위에게도 알려주시고 계시네요!!! 종이과자도 가위를 자르셨던 같은데... ^^;; 한국식의 생활 모습도 많이 보여 보면서 흐뭇하네요 . 스페인과 한국의 조화로 이쁜 세 공주님들도 다른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배우고 관심을 가지는 것들이 익숙할거 같아요 . 산똘님이 정말 산들님 만나기전에 독신주의자였다는게 아직 믿기지 않아요. 어쩜 이런 가정에 충실한 딸바보 아빠가.... ^^^^
조수경 2016.10.16 00:46 신고 URL EDIT REPLY
ㅎㅎㅎ입맛 구수하고 한국아빠보다 더 한국인 스런 싱크로율100%~~ㅋ^^
그래서인지 산똘님과의 친밀도 역시 100%~ㅋ
아이들에게 딸바보스런 미소는 백만불짜리죠~!!
역시 한 솥밥의 위력은 대단하다는거와
산똘님에게 문화의 벽은 사치라는 결론..ㅎㅎ
내조의 여왕 산들님의 유쾌한 글 즐겁게 보았습니다.^^
힐링커피공방 2016.10.16 12:44 신고 URL EDIT REPLY
아..^^ 어떻하나요. 너무 재미있습니다.
서로 다르다는걸 한번에 뒤집는 이야기 감사합니다.
과객 2016.10.16 16:18 신고 URL EDIT REPLY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일부로도 --> 일부러도

일부로 = 전체가 아닌 부분으로
일부러 = 고의로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0.16 18:38 신고 URL EDIT
고맙습니다. 매번 문법 검사를 하긴 하는데, 이렇게 의도치 않게 오류가 발생하네요.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랍니다. 하다 보니 문법 체계를 다루는 제 무의식의 일부로 나타나네요.
유진 2016.10.16 20:38 신고 URL EDIT REPLY
글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
근데 저희 집 앞 알버트에는 감 팔아요! 하이퍼마켓 아니고 슈퍼마켓인데도요- 저는 그래서 모든 알버트에 다 있는 줄 알았어요-
BlogIcon 생활백과 2016.10.17 10:51 신고 URL EDIT REPLY
ㅋㅋㅋ 가위로 자르는게 신기해 할 줄 몰랐네요^^
저도 가위는 정말 일상적으로 활용해요^^ 칼질하기 귀찮을때 특히요~
홍시를 버리려고하다닛~~ 개인적으로 단감보다 더 맛있는게 홍시인데 재미있네요^^ 잘봤습니다~
나나 2016.10.17 16:11 신고 URL EDIT REPLY
안녕하세요.~
인간극장에서도 보고 블러그에서도 보니 정말 좋네요.행복하고 성실하게 사시는 모습이 감동입니다.앞으로도 재미나고 알찬 소소한 일상들을 많이 올려주세요.
참고로 저랑 동갑이라서 더 정이 갑니다^^~
lucy park 2016.10.17 17:17 신고 URL EDIT REPLY
ㅎㅎㅎ 산똘님도 알베르또 못지 않게 한국스러우시네요 ^^
알베르또와 니콜은 삼겹살을 무지 좋아합니다 단 한국식으로 먹을때만 상추에 쌈장에 마늘넣고 한입에 쏘옥~~~ㅋㅋ
니콜이 상추쌈을 넘 잘먹어서 언젠가 니콜에게 삼겹살 먹으러 한국가야겠다 했더니... 니콜왈 엄마 한국에도 이거 있어? ㅡㅡ
사라안 2016.10.17 20:14 신고 URL EDIT REPLY
넘 재밌게 잘 봤어요 글을 너무 잘 쓰네요
배미경그라시아 2016.10.18 09:22 신고 URL EDIT REPLY
한국 엄마들은 외국정서에 맞게 아이들을 키우려고
서양화가 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가끔은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할때가 있어요.
독립도 좋지만 제생각은 적어도 세네살까진 엄마아빠 품속에서 자는것이
정서상 좋을거 같은데...요즘은 아가를 품에 안고 자는분들이 거의 없는거 같아요.
ㅎ유럽은 단감은 딱딱한 상태서 먹는다해도 떫은감은 어떻게 먹어요?
홍시로 안먹으면? 그게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ㅎㅎ
승민윤서맘 2016.10.19 16:58 신고 URL EDIT REPLY
애들 친구 시부모님이 캐나다 분들이신데, 아이들에게 짜장면을 가위로 잘라주시는거보고 기겁하셨는데 귀국하실때 가위를 두개 구입해가셨단 얘기가 떠오르네요...ㅎㅎ
Sponch 2016.10.21 16:13 신고 URL EDIT REPLY
ㅎㅎ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한두번 드린 말씀은 아니지만 산똘님은 정말 다정한 아빠세요. 애들이랑 한 이불 덮어본 적 없는 냉정한 엄마 부끄럽네요. ^^;
BlogIcon 데날리_ 2016.10.24 04:54 신고 URL EDIT REPLY
여기 캐나다인 제 친구들도 이제는 고기를 가위로 싹둑싹둑 잘라서 먹는답니다.
물론 우리랑 어울릴때만 ㅎㅎ 홍시도 좋아하고.. 재미있게보았습니다.
심은미 2016.12.17 23:54 신고 URL EDIT REPLY
홍시 얼렸다 먹으면 천연아이스크림이에요
먹다 지칠때 냉동실넣었다가 드셔보셔요
서로 먹겠다고 싸움나요
BlogIcon 뉴가바 2017.04.22 01:08 신고 URL EDIT REPLY
너무 아름다워요! 티스토리를 잘 몰라서 카테고리가 있는지 이제 알았어요! 산들님 소식 궁금할때마다 하나씩 읽으려구요 ㅎㅎ 남편분이 정말 멋지신 것 같아요 >•<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