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가족

가족 행사는 꼭 해야 하는 시부모님

산들무지개 2016. 10. 2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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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사람과 결혼하여 스페인 살면서 

스페인의 가장 인간적인 면을 꼽으라고 하면 

가족에 관한 사항이랍니다. 


가족의 구성원의 크고 작은 일은 남의 일이 아닌, 

진짜로 내 일이 되고 마는 신기한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다고 가족이기는 하지만, 충고와 염려로 혹은 오지랖으로 삶을 이래라, 저래라 하지는 않습니다. 


아들이 멀리 떨어져 섭섭하지 않으냐는 지난번 한국 방송팀 질문에 시아버지께서는 그러셨습니다. 


"아들이 선택한 삶인데 아들이 행복하다면 나도 행복합니다. 

아들이 필요하다 싶은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우면서 그렇게 먼 거리이지만 

서로 가까이 온정을 나누면서 살아야죠. 우리도 그 거리를 존중하면서 살아요."

하시면서 섭섭하지 않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최근 쌍둥이 아이들 생일이 곧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시부모님 계신 곳에 가서 생일 파티를 할 수 있으려나 날짜를 잡아보고 있었는데요, 

시부모님이 다니시는 노인 대학에서 그 주에 단체 여행을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괜찮아요. 아이들 생일인데 뭐 그냥 우리끼리 축하하고 지낼게요. 재미있게 가을 여행 다녀오세요~~"

 하고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말씀드렸더니......


시부모님께서는 바로 그 주 주말에 오셔서 쌍둥이 생일 파티를 미리 축하해주셨습니다. 


"우리는 못 모이지만, 아이들에게는 큰 행사야. 아이들 행사를 어떻게 뺄 수 있어? 

미리 축하해줘도 되겠지?"

하시면서 일부러 오셨습니다. 

도시에서 이곳 시골까지 3시간 정도 걸리는데도 말입니다. 



아이들도 신났지요. 미리 생일을 축하하니 말이지요. 



이렇게 할머니께서 준비해오신 미리 생일 축하용 사과 파이와 초로 아이들은 신났습니다. 



역시나 아이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선물까지 준비하셨습니다. 


멀리서 전화 한 통화라도 '축하한다'란 인사만 해주셔도 괜찮으신데도 

일부러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고, 같이 모여 점심 먹고 나누는 

그 행사는 꼭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덕분에 아이들은 신났습니다. 

사라의 저 만 불 미소가 더 크게 벌려졌습니다. ^^



생일 아닌 큰 아이를 위해서도 작은 선물을 준비해주셨습니다. 

섭섭해 하지 말라고......


아이들이 점점 커가며 가족이 멀어질 것 같은데도, 이렇게 끈끈한 가족 관계가 스페인 사람들의 

가장 큰 인간적인 면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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