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가족의 여행기/2015년 여름, 한반도 방랑기

남편이 처음에는 의아해한 한국의 체험 문화 하나

산들무지개 2016. 11. 6.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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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갔던 한국 여행의 한 일화입니다. ^^*


스페인 사람인 남편은 한국에 갈 때마다 새로운 것 하나씩 터득하면서 온몸으로 그 즐거움을 표현했는데요, 작년에 친구들과 머물면서 있었던 제주에서의 경험도 참 독특하게 다가왔나 봅니다. 특히 제주 곳곳에서 실시하는 어장 체험에서는 처음에 상당히 놀랐답니다. 


제주에 사는 친구 덕분에 우리는 단체로 어장 체험을 두 군데 갔습니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장소인데 남편은 처음에 상당히 의아해했답니다. 


"아니~ 다들 못 사는 것도 아니고, 왜 바닷가에서 게를 잡고 조개를 캐려고 하는지 몰라~" 

하면서 말입니다. 


하하하! 이것은 남편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스페인에서는 일반인이 누구도 이런 게잡이나 조개 캐기 같은 경험을 하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대신 낚시는 어느 정도 하지만, 바다 소라 같은 바다에 널린 것들도 그냥 놔두기 때문에 남편에게는 그냥 신기함 그 자체였다고 합니다. 바다 게는 더더욱 잡질 않고 말이지요. (아마 몇몇은 잡기도 하겠죠? 그러나 한국처럼 여행 상품으로 일반화되어 있지는 않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바다에서 해수욕만 하지, 이렇게 일부러 어장 체험이랄까? 먹을거리를 채취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남편이 생각하던 못 먹고 못 사는 사람들도 아닌데 왜 달려들어 어장 체험을 했을까요? 


하하하! 제주 사는 친구가 이런 말을 해주었지요. 


"산똘~ 이것은 인간이 수렵하고자 하는 본능이야. 산에서 산나물 캐고, 버섯 채취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


아하! 그렇구나. 하더니 남편은 서툴게 젓가락으로 바위틈에서 게를 잡기 시작합니다. 잡은 게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교육까지 하면서 말이지요. 알이 많은 암컷은 그냥 놓아주고 그렇게 서서히 게 잡는 것에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또 가고 싶은 제주 해변입니다. 

아이들이 오늘 또 여행하고 싶다고 난리네요. 

오손도손 모여 앉아 여행 사진을 보다 아이들은 오~~~ 가고 싶어! 

탄성을 지릅니다. 


(그래, 엄마가 빨리 돈을 많이 모아야겠다.) 



어장 체험을 간 남편은 친구들에게 왜 게를 잡아야 하는지 처음에는 의아해했답니다. 

잡은 게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보말도 따고, 그렇게 그날 저녁 맛있는 음식을 친구들이 해줬는데요, 

남편은 하루 양식 캐는 체험을 조금 알 것 같다고 이야길 하더군요. 

작은 게는 풀어주고, 알이 있는 암컷도 풀어주고, 우리는 많이 잡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보말 그득~ 그날 아주 맛있게 먹었네요. 



쭈그리고 앉은 남편이 게를 잡아본다고 노력하는 장면. ^^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곳에서 우리는 조개잡이 체험도 했답니다. 

그날은 제가 숙소에 머물러 있었고, 남편이랑 친구들이랑 같이 체험 장소로 다녀왔지요. 



아이들은 정말 신나서 아무거나 다 잡아봅니다. ^^*

그런데 다 빈 껍질~


그날 남편은 갯벌에 들어가 새우도 잡고 조개도 많이 잡아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새우는 아주 큼직했는데 그냥 놓아줬다고 합니다. 아니, 왜? 


"아니, 우리가 못 사는 것도 아닌데 그냥 불쌍해서......" 그럽니다. 



그렇게 캐온 조개들입니다. 

그날 저녁 우리는 조개로 국물을 낸 칼국수를 아주 맛있게 해 먹었답니다. 



결국 남편은 이 두 어장 체험으로 한국의 새로운 문화를 알게 되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버섯 채취가 아주 대중화된 문화인 것처럼 한국에서는 이런 손수 손으로 캐서 잡는 어장 체험이 아주 신기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살아있는 생물을 잡는 일이 그렇게 어색할 수 없다네요. (그것과 마찬가지로 횟집에서 살아있는 생선을 대고 이거 먹겠다고 잡아달라고 부탁하는 일도 매우 신기하다네요) 어장 체험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 많이 잡다 보면 멸종되지 않을까 걱정까지 하더라고요. 그래도 합법적으로 조절하면서 어장 체험을 한다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네요. 


즐거운 날 되시고요, 지금 산똘님은 또 맥주 협회 친구들이랑 버스 전세하여 하루 여행을 갔답니다. 오늘 자유를 줬더니 신났다고 단체 여행을~! 하하하! 그런데 나이 들면 들수록 단체 여행이 주는 매력에 푹 빠져드는 것 같아요. 한국 여행 때에도 친구들과 거의 단체 여행을 했는데, 정말이지, 나이 드니 왜 아줌마들이 버스 타고 다같이 단체 여행하는지 이제 알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이 나이, 이제 혼자 여행하는 건 재미없어~! 하는 말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네요.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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