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하몽(Jamón)이 국민 음식이 된 진짜 이유
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겨울이 슬슬 다가오면서 스페인 시골 사람들은 하몬(Jamón)을 만들 날짜를 정합니다. 육류를 다루기에 상하지 않는 좋은 계절이 겨울이기 때문이지요. 이 하몬 만드는 날에는 전통적으로 일년 내내 먹는 저장 음식을 만드는 날입니다. 그래서 온 집안 식구가 김장 김치를 담그는 것처럼 대가족, 대노동을 한답니다.

 

살아있는 돼지를 잡고 갈라서 소시지를 만들고, 남은 다리 짝으로는그 유명한 스페인식 마른 생햄, 하몬을 만듭니다. 여러분이 알고 계신 '하몽'이라는 단어는 스페인식 발음으로는 '하몬'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라 마딴사(La Matanza)'는 스페인 전통의 '돼지 잡는 날'이 되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집에서 직접 한 하몬입니다. ^^*



위의 제목을 클릭하시면 직접 만든 하몬 이야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스페인에서는 이 하몬이 왜 국민 음식으로 발전하게 되었는지 아세요? 저도 요즘 한국 잡지에 기고할 목적으로 취재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 하나로 참 재미있었습니다. 여기서 밝혀보면 다음과 같답니다. 


자, 세월을 거슬러 올라 가야 합니다. 한국 말고, 스페인이라는 나라의 세월을 거슬러 오릅니다. (최면 거는 모드로 읽어주세요)


여러분이 가장 상식적으로 알고 계신 스페인 관련 역사 하나쯤은 있으실 겁니다. 


무엇인가요? 네! 바로 무슬림과 크리스천의 이베리아 반도 지배가 되겠습니다. 


바로 그 시점으로 올라가셔야 합니다. 

그 시점 많은 크리스천 병사들이 무슬림을 몰아내기 위해 이동을 해야 했답니다. 

당연히 이동하면서 가져가야 할 비상식량이 있었겠지요? 



이슬람교도를 물리치고 입성하는 크리스천 장병들 

위의 삽화에서 문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은 이슬람교도들입니다. 



그 비상식량이 무엇이었느냐? 바로 소금에 절여 쉽게 상하지 않는 육류 식품(하몬)과 빵이었습니다. 빵은 물에 적시면 금방 말랑말랑해지고, 하몬은 얇게 썰면 쉽게 입으로 들어가고, 소금이 있어 덥고 건조한 지중해 기후에 대항할 기력을 채워주었습니다. 그래서 병사들이 가지고 다닌 비상식량 덕분에 무슬림을 물리칠 수 있었다는 작은 일화가 있지요. 그런데 그것 때문에 과연 하몬이 대중화되었을까요? 



아닙니다. 


물론 작은 영향력이 있었겠지만, 알고 보니 

그 이후의 돼지 잡는 날이 많은 영향을 미쳤더군요. 



자고로, 크리스천은 이슬람교도들을 다 물리치고, 살벌한 정치를 시행합니다. 그 유명한 마녀사냥에서부터 종교를 빌미로 학살과 이단으로 몰아 평생 괴롭히는 이른바 암흑의 시대로 향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미쳐 떠나지 못한 이슬람교도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개종하여 크리스천으로 변한 무슬림들이었지요. 그들을 스페인에서는 모리스코(Morisco)라고 합니다. morisco: 한서사전에는 국토 회복 전쟁 후 스페인에 남았던 개종한 모로 사람 


이 모리스코들은 크리스천임을 증명해야만 했답니다. ㅠㅠ


살기 위해 그들은 개종하고, 자신이 섬기지 않던 신을 모시며, 자신이 먹지 않던 음식을 먹어야만 했지요. 그 음식이 무엇이냐? 바로 하몬입니다. 헉?! 하몬?



그래서 스페인의 전통적인 돼지 잡는 방식은 항상 야외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모리스코는 외부 사람들에게 우리도 돼지를 잡소~! 우리도 돼지를 먹는 크리스천이오~! 하고 

증명을 해야 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라 마딴사 날에는 

항상 돼지를 밖에서 잡는 전통이 생긴 것이랍니다. 


비스타베야 마을의 돼지 잡는 날 풍경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돼지 잡기 



이런 소소한 두 번째 영향으로 하몬은 급속도로 이베리아 반도 전역에 퍼진 것이지요. 그 후, 콜롬버스 일당이 이런 저장 음식을 가지고 아메리카 대륙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잘 소비했던 것도 한몫합니다. 상하지 않고 오래 저장하여 항해하는 이들에게 퍽이나 매력적이었던 음식......!


이런저런 이유로 하몬이 국민 음식이 되었겠지만, 역사 속에서 찾아보니 그 이유는 더 명백히 다가오네요. 그래서 모리스코들이 살기 위해 돼지를 잡으면서 전통으로 굳어진 일~! 참 신기하지 않을 수 없네요. 우리 비스타베야 마을 사람들도 겨울에는 이런 돼지 잡는 행사를 하는데 온 집안 사람들 밖에서 돼지 몰면서 요란하게 하는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맛있는 스페인 국민 음식, 하몽에 이런 슬픈 역사가 있다니!!! 

알고 먹으면 더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한국도 서서히 생햄을 만드는 곳이 많아지더라고요. 

아마도 곧 대중화될 것 같은데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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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on 2016.11.09 02:16 신고 URL EDIT REPLY
무릇 어떤 문화이든 생겨난데에는 필요와 이유가 있었겠지요.
그냥 스페인의 고유음식 정도로...알고만 있고 먹어보지도 못했지만...사연을 알고 나니 꼭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무슬림이 살아남기 위해서 밖에서 돼지를 잡으며 개종을 증명해야 했던 슬픈 역사...
잘 보고 갑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09 21:14 신고 URL EDIT
안녕하세요? maison님. 오랜만이에요~

그러고 보니 스페인 역사에서 무슬림의 영향이 꽤나 되는 걸 요즘 실감한답니다. 그들이 800년을 이베리아 반도에서 살았다고 하니, 그 긴 기간 이루어낸 많은 것들이 있겠죠? 정말 대단합니다. ^^*

이 하몽 이야기도 그 일부이지만, 역사 속에 등장하는 이런 전설같은 이야기는 참 재미있답니다. 물론, 슬프기는 하지만 , 하도 오래된 이야기라 누굴 탓할 수도 없고...... ^^ 저도 덕분에 재밌는 글을 쓸 수 있었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yeshuu 2016.11.09 05:07 신고 URL EDIT REPLY
하몬에 그런 이야기가 담겨있었네요. 생생한 현지이야기 재미있게 읽고있습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09 21:14 신고 URL EDIT
예~ yeshuu님, 재밌게 읽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오늘도 활기찬 하루 되세요.
2016.11.09 05:23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09 21:16 신고 URL EDIT
어머~ OO님.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하시니 정말 반갑네요. 사실 다음 블로그를 비공개로 돌려서 옛 포스팅을 보실 수 없을텐데..... 그렇게 재밌게 봐주시고, 기억해주시니 정말 고맙네요. ^^

OO님도 나날이 행쇼~!

근데 '행쇼'는 무슨 뜻인가요? ^^;
나야 2016.11.09 07:07 신고 URL EDIT REPLY
아고..하몬에 얽힌 무슬림의 슬픈역사가 있었군요. 저도 한번도 접해보지 못 한 음식인데 산들님 글 읽어보니 자꾸 스페인음식이 땡깁니다. 글 속에 종종 등장하는 인도커리도요..딱 그 맛 그대로..글을 읽으며 묘사가 세부적이라서 직접 먹는듯한 느낌이..ㅎㅎ
오늘은 일주일에 딱하루 아파트 분리수거날입니다. 새벽6시부터 아침9시까지만..참 빡세지요? 뭔 분리수거를 딱 이시간에만 하지? 와..처음 제 생각인데 이것도 이리 정해진데는 다 이유가 있겠지요? 이사한후 정리한 재활용이 거실한켠을 점령하고 있었는데 두주간 버리고 나니 이제 좀 살만하네요..유럽어딘가 AI발생이라는 뉴스를 본 것 같아요. 부디 산좋고 물맑은 페냐골로사엔 비껴가길 바래요. 한국은 발전만큼이나 전염병도 급히 퍼지는지라..산들님 가족들 모두 아프지마세요~^^

아이쿠 이런, 다친 아이가 누리가 아니고 사라였군요..미안해라..글을 잘 읽고도 헷갈리다니..누리야, 사라야 헷갈려서 미안하다..사라 입술 실밥 뺐으니 이제 진짜 이쁘게 상처없이 낫길바래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09 21:19 신고 URL EDIT
하하하~! 뭘요~ 저도 가끔 아이들 헷갈리는데...... ^^*

그러게요, 쌓인 쓰레기 정리하는 날에는 속까지 개운하죠. 더불어 밀린 청소하는 날에도 속이 후련하고...... 또 깨끗한 방에서 자는 아이들 보면 또 좋고...... ^^
역시 엄마들 마음 다 같나봐요.

나야님 덕분에 아직까지 아픈 식구가 없네요. 고마워요~ 나야님 가정에도 아픈 이 없이 씩씩하게 항상 건강하길 바래요~ 아자!
Eunjin bae 2016.11.09 07:35 신고 URL EDIT REPLY
아~~~ 그런 역사가 있었군요. 올 3월에 스페인 여행을 다녀왔는데 제대로된 하몬을 먹었나싶네요. 단지 짜다는 기억은나구요 . 좋은글 감사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09 21:20 신고 URL EDIT
하하하! 정말 처음에는 짠 것이 가장 큰 기억에 남는답니다. 염장하니 당연하겠죠?
저도 하몬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제일 비싼 하몬 이베리코 먹어보고 마음이 바뀌었지 뭐에요? ^^; 다음 방문 때에는 하몬 이베리코 한 번 드셔 보세요~ 살살 녹는 맛을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글 재밌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당~
힐링커피공방 2016.11.09 11:22 신고 URL EDIT REPLY
^~^ 귀한 얘길들으니 하몬을 직접 맛보고싶내요.
아픈역사는 사람이 있는곳에는 항상 있는것 같습니다.
반복되는 역사속 사람들의 못난 모습에 양날의 검과 같음을...깨닫습니다.
감사함으로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글 감사합니다.
가정에 건강과 행복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09 21:22 신고 URL EDIT
힐링커피공방님.

그러게요~ 즐거운 역사도 있고, 슬픈 일도 있고, 인간의 역사는 다 비슷한 것이겠죠? 그런데 서민들이 살기 위해 전통으로 남은 문화적 습관들은 정말 인류학으로 보면 그렇게 흥미진진할 수가 없더군요. ^^

저도 덕분에 글을 쓰면서 지적 호기심을 해결하여 참 즐거웠던 하루였네요. 같이 공감해주셔서 고마워요~ 오늘도 아자!
세레나 2016.11.09 14:21 신고 URL EDIT REPLY
스페인 현지에서 하몬을 먹고 싶네요. 생생한 역사 와 같이 이야기를 들으니 스페인의 문화도 알게 되고 나중에 스페인친구나 여행을 가도 아는것도 늘어가는거 같습니다. 언젠가 텔레비젼에서 다큐로 우리나라 샘킴이라는요리사가 비스타베야 산들님 집근처에서 마을 사람들과 하몬을 만들고 남은 비게로 튀겨서 과자처럼 먹는거 같던데 지금보다 어렸던 쌍둥이 사라와 누리아가 맛있게 먹었던게 기억이 나네요. 우리나라 김장처럼 모두 힘을 모아 순대처럼 길게 만든것도 기억나고요. 흥미있는 글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09 21:24 신고 URL EDIT
세레나님도 이렇게 기억해주셔서 넘 고마워요~ 샘킴 님 방문 이야기도 참 재미있었죠? 정말 그때 경험이 저에게도 스페인을 공부하는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

저도 이렇게 공감해주셔서 고마워요~

그때 아이들이 지금은 엄청나게 커서 놀고 있네요. 그때가 정말 빨리도 지나갔구나 싶네요. ^^

오늘도 즐거운 일 가득하세요~
samchi92 2016.11.09 15:52 신고 URL EDIT REPLY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09 21:25 신고 URL EDIT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제가 더 즐겁네요. samchi님.

하루하루 활기찬 일 가득하길 바래요. ^^*
박다정 2016.11.11 09:27 신고 URL EDIT REPLY
요즘은 한국에서도 하몬을 구매하기쉬운거같아요 스페인음식점에서일하는데 매일 이베리코 하몽을썰거든요 이런역사가있는줄은몰랐네요 오늘도 잘 놀다갑니다
마니 2016.11.11 11:12 신고 URL EDIT REPLY
맛있는 하몬! 좋은 정보도 감사합니다. 자주 방문해 보면서도 댓글은 처음 남겨봅니다. 질문할 것도 있고요. 다름아니라 제가 다음블로그에 있던 산똘님께서 먹물빠에야와 마늘마요네즈소스? 만드시는 포스팅을 참고로 두번 빠에야와 소스를 만들어 먹었는데 간만에 생각나 찾아보니 없어졌더라고요. 다음블로그에 있던 레서피도 이리로 옮겨주시면 안될까요? 안된다하셔도 할 수 없지만요 ㅎㅎ. 언제나 행복한 기운이 느껴지는 이 곳 꾸준히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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