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다

한국 공중목욕탕에 같이 간 외국인 여교수의 반응

산들무지개 2016. 11. 10.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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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스페인 교수님은 참 많이 열려있으신 분입니다. 평소에도 외국인 제자들을 둔 터라 아주 다양한 다국적 문화에 익숙하신 분이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스페인의 도자기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아직도 연락하며 지내고 있는 교수님이시랍니다. 친구보다 더한 우정이 깊어가는 사이랄까요? 


그분과 있었던 일화입니다. 우리는 한국 도자 비엔날레에 초대되어 같이 갔습니다. 그때에도 교수님은 '한국 음식만 먹으라 해도 난 살아남을 수 있어!' 하시면서 한국 음식을 아주 좋아하셨죠. 그런데 이 교수님이 "문화적 충격"이라고 한 한국의 공중목욕탕 광경이 있었답니다. 그것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외국인들이 한국을 오가면서 즐긴 문화 중의 하나가 바로 이 공중목욕탕 문화라고 생각됩니다. 

지난번 미국 코미디언, 코난이 스티븐 연과 한국의 목욕탕 체험이 큰 인기를 끌었듯이 말이죠. 


www.biz.heraldcorp.com



스페인은 누드가 아주 자연스러운 나라라고 해도 

이렇게 적나라하게 옷을 홀라당 벗고 목욕탕에서 왔다 갔다 하지는 않아요. 




교수님은 가운이나 수건으로 몸을 감추셨는데요, 우리네 한국 여인들은 옷을 훌러덩 벗지요... 그런 면을 보고 아! 한국 사람들 정말 노출을 많이 안 한다고 들었는데 공중목욕탕만큼은 부끄러움 없이 훨훨 벗는구나! 하셨답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씀이네요. 이곳엔 공중목욕탕은 없으나 공중 샤워시설 및 수영장에 가면 여성들이 다들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몸을 씻으러 들어가거든요. 교수님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한국의 목욕탕은 누드 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광경입니다. 



스페인 전역의 몇몇 지역에는 아랍 목욕탕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답니다.

발렌시아에서도 아직도 문을 열고 방문객을 받는데요, 한국식의 대중목욕탕이기보다는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온천 개념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이렇게 수영복을 입고 입장을 합니다. 



앗! 공중목욕탕에서 다들 맨발로 다니는군요.

스페인에서는 공중문화시설에서는 슬리퍼를 신고 다닌답니다.



이것은 무슨 소리일까요? 외국인 여교수님이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목욕탕으로 들어가시는데, 맨발로 있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십니다. 아! 이건 정말 문화 충격이야! 하시면서 말이죠. 아니, 왜요? 하고 물었죠.


'스페인에서는 공중 장소에서는 맨발로 다니면 실례가 되지. 수영장이나 온천 등등, 사람들이 맨발로 다닐 수 있는 공간에서는 꼭 슬리퍼를 신고 다녀. 발에 무좀이나 이상한 습진, 바이러스 형 물집 등등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옮을 수가 있거든.' 간단히 말씀을 해주시네요.



위의 사진은 터키 공중목욕탕 벽화인데 저렇게 신발을 신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스페인 수영장에서 다들 슬리퍼를 신고 다니더라고요.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 한국은 방에 신발을 신고 들어가지 않는 문화잖아요? 맨발로 아무리 많이 다녀도 아무 이상이 없는데 말입니다. 공중 찜질방 등등의 맨발로 들어가 드러누울 수 있는 곳에서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이렇게 보면, 이 슬리퍼를 신고 안 신고는 스페인과 한국에서의 문화 차이가 분명하겠습니다. 



한국 찜질방입니다. 다들 맨발로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답니다.



앗! 때밀이 아줌마?!

정말 누군가가 등을 밀어주는 문화는 충격이에요!

마사지 아줌마도 아니고 때밀이?! 하하하! 재미있네요.



네, 교수님은 정말 적응을 못 하셨는데요, 그 개운함을 어찌 알 수 있을까요? 교수님, 때 한 번 밀어보실래요? 

"아... 아... 아니...! 기분이 묘할 것 같은데.....?!"

그러셨답니다. 에이, 그럼 제가 밀어드리죠. 우리끼리인데... 괜찮겠죠?

교수님 등을 제가 밀어드렸는데요.


"한국에서는 공중목욕탕 정말 온탕, 냉탕 왔다 갔다 하면서 다양하게 목욕을 하네. 스페인에서도 목욕하는데 욕조에 물 받아놓고 비누 풀어서 하는데 이런 정도인지 꿈에도 상상 못 했어! 정말 특이한 문화야! 게다가 때밀이까지!!! 아! 후끈후끈하다. 정말 이런 더운, 숨 팍팍 막히는 곳에서 목욕하는 것은 내 생애 그다지 흔하지 않았는데... 신기해~" 하십니다. 


그리고 우린 목욕을 아주 짧게 하고 (약 40분 정도, 전 한국 가면 온종일 목욕탕 들어앉아 있어야 개운하고 속이 후련한데 말이죠, 그 목욕은 아주 근질근질했답니다.) 그 날의 워크숍에 참석했답니다. 



냉탕, 온탕이 있는 목욕탕이 신기했다는 외국인 교수님. 



그런데 교수님이 한국을 떠나시기 전, 조용히 저에게 부탁한 것이 무엇인지 아세요? 

바로 이 때밀이 수건이었답니다! 

아! 때 밀고 나니 더 살결이 반짝반짝 윤이 나는 것이 너무 좋아, 

내 딸에게도 선물해주고 싶어~! 그러셨네요. 


네, 교수님께 제가 이 때밀이 수건 선물해드릴게요. 

한국 공중목욕탕 탐방 기념으로 말이죠... 하고 선물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어때요? 스페인 교수님께는 문화적 충격이 된 이 작은 에피소드에서 두 문화의 차이가 보였죠? 공중목욕탕 탐방하신 이 스페인 교수님께는 이 경험이 평생 겪어보지 못할 특이함으로 다가왔다고 하네요. 지금도 저와 통화하거나 만나면 항상 이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사십니다. 지난번 한국 다녀와서도 때밀이 수건을 선물로 드렸는데 아주 좋아하시네요. 


외국여행에서 특별한 경험은 다른 게 없네요. 대중적인 문화를 체험하고 경험하고 느끼는 것이 최대의 추억인 것 같습니다. 외국 사람들도 한국에 오면 이런 대중 문화 체험을 상당히 즐기는 것 보면 말입니다. ^^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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