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장작 난로로 구운 도자기 접시
뜸한 일기/자연

부족한 환경에 불평하지 말고 그 환경에 맞게 방법을 찾으라~! 


이 말이 어느새 제 모습이 되었습니다. 지금 자랑하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으로 제게 주술을 건 진실이랍니다. 이곳은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로 도시까지 가려면 1시간 차를 몰고 구불구불한 산을 타고 나가야만 합니다. 그래서 제약적인 일들이 아주 많답니다. 


제가 스페인에서 도자기를 공부하고 도자 작업을 해왔는데요, 스페인 고산에 들어와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동안 이 작업을 수월하게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제 가마는 가스 가마인지라 프로판 통을 구하는 일이 이곳에서는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환경에 적응한 방법이 일단 장작으로 도자기를 굽는 실험을 하게 되었답니다. ^^*


그래서 제가 어느덧 장작 가마가 아닌, 집 장작 난로로 도자기를 굽는 전문가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헉?! 오늘 아침에도 학교로 찾아온 이탈리아인 예술가가 제 손을 덥석 잡으면서 그럽니다. 


"누님~! 한 수 가르쳐주십시오~!"


헉?! 한 달 동안 전 세계 예술인이 모여 작은 워크숍을 하고 있었는데, 작품을 장작으로 굽고 싶다고 제게 물어온 것이지요. 알지도 못하는 (잘 생긴) 남정네가 손을 덥석 잡아줘 기분이 좋아진 것도 있지만, 장작의 대가라고 소문이 난 터에 기분이 좋아져 흔쾌히 허락한 하루였지요. 


"그래~! 내가 한 수 가르쳐주마~!"


그래서 가르쳐주는 포스팅을 올리는 게 아니라 오늘은 제가 집 장작 난로로 직접 구워본 접시를 여러분께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장작이 활활 불타는 시점에 유약 바른 접시를 올려 구워본 것인데, 이것이 전혀 가능할지 몰랐는데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여러 실험을 지금 준비 중이랍니다. 



자, 여러분들은 지금 우리 아이들과 함께 만든 도자기 테라코타 구운 작품들을 보고 계십니다. 

1차 소성 후에 유약을 발라 2차 소성을 해야만 우리가 알고 있는 예쁜 도자기 그릇이 나오지요. 

그런데 테라코타도 참 예쁩니다. 여러분이 아실지는 모르지만, 

제가 토기 만드는 방법도 이미 포스팅으로 올렸습니다. 



위의 제목을 클릭하시면 위 사진의 그릇들이 어떻게 구워지는지 쉽게 알 수 있답니다. 

자, 사진의 큰 접시가 제가 만든 그릇입니다. 


집 장작 난로로 과연 도자기 접시가 구워질까요? 

아니,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말도 안 돼~! 하실 분을 위해 여기서 직접 밝힙니다. 


먼저 유약을 발라 장작 난로에서도 1,000℃에서 용해되는 유약이 구워지는지 알아봐야만 했답니다. 

그래서 아이들 그릇부터 구웠습니다. 



아이들 작품이 이렇게 투박하지만 나름대로 예쁩니다. 

간장 종지로 쓰면 좋을 듯~



자, 이제 낮은 온도에서 구워지는 유약을 만듭니다. 

산화, 환원에 따라 철의 색깔이 달라지므로 철분 많은 유약을 만들어봤습니다. 



솔로 장작 난로로 굽느라 붙은 재를 다 털어냅니다. 



그리고 유약을 발라주고, 하루 후 다 마르면 굽습니다. 



불이 활활 달았을 때 집게로 작은 그릇들을 넣습니다. 

빨갛게 변할 때까지 열심히 구워줍니다. 

라꾸 가마와 비슷하지만 집안 장작 난로입니다. ^^*



짜잔~! 완성된 아이들 그릇입니다. 

그런데 유약이 잘 퍼지지 않고 저렇게 뭉쳤네요. 

그래도 아이들 첫 번째 유약을 입힌 작품이라 나름대로 의의가 있습니다. 



이제 엄마가 만든 접시에 유약을 바르고 장작 난로에 넣습니다. 

과연 잘 될까요? 

중간중간 재가 날아서 떨어지고, 장작 일부가 떨어져 정말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짜잔~!



완성된 작품입니다. 


물론, 유약이 일정하게 잘 펴지지 않고 울퉁불퉁 좀 투박하게 나왔지만 아주 마음에 듭니다. 

환원한 곳은 푸른 색으로 산화 소성한 부분은 붉은 색으로 나왔습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연기 유무에 따라 색깔이 변합니다)


아이들은 바닷속 세상이라고 합니다. 

큰 상어가 헤엄쳐 다니고, 작은 물고기들이 유유히 거니는 공기 방울 송송 오르는 

예쁜 바닷속이라고 합니다. 

정말 색깔이 환상적으로 나왔습니다. 

비록 굽는 도중 장작에서 숯이 떨어져 나와 유약을 잘 녹이지 못하고 저렇게 

이상 효과를 냈지만 말입니다. 


이제 음식을 담아볼 차례입니다. 

 


먼저 녹색의 고추와 빨강의 토마토와 고추를 올려놓아 봤어요. 

으음~ 색깔이 참 마음에 드네. 



집 조명이 다 노란색이라 이렇게 좀 어둡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진짜 음식을 올려놓으니 


"우와~! 예쁘다!" 

아이들이 난리입니다. 


어?! 이거 은근히 멋진 도자기 그릇이 되어 나왔네요!



그러고 보니 단점이 장점이 되는 그릇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있는 환경에서 만들어낼 수 없을 것 같은 작품이 이곳 특유의 방식으로 

만들어지니 참 특별하네요. 


이제 저는 다른 방식의 장식 효과를 낼 실험을 생각하고 있답니다. 

하나하나 하다 보면 장작 난로로도 할 수 있는 많은 소성법이 생기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서 그 이탈리안 예술가와는 목요일 즈음에 장작 소성을 하기로 했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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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예요 2016.11.16 03:27 신고 URL EDIT REPLY
와~
대단하네요
원리를찾아서복잡함을지워버렸네요
투박하지만되어지는것에맡긴~
삶과닮은작품이네요
주어진것에감사하며살아가는모습
볼때마다예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16 20:54 신고 URL EDIT
투박하지만 정말 마음에 들었답니다. ^^*
역시 보시는 눈이~~~ @.@
저도 이렇게 같이 공감해주셔서 정말 기분이 좋아졌어요~ 앞으로도 공감될 수 있는 삶의 자세로 우리 즐겁게 살아요~ 오늘도 즐거운 일 가득하시고, 힘차게 응원 외쳐요! 아자!
2016.11.16 03:39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16 20:56 신고 URL EDIT
어머, 어머~! 역시 스OO님 눈은 동심이 가득차 있네요. '산호초'라니!
그러고 보니 정말 산호초 색깔이에요! 역시 우리의 순수한 어른들도 이렇게 동심으로 볼 수 있네요.
오늘도 즐거운 일 가득하길 바라고요, 오늘 밤은 푹 쉬시길 바래요~ 아자!
윤스 2016.11.16 03:44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저는 산들님의 블로그에 오게 되면
입가의 미소가 지어지게 돼요..
그래서 나도 나중에 결혼하면
내 일도하지만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만들어 가고싶다라는 소망도 함께
가지게 된답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누리는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지를 다시한번 더 깨닫게 되고요..^^

일하는 도중에도 그냥 한번 상상해본답니다..
산들님처럼 아이들과 일상을 함께 누리는 내 모습을요 ㅎㅎ
생각만해도 너무 행복한 ㅎㅎㅎ

이 블로글를 알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언제나 내 소망을 간직할 수 있으니까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파이팅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16 20:58 신고 URL EDIT
윤스님.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폭풍 감동입니다. ^^* 제 블로그가 누군가에게 소중하게 느껴질 수 있다니 그저 감격 그 자체입니다. 이런 순간들이 지속될 수 있도록 우리 힘껏 이 생의 삶을 즐기자고요.
윤스님도 이제 이런 삶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 궤도를 내려와도 길은 항상 열려 있는 법. 그 많은 길 중 선택해야 할 길은 순전히 내 몫이란 걸 기억해야겠습니다.

오늘도 순수한 마음으로 이 현재를 즐기자고요. 아자!
세레나 2016.11.16 09:01 신고 URL EDIT REPLY
와!! 접시가 장작난로에서 색깔이 환상적으로 나왔네요!! 아이들이 예쁜 바닷속이라고하니 거기에 담은 음식도 더 맛있을거 같네요. 예쁘네요. 연기의 유무에 따라 여러색깔이 어우러져 나와서 엔틱하게 나왔네요! 주어진 환경에서 그 안에서 적응하고 나만의 생활방식을 찾아가며 즐기는게 중요한거 같아요. 지레 안된다 불평불만 대신 결국 특별한 일상을 느끼고 만드는것은 자신의 몫인거 같아요. 산들님보면 저도아이들과 소소한 추억을 하루하루 만들어가는게 그게 행복인거 같아요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16 21:01 신고 URL EDIT
세레나님은 요즘 제일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요? 하고 싶은데 하지 이러저러한 핑계로 못한 일이 무엇인가요?
저는 이 도자기 작업이었답니다. 그런데 하나하나 해가자, 초조해하지 말자, 생각하니 더 여유로워지고 무엇이든 하게 되더라고요. 볼품 없는 그릇 하나라도 내 손을 거쳐가면서 무엇인가 마음 속으로 느껴지니 그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오네요.
우리 세레나님은 요즘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어떤 일......

오늘도 화이팅!
키드 2016.11.16 09:26 신고 URL EDIT REPLY
아침마다 산들님 글 읽으면서 참 편안하고 미소가 지어집니다ㆍ
새로운 것들도 접하니 더욱 일석이조!!
장작 가마에 고구마나 꿔먹었지 그릇을 굽는다는건 생각못했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16 21:03 신고 URL EDIT
하하하! 키드님.
그것은 보통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지요. 저야 도자기를 구워본 사람이라 이렇게 실험을 해본 것이랍니다. ^^*

게다가 요즘은 완벽한 도자기 그릇이 주위에 널려있으니 이런 조잡해보이는 그릇은 예술가 외에는 평가해주지 않는 분위기이지요. ^^* 그래도 내 손으로 만든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오늘도 또 열심히 만들어봐야겠어요. ^^*

키드님도 하루하루 행복한 일 가득하세요~!
2016.11.16 10:59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16 21:06 신고 URL EDIT
아이쿠! 요즘 바쁘게 지내셨네요? 저도 인터넷 불통인 날이 한두 일이 아니다보니 제 마음껏 답글을 못 달아드렸네요. ㅜㅜ

경기도 여주라면 제가 이천 비엔날레 때 가본 도시랍니다. 게다가 전시장과 여러 도자 관련 가게와 공방이 많아 제가 자주 찾는 도시이기도 하고요.
또 가고 싶어요~!

이모부께서 도예가이시군요! 한국 가면 저도 도자기 공방에 등록하여 한 번 같이 작업하고 싶은 심정이네요. ^^*

그나저나 그래도 다육이 덕분에 도자 산업에 활기에 띤다니 참 반가운 소식입니다. 이모부님께 라꾸 소성을 하면 더 흥미로운 도자기 화분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조언을 좀 해보세요. ^^*

오늘도 즐거운 하루~!
하민진맘 2016.11.16 17:04 신고 URL EDIT REPLY
이야~~~멋지네요.. 불편함을 불편하다 말하지 않으시네요... 멋진마음가짐인듯해요... 요즘정국이 뒤숭숭한데 한숨 돌리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16 21:08 신고 URL EDIT
하민진맘님. 네~! 요즘 시국이 정말 불안합니다. 정말 막장드라마 같은 분위기입니다. 세상에! 믿을 수 없는 일이 고위 정치인들 사이에 일어나다니! 정말 마음이 아플 지경입니다.

이거 역사에 남기도록 제대로 모든 '진실'이 밝혀졌으면 하네요. 그 죗값은 반드시 치뤄졌으면 하고요.
하민진맘님 우리 같이 힘내요~! 아자!
BlogIcon 비단강 2016.11.16 17:24 신고 URL EDIT REPLY
새로운 사실
아시아와 남유럽, 고대와 현재, 자연과 인공
이렇게 서로 상대적인 의미들이 이 하나의 그릇에 담겼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16 21:11 신고 URL EDIT
정말 맞는 말씀이시네요! ^^*
저도 이 그릇 속에서 그런 융합된 모든 것을 생각했답니다. 정말 신기하네요.
그래서 자연 카테고리 안에 이 인공적 결과물을 넣었는데 크게 보면 아마도 우리 일상사가 다 자연 안에서 소용돌이 속의 일부로 흘러가는 듯해요.

결국, 밝혀질 것은 밝혀져 태양 아래 쨍쨍 그 세균을 박멸해야 할 날이 오길......
에잉? 뭔 말인가요?

비단강님 (오늘도 힘들지만)우리 즐겁게 살아요~~~ 진실을 위해. 아자!
BlogIcon 프라하밀루유 2016.11.17 07:36 신고 URL EDIT REPLY
아ㅡ 그릇을 만드는 장인의 포스팅인데요... 사진 속 곱게 잘 말린 계란말이를 어떻게 잘 만드시는 궁금하네요 ㅋ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1.18 22:17 신고 URL EDIT
아이~ 뭘요?! 하다 보니 이렇게 달걀말이가 나온 걸요? 저도 하면서 터득한 것인데 인내를 가지고 약한 불에서 달걀을 마니 그나마 좀 괜찮아지더라고요. ^^*
BlogIcon 이슈보도국 2016.11.17 15:27 신고 URL EDIT REPLY
우와~ 화분 받침대로도 응용이 가능하겠어요!!
BlogIcon 루어낚시꾼 2016.11.17 20:44 신고 URL EDIT REPLY
그릇들이 개성도 있고 예쁘네요
BlogIcon 호돌e 2016.11.18 00:04 신고 URL EDIT REPLY
자유로워 보이고 좋네요 그릇이..
BlogIcon 키샘 (Keyssam) 2016.11.18 15:10 신고 URL EDIT REPLY
처음에 사진 보고 장작으로 계란말이 하신걸로 보고 들어온 1인...
BlogIcon hstar777 2016.11.18 15:26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계란말이 만든 사진을 하나 올렸는데

이걸보니 한없이 초라해 지네요'_'
BlogIcon 프라우지니 2016.11.21 05:51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은 글을 쓰는 사람인가 싶다가도 이런 작품들을 보면 도자기를 굽는 장인이지 싶습니다.
일상속에 숨어있는 여러가지의 재주가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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