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가족

스페인 고산에 한국 동생이 보내온 소포

산들무지개 2016. 11. 2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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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또 얼마 만인가요? 


사실, 스페인에서 소포 받기가 점점 어려워져 소포 받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답니다. 가능하면 안 받는 선에서 해결하려고 부단히도 애썼습니다. 왜냐하면, 유럽연합 외의 국가에서 오는 모든 소포에 선물이라도 세금이 달려오기 때문에 그 세금 폭탄 맞을까 봐 받지 않기로 한 것이지요. 


그런데 요즘 누리가 '까만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고 난리입니다. 까만 스파게티? 하하하! 다름이 아니라 짜장면입니다. 이 까만 스파게티를 먹어보지 못한지 어언 몇 개월, 이 아이의 조그만 배도 그 빈자리를 느끼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영상 통화로 시작된 이모와의 대화에서 이모가 자비롭게 한턱 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한국 물건을 보내준다는 겁니다. 


누리는 영상 통화 다음 날, 일어나자마자 까만 스파게티가 왔느냐고 물어봅니다. 아이는 아직 우편물이 여러 단계를 거쳐 오는지 모르기에 하루 지나면 오는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짜잔~! 세금 폭탄 없이 무사히 이 스페인 고산에 소포가 도착했습니다. 


언제나 한국의 언니와 동생 덕에 이렇게 풍성한 소포에 감탄합니다. 흑흑! 고마워~!



소포를 받은 날, 아이들을 위해 열지 않고 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이모의 선물이 도착했다고 하니, 우르르 몰려와 사정없이 

상자를 열어봅니다. 



그런데 어찌 먹을거리엔 관심이 없습니다. 

전에 이모와 이모 딸인 사촌 언니가 약속한 선물을 받기로 한 날이기에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선물을 주기로 한 것인지......


지난번 이곳에 놀러 온 한국의 사촌 언니가 돌아가기 전, 

아이들에게 선물할 물건 목록을 작성해 갔거든요. 



"유후~! 언니가 해준다고 한 선물이 다 왔어~!"

아이는 기분이 좋아 싱글벙글합니다. 


 


덕분에 사라와 누리도 행복~ 행복~

앗! 우리 쌍둥이 누리는 벌써 아랫니가 빠졌어요. 

사라도 아랫니가 흔들흔들합니다. 

이 아이들은 큰 아이보다 일찍 이가 빠지고 있어요. 



사촌 언니가 약속한 선물이 하나둘 얼굴을 보입니다. 

바로 색종이!


아니, 스페인에는 색종이가 없어요? 

하실 분이 있으나......


으억...... 여긴 있어도 찾기 어렵고, 찾아도 한국의 색종이처럼 예쁘지가 않다는 함정이! 

한국의 문방구가 세계 최고라니까요! 


우리 첫째 산드라 양이 사실 종이접기의 달인이 되어 있습니다. 

그냥 접어본 것이 취미가 되어 이제는 보지 않고도 다양한 형상을 종이로 접어냅니다. 

그래서 이 색종이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위의 사진: 색종이, 무늬 종이, 클레이, 야광 스티커



연필 세트(샤프, 지우개 포함) - 사촌 언니가 쓰던 예쁜 샤프가 갖고 싶었나 봐요. 

언니가 소원 풀어줬어요. 

예쁜 모양의 책 마크 스티커, 

야광 팔찌(이건 일회용인지 모르고 받자마자 열어서 저렇게 벌써 사용해버렸습니다)

사촌 언니가 스페인 고산 텃밭에서 얼마나 많이 도왔는지 몰라요. 

아이들에게 텃밭용 체험 장갑까지 보내줬네요. 

사진에는 하나씩만 있지만, 세 아이들을 위해 3개씩 보내줬어요. 


참고로 아이들의 사촌 언니는 지금 초등학교 5학년생입니다. ^^*



아이는 종이를 받자마자 이렇게 또 열심히 접기에 나섰습니다. 

가지고 있는 책만 해도 6권입니다. ^^

이 책도 이모가 보내준 것이지요. 



야~! 소포 상자 오랜만이야! 

빠다코코낫이라니! 

이 이름 무척이나 그리웠다. 하하하!


아이는 한국에서 온 이 상자에 자신의 보물을 넣고 아무도 못 건들게 합니다. 

이게 보물 상자란 말이지? 


그럼, 나머지 물건도 보여드릴게요. 



자~! 여기서는 구하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황태채, 김, 자반, 어린이용 멸치!


아이들이 다 좋아하는 것들이에요. 



그런데 희한한 물건 하나도 보냈어요. 

어머머! 두부김치찌개라니?!

그것도 포장된 것? 


아! 놀랍다. 

이 물건은 물컹물컹한 것이 이미 조리되어 나온 제품 같아요. 



그림 보니 무척이나 먹고 싶어졌어요. 

산똘님 몰래 혼자 먹을까 생각했지만, 

알면 무척이나 섭섭해할 것 같아 그냥 참기로 했어요. 

오늘 회사 퇴근하여 오면 같이 먹는 거로~~~


한 번 맛보라고 보낸 것 같네요. 

정말 이런 찌개, 해외에 살면서 가장 먹고 싶은 음식 중 하나인데 

향수 풀라고 보내준 것이네요. ^^



마지막으로 당분간 누리의 작은 배를 걱정시키질 않을 짜장 가루~! 

우와!!! 누리는 복 받았네~! 

좋은 이모 둬서...... 



진짜 마지막으로 동생은 

이 스페인 고산이 무척 추울까 봐 이렇게 긴 후드티를 보내줬습니다. 

헉?! 다리 짧은 나에겐 담요야!


남편이 이 옷을 보더니 하는 말, 

"슬리핑 백 입고 다니네."


푸하하하! 

그러면 어때? 따뜻하게 보내라고 보내준 옷인데......

겨울에 입는 옷은 따뜻하면 최고야!!! 


동생에게 바로 톡을 날려, 보내줘 정말 고맙다고 하니, 동생이 이러네요. 

"많이 보내주지 못해 미안해~!"


아이고~! 이렇게 많이 보내주고도 많이 보내주지 않았다니! 


이게 바로 한국인의 정입니다. 

동생 마음이 짠하게 전해져 눈시울이 시큼했습니다. 


여러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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