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때문에 외국인 남편이 덩실덩실 춤춘 이유
뜸한 일기/먹거리

지난번 포스팅에 한국 동생이 보내준 두부김치찌개라는 음식 상품 덕분에 우리 부부는 한동안 먹어보지 못한 김치 찌개를 시식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남편 몰래 혼자 먹을까 하다가 진짜 섭섭해할 남편 얼굴이 떠올라 그러질 못했습니다. 그러다 퇴근하고 온 남편과 알콩달콩 나누어 먹게 되었답니다. 사실, 우리 집에서는 그동안 김치를 못 먹은 지 거의 두 달이 되어간다는 사실. 김치에 목말라 하던 우리 부부는 아이들 몰래 먹었습니다. 하긴 아이들이 아직 어려 (이렇게) 매운 김치찌개는 전혀 못 먹기에 이번에는 아예 안심하고 먹었습니다. 


 

 


동생에게 받은 제품이 위의 것인데요,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국물 요리에 좀 놀라기도 했습니다. 

봉지를 뜯으니 육수와 건더기, 두 봉지로 또 나뉘더군요. 

그 감촉이 물컹물컹한 것이 좀 이상하더라고요. 

남편은 이런 식품을 우유처럼 테트라 브릭으로 만들면 어떨까, 말하더군요. 

실제로 위의 마지막 사진처럼 스페인에서는 국물 요리는 저렇게 테트라 팩(Tetra Pak)으로 

나오기 때문에 좀 더 합리적이 아닐까 싶기도 하답니다. 


아무튼, 김치를 못 먹어본 우리 부부는 정성스럽게 조리를 합니다. 



하긴 이미 조리되어 나온 제품이기에 얼마나 편한가! 놀라기도 했습니다. 

육수를 뜯으니 두부가 딱~ 나옵니다. 



그리고 건더기 봉지를 뜯으니 김치가~!



우와~! 김치 냄새 좋다. 

양념 하나라도 아까워, 저렇게 물을 넣어 헹구어 냄비에 넣습니다. 



먼 한국에서 온 것이니 소중하게 잘 먹어야지! 



그리고 짜잔~! 끓고 난 후 완성된 찌개가 식탁에 올랐습니다. 

포장의 사진과는 전혀 다른가요? 

하하하! 두부 3조각이었습니다. 


맛은? 


남편은 입에서 불이 나옵니다!!!

으헉헉! 

왜 이렇게 매워?!


그래? 

저도 한 입 떴습니다. 

아아악!

왜 이렇게 매워?!

정말 매웠습니다. 

고추가 동동 떠다니는 게......


요즘 한국인 입맛이 왜 이렇게 매워졌어요? 옛날보다 더 매워져 놀랐습니다. 


그런데도 맛있다고 먹어대는 남편. 

매우면 내가 다 먹을게~!

이렇게 이야길 하니, 

그건 절대 안 된다네요. 


헉?!


그런데 그날 우리는 이미 김장을 위해 배추를 절이고 있었답니다. 

다행이다. 이제 우리도 김치를 만들어 찌개를 먹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배추는 작은 것밖에 없었습니다. 7포기를 사 왔지요. 

김장철이라 그런지 남편이 특별히 사 온 것입니다. 

그만큼 김치가 고팠다는 증거. 



속을 심심하게, 때로는 맵게, 때로는 맵지 않게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포기김치를 완성해갔습니다. 



남편도 옆에서 싱글벙글 좋아서 사진을 찍어대며 춤춥니다. 

와! 얼마 만이야? 


그러게 배추 사 오길 잘했네. 

사실 이곳에서 배추 사 오려면 3시간 떨어진 발렌시아에 나가야 하거든요. 

보람이 있는 장보기였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부부는 김치를 담갔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좋아한 이유가 무엇인지 아세요? 



바로 여러 맛의 김치를 담갔다는 사실. 


아주 매운 김치, 순한 김치, 약간 매운 김치, 중간 매운 김치......

(사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하하하~! 매운맛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안 만들면 되지! 남편에게 말했더니 그러네요. 

매운맛은 중독 되는 맛이라 없으면 섭섭하다고. 

가끔 매운 김치가 당기는데 없으면 정말 섭섭하다고 말이지요. 


이렇게 김치도 매운 순으로 골라먹을 수 있다면서 엄청나게 좋아했습니다. 

(그래, 앞으로도 매운맛을 강약 순으로 구분하여 김치를 담가야겠다!)


그리하여 이번에 우리는 김치를 요로코롬 네 가지 맛을 만들고 흐뭇해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 한창 폭우라 인터넷이 오락가락하여 일단 이 포스팅 먼저 올리고요, 

다음에는 한밤중에 찾아온 불청객 덕분에 걱정을 한 바가지 하게 된 사연을 올리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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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2016.11.26 22:03 신고 URL EDIT REPLY
매번 글만 읽고 사라졌는데 오늘은 발자국..꾹꾹..
이사하고 정리되어가기 무섭게 친정엄마가 입원을 하시게 되어서 진짜 정신없이 바빴답니다. 와중에 하늘에 별따기처럼 힘든 막둥이 병설유치원 당첨소식까지 전해드립니다. 저희도 딸이 셋이라 다둥이로 유치원2순위였어요. 올핸 운좋게도 2순위에 저혼자 지원해서 무추첨 당첨되었답니다..ㅎㅎ

산들님댁은 그사이 김치도 담그시고..저보다 낫습니다. 매번 느끼는건데 한국사는 나이많은 저보다 외국(영국, 캐나다, 스페인)사시는 젊으신 주부님들이 더 김치를 잘 담그는것같아요..대단해요. 재료 공수하기도 쉽지 않을텐데 저렇게 다양하게 준비하시고..안 매운김치는 백김치이고 순한건 혹시 스페인산 파프리카가루? 흥미롭고 즐거운 소식 감사해요. 오늘 첫눈이 왔어요. 올해들어 처음내리는 눈인데 펑펑 오더라구요. 세브란스병실에서 바라봐도 어쩐지 설레이던데..ㅎㅎ

스페인 산들님댁에서도 월동준비 잘 하셔서 따뜻하고 행복한 겨울 맞으세요~^^
날고싶다 2016.11.26 22:19 신고 URL EDIT REPLY
요즘 즉석요리식품이 정말 다양해졌구요
맛도 있어요 차마 김치찌게를 사먹을순 없어서
(넘 불량주부같아서 ㅋ) 맘같아선 다양한 즉석요리를 종류별로 보내드리고 싶네요^^
그닥 매운김치찌게가 아닌데....
오늘 첫눈이 첫눈답게 펑펑 내렸답니다
여기는요^^
힐링커피공방 2016.11.26 23:15 신고 URL EDIT REPLY
으왓 스페인김장인가요?^^
제가 있는 지역은 김장으로 바쁘답니다.
월욜날 김장과 배추채취하러 가요.
벌써부터 추위가 화아악~~(T^T) 밀려옵니다.
저번에 보니까 텃밭있으신거같은데...
배추재배가 않될까요? 스페인 고랭지배추가 강원도
배추처럼~~^^ 잘자랄것같은 제생각~^^이내요. 프힛
요즘 저도 마늘알 100개를 심어서 그거보는 재미가 쏠오올
하거든요. ㅎ
그럼 오.내일도 행복하소서
anneshirly 2016.11.27 00:12 신고 URL EDIT REPLY
ㅎㅎㅎㅎㅎ 김치를 한번에 이렇게 여러 맛으로 담다니 놀라워요. 매운맛무터 순한 맛까지 4단계로 담으시다니! 김치맛이 매우 궁금해요. ^^
산똘님께서 발렌시아까지 가셔서 장본 보람이 있네요.
언제나 산들이님 글을 보고 또 보지만 댓글을 많이 달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도 마음만은 항상 고산의 참나무가족들을 생각한다는 것! ^^ 아이도 늘 산들이랑 누리 사라 이야기 궁금해 하고요. ^^
산들이가 종이접기 좋아한다는 거에 몹시 흥분하며 산들이의 작품을 보고 싶어해요.
섬마을이 아닌 이제 바닷마을에서 늘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
세레나 2016.11.27 00:31 신고 URL EDIT REPLY
산똘님께서 양념 한 방울이라도 소중해서 물을 넣어 냄비에 넣는 모습이 정말 외국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에게는 모두 깊은 공감이 갈거에요. 저도 외국에서 2년정도 살았을때 한국마트에서 사는 김치가 너무 비싸고 어쩌다 한국에서 김치찌개나 공장에서 만들어져 나온 제품 보내주면 어찌나 한 톨도 아까워서 산똘님처럼 저도 그랬어요.
아. 그때 생각하니 아련한 기억속으로 빠져드네요. 한국마트에서 파는 만들어져 있는 김치가 너무 비싸니까 시장에서 중국배추를 사서 집에서 한국고추가루사서 만들어먹기도 했는데 만드는데 멸치액젓이나 그외 들어가는 재료도 현지에선 한국보다 더 비싸니까 돈이 들긴해서 김치사먹는거나 거의 같긴 했지만 만들어먹는 김치가 휠씬 더 맛있게 느껴지고 정감이 갔었던거 같아요.
먹기좋게 잘게 썬 김치와 포기김치를 담갔었는데 주위에 한국인 친구들과 대만친구가 서로 조금만 담아가서 먹을려고 경쟁(?)했던 기억이 나네요. 산들님도 고산지대에서 어렵게 김치를 만들어서 드시고 있지만 맛보다 저는 정성이 반이상 차지 한다고 생각해요 !!! ^^;;
세상 어딜가나 김치는 없어서 안될 음식중에 하나인거 같아요. !
Buen fin de semana !
2016.11.27 02:48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키드 2016.11.27 10:30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네 텃밭에는 배추농사가 잘 안되나요?
여기도 지금 김장철이라 집집마다 김장한다고 부산합니당~~
외국이라 김치가 정말 그립겠어요ㆍ
그래도 담궈먹김치 담궈먹으니 그맛이 어떨까~~!
멜번댁 2016.11.27 15:56 신고 URL EDIT REPLY
여기 호주 멜번엔 김치공장도 있고 한인마트도 웬만한 동네는 다 있고 한인장터도 매달 열려요 한국식당도 많고 한국 채소를 재배해서 파시는 분도 있고 해서 여기 멜번 호두 큰 수퍼까지 김치를 진열해서 팔기 시작했어요 님의 야그를 들으니 안타깝내요
2016.11.27 16:36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6.11.27 17:22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Youngae Grossmann 2016.11.27 19:00 신고 URL EDIT REPLY
안녕하세요 산들씨 ?

텃밭이 있으니 내년에는 8월달에 빈 요크르트 푸라스틱에 배추씨를 심으셔서 어느정도

자라면 밭에모종하세요 한번해보세요
조수경 2016.11.27 22:17 신고 URL EDIT REPLY
알콩달콩 산들님 글에는 깨볶는 맛이 납니다^^
김치...ㅋ
참 일손 불러 맘 먹기 쉽지 않은데
담궈 놓으면 보기만해도 배부르죠~^^
한국은 한창 김장철이었답니다.
손목이 저릿저릿하게 대가족 김치 200포기..ㅋ
먹자는 건지 죽자는건지..ㅋㅋ
통통 모두 채워 담으면 보긴 좋더라구요~!!
겨울나기 준비가 보통일이 아니네요~^^
산들님네 네가지 김치맛 입맛대로 재밌어요.
추위에 가족 모두 감기조심하세요
Eva 2016.11.28 20:51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김치 정말 잘 담그시네요! 전 아직도 김치 담그는게 어렵더라구요. 외국인 남편과 처음 김치와 깍두기 담갔었는데 소금이 부족했는지 잘 절여지지 않아 담갔던 김치가 물러져 못 먹게 되었답니다 ㅠㅠ 다행히 깍두기는 심폐소생술하여( 소금을 더 넣었어요) 먹을 만해요! ㅋㅋ 맛있는 김치 겨울 내내 드실 수 있으시겠어요! 부럽습니당!
2016.11.28 23:37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윤스 2016.11.29 02:23 신고 URL EDIT REPLY
이전에는 그랬어요..
집에 반찬도 많고 그러니 입맛에 맞지 않으면
김치는 먹지도 않고 ㅋㅋ

근데 요즘은 절약모드로 들어가다보니,,
그냥 새김치나 신김치만 있어도
밥 한 그릇 뚝딱!!이네요..ㅎㅎ

역시 한국인에게 김치는 필수예요..
산들님 김치를 보니 또 먹고싶어지네요..

스페인도 많이 추운 겨울이니
몸 건강하시고 가족 모두 지금처럼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BlogIcon 피치알리스 2016.11.29 17:00 신고 URL EDIT REPLY
와우, 산들님 오랜만에 찾아 뵙네요. ㅎㅎ 이거보니 김치가 먹고 싶어 군침이 도네요. 오늘 저녁은 김치찌개로 낙점! 저는 주로 주문해서 먹는데, 고산지대에서 유기농삶이 때로는 정말 본받고 싶은 삶입니다. 도시에 자라온 여자라 나이 먹어도 도시에만 있지만, 이제는 도시를 벗어나서 잠시만이라도 조용한 곳에서 지내고 싶군요. ㅎㅎ
꿈꾸는 식물 2016.11.30 09:41 신고 URL EDIT REPLY
하하하 서양인 남편님께서 매운 맛의 은근한 매력을 아신다구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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