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먹거리

김치 때문에 외국인 남편이 덩실덩실 춤춘 이유

산들무지개 2016. 11. 26.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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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 한국 동생이 보내준 두부김치찌개라는 음식 상품 덕분에 우리 부부는 한동안 먹어보지 못한 김치 찌개를 시식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남편 몰래 혼자 먹을까 하다가 진짜 섭섭해할 남편 얼굴이 떠올라 그러질 못했습니다. 그러다 퇴근하고 온 남편과 알콩달콩 나누어 먹게 되었답니다. 사실, 우리 집에서는 그동안 김치를 못 먹은 지 거의 두 달이 되어간다는 사실. 김치에 목말라 하던 우리 부부는 아이들 몰래 먹었습니다. 하긴 아이들이 아직 어려 (이렇게) 매운 김치찌개는 전혀 못 먹기에 이번에는 아예 안심하고 먹었습니다. 


 

 


동생에게 받은 제품이 위의 것인데요,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국물 요리에 좀 놀라기도 했습니다. 

봉지를 뜯으니 육수와 건더기, 두 봉지로 또 나뉘더군요. 

그 감촉이 물컹물컹한 것이 좀 이상하더라고요. 

남편은 이런 식품을 우유처럼 테트라 브릭으로 만들면 어떨까, 말하더군요. 

실제로 위의 마지막 사진처럼 스페인에서는 국물 요리는 저렇게 테트라 팩(Tetra Pak)으로 

나오기 때문에 좀 더 합리적이 아닐까 싶기도 하답니다. 


아무튼, 김치를 못 먹어본 우리 부부는 정성스럽게 조리를 합니다. 



하긴 이미 조리되어 나온 제품이기에 얼마나 편한가! 놀라기도 했습니다. 

육수를 뜯으니 두부가 딱~ 나옵니다. 



그리고 건더기 봉지를 뜯으니 김치가~!



우와~! 김치 냄새 좋다. 

양념 하나라도 아까워, 저렇게 물을 넣어 헹구어 냄비에 넣습니다. 



먼 한국에서 온 것이니 소중하게 잘 먹어야지! 



그리고 짜잔~! 끓고 난 후 완성된 찌개가 식탁에 올랐습니다. 

포장의 사진과는 전혀 다른가요? 

하하하! 두부 3조각이었습니다. 


맛은? 


남편은 입에서 불이 나옵니다!!!

으헉헉! 

왜 이렇게 매워?!


그래? 

저도 한 입 떴습니다. 

아아악!

왜 이렇게 매워?!

정말 매웠습니다. 

고추가 동동 떠다니는 게......


요즘 한국인 입맛이 왜 이렇게 매워졌어요? 옛날보다 더 매워져 놀랐습니다. 


그런데도 맛있다고 먹어대는 남편. 

매우면 내가 다 먹을게~!

이렇게 이야길 하니, 

그건 절대 안 된다네요. 


헉?!


그런데 그날 우리는 이미 김장을 위해 배추를 절이고 있었답니다. 

다행이다. 이제 우리도 김치를 만들어 찌개를 먹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배추는 작은 것밖에 없었습니다. 7포기를 사 왔지요. 

김장철이라 그런지 남편이 특별히 사 온 것입니다. 

그만큼 김치가 고팠다는 증거. 



속을 심심하게, 때로는 맵게, 때로는 맵지 않게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포기김치를 완성해갔습니다. 



남편도 옆에서 싱글벙글 좋아서 사진을 찍어대며 춤춥니다. 

와! 얼마 만이야? 


그러게 배추 사 오길 잘했네. 

사실 이곳에서 배추 사 오려면 3시간 떨어진 발렌시아에 나가야 하거든요. 

보람이 있는 장보기였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부부는 김치를 담갔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좋아한 이유가 무엇인지 아세요? 



바로 여러 맛의 김치를 담갔다는 사실. 


아주 매운 김치, 순한 김치, 약간 매운 김치, 중간 매운 김치......

(사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하하하~! 매운맛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안 만들면 되지! 남편에게 말했더니 그러네요. 

매운맛은 중독 되는 맛이라 없으면 섭섭하다고. 

가끔 매운 김치가 당기는데 없으면 정말 섭섭하다고 말이지요. 


이렇게 김치도 매운 순으로 골라먹을 수 있다면서 엄청나게 좋아했습니다. 

(그래, 앞으로도 매운맛을 강약 순으로 구분하여 김치를 담가야겠다!)


그리하여 이번에 우리는 김치를 요로코롬 네 가지 맛을 만들고 흐뭇해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 한창 폭우라 인터넷이 오락가락하여 일단 이 포스팅 먼저 올리고요, 

다음에는 한밤중에 찾아온 불청객 덕분에 걱정을 한 바가지 하게 된 사연을 올리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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