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교수 부부가 기억하는 한국의 신기한 점
국제 수다

스페인 사람들은 '꽃보다 음식'이라고, 정말 '음식'에 살고 '음식'에 죽는 듯합니다. 그래서 손님 집 초대받아 갔을 때도 대체로 후식이나 와인 등 같이 즐길 수 있는 '먹을거리'를 가지고 간답니다. 누가 손님 집에 꽃을 사 갔다고 하면, '우와! 미쿡물 먹었나 봐.' 할 정도로 이상하게 생각한답니다. 


한국의 이천 도자 비엔날레에 스페인 교수님들과 함께 초대되었을 때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음식을 근처 식당에서 해결했습니다. 물론 아침은 호텔에서 해결하구요. 호텔에서 해결하는 것이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젓가락 사용하시느라 참 고생 많으셨네요...


호텔의 아침 식사는 거의 서양식 뷔페 음식이라 아무 문제가 없었답니다. 다만, 한쪽에는 아침 백반이 준비된 곳도 있어서 우리 교수님들이 의아해하시기도 했답니다. 한 번 드셔 보실래요? 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점심에도 먹을 건데, 아침은 그냥 서양식으로 하자, 하십니다. 


그런데 젓가락도 써봐야 그 재미가 는다고 교수님 부부는 기념품으로 젓가락을 많이 사 가셨습니다. 특히 에디슨 젓가락을 선호하시더라고요. ^^




바닥


이것은 모든 외국인들이 느낀 한국의 신기한 문화겠죠? 우리가 갔던 식당의 대부분이 온돌로 되어 있었답니다. 저는 한국인이니 뭐 불편할 것도, 편할 것도 없게 그렇게 당연하게 여겼었죠. 그런데 전혀 바닥에서 식사를 해보시지 않은 이 스페인 교수님들은 참 신기하게 생각하셨답니다.  


또한, 같이 참석한 모든 서방세계(벨기에, 프랑스, 미국 등) 작가들도 신기하게 생각하셨답니다. 

한참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어떻게 자리에 앉을 줄 몰라 다리를 꿇었다가 다시 폈다가 좌식에 익숙해진 문화에서 이 온돌 문화로 당장 실행하기엔 역부족이신 듯 보였답니다. 



얼마나 고통을 받으셨으면 나중에 연세 많으신 분들이, '오늘은 테이블 있는 곳에 식사하러 가요!'하셨겠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식집은 이런 테이블이 있는 곳이 드물었다는 겁니다. ^^* 언제나 중국집으로 식사하러 가시게 되었답니다. 



식사 전 주는 물수건


스페인 식당에서 물수건을 내오는 곳은 거의 없답니다. 웬만한 손님은 화장실에서 (전통적 방법으로) 손을 씻습니다. 그런데 이거 참 비행기도 아니고...... 한국에선 식당에서도 물수건을 내어줘요! 신기한 듯 말씀을 하셨답니다. 저는 한국인이라 당연하게 생각한 그 물수건이 스페인 교수님께는 신기한 한 모습으로 보였나 봐요. (만약 미스터 빈이었다면 이 물수건 좋다고 얼굴이랑 목이랑 다 깨끗이 닦았을 듯... 에잉? 갑자기 삼천포?) 



어떤 식당에서는 앞치마까지 둘러야 했습니다


처음 간 식당은 전체 오리엔테이션과 비슷한 분위기로 닭갈비 집에서 축하의 장을 열었답니다. 닭갈비 집!

오우! 그런데 아줌마께서 아무 곳에나 앉으세요! 하시면서 가져온 것은 아하! 앞치마입니다. 

처음 앞치마를 받으신 우리의 스페인 교수님 부부는 이거 왜 가져 온 것이지?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십니다. 


앗! 전 이미 이 앞치마 문화를 알아서 설명을 해드렸습니다. 


"이제 우리는 닭갈비를 직접 구워 먹을 텐데요, 양념이 튈 수 있어서 이 앞치마를 하셔야 해요!" 하고 말입니다. 

그러자 여자 교수님께서 "하하하! 한마디로 냅킨이네요!" 하십니다. 

마치 스페인의 칼솟(calsot, 스페인식 대파 구이 요리) 전문점에서 '턱받이'하고 먹는 것처럼 말이지요. 


정말 그러고 보니 스페인 같았다면 정말 진기 명기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답니다. 두고두고 한국에서 앞치마 입고 식당에서 식사했어~, 하시면서 회상하신다는......



한국에서는 앞치마


VS


스페인에서는 턱받이



샘킴님 스페인 방문 때 드셨던 칼솟 요리입니다. 



고기 뒤집기


스페인 교수님과 서양 작가들이 즐기신 요리는 당연히 불고기입니다. 불고기와 닭고기 같은 고기 구워 먹는 스타일의 음식점은 정말 스페인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요릿집이랍니다. 물론 고기를 구워주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직접 손님이 알아서 굽는 곳은 없답니다. 


뷔페식에서는 고기를 한쪽에서 구워주는 곳이 있구요, 나머지 샤부샤부를 다루는 일본식당이나 중국식당에서나 이런 형태의 서비스를 접할 수 있답니다. 그런데 여기서 14년을 살아도 이런 고기 요릿집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답니다. 오직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대도시의 한식당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지요. 


그러니 스페인 교수님 부부는 얼마나 놀라셨겠어요?


비록 중간중간 아주머니께서 오셔서 뒤집어주셨지만, 같이 간 한국 작가분께서 다 알아서 뒤집어주시니 거참, 신기하구먼~, 하셨던 것입니다. 꼭 집에서 요리해 먹는 것 같아요! 하셨죠. 



자가용으로 이동 중 엉덩이가 뜨거워진 경험


새벽 일찍 도착하신 스페인 교수님들을 모시기 위해 자가용을 가져오신 담당자분께서 호텔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앞좌석에서 담당자님과 대화를 하면서 같이 가게 되었지요. 스페인 교수님 두 분은 뒷좌석에서 여정을 푸시는데 갑자기 여자 교수님께서 머뭇거리시면서 말씀하십니다. 


"있잖아. 이거 좀 이상한 거 아닐까? 말하기 좀 그런데 여기 좌석이 너무 뜨거워서 엉덩이가 뜨끈거려~!"


헉?! 저도 잘 모르는 이런 이야기를? 한국에 가끔 들어가는 이 글쓴이도 참 몰랐던 문화이지요. 담당자님께 교수님 사정을 이야기하니, 


"너무 피곤하시고, 새벽이라 추울 것 같아 열선을 켜뒀어요~!"

아하! 그러니까 차 시트에 열선이 있었던 겁니다. 하하하!

사실, 스페인은 북유럽이나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아주 따뜻한 나라이기 때문에 자가용 시트에 열선은 옵션으로 넣질 않는답니다. 그러니 이런 새 문명(?)에 아주 신기하게 생각하셨던 것이죠. 



이런 말씀을 해드리니 두 교수님 부부는 아주 흐뭇하게 웃으셨습니다. 신기한 한국 문화라고 말이지요. 게다가 남을 생각하여 미리 이런 소소한 배려까지 하는 게 참 좋으셨다네요. 



한국에서 경험한 공중목욕탕


이 이야기는 지난번 다루었기 때문에 링크 제목으로 걸어둡니다. 

아래의 제목을 클릭하시면 바로 그 내용을 읽으실 수 있어요. 


2016/11/10 - [국제 수다] - 한국 공중목욕탕에 같이 간 외국인 여교수의 반응



오늘은 저의 두 스페인 교수님의 경험담을 몇 가지 이야기했습니다. 스페인과는 다른 문화적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을 추려 말씀을 드렸는데요, 한마디로 한국에서 평생 겪어보지 못한 신기한 체험을 하셨다고 합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음식에 대해서는 정말 '꽃보다 음식'이므로 이런 경험을 두고두고 회자하고 계십니다. 그래도 한국에서 맛보았던 수많은 음식을 다시 한번 맛보고 싶으시다고 가끔 제게 전화를 걸어주시기도 하십니다. 그리고 신기한 한국 문화도 두루두루 기억하시네요.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다음 포스팅은 스페인 현지인들과 함께한 송년회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제가 송년회 간 사이에 아빠와 아이들이 한 일에 관한 이야기도 같이 전해드립니다.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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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 2016.12.18 09:37 신고 URL EDIT REPLY
외국분들이 얼마나 신기하고 당황 스러웠을까요~~ㅎㅎ
한정식당 좌식은 익숙한 저도 힘들어요.
한참 앉아있음 허리 다리 아파서 ‥
그러니 외국분들 이야 오죽 하겠어요.
우리나라 서비스 문화는 정말 대단한것 같아요.
알아서 다 해주시잖아요
우린 먹기만 하면되니 ‥감사 할 뿐이지요~^^

며칠 춥더니오늘은 날씨가 좀 풀렸어요.
오늘도 행복한날 되세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8 21:52 신고 URL EDIT
여긴 여전히 춥고 비가 옵니다. ㅠㅠ
우울해지기 일보 직전입니당~
그런데 아이들은 셋이니 놀거리가 끊어지질 않아요, 그것은 참 다행인 듯 싶어요.

그러게 가끔 의자 있는 식당이 오히려 편하기도 하더라고요. 특히 아이들 가만히 앉혀서 식사하기엔 의자 있는 곳이 더 낫더라고요.
바닥에 앉게 하면 자꾸 이리저리 움직여 조금 힘들었지요. ^^

남은 12월 알찬 날들 되세요~
2016.12.18 12:55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8 21:52 신고 URL EDIT
어머, 이렇게 재밌게 읽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앞으로도 재밌는 이야기 많이 머릿속에서 쥐어짜여 글을 올리도록할게요~ 응원 고맙습니당~!
세레나 2016.12.18 14:44 신고 URL EDIT REPLY
요즘은 물수건 주는곳도 많이 없는거같아요. 예전에 그냥 주었는데 달라고 말한 사람만 주는 곳도 있고 외국인여자보다 외국인 남자가 더 우리나라 좌식에 많이 힘들어 하는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상하게 (?) 앉는거 보고 빵 터진적도 있어요. 우리나라의 문화를 경험해보고 신기해 하는거 보고 재미있기도 하구요. 식당에 가서 반찬들이 이미 나가고 직원들이 다 서있고 메인 주문하는거 기다리고 있는거 보고 친구가 저한데 이유를 물어보고 대답해준적있어요!! 반찬도 리필이 계속되고 직원들 서비스가 좋으니 친절한 한국모습에 감동하더라구요. 유럽하다보면 음식시키고 갖다주는데 웨이터가 소리내면서 그릇을 던져주고 가는듯한 느낌많은적도 많았구요. 요즘 많이 듣는 얘기는 화장실에 비데 있는곳이 많아요. 이런 추운데 지하철타면 의자도 온돌방처럼 따뜻하니 좋아하드라구요 ~~(아. ... 내리기 싫어...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8 21:55 신고 URL EDIT
오~ 그런가요? 지하철 의자가 따뜻하다고요? 우와! 놀랍니다. 저는 겨울에 한국 가본지 어연 몇 십 년이라 정말 많이 변했겠어요. 한국 가면 어리버리해서 한참 고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ㅠㅠ
그런데 또 너무 빨리 속도를 붙여 사는 생활이 저는 좀 힘들기도 하더군요. 다들 어떻게 그렇게 잘 사는지, 오히려 저는 한국에서 못 살겠단 느낌이 들었답니다. ^^;

세레나님, 남은 12월 마지막 날까지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 화이팅!
하하 2016.12.19 09:49 신고 URL EDIT REPLY
미국에 살고있는데 미국도 꽃을 사가는 문화는 아니에요 보통 음식 사가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9 20:00 신고 URL EDIT
아~ 그런가요? 사실, 이 글은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미국 문화만큼이나 생소하다는 뜻으로 위의 표현 방법을 사용했답니다. 마치 헐리우드 영화 속에서 봄 직한 장면이 미국의 일상인 듯 말입니다.
maison 2016.12.19 15:38 신고 URL EDIT REPLY
뜬금 쌤킴 찬조출연..ㅋㅋ 한국은 요리프로그램 전성시대라서 쌤킴도 각종 프로그램 종횡무진 활약하시고 광고도 찍으셨더군요. 바쁘십니다.ㅎㅎ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9 20:02 신고 URL EDIT
저번에 샘킴님이 턱받이 두르고 식사하는 게 참 신선했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러니 한국에서의 앞치마도 무척이나 신기하게 보신 교수님 부부와 비슷한 느낌이 났답니다. ^^ 그래서 이곳에 인용~
그렇군요. 한국에서 무척이나 유명인이시군요. ^^
에릭 2016.12.20 02:14 신고 URL EDIT REPLY
해외 거주하시면
www. sendhow.com 서비스 굿입니다
오드 2016.12.20 06:36 신고 URL EDIT REPLY
맞아요.. 미국도 워낙 포트락문화라... 음식하나 혹은 디저트류 와인 등 과일이라도 사가는 것이 훨씬 일반적이랍니다
신진숙 2016.12.22 18:46 신고 URL EDIT REPLY
외국인 부부가 한국문화에 대한 생소함에 느끼는 이런 모습들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BlogIcon 저에요_ 2016.12.27 11:22 신고 URL EDIT REPLY
뭔가 귀엽고 따듯한 글이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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