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스페인 사람이 손님 초대 시 내오는 음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산들무지개 2017. 1. 16. 01:43
반응형
728x170

이번 주 스페인 친구 집 점심 식사에 초대되어 간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번 꾸며봤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손님을 초대했을 때 보통 어떤 음식을 준비하는가에 대한 일상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여기서 살다 보니, 스페인에 사는 한국인 집에 초대되어 가면 보통 김밥 혹은 비빔밥, 잡채, 불고기 등이 주로 나오고요, 인도 친구 집에서는 사모사와 함께 치킨 커리가 으뜸으로 나오더군요. 일본인 친구 집에 가면 이름도 모르겠는 우리와 비슷하지만 다른 달달한 음식들이 나오고요, 대만 친구 집에 가니 물이 아닌 차를 마시면서 식사하는 문화가 참으로 특이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렇다면 스페인 가정에서는 보통 어떤 음식을 손님에게 대접할까요? 물론 일반화할 수 없지만, 비슷비슷한 분위기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보통 손님이 되어 초대되어 도착하면, 식사 전에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음식을 내오더군요. 



식사 전 음식


그런데 신기하게도 식사 전 음식으로 스낵이 자주 나옵니다. 감자튀김에서부터 나초, 꼬깔콘까지...... 저는 꼬깔 모양의 콘이 한국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세상 사람들 다 먹는 음식이더라고요.  



그리고 올리브 열매 절임이라든가, 견과류 등이 나옵니다. 특히 잘 토스트된 짭짜르름한 땅콩이나 아몬드가 식전 음식인 경우도 있답니다. 



이런 나초 스낵이 식전 음식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냥 먹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아래 사진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각종 소스들을 내놓고 찍어 먹으라고 합니다. 



위의 사진과 같이 주인장이 그릇 등을 미처 세팅하지 못한 경우 

손님이 함께 세팅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형식적인 자리가 아니라 친구처럼 친밀한 경우에 이렇게 

함께 테이블 세팅하면 주인장이 아주 좋아합니다. 



이런 음식은 간단히 서로의 안부를 물으면서 아직 준비하지 못한 음식을 하는 주인장이 손님들에게 먹으면서 편안히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의미로 내오는 경우도 있지요. 보통 준비하는 음식에따라 손님이 왔을 때 첨가해야 하는 음식들이 있으니 말입니다. 국물 있는 밥이나 국물 있는 파스타는 불어 터지면 안 되기에 손님이 왔을 때 바로 넣어 음식이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경우도 있답니다. 


위의 식전 음식은 입맛을 돋우기 위하기 때문에 다 드실 필요는 없답니다. 본격적으로 먹을 음식을 대할 때 배가 부르면 안 되기 때문에 적절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답니다. 



메인 음식 - 1. 프리메로 플라또(Primero plato)


식전 음식이 이렇게 간단하게 끝나고 나면 프리메로 플라또가 나옵니다. 첫 번째 접시라는 뜻인데 코스 요리의 첫 번째 부분이랍니다. 


스페인 가정에따라 아주 다양한 음식이 나오는데요, 어떤 곳은 스프나, 그 지방 특색에 맞는 음식 등등이 나옵니다. 이번에 초대되어 간 집의 프리메로 플라또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렇게 음식이 차려지면 자리에 앉아 본격적인 식사에 들어갑니다. 


그 전의 스낵 먹기는 서서도 먹을 수 있는 코스였고요. 



스페인 가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몬(jamon) 스페인식 염장 생햄입니다. 



주인장이 직접 만든 블루 치즈 들어간 롤빵입니다. 

아주 작지만 맛은 입안에서 터질 것 같았습니다. 



스페인의 대표 문어요리, 뿔뽀 아 라 가예가(Pulpo a la Gallega)입니다. 

삶은 감자를 저렇게 자른 후 삶은 문어를 올려 소금, 매운 파프리카 가루를 뿌리고 

생 올리브 오일을 둘러 내오는 스페인의 전통 음식이지요. 



역시 지중해에 근접한 스페인답게 새우 요리가 자주 나옵니다. 


이런 음식이 준비되면 각자의 접시에 조금씩 덜어 식사하시면 된답니다. 



메인 음식 - 2. 세군도 플라또(Segundo plato)


두 번째 메인 음식인 세군도 플라또, 두 번째 접시도 역시 가정마다 다르지만, 주말인 경우에는 파에야가, 내륙인 경우에는 육류 구이가, 해변 근접한 마을은 생선 정도가 나온답니다. 



우리가 사는 발렌시아주는 역시나 파에야와 해물 요리의 성지이기 때문에 해물을 이용한 재료가 많답니다. 그중 해물 파에야나 해물 국물을 이용한 국물 있는 밥 요리 등 아주 다양합니다. 



세군도 플라또는 프리메로와는 달리 여러 요리가 나오는 게 아니라 하나의 요리가 나옵니다. 

보통은 샐러드와 함께 먹는 경우가 많으므로 항상 샐러드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세군도 플라또와 동반한답니다. 



이번에 우리가 먹은 대게 국물 밥 요리가 되겠습니다. 

파에야와는 다르게 다양한 생선 육수를 우려내어 

대게와 함께 삶아낸 죽 스타일의 요리가 되겠습니다. 



후식 - 엘 포스뜨레(El postre)


이제 세군도 플라또까지 다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랍니다. 이번엔 후식이 남아 있답니다. 후식으로는 아시다시피, 과일, 요구르트, 직접 만든 케이크나 푸딩 등이 나온답니다. 



이번에 초대되어 간 집의 포스뜨레는 사과 파이 축소판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다 집어먹어 몇 개밖에 안 남았네요. ㅜ,ㅜ

아주 맛있었어요. 



끝마무리 


이렇게 공식적으로 식사를 다 마쳤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음식을 아주 오래 먹고, 대화하는 사람들이기에 커피나 허브티(인푸시온infusion)을 마시거나 후식용의 달달한 와인을 마시면서 끝마무리를 맺습니다. 

 


아이들 손이 쉴 새 없이 또 왔다 갔다 했던 끝마무리용 치즈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아주 좋아하는 스페인 발렌시아의 모스카뗄 와인인 달달한 미스뗄라입니다.

보통 마무리용으로 이런 달달 와인 (소주잔 크기) 한 잔을 마시거나 

추피또(Chupito)라는 원샷용 술을 마시면서 마무리를 합니다. 


헉?! 정말 거나하게 먹지 않나요? 

하나하나 보면 단순해 보이는 식단이지만, 저거 먹는데 (그리고 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답니다. 

식사 시간이 보통 2시간 이상인 게 이해 가는 식사입니다. 



그렇다면, 스페인 사람들 집에 초대되어 갔다면 달리 지켜야 할 예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산똘님이 그럽니다. "아주 단순해~! 이것만 지키면 돼~!" 하면서 간단하게 설명하네요. 


1. 입 벌리고 먹지 말자. 

2. 쩝쩝, 후루룩 소리 내고 먹지 말자. 

3. 대화하면서 식사하지만, 입에 음식이 가득할 때 말하면서 먹지 말자. 

4. 적당히 다른 사람과 박자를 맞춰가면서 음식을 먹자. 

5. 필요한 음식이 있다면 근처에 있는 사람에게 달라고 요청하자. 자신이 직접 서서 다가가 가져오는 일이 없도록 하자. 

6. 모자를 쓰거나 선글라스를 쓰고 식사하면 안 된다. 


요렇게 단순하게 이야기해줍니다. 스페인 사람들의 식탁이 영문화권과 달리 천 냅킨을 쓰는 문화이니 지저분한 게 묻는다고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게다가 빵으로 접시까지 싹싹 닦아먹는다고 뭐라고 할 사람도 없습니다. 오히려 깨끗이 먹어주는 사람이 더 반가울 수도 있답니다. ^^*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즐거운 하루~!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 스페인 고산평야의 무지개 삶, 카카오스토리 채널로 소식 받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