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스페인 중세도시에서 느낀 소소한 사람 사는 정

산들무지개 2017. 4. 1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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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리아 반도는 선사 이전부터 참 좋은 땅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류가 출현하여 정착하여 살아가기 좋은 환경이었기에 인류 화석도 많이 발견되고 다양한 문화가 그 후로도 쭉 이어져 상당히 화려한 문화유적을 가지고 있지요. 


우리가 들른 부르고스(Burgos)라는 중세도시는 중세풍의 아름다운 대성당과 건축물 등 참 많은 볼거리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근처의 아따푸에르카(Atapuerca)라는 곳은 고고학적으로도 상당한 가치가 있어 유네스코의 세계 인류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답니다. 그곳은 인류의 기원과 비밀을 풀어줄 대단한 인류화석이 발견되었고, 또 지금도 발견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


우리 가족은 평소 보기 힘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예약 방문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고고학자가 설명해주는데 스페인어라 아마도 한국인이 참석하기에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했답니다. 한국인 해설자가 없으니 말이지요. 



아따푸에르카는 여전히 고고학이 연구되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20세기 초반에 철도를 놓기 위해 땅을 파면서 발견한 장소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고대 곰 동굴이라고 생각하여 시작하여 발굴했다고 하는데요, 발굴하면서 

어마어마한 수(2,000개 정도)의 인류 화석을 동굴 안에서 발견했다고 합니다. 


호모 하이델베르크(하이델베르크인(Homo heidelbergensis 호모 헤이델베르겐시스[*])은 신생대 제3기 홍적세 중반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인류)나 호모 안테세소르(Homo antecesor 900.000년 전)로 추정되는 이 뼈에는 당시의 흔적을 고스란히 짜 맞추어 이야기를 지어낼 수 있다네요. 

고고학을 전공하고 실제로 이곳에서 발굴까지 하고 연구하는 안내인이 들고 있는 

저 해골은 '미겔론'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미겔론의 머리 검사 결과, 치아 부분에 상처가 나 있었던 흔적을 발견했다네요. 

그런데 상처가 더 심해지는 흔적이 발견되고 죽기까지는 6개월가량이 걸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네요. 



고고학자들은 이 미겔론이 상당히 사랑 받은 사람이었다고 하네요. 

보통 그 상처로 살아남기 힘든데 6개월이나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옆에서 

누군가가 잘 보살펴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음식을 씹지 못하니, 옆에서 누군가가 잘 씹어서 먹여줘서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었다는 말에 

참 인류는 나면서도 사람과 관계하지 않을 수 없는 사회적 존재라는 것을 느꼈네요. 


아무 흥미로운 이곳은 고고학 현장뿐만 아니라 박물관, 체험관 등으로 나누어 

학구열이 높은 이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장소가 되겠습니다. 


체험관에서는 원시시대에 했던 방법으로 벽화를 그리고, 불도 붙이는 방법을 배운답니다. ^^*


http://www.atapuerca.org/

궁금하신 분을 위해 링크 남깁니다. 



그래서 그랬을까요? 부르고스 중세 도시의 시가지에서 본 풍경은 참 남달랐습니다. 



이곳은 작은 도시답게 젊은이층도 있지만 노년층도 많이 있었습니다. 

잘 차려입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산책하는 모습도 보고, 좀 색달랐습니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대하는 시선들이 참 따뜻하더라고요. 

어떤 할머니는 목도리를 땅에 질질 끌고 다니셨는데, 주위 사람들이 다가와 할머니 옷을 

마치 자식처럼 다시 챙겨 입혀드리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아~ 사람 사는 곳이구나! 


스페인의 참모습을 보려면 유명 관광지보다는 오히려 이렇게 작은 마을이 더 깊은 맛을 주는구나! 

싶었지요. 



제가 운이 좋아 이런 모습만 보았는지, 참 어른들 대하는 이곳 사람들 모습이 큰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길을 잘못 든 시각 장애인에게는 직접 다가가 어디 가느냐? 말을 걸어주고, 가는 길 방향까지 

알려주는 모습에서 보기에는 험상궂게(?) 생긴 이 사람들이 참 따뜻하다는 걸 알았지요. 



아이들을 데리고 스쿠터(쌩쌩이) 타고 방문한 박물관에서 저는 깜짝 놀랐답니다. 



고고학 박물관 앞에 타고 온 스쿠터를 놓아둘 공간이 없어 방황하고 있는데 

경비원이 다가와 그러는 겁니다. 


이곳에 놓아둘 수 없어요! 


아이들과 돌아온 길을 다시 가야 하는 걸까? 순간 이런 생각이 들 참에

경비원께서는 그러시네요. 


따라서 오세요! 특히 어린이들! 

아이들에게 직접 말을 걸어 우릴 데리고 간 곳은 박물관 안쪽 심사대였습니다. 

자~! 이곳에 이 쌩쌩이들을 안전하게 주차하세요~! 


아이들도 순간 얼었던 마음을 활짝 열고 웃었네요. 

박물관 안까지는 이 쌩쌩이를 타고 갈 수 없으니 이곳에 주차해 놓으세요~! 라고. 

쌩쌩이를 놓아둘 수 없는 곳이지만, 일부러 경비원께서 오셔서 우리 아이들을 배려해준 모습에서 소소하지만 큰 감동을 받았네요. 


그렇게 우리는 이 부르고스라는 도시에서 참 인상 좋은 사람들 모습을 보았답니다. 

참 괜찮은 동네구나, 싶었지요. 

그러고 보니, 스페인 사람들 은근히 순진하고 착하네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의 참모습은 역시나 사람 모습 소소히 보이는 작은 마을이 최고네요. 


아마도, 우리 인류는 처음 출현할 때부터 이런 사람의 정으로 살아온 것은 아닌지 이 부르고스 여행을 통해 저는 절절히 느꼈답니다. 참 괜찮은 유적지에 박물관, 사람 사는 모습, 다 좋았던 여행이었네요. ^^*

여러분도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 번 방문해 보세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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