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가족의 여행기/2017년 봄, 짧은 한국 방문기

한국 오니 더 자연스러워지는 남편의 한국식 제스처

산들무지개 2017. 5. 10.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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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다시 온 한국. 

제주도 여행을 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흘렀다니요?! 정말 시간 빨리도 흐릅니다. 

그런데 이렇게 2년 만에 다시 온 한국, 역시나 엄청나게 변하고 있었습니다. 뭐 이리도 빨리 변해가고 있는 것일까요? 외형적으로 변한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추세, 이슈 등의 방향성이 쉽게 변해가는 것에도 상당히 놀랐답니다. ^^; (하하하! 이 언닌 맨날 놀라는 일만 있나 봐요)


아무튼, 오늘은 한국인만큼이나 한국 오면 더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스페인 남편의 한국식 제스처에 관한 글이랍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아주 특이한 제스처와 감탄사, 행동양식 등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 외국인 남편이 서서히 우리에게 동화(?)되어가는 신기한 경험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역시, 사람은 살고 봐야 해. 처음엔 요상하다 하여 별나라라며 놀려대던 남편이 어느새 자기가 이 별나라 행동을 하고 있으니...... 우리에겐 엄청나게 소소한 행동양식이지만 외국인 눈으로는 아주 신기한 것들이었나 봐요. 



남편이 사진 찍을 때마다 손가락을 V자로 하고 있어요. 


하하하! 제가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인들의 제스처라고 그렇게 말하더니 이제는,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러워 V자 하지 않으면 이상하다는 남편. 한국 오니 이 손가락 V자 세상입니다. 그래서 하트를 하라고 시켜봤더니, 그건 오글거려서 아직 못하겠다는 이상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죠? 이 V자는 외래문화인데 한국식으로 정착하였으니......

참 우리나라 사람들 손가락 표현력 대단합니다. 손가락 하트 누가 만들 생각했을까요? 사실, 많은 나라에서 손가락 하트는 돈 세는 용도인데 말이지요. ^^;



산또르 남편님과 세 딸래미들. 

어디서 이런 제스처를 배웠을까요? 

한국에서 사진 찍을 때마다 저러고 찍었답니다. 신기방통



남편이 반주할 때 소리를 내기 시작했어요. 에잉? 뭐? 


이건 정말 재미있는 일화에요. 

한국 친구들하고 술을 마실 때마다 남편이 이해하지 못한 행동이 하나 있었지요. 바로 술을 '건배'하고 잔을 부딪치고 마시고 난 후, 다들 소리를 "캬~!" 혹은 "아~!" 내면서 마시는 행동 말입니다. 


"그 소리 낼 필요가 있을까?"

하면서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조심스럽게 해주길 여러 번 들었답니다.

 

"그 소리 내지 않고도 마실 수 있겠니?"


심지어 한국인은 소리 내지 않고 술을 마실 수 없다는 결론까지 도달하기도 했죠. 

하긴, 스페인에서는 술 마실 때도 소리를 내지 않으니 얼마나 신기했겠어요? 


그런데 산또르님이 드디어 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한국에서는 한국식 행동을 해야 한다고...... ^^* 특히 맥주마스터로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울까 노력을 하지요. 

"캬~! 조쿠나(좋구나)!"

이런 소리를 이 외국인 남편은 내기 시작했습니다. 

'조쿠나'는 최민수 버전. 헉?! 난 최민수가 이런 말을 했는지 몰랐는데, 친구가 이렇게 가르쳐주고 있다는......



한국에서 술 마시며 찍은 사진이 없어 

위의 사진은 참고로 사용합니당~!



허리 굽혀 인사하는 남편, 매너남이 되기로 작정했어요. 


비행기에서 우리 가족을 알아보시는 몇 분을 뵙고 남편이 그 후 꽤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고...... 


그러더니, 어디 사람들 만나러 갈 때마다 제게 인사를 먼저 보입니다. 

허리를 공손히 굽혀 

"안녕하세요?" 머리 숙여 인사하는 남자. 

"좀 자연스러워?" 하고 묻는 남편. 


아직 어색하지만, 오~~~ 잘한다! 소리가 나오는 그의 노력에 좀 감탄했습니다. 한국에서 매너남이 되기로 작정한 것인지 계속 잘하는지 물어보는 남편이 참 기특했습니다.



이번 한국 여행에서도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

지금 제가 집필하고 있는 책이 있는데요, 출판사 편집 담당자님과 만났던 순간에도 

우린 이렇게 가족을 대동하여 만났답니다. 역시 한국식으로 매너 있게 허리 굽혀 인사하는 남편. 

(리 편집자님들 어쩌면 이렇게 매력 있는지......! 동안 피부에 동안 외모에 깜놀~!)


 

한국에 왔으면 야식 배달은 먹어줘야지~! 


설마?! 야식까지? 저는 이걸 믿을 수 없었지요. 그런데 같이 옆에 있던 친구나 가족은 아무 거리낌 없이 배달을 시켜줍니다. 아~~~ 이 늦은 밤에 이게 가능하다는 말인가. 한국인인 제가 오히려 몸 둘 바를 몰라 시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깐 고민을 했었죠. 


그런데 우리가 시킨 야식은 거의 양념치킨~! 한국에서는 양념치킨이 최고라는 남편. 

손으로 뜯기 시작합니다. 손으로 뜯어먹는 우리네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남편. 


"먹고 살기 위해선 이렇게 같이 해줘야 해~!" 소리가 절로 나온다는......

 


아이들도 야식으로 양념치킨이 그렇게 좋을까?!

그런데 더 놀란 것이 요즘은 비닐장갑을 끼고 먹는다는 사실! 

역시 뒷북의 달인 산들무지개입니당~

^^;

스페인에서 이거 하면 대박 날 거라는 남편 ^^; 정말일까? 



하도 양념치킨을 시켜먹으니 심지어 쌍둥이 누리가 그럽니다. 

"엄마, 왜 한국에서는 닭 사냥을 이렇게 많이 해?"

푸하하하! 닭 사냥이라뇨! 아이가 궁금한 것이 왜 닭을 이렇게 많이 잡는다는 뜻이겠지요? 

우리 고산에서는 많아 봤자 일 년에 한두 번인데 한국에서는 여행 내내 먹었으니 아이도 놀랐겠지요? 


이렇게 우리 가족은 2년 만에 친정식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가끔 보는 식구지만 우리 아이들은 왜 그렇게 할머니, 이모 품에 꼭 안기는지...... 이뻐 죽겠어요. 식구를 느끼나 봅니다. 그게 사랑이지요. ^^*


암튼, 저는 기분 좋게 원주 시민으로 대선 투표도 했습니다!!! 


인증샷 찍는 법을 몰라 남편이 찍어준 사진 올립니다. 다들, 인증샷 화려하게 찍던데....... 좀 더 잘 관찰하고 찍을 걸 했습니다. 



손가락 표시로 지지 후보 연상케 하지 않도록 주먹 쥐었는데 

이제는 당당히 표시해도 된다면서요? 

그러나 저는 비밀로 하겠습니당~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화이팅! 

추신. 올려주시는 소중한 댓글, 정말 고맙습니다. 

한 분도 빠짐없이 정성껏 읽습니다. 

그 응원에 항상 감사드리고 여러분 덕에 저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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