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매일 숲으로 등교하는 스페인 아이들
뜸한 일기/아이

날 좋은 이 계절, 학교에서도 새로운 교육 환경을 위해 해발 1,200m의 스페인 산 조안 데 페냐골로사 초등학교는 숲으로 교실을 옮겼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요즘 아이들의 수업은 '자연공원'이라는 테마 수업을 하게 되었으니 과연 숲에서 어떤 공부를 할까요? 


아이들이 모인 숲은 페냐골로사(Parc Natural de Penyagolosa) 자연공원입니다. 자연공원이 테마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생태적인 환경과 지리, 자연과학, 사회와 환경, 만들기 등 다양하게 배울 수 있더군요. 



아이들은 먼저 숲에서 관찰하는 법을 배운답니다. 1 제곱미터의 영역 안에 얼마나 많은 생태계의 흔적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지요. 그냥 스쳐 가면 모를 숲 일부를 가만히 그곳에서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뜻밖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염산 한 방울을 저 돌 위에 떨어뜨립니다. 그럼 산성에 반응하는 알칼리성 돌이 부글부글 끓는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바로 땅의 성분이 알칼리성 토양이라는 걸 알 수 있지요. 자연공원 숲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이 지역의 토양을 알 수 있지요.  

그리고 소나무 등 결에서 아이들은 신기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진흙이 묻혀있는 것이지요. 눈을 크게 뜨고 보니 그곳에는 동물의 털이 있었습니다. 역시나! 이 지역의 멧돼지가 진흙탕에서 몸을 뒹굴다가 나무 등 결에 비벼댄 것임을 아이들은 알아냈답니다. 



바위 밑에는 저렇게 전갈이 숨어있었고요, 어떤 돌 위에는 여우의 똥도 있었습니다. 똥을 바위 위에 누는 이유도 자연공원 홍보 요원의 도움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냄새를 퍼트려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서이지요. 



그렇게 유심히 숲에서 산행하다 보면 평소 보이지 않던 것들도 보이게 되는가 봅니다. 아이들은 운이 좋아 그날 숲에서 죽은 올빼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자연공원 테크닉 홍보 요원인 산또르님은 이 올빼미(Carabo)를 데리고 와 세세하게 관찰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아이들 입에서 불쌍하다는 말이 나오지만, 평소 우리가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어디서 직접 이런 새를 볼 수 있을까 좋은 기회로 삼자고 했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인터넷이나 TV에서 무수한 동물을 볼 수 있지만 몸소 보고 느끼기에는 이 동물이 더 현실적이지 않으냐고 말입니다. 



동물도 인간과 함께 생과 사가 있으며, 우리 삶에 이렇게 가까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 예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동물이 인간과 관계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역시, 아이들이 발로 산을 오르고 숲을 탐험하면서 지형의 높낮이도 터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등고선도 배우게 되었네요. 



자연공원 홍보관 앞에 있는 이 지역 지형 등고선 모형인데요, 평소에는 몰랐던 이 모형을 보고, 이제 알게 되었다네요. 


 


아이들이 직접 실로 만들어 보는 등고선 모형입니다. ^^ 그 개념을 작은 아이나 큰 아이나 체험을 통해 알게 된 경우이지요. 


 

 

 


자연공원 홍보관 자료실에서는 이렇게 아이들이 점토를 가지고 지형의 개념에 대해 배우게 된답니다. 우와~ 저학년 아이들에게 확실히 계곡, 봉우리, 절벽 등을 알 수 있게 손으로 직접 만들게 하네요. 


 

 

 


또한 아이들은 숲에서 관찰한 꽃과 식물을 문서화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큰 백과사전을 직접 만들기도 했답니다. 물론 학교 아이들이 협동 단결하여 하나의 지도를 그린 것이지요. 


 


아이들은 매일 숲으로 놀러 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숲에서 보고 느끼고 관찰한 것들을 저렇게 도식화, 체계화하여 문서로 남깁니다. 그래야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가 부쩍부쩍 느껴지지요. 아이들은 자연공원에서 생태계를 관찰하면서 즐거운 도식을 남깁니다. 



큰 아이들과 작은 아이들이 합심하여 저렇게 멋진 작업을 했네요. 한눈에 자연공원 내의 식물과 동물 등을 알 수 있겠어요. 또한, 아이들은 여기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웹 페이지도 따로 작성하여 자신의 체험적 지식을 정리했답니다. 



웹 코드 또한 만들어 이렇게 쉽게 페이지를 찾을 수 있게 했습니다. 



아이들은 참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공원의 생태계를 공부합니다. 저학년생에게 좋을 룰렛 지식 놀이~! 설명하면서 맞추는 내기랄까요? ^^



이 수업을 하면서 이 지역의 지형과 생태 등을 몸소 체험하며 배우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더불어 물의 순환과 영향 등을 아이들도 쉽게 도식화하여 이 지역의 지형에 대해 배우게 되었네요. 



아이들은 또 옹기종기 모여 침식과 퇴적 등에 대한 모형 놀이도 합니다. 놀이가 곧 학습이 되는 것이지요. 



저학년생에게는 참 좋은 놀이학습입니다. 



물과 민둥산의 모습을 대략 이런 방식으로 알아내었습니다. 

나무 없는 산에 갑작스럽게 내리는 비라는 예로...... 

그래서 숲은 꼭 필요하다는 것. 



아이들은 각자 노트를 만들어 자기가 보고 느낀 것을 채워나가면서 숲을 공부합니다.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작은 것들은 사실 자세히 보면 많은 실마리를 제공하거든요. 

공기가 깨끗한지, 이 소나무 서식지는 산성토양에서 나는지, 알칼리성인지...... 

새의 둥지는 왜 북쪽인지, 어린 전나무는 왜 그늘에서만 자라는지..... 등등 


해발 1,200m 스페인의 작은 마을은 이렇게 자연과 더불어 사는 생태학습을 요즘 이어가고 있답니다. 

아이들이 매일 숲으로 등교하는 모습이 참 즐겁습니다. 오늘은 또 무엇을 발견하고 감탄할까? 

인간은 자연과 떨어질 수 없는 존재임을 어린 새싹들이 열심히 배우고 

그 이유를 오감을 열고 바라보는 이 모습은 참 든든합니다. 


 날 좋은 요즘, 아이들이 밖에 나가 관찰하기에 아주 좋은 시절이네요. 

이번 주, 아이들과 가까운 곳 산행은 어떨까요? 

의외의 작은 발견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참고. 스페인 초등학교는 학교마다 수업 방식이 다르므로 

이 포스팅으로 스페인 교육 사정을 일반화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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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on 2017.06.06 02:52 신고 URL EDIT REPLY
답답한 교실 안에서 딱딱한 이론으로만 수업하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 자연스러우면서도 창의적인
수업이 되겠네요. 스페인의 살아숨쉬는 현장교육 환경이 부럽습니다.
그리고 산똘님도 엄청 보람되고 중요한 일을 하시는군요.^^ 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윤스 2017.06.06 03:26 신고 URL EDIT REPLY
살아가는데에 어떤 선택을 한다면
그에 따른 장단점이 존재하기에.
지금의 제 삶도 좋치만
자연과 함께 하기에 한없이 겸손해지고
소박해지는 마음^^♡

사진으로나마 배우고 느낄 수 있어서
저도 참 좋네요 감사합니다 ^^
정말 아이들이 넘 이뻐요 ♡♡♡
cilantro1 2017.06.06 07:01 신고 URL EDIT REPLY
앗 요즈음 한국에서 실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자기주도학습, 체험학습, 융합교육, 팀교육의 산표본이군요.
키드 2017.06.06 08:25 신고 URL EDIT REPLY
시골이 고향인 저는 숲속 환경과 풀냄새,공기또한 그리운데 우리 아이들은 어떤 기억을 떠올릴지~~~가끔 동네산에 오르면 이런저런 설명과 어릴때 이야기를 해주곤 한답니다.
자연공원에서의 수업 참 좋은것같아요.
산똘님 멋지셔요~막 신이나서 수업 가르치실것같아요~^^
하경희 2017.06.06 13:41 신고 URL EDIT REPLY
획일적 교과서틀에서 벗어나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을 듯 합니다.
세레나 2017.06.06 17:53 신고 URL EDIT REPLY
흙을 밟고 만지고 꽃냄새맡고 손으로 자연을 느끼며 현장학습을 직접하며 원리를 이해하고 추측해보고 직접 점토를 이용해서 자연의 형성된 개념등을 만들어보고 제가 현장에 다녀온 느낌이에요!! 살아있는 교육이죠~ 또 아이들 스스로 배우고 느낀것을 기록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요즘은 인터넷이 있으니 오래 간직하고 나중에 자라서 자신들이 했던 공부들이 너무나 귀한 경험이 될거 같아요~ 아무래도 산들님이 사시는 곳이 산과 자연을 가까이 접할수 있는 곳이여서 아이들이 더 쉽게 즐기면서 경험할수 있는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낼수 있어서 어떤면에서는 행운인거 같아요. 뭐 요즘 아이들처럼 이것저것 배우느라 학원다니느라 바쁜것보다 저는 이런 환경이 좋은거 같아요.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요~~^^오늘은 한국은 현충일이에요. 날씨가 점점 더워지네요!! 그래도 아직 그렇게 덥지 않아서 날씨좋은 날에 자연 공부하러 산과 바다로 떠나고 싶네요~
Sponch 2017.06.06 18:42 신고 URL EDIT REPLY
자연을 통해 직접 배우는 생활... 평생의 양식이 될 귀한 시간이네요.
BlogIcon Richard 2017.06.07 10:46 신고 URL EDIT REPLY
정말 제대로된 수업이네요^^
물론 아이들의 교육이지만~ 아이들에게 진짜 참된 교육을 하고있네요...
스페인에서 살고 싶습니다...ㅠㅠ ㅎㅎ
학원다니면서.. 입시공부하는 현실...
아이들에게 맞추라고 하는 부모가 되기 싫으네요..ㅠ
BlogIcon 비단강 2017.06.07 14:54 신고 URL EDIT REPLY
한국에서도 현장 체험학습이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학부모로서 보았을때
한국의 대도시에서는 학교의 지리적 문제 교육환경의 문제등으로
인하여 매우 형식적인 절차로 끝나고 마는 경우가 많았다고 기억됩니다.
물론 한국도 시골학교는 다르겠지만 스페인에서도 대도시의 학교들은
역시 이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됩니다만.

이 글에서 보면 비스타베야는 학부모가 바로 선생님이군요.ㅎㅎ
BlogIcon 프라우지니 2017.06.11 04:31 신고 URL EDIT REPLY
성인이 배워도 좋을 수업인거 같습니다.^^
세딸맘 2017.06.18 09:07 신고 URL EDIT REPLY
아이들이 너무 행복해 보였어요.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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