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이들이 놀러올 때마다 느끼는 스페인 교육
뜸한 일기/아이

오후에 근처 자연공원에서 텐트 치고 주말을 보낸 친구 가족들이 잠깐 놀러 왔습니다. 세 가족의 아이들 셋이 함께 왔는데 어쩌면 이렇게 재미있는지 방문이 끝나갈 때가 아쉬워질 정도였답니다. 

큰 아이는 자신의 특기인 종이접기를 열심히 보여주었고요, 다른 아이들은 아이를 따라서 함께 종이를 접거나 밖에 나가 트람펄린을 뛰면서 놀았답니다. 그런데 매번 스페인 아이들이 놀러 올 때마다 노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니 공통된 하나가 느껴졌답니다.  

아이들이 함께 놀지만, 어떤 목표를 위해 자신들이 기획하고 역할 분담하고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번 친구 아이들이 놀러 왔을 때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고...... 어쩌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형태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아닌가 싶었답니다. 다름 아니라, "단체에서 일원으로 활동하기" 같은 형태였답니다. 프로젝트 형태의 수업을 하는 아이들답게 이런 연대의식이 일상에서도 잘 연결되고 있었습니다. 

한번은 아이들끼리 속닥속닥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더니 어른들을 부릅니다. 아이들이 준비해둔 의자에 앉아서 자신이 준비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고요, 춤까지 추는 열성을 발휘했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속닥속닥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더니, 이번에도 지난번 아이들과 비슷하게 의자를 준비하고 어른들을 앉히게 하는 것입니다. 

"어? 왜?" 

"빅토르 아저씨! 아저씨 음악이 필요해요."

한 아이가 음악하는 빅토르 아저씨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아코디언을 부랴부랴 가지고 온 빅토르는 아이들 상황을 봐가면서 음악을 연주해야 했답니다. 

"지금부터 연극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하하하! 아이들은 청중인 어른들 앞에서 연극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들 연극은 훌륭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었습니다. 어른들도 자연스럽게 아이들 연극에 빠져들면서 마음껏 웃었는데요, 여기서 제가 느낀 게 "아하! 이래서 스페인 사람들이 참 연대의식이 강하구나" 싶었답니다. 

한국에서는 아이들 노는 모습이 재롱잔치이거나 초등학생은 자기들끼리 방에 들어가 놀던데 말이지요. 이곳은 아이들과 어른이 다함께 참여하고 노는 문화였습니다. ^^;

 

세계여행을 많이 다녔던 저는 항상 영어도 못 하는 스페인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드는 의문이, '저 사람은 영어도 못 하면서 무슨 참견이 저렇게 많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은 참견이 아니라 자신도 언어가 통하지 않지만, 의견을 내고 여행 같이하는 사람으로서의 일원으로 행동한 것뿐인데 말이지요. 그런 면에서는 한국 사람들은 아주 조용하고 수동적이었습니다. 가령, 인도에서 고도의 라닥행 버스를 타고 가다 버스 바퀴가 펑크나 고쳐야 할 때가 있었습니다. 10명 정도의 한국인은 고쳐지기를 기다리는 반면, 같이 타고 있던 스페인 청년 두 명은 버스 기사와 상의하면서 바퀴를 가는 데 도움을 주더라고요. 저는 그때 참 같은 한국인이었지만 도움을 못 주는 우리의 얼굴이 부끄러웠습니다. 하나로 다 평가는 할 수 없지만, 제가 본 한국인의 수동적인 모습은 이 사회적인 연대와 책임을 제대로 못 배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산똘님도 네팔의 한국 식당에서 겪은 한국인의 모습에 처음으로 놀랐다고 하네요. 

다름 아니라, 네팔에 한국 식당을 운영하는 친구와 아주 친분이 있는 듯한 등산대원들(혹은 산악회 회원들) 30여 명이 식사하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외국인 남편 눈에는 이렇게 반갑게 인사하고 맞이하며 대화를 많이 한 사람들끼리 정말 가까운 관계라고 느끼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식당이 약간 낮은 지대에 있어 화장실 물이 역류하여 식당 안을 채우게 되었을 때에....... 아무도 나서서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하네요. 왜? 한국인은 보고만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고 하는데...... 오히려 심기불편하여 다들 피하는 모습은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네요. 같은 한국인이라고 그렇게 얼싸안으며 좋아할 때는 언제고......라고 생각했다네요. 

남편은 어쩔 수 없이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팔다리 다 걷어붙이고 그 오물 구멍 막기에 최선을 다했다고 하네요. 산똘님은 열린 마음으로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고 또 존중하고 사랑하지만, 가끔 이런 모습에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더라고요. 수직 상하의 관계가 한국을 지배하기에 이렇게 가만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물론, 복잡한 전후의 원인에서 비롯된 태도이기도 하겠습니다. 

말이 길어졌는데요, 요약하여 정리하면 제가 이번에 스페인 아이들 노는 모습을 보고 느낀 스페인 교육의 가장 큰 핵심은 역시나 "연대의식"이었습니다. 사회에 필요한 구성원의 책임과 배려, 의무, 예절, 조화 등을 배우는 인성 교육이 아닌가 싶었답니다. 물론, 성적 면에서 꼴찌일 수도 있지만, 나와 타인이 행복할 수 있는 그 조화를 가르치는 교육이 핵심이 아닐까 싶었답니다. 

(이 글은 한국인을 비하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닙니다. 또한, 스페인 교육이 우월하다고 쓴 글도 더더욱 아니랍니다. 소소한 일상의 태도에서 느끼는 인성과 연대의식이 이 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큰 핵심이기에 한번 이런 글을 써봤습니다. 갑질과 명령이 난무하고 아무렇게나 내뱉은 말과 무시가 요즘 한국 사회에 두드려지게 나타나 안타까운 마음에서 이런 글을 써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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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6 01:21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10.17 00:26 신고 URL EDIT
저도 같은 생각이랍니다. ^^* 쓴 말은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지요. 하지만, 가끔은 쓴 소리도 들어줘야 인생이 바로 잡힐 때가 있더라고요. ^^
아무쪼록 KOOO님이 가끔 남기시는 댓글, 그 속에서 묻어나는 현명함과 통찰력에 감탄할 때가 있답니다. 덕분에 오늘도 행복했습니다. ^^
2017.10.16 04:31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10.17 00:28 신고 URL EDIT
최OOO님.
만나서 너무 반갑습니다. 같은 공감을 할 수 있어 반갑고 또 고맙습니다. ^^*
지금 새로운 스페인 문화로 참 설레는 적응을 하실 것 같은데, 그렇죠? 항상 즐거운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 화이팅!
키드 2017.10.16 07:14 신고 URL EDIT REPLY
공동체의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예전하고는 많이 달라진 우리나라 저도 실감하는데,안타깝지요.아이들에게 가르쳐야 될것들이 참 많아요.공부보다 우선 인성을.~~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10.17 00:29 신고 URL EDIT
먼저 스마트폰부터 멀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물론, 교육 차원에서 상당히 좋은 앱 기능도 많아 저도 자주 사용하는 편이지만, 아이들이 하루종일 보기에는 좀 부담이 되긴 되더라고요. 초등학생들이 스마트폰 없는 아이가 없다고 하던데...... 야외에서 더 뛰고 또래 아이와 놀고 협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참 좋을 텐데 말입니다. 그래도 화이팅입니다. 화이팅!!! 어린 아이들은 언젠가는 다 자라고 어른이 되니 말입니다.
2017.10.16 10:33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10.17 00:31 신고 URL EDIT
괜찮습니다. 저도 바쁘실 줄 알고 요즘 그 생각을 자주 했거든요. 우선적으로 먼저 할일을 하셔야죠. 게다가 지금 삶의 중요한 기로에서 결정하고 해야할 일이 참 많으실 텐데 말입니다. ^^*
저도 늦깎이 학생이었기에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하고 새로 출발하는 모습에 큰 응원을 바랍니다. 진정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이 이렇게 늦어서도 진행되고 가끔은 돌아돌아서 가기도 하지만 꼬옥 도착하게 되지요.
항상 응원하고요!!! 즐거운 일과 행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쇠뭉치 2017.10.16 20:42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말씀대로 산들님은 여러나라를 다니셨으니 우리 문화와 다른 많은 것을 보실 것입니다.
그때마다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운 것도 있으시겠지만 얼굴이 뜨거운 부끄러움도 많이 겪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두 패로 갈라져 온종일 싸우고 있으니 "연대의식"을 배울 수 없게 되었지요.
종편이라는 방송이 있습니다. 비하하여 이르기를 '하루 종일 편파방송 하는 방송'이라 하여 종편이라는 말도 있고,
'하루 종일 편가르기 하는 방송,이라 하여 종편이라는 비아냥도 있습니다.
참으로 걱정되는 나라 모습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10.17 00:35 신고 URL EDIT
쇠뭉치님~ 이렇게 블로그에서 인사하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이렇게 이곳에서 만나뵙다니...... 영광입니다. ^^*
저도 소견이 작아서 이런 글 쓰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있고, 또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사람이나 가족이나 나라나 다 장단점이 있으니 이런 쓴 소리라고 해도 좋은 한국의 면도 아주 많지요. ^^;

종편이라는 뜻을 몰랐는데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아~~~ 어서 언론에서부터 중립을 지켜야할 텐데 말입니다. ^^

오늘도 즐거운 일 가득하시고요,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아자!
BlogIcon 조수경 2017.10.16 21:53 신고 URL EDIT REPLY
어느 나라든 교육의 문제는 부족함이 없지요~!!
산들님 글을 읽는 내내 공감에서 오는 막막하고
답답함에서 벗어 날 수가 없었습니다.~ㅜ

그러나 부모부터 주위 사람들과 두루 어우러져 지내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경험케 한다면 아이들 역시 몸소 배워 나아갈 수 있게 되더라구요.
사회는 주변과 단절하고 독단으로는 살아 갈 수 없으니 말이에요.
서로 돕고 나눔에서 오는 행복을 맛 본 자만이
조금은 귀찮고 힘든 일이라도 함께 라서 즐거움도 배가 된다는 것 또한 더불어 알게 될 텐대요~
그러므로 오늘의 교훈은
문제가 문제로 인식 될때는
'나 부터~~변화하자..!!'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10.17 00:36 신고 URL EDIT
맞습니다. 어느 나라나 다 단점에 깊이 한 숨을 쉬지요. 이곳도 마찬가지랍니다. ^^;
조수경님 말씀에 무척이나 공감합니다.
나부터 변하지 않으면 세상이 변하지 않지요. 내 마음가짐이 얼마나 큰 세상의 씨앗이 될 수 있는지, 살다보니 느껴지더라고요. 그것이 나비 효과가 되어 나타날 수도 있으니 말이에요.
오늘도 조수경님의 댓글에 감동~~~^^
항상 건강하세요.
BlogIcon 실버문77 2017.10.17 14:42 신고 URL EDIT REPLY
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느끼는거지만 요즘 한국이 많이 개인주의화 되고 있습니다
많이 반성해야 될 부분이지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10.18 00:10 신고 URL EDIT
좀더 여유가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네요. ^^;
Sponch 2017.10.17 16:41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글을 읽으면서 갑자기 부끄러워 졌어요. 아이들이 노는 모습에서 이런 중요한 점을 찾을 수 있는데 그저 좀 자기들끼리 좀 놀지 굳이 엄마 아빠를 참여시켜야 하나... 귀찮은 티 안내기 급급했었거든요. ^^; 많이 배워요. 여기는 이제 드디어 더운 날들이 오네요! 살만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10.18 00:10 신고 URL EDIT
드디어 따뜻한 계절이 다가왔군요!!!
축하드립니다. 추위 타시는 sponch님 활짝 만개하시고, 항상 즐기세요. 아자!!!
세계를향해 2017.10.17 20:46 신고 URL EDIT REPLY

블로그 처음와서 글을 남기는데 남편분이 스페인 사람이라서 궁금한 점이 있는데 옆나라 포르투갈과는 관계가 어떤가 궁금하네요. 제 여자친구가 포르투갈 사람인데 스페인과의 관계는 대한민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서로 교류가 있는지, 남편분은 포르투갈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10.18 00:11 신고 URL EDIT
그렇게 심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포르투칼-스페인은 적대적 관계가 아니고 형제 관계로 생각하는 듯한데요? 여자친구분이 과하게 표현하신 것 같아요.
손미선 2017.11.18 06:10 신고 URL EDIT REPLY
새벽에 잠이오질않아 티비를 보는데 인간극장 5부를 다해주는데 왠걸 시간가는줄 모르고 다봤어요. 저에게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주시는 삶을 살고 계시는것 같습니다
자주들러서 읽고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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