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달라도 너무 다른 개념의 스페인 캠핑-등산 요리
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시댁과 함께 5박 6일 캠프장 방갈로에서 지내면서 해먹은 음식은 굉장할 것 같죠? 하지만, 우리가 먹은 음식은 의외로 간단했답니다. 

♧♣♧

윤서맘님께서 이런 댓글을 다셨죠. 

"대가족 끼니 챙기는 일이 보통 아니었을 거 같아요. 어르신부터 유치원생까지ᆢᆢ 와~

산들무지개님! 여행 때 식사메뉴 포스팅 부탁드립니다." 라고 말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스페인 캠핑요리에 관한 글을 올립니다. 방갈로나 캠프장이나 요리 메뉴가 비슷하고 개념이 같아서 캠핑요리라고 하겠습니다. 스페인에서는 방갈로가 캠프장에 있기 때문에 방갈로 가는 의미가 캠프하는 의미로 쓰이기도 합니다. 캠핑용 기구를 가져가나, 말아야 하나만 다를 뿐, 방갈로도 일종의 캠프장 시설이므로 음식도 같은 개념으로 차려진답니다. 그 개념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부제: "스페인 시댁과 함께 여행한 한국 며느리의 소감"

♧♣♧

한국에서는 일단 "캠핑하러 간다"는 말이 나오면 무섭게 먹거리를 챙깁니다. 

"먹기 위해 캠핑하러 가는 거야~!" 하는 말이 대세인 듯합니다. 친구나 가족, 지인들이 보내오는 캠핑 사진을 보면, 다들 불 피우고 고기 굽고, 술 마시고, 즐거운 담화 하면서 지내는 모습이 보였거든요. 친구는 캠핑 가기 전에 집에서 재료를 손질하고 이것저것 먹거리를 챙기던데요, 스페인에서도 비슷합니다. 다른 점은, 스페인에서는 집에서 챙겨가는 음식은 재료가 아니라 이미 조리된 음식이고 아주 간단히 먹을 수 있게 만든다는 점이랍니다. 

 

위의 사진은 우리가 준비해간 음식이랍니다. 스펀지케이크는 아침 식사로 제가 두 판이나 만들었고요, 

채소 케이트는 산똘님이 만들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여행 당일 날, 점심시간에 가족이 다 모여 간단하게 식사를 했습니다. 

시아버지께서 만들어오신 엠빠나다는 빵 반죽 안에 다양한 속 재료를 넣고 반죽을 반으로 접어 굽거나 튀긴 스페인 전통 요리로 오븐에 구워오셨는데, 반죽이 옛날 할머니집에서 먹었던 개떡(아마도 보리와 거친 밀(espelta)로 만든 듯) 맛이 나서 참 정감이 갔습니다. 

찍어놓은 사진이 없어 자료사진으로 대체한 라자냐는 산똘님 남동생, 서방님이 만들어오셨습니다.

그렇게 간단히 여행 당일 날, 저녁은 만들어온 음식으로 해결했습니다. 

우리가 먹은 저녁이 해온 음식이고, 아이들은 감자와 삶은 소시지를 줬습니다. 

시부모님께서는 미리 준비해오신 삶은 채소를 드셨고요. 

나머지 메뉴의 재료는 정말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재료랍니다. 화려하지 않고 정말~ 정말~ 정말~ 간단한 음식이지요! 집에서는 푸짐하게 먹는 스페인 사람들이 캠핑에 가면 먹거리는 걸리적거리지 않을 정도로 그렇게 간단하게 관리를 하더라고요. 

위의 사진은 지난번 세고비아 여행 때 머물렀던 캠프장에서 한 음식입니다. 간단한 샌드위치와 따뜻하게 데운 즉석 수프가 다입니다. 이때는 등산하지 않고, 관광지를 보는 여행이었지만, 캠핑요리는 간단하기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치 어릴 때 캠핑요리인 라면과 같은 느낌이지요. 

위의 사진도 지난번 세고비아 캠프장 사진입니다. 해먹은 음식은 미역과 마른 채소가 들어가 있는 쌀로 

끓는 물에 끓여서 한 짬뽕(?) 밥(그 위에 치즈 가루 뿌린 밥)이었죠. 만들기 간단한 음식이었습니다. 

♧♣♧

이제 다시 이번 여행으로 돌아와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요리로 파스타, 토마토소스, 포장된 육수와 소면, 쉽게 구워 먹을 수 있는 롱가니자(스페인식 소시지), 스페인식 생햄인 하몬, 치즈, 파테, 생선 통조림 등이 있었습니다. 

우리 시댁 가족은 과일 담당, 아침 담당, 저녁 담당, 샌드위치 담당 등으로 나누어

준비해왔답니다. 그래서 며느리나 시어머님이 고생할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스페인 사람들의 캠핑요리는 왜 이렇게 간단할까요? 이유는 정말 간단하답니다. 

볼거리도 많은데 먹는 데 신경 쓰다가 아무것도 못 보고, 느끼고 즐기질 못하지 않느냐라는 것이지요. 그냥 배를 채운다는 느낌이 든 간단 음식이었습니다. 실제로 스페인 식구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주 간단한 아침 식사를 각자 하고...... 정말 각자 합니다. 


다 모여서 아침 식사를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시간 되는 사람들이 아침을 간단히 하고, 점심에 먹을 도시락을 준비합니다. 한국에서는 등산 도시락도 아주 먹음직스럽고 정성이 가득한데요, 스페인은...... 그냥 바게트 샌드위치입니다. 그것도 하몬이나 치즈가 들어가거나 간단히 구운 닭가슴살이거나 소시지 등의 샌드위치랍니다. 그러니 조리할 필요가 전혀 없는 간단 점심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무도 불만 불평이 없이 가족마다 각자 알아서 바게트 샌드위치를 준비했지요. 

시부모님은 시부모님 점심을, 시동생 식구는 그 식구 점심을, 우리 집 점심은 아빠가 준비......

그래서 솔직히 며느리가 되어서도 저는 요리에서 해방되고 말았습니다. ^^; 

 

보카디요(bocadillo, 스페인식 바게트 샌드위치)를 준비하는 각 가정의 형제들. 

저 날은 닭가슴살로만 보카디요를 해서 채소 좋아하는 저는 퍽퍽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

 

스페인 사람들은 산행 중 견과류 먹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에너지 충전용 견과류는 당연~! 퍽퍽한 보카디요 먹고 난 후에는 과일 하나 정도도 먹어주더라고요. 

스페인식 생햄을 넣거나 치즈 들어간 보카디요도 특징이 채소가 없다는 겁니다. 암튼~

아이들 에너지 충전용으로는 초콜릿을 가져왔네요. 

줄 서서 초콜릿 받아가는 아이들. 

이렇게 등산 음식이나 캠프장 음식이나 다 초간단을 달리는 음식이 주였습니다. 저는 며칠 동안 채소 없는 초간단 음식 덕분에 좀 힘들었는데, 식구들은 다들 잘 참고 불평, 불만이 없었습니다. 

얼마나 그랬으면 마지막 날 산행에서 보이는 모든 풀떼기가 상추로 보였는지, 풀 보고 침 흘린다고 남편에게 한바탕 웃음을 선사해줬지요. ^^*

길 위의 모든 풀이 상추로 보였던 산행 마지막 날. 

캠프장 방갈로에서 조리한 음식은 저녁때 먹었습니다, 저녁은 다 함께 마주 보고 앉아 대화를 나누면서 식사를 했고요, 요리가 간단하여 돌아가면서 음식을 했습니다. 재미있게도 방갈로 가사분담도 척척 나누어서 요리한 사람은 설거지를 쉬고, 요리하지 않은 사람이 설거지 및 뒤처리를 전적으로 하더라고요. 이런 면으로는 스페인 시댁 식구들뿐만 아니라 다른 현지 사람들도 분담형태의 일처리를 아주 잘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날은 풀이 상추로 보인 날이어서 제가 마을에 가서 직접 상추 한 포기 사들고 와서 

요리한 날이었습니다. 요리만 열심히 해서 사진에는 없습니다. ㅜ,ㅜ 

요리했다고 시아버지께서 설거지마저 책임지려는 

며느리를 말리시면서 당신이 직접 설거지를 하셨습니다.  

시아버지께 혼났어요. "왜 내 일을 뺏어?"라고......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았던 대가족 여행인데 식사메뉴가 너무 간단하여 실망하셨나요? 그런데 보통 때 식사를 잘하는 스페인 사람들이라 캠핑은 식사를 위해 가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간단히 먹고 자는 곳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더 크답니다. 그래서 산행 음식도 간단하지요. 오히려 음식이 간단하니 아침부터 가벼운 몸으로 산행하고, 저녁에는 모두가 피곤하니 간단하게 요리를 하니 더 부담이 없고 좋았답니다. 푸짐하거나 화려하게 먹지 않아도 자연에서 느끼는 감흥은 결코 덜한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 스페인에서도 해변에서 텐트 치고 지내는 한 달 장기거주 텐트 족들의 음식은 또 다른 특징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오늘은 여기서 이만 마치고요, 즐거운 날들 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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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 2017.10.18 00:53 신고 URL EDIT REPLY
맞아요~우리네는 정말 먹는거 좋아하죠~^^
놀러가서 먹을꺼리 떨어지면 큰일나는줄 알아요.
뭐든 넉넉하게~울 가족은 가끔씩 라면,커피만 챙겨서 나갈때도 있어요.지나다 배고프면 라면에 ‥경치 구경하며 커피한잔씩 나누고 돌아오죠.
스페인가족들은 정말 간단히 챙기는데 또 서로 부담없이 여유롭게 여행 하시는가봐요~
역시 살아가는 사고가 다르고 문화차이가 있네요~~^^
조수경 2017.10.18 00:54 신고 URL EDIT REPLY
시댁식구들과 5박 6일~
쉽게 생각 할 수 없는 여행이죠~^^
한국 문화라면요~ㅋ
다행인것이 이제 여기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시부모님들이 많아졌다라는 점이죠~!!
그래도 먹거리와 정리하는 부분에서는
부모님 두분을 제외하고 분업화 할텐데
물론 며느리입장은 해도 고되고
안해도 편치않으니~ㅋ 참, 어렵죠??^^
산들님 포스팅을 보면서 부럽다~~!!
어르신들과 가족들이 모두가 그런다면
가벼운 먹거리에 함께 준비하게되니
불만이 있을 수 없고,
여행을 진정 함께 즐기고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싶네요^^
맞아요, 여행은 즐기기도 부족한 시간에
먹거리의 부담으로 무게가 실린다면
여행기간 내내 편할 수가 없게되지요.
진정 즐길 줄 아는 산들님댁 가족 모두가
멋지네요^^
오늘도 저 역시 산들님의 감동적인 글을 통해
감성 힐링하고
나를 되돌아 보게 되는 시간이 되어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갬저튀김 2017.10.18 01:37 신고 URL EDIT REPLY
미역 + 마른채소 + 쌀 + 치즈가루 신기한 조합이네요 ! 스페인에서도 미역을 흔히 먹나요?
젊은느티나무 2017.10.18 12:09 신고 URL EDIT REPLY
시댁과 5박6일이 가능한 이유를 알겠습니다^^
가족이 함께 모일 때 중요한 점을 놓치지 않는것 같아 보기 좋네요.
황새 2017.10.18 15:15 신고 URL EDIT REPLY
스페인은 그나라방식대로. 우리나란 우리나라 방식대로하는게 맞는거 같네요. 먹는 즐거움을 빼놓을순 없죠 ㅎㅎ. 물론 충분히 볼거리즐기고 요리해 먹는거 그리 어렵지 않네요. 놀러가선 남자들이 다 하면 되니~
쇠뭉치 2017.10.18 15:25 신고 URL EDIT REPLY
산들 무지개님!
우리네 고정관념으로 보면 너무 다른 문화예요.
산들님께서 이미 스페인 고산 평야에서 사신 지 강산이 변했으니 이제 많이 익숙해지셨겠지요.
그러면서 느낀 거는 "가족 모두가 함께"라는 감명을 받았어요.
시아버님께서 설겆이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 속으로 느낌이 컸습니다.
배우는 게 많네요.
역시 부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무지꾼 2017.10.18 21:27 신고 URL EDIT REPLY
문화를 문화로 받아들여야지 비교가 들어가는순간 우위가 결정되고 맙니다. 무지하다고 볼수있습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10.19 18:19 신고 URL EDIT
비교가 들어가야 발전도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문화는 변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자극을 받지 않으면 인습이 됩니다. 물론, 위 포스팅의 예가 적절하지 않아 불편한 심정 이해가 갑니다. 제가 의도치않게 비교하게 해드린 점 사과합니다. 이 나라에서는 캠핑이 먹는 것 위주가 아니라고 한국과 조금 다르다고 이야기한 것 뿐인데 한국을 나쁘다는 의미로 비교 우위를 가리게 한 것은 아닙니다. 본문 어디에도 그런 말은 없습니다. 단지 다르다는 것 하나만으로 그렇게 느끼시는 독자가 있는데 글쓴이는 그런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쑤니 2017.10.18 23:16 신고 URL EDIT REPLY
앗 치토스~~~~반갑네요 ^^
아이들이 좋아하는...
maison 2017.10.19 00:24 신고 URL EDIT REPLY
우린 정말 집밖에 나갈라치면 먹는것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죠...심지어 먹는게 남는거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이니....어떨땐 본말이 전도될 정도로....여행가서도 여행은 뒷전이고...온통 먹방, 맛탐방...
고롤 2017.10.19 11:17 신고 URL EDIT REPLY
여행가사 먹는게 아무때나할수있는건아니죠 유럽에가서 그나라에 맛있는걸 먹는 즐거움이라던가, 캠핑가서 자연에서 고기를 먹는 즐거움이라든가 볼것 하는것의 즐거움은 즐거움이고 먹는 즐거움은 여행의 참맛을 이해못하는건가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10.19 18:23 신고 URL EDIT
제게 한 질문인가요?
여행에서의 먹는 즐거움은 당연한 것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현지 음식 먹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고요......
제가 위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스페인 사람들은 등산을 목적으로 하는 캠핑은 먹는 데 신경을 그렇게 많이 쓰지 않는다는 겁니다. 먹기 위해 가는 게 아니라는 것이지요. 한국인이 하는 캠핑과 다르다는 것이지요. 한국식 캠핑 개념이 이곳에는 없다는 겁니다.
고기 먹는 즐거움을 누가 모를까요?
목적이 고기 먹으러 간다면 이곳 사람들도 고기 싸들고 바베큐 장에 가서 고기 구우면서 하루종일 놀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캠핑한다는 말로 표현하지는 않는답니다.
BlogIcon 아름다운진저브레드 2017.10.20 09:00 신고 URL EDIT REPLY
재밌네요. 스페인에서의 캠핑! 여기 영국에서도 캠핑은 간단하게 하는 분위기입니다. 즐겁게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이 너무 재밌어요. 감사합니다.
BlogIcon 대박이조하냥 2017.10.20 19:05 신고 URL EDIT REPLY
볼거리를 위해 캠핑음식은 간단히! 우리나라와 정말 다르네요.
우리나라는 캠핑 장비, 음식 준비만 해더 후덜덜하게 많은데 말이죠 ㅠ
캠핑의 진짜 의미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색다른 스페인의 모습 잘 보고 갑니다 ^^
못생겼음 2017.10.21 06:20 신고 URL EDIT REPLY
우와~~가족들이랑 캠핑을 언제쯤 놀려갈까요..이것저것 구경하고 바람쐬고 맛있거먹고
사진찍고 추억도많이남기면좋겠네요
2017.10.21 07:13 신고 URL EDIT REPLY
삼겹살 굽고 막판에 상 한번 엎어줘야 진정한 캠핑이죠. 농담이고 단체로 가거나 예전에나 그렇지 요즘 젊은 가족단위 캠퍼들은 가족들과 볼거리, 즐길거리 다하는데 뭐니뭐니해도 아빠가 준비한 먹거리가 최고죠 문제는 장비질 자랑으로 변질되기는 하지만. 말씀하신 아날로그 캠핑이 궁극적인 목적이지만 우리 시선으로 보기에는 심심해 보이네요ㅎㅎ 부러워서 하는 얘기예요.
진짜캠퍼 2017.10.21 09:36 신고 URL EDIT REPLY
일반화의 오류인듯 합니다. 제가 봐도 우리나라 캠퍼들 50%는 정말 단촐하게 먹고 20%는 약간 30%는 거하게 준비해서 먹는 듯 합니다. 여기서 50%를 포커스로 잡으면 우리나라 캠핑은 수수하게 하는거고
30%를 잡으면 난잡하다 라고 평가 할수도 있는거죠. 제가 느끼는 요즘 우리나라 캠핑... 많이 절제되고 간소합니다. 여기 저기 가보면 세상 사람 다 똑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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