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가족

스페인 고산, 텃밭에서 생긴 일

산들무지개 2017. 11. 24.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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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이고, 삭신이 쑤셔서...... 하하하!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는 오늘 아침이었습니다. 

사실, 어제 온종일 밭을 갈아, 오랜만에 한 육체노동에 몸이 남아나질 않았네요. 옆집 아저씨가 쟁기로 밭을 간다고 자동식 쟁기가 없는 우리에게 빌려준다며 밭을 갈라고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이 기회가 흔치 않아 밭을 갈게 되었지요. 

하지만, 비가 적게 온 탓에 밭에 자라난 풀들이 말라 비틀어져 방치하고 있어서 밭은 무성한 마른 풀밭이었습니다. 남편이 직장에 가기 때문에 아침에 열심히 풀을 뽑기로 한 건 저였습니다. 오후에 남편이 오면 쟁기질을 하고요...... 

그렇게 하여 시작된 풀 뽑기. 말이 뽑기지, 뽑히지 않던 밭. 사실, 손으로 쟁기질하면서 뽑아냈답니다. 

이렇게 무성해진 텃밭입니다. 그래서 하나하나 손으로 쟁기질을 하면서 뽑아냈답니다. 

그런데 저 멀리서 껄껄한 목소리를 자랑하시는 마리아 할머니가 반갑게 인사하면서 오십니다.

"어이~! 산들무지개야!!!" 

하하하! 얼마나 반가운지요! 여든일곱이 다 넘으신 할머니는 여전히 예전 모습으로 나타나셨습니다. 

"내년에는 더 열심히 밭을 가꾸려고?"

제게 소리를 지르면서 말을 붙이십니다. 앗! 귀 따가워! 

"내가 말이야. 보청기를 하고 오지 않아서 잘 들리지 않아~!" 그러십니다. 

할머니 몸이 아주 좋지 않으시다고 하는데도, 이렇게 또 외출이십니다. 

"마리아~! 그럼 좀 쉬지, 왜 또 나오셨어요?"

"난 돌아다녀야 살 수 있는 사람이거든." 또 그렇게 넘기시네요. 이 마리아 할머니는 여전히 양을 데리고 이 평야를 골고루 누비면서 살고 계십니다. 저 팔팔한 힘과 열정.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 

"나이 80대에 드니 몸이 옛날 몸은 아닌 게 확실해." 

비밀 이야기라도 해주시듯 그렇게 속삭이면서 또 양 떼를 데리고 저 들판으로 나아가십니다. 할머니, 넘 멋져요~!!! 

그렇게 오전에는 제가 열심히 풀을 다 뽑았고요, 그리고 산똘님이 직장 퇴근 후 점심밥을 챙겨와 같이 밥을 먹고 또 쟁기로 밭을 갈게 되었답니다. 어제는 날씨가 정말 좋아서 따스한 햇볕에서 일하는 게 즐거웠답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아이들을 학교에서 데리고 와 또 열심히 텃밭 일상을 즐겼습니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온 텃밭에서 함성을 지르면서 또 무엇인가에 골몰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수조에서 죽은 쥐를 발견했네요. 그래서 열심히 엉겅퀴 꽃으로 쥐를 꺼내어 관찰하기로 했나 봐요. 아이고~ 징그러워~! 소리가 절로 나왔지만, 체험의 현장이니 끝까지 하게 봐줘야죠. 

가장 용감한 누리가 결국 죽은 쥐를 꺼내와 우리는 다 함께 구경하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텃밭으로 곧바로 온 아이들의 놀이,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제 유튜브 채널에서 다양한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youtube.com/kimtuber)

오전에 갔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밭 갈기를 다 끝마친 그 날, 그래도 깨끗하게 정리된 밭을 보니 정말 좋았습니다! 내년에는 비가 많이 내려주라~! 밭에서 싱싱한 채소 많이 키워야지!!! 다짐하면서...... 집에 돌아오니 녹초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가장 힘이 센 사람이라고 했던가. 가족을 위해 오늘은 간단하게 부침개를 부쳐 먹었습니다. 아이고~! 우리 산똘님도 좋아 죽겠다고 합니다. 정말 맛있는 부침개라고...... (야채전 + 김치야채전 + 고추김치야채전)으로 만들고 있었는데 산똘님이 자신이 만든 맥주 한 잔 대령하네요. 

"받으시오~ 부인, 고맙소이다~ 남편!" 

어허~! 좋구나! 피곤했지만 하루를 충분히 보람(?) 있게 끝낸 날이었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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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날, 사랑의 하트(♥) 날려주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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