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산, 텃밭에서 생긴 일
뜸한 일기/가족

아~! 아이고, 삭신이 쑤셔서...... 하하하!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는 오늘 아침이었습니다. 

사실, 어제 온종일 밭을 갈아, 오랜만에 한 육체노동에 몸이 남아나질 않았네요. 옆집 아저씨가 쟁기로 밭을 간다고 자동식 쟁기가 없는 우리에게 빌려준다며 밭을 갈라고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이 기회가 흔치 않아 밭을 갈게 되었지요. 

하지만, 비가 적게 온 탓에 밭에 자라난 풀들이 말라 비틀어져 방치하고 있어서 밭은 무성한 마른 풀밭이었습니다. 남편이 직장에 가기 때문에 아침에 열심히 풀을 뽑기로 한 건 저였습니다. 오후에 남편이 오면 쟁기질을 하고요...... 

그렇게 하여 시작된 풀 뽑기. 말이 뽑기지, 뽑히지 않던 밭. 사실, 손으로 쟁기질하면서 뽑아냈답니다. 

이렇게 무성해진 텃밭입니다. 그래서 하나하나 손으로 쟁기질을 하면서 뽑아냈답니다. 

그런데 저 멀리서 껄껄한 목소리를 자랑하시는 마리아 할머니가 반갑게 인사하면서 오십니다.

"어이~! 산들무지개야!!!" 

하하하! 얼마나 반가운지요! 여든일곱이 다 넘으신 할머니는 여전히 예전 모습으로 나타나셨습니다. 

"내년에는 더 열심히 밭을 가꾸려고?"

제게 소리를 지르면서 말을 붙이십니다. 앗! 귀 따가워! 

"내가 말이야. 보청기를 하고 오지 않아서 잘 들리지 않아~!" 그러십니다. 

할머니 몸이 아주 좋지 않으시다고 하는데도, 이렇게 또 외출이십니다. 

"마리아~! 그럼 좀 쉬지, 왜 또 나오셨어요?"

"난 돌아다녀야 살 수 있는 사람이거든." 또 그렇게 넘기시네요. 이 마리아 할머니는 여전히 양을 데리고 이 평야를 골고루 누비면서 살고 계십니다. 저 팔팔한 힘과 열정.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 

"나이 80대에 드니 몸이 옛날 몸은 아닌 게 확실해." 

비밀 이야기라도 해주시듯 그렇게 속삭이면서 또 양 떼를 데리고 저 들판으로 나아가십니다. 할머니, 넘 멋져요~!!! 

그렇게 오전에는 제가 열심히 풀을 다 뽑았고요, 그리고 산똘님이 직장 퇴근 후 점심밥을 챙겨와 같이 밥을 먹고 또 쟁기로 밭을 갈게 되었답니다. 어제는 날씨가 정말 좋아서 따스한 햇볕에서 일하는 게 즐거웠답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아이들을 학교에서 데리고 와 또 열심히 텃밭 일상을 즐겼습니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온 텃밭에서 함성을 지르면서 또 무엇인가에 골몰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수조에서 죽은 쥐를 발견했네요. 그래서 열심히 엉겅퀴 꽃으로 쥐를 꺼내어 관찰하기로 했나 봐요. 아이고~ 징그러워~! 소리가 절로 나왔지만, 체험의 현장이니 끝까지 하게 봐줘야죠. 

가장 용감한 누리가 결국 죽은 쥐를 꺼내와 우리는 다 함께 구경하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텃밭으로 곧바로 온 아이들의 놀이,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제 유튜브 채널에서 다양한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youtube.com/kimtuber)

오전에 갔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밭 갈기를 다 끝마친 그 날, 그래도 깨끗하게 정리된 밭을 보니 정말 좋았습니다! 내년에는 비가 많이 내려주라~! 밭에서 싱싱한 채소 많이 키워야지!!! 다짐하면서...... 집에 돌아오니 녹초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가장 힘이 센 사람이라고 했던가. 가족을 위해 오늘은 간단하게 부침개를 부쳐 먹었습니다. 아이고~! 우리 산똘님도 좋아 죽겠다고 합니다. 정말 맛있는 부침개라고...... (야채전 + 김치야채전 + 고추김치야채전)으로 만들고 있었는데 산똘님이 자신이 만든 맥주 한 잔 대령하네요. 

"받으시오~ 부인, 고맙소이다~ 남편!" 

어허~! 좋구나! 피곤했지만 하루를 충분히 보람(?) 있게 끝낸 날이었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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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on 2017.11.24 02:02 신고 URL EDIT REPLY
고생하셨네요.~ㅎㅎ 농사일이 작고 초라해보이고, 때론 낭만적으로 보이긴 해도 막상 해보면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그래도 산똘님이 도와주시니 한결 든든하셨겠네요. 내년엔 맛나고 싱싱한 채소 가득 수확하시기를.....
다 큰 저도 세상에서 젤 싫어하는게...뱀, 쥐...그 중에서도 죽은쥐인데....ㅠㅠ 아이들은 무섭지도 않은가봐요.ㅎㅎ
그냥 2017.11.24 08:04 신고 URL EDIT REPLY
사이좋은 부모 밑에 사랑스런 세딸들ᆢ정말 행복의 황금률 같습니다
박동수 2017.11.24 10:08 신고 URL EDIT REPLY
여든 일곱 마리아 할머니. 썬글라스 착용하신건가, 멋있다
우리 어머님도 마리아 할머니처럼 정정하게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주말에 시골가서 어머님한테 혹시
썬글라스 착용하면 웬지 멋있을거 같애...하면서 넌저시 운을 띄워봐야겠다.
쇠뭉치 2017.11.24 11:23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수고하셨어요.
그러나 그 힘든 일도 사랑하는 산똘님과 세 자매가 어우러져 하시니 힘든 보람 남을거예요.
산들님! 너무나 행복한 모습을 매일 보는데
글솜씨로 느끼는 행복이 아니지요? 어쩌면 그렇게 재미있게 온 가족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뒹구시나요.
참으로 힘드셨을 텐데 저녁에 차린 밥상을 보노라면 두 부부가 얼마나 사랑으로 사시는지 보이네요.
"받으시오~ 부인, 고맙소이다~남편!" 주고 받으시는 대화가 보지 않아도 가슴 속에서는 두 분이
쪽 하시는 모습입니다.
산들님! 산똘님의 정성을 보아서라도 비가 나려 텃밭에 무성한 채소가 가득하기 빌어봅니다.
산들님!파이팅.

참 기쁜 소식 하나 올리지요.
제가 손녀 하나 키우는데 그 손녀가 어제 서울 공대 수시모집에 1차 합격했습니다.
jerom 2017.11.24 13:56 신고 URL EDIT REPLY
클클.
아마존 사이트에서 호미가 인기좋던데 호미도 이용하시나요?
저희도 주말농장에서 키운 배추며 무 뽑아다 김장 담그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저수조 하나 더 파셔서 가뭄에 대비하시길 바랍니다.
곰쑥마늘 2017.11.24 14:27 신고 URL EDIT REPLY
보기만해도 허리가 아프네요^^ 내일은 시댁에 김장하러 가야하는데 텃밭에 배추 뽑는 일부터 시작한데요. ㅎㅎㅎ우리 시어머니 80이 다 되어 가시는데 마리아 할머니처럼 아직 기운이 넘치세요. 산들이님 가족들이 잘 갈아 놓은 텃밭에 어떤 채소들이 자랄지. 또 그 채소들로 어떤 음식들을 해 드실지. 벌써 내년이 기대됩니다!!
키드 2017.11.24 21:09 신고 URL EDIT REPLY
시골생활의 고단함을 저는 잘 아는데 ‥산들님 가족처럼 자급자족 할 만큼만 농사 지으면 그래도 농사일 할만할것 같아요.내년봄이면 갈아논 저 밭에서 아이들이랑 다같이 각종 채소를 심고있겠죠?산들님 바램처럼 비도 많이 내려 고산생활에 부족함없기를~~파릇파릇 채소가득한 들판을 기대해봅니다~~^^
BlogIcon 프라우지니 2017.11.25 04:53 신고 URL EDIT REPLY
힘든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 즐기는 맥주와 빈대떡! 근사합니다.^^
나나 2017.11.25 11:14 신고 URL EDIT REPLY
수고하셨어요
산골생활이 다 비슷하네요
나라는 달라도요
Sponch 2017.12.05 22:19 신고 URL EDIT REPLY
텃밭엔 뭘 심으실 건가요? 저는 이번에 열무를 심어봤는데 너무 잘 자라서 벌써 김치가 되어 열무 비빔밥 되길 기다리고 있답니다. ㅎㅎ
메밀꽃필무렵 2018.01.13 16:50 신고 URL EDIT REPLY
마리아 할머니 인간극장에도 출연하시지 않았나요 ^^
그때도 양떼였나 염소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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