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시사, 정치

스페인 약국에서는 왜 약 상자를 뚫어서 줄까?

산들무지개 2018. 1. 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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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새해 2018년입니다!!! 두두 둥~! 

해가 활짝 걸려 우리 마음을 찬란히~ 할 새해입니다. 하지만, 우리 [참나무집] 가족은 지난 연말부터 감기에 걸려 다들 골골대고 있었지요. 새해에는 좀 나아지는가 싶더니, 마지막으로 큰 아이가 단단히 앓고 있네요. ㅜ,ㅜ 

새해 액땜하는구나, 싶어 그래도 어느 정도 안심이 된다는......

그래서 우리 가족은 3일이 멀다고 가정의를 보러 갔다 왔습니다. 스페인 사람인 남편은 제일 큰 타격을 받아 많이 누워있었는데요, 의사 선생님이 해주시는 말이, 

"감기에는 무엇보다도 물이 최고예요. 물 많이 마시고, 편히 쉬세요. 감기 최고 치료제는 수분이니 많이 물 마시고, 주스 많이 마시고, 훈증 요법 하시고, 식염수로 기관지 싹싹 씻어주세요. 가글링(입가심)도 잊지 말고......!" 

그러시면서 우리에게 약 처방을 또 내려주셨지요. 

오늘은 짜잔~! 여기서 스페인 의사가 약 처방전을 주면 약국에서 어떻게 약을 사고, 진행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제게는 너무 신기했던 풍경인데요, 여러분은 어떤지 한번, 같이 이야기 속에 들어와 보시죠~! 


먼저, 스페인 가정의는 전산처리로 환자의 병원 기록을 다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어떤 약까지도 사용했는지 아주 세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이 가정의가 처방해주는 서식인데요, 주마다 다릅니다. (위의 처방전은 발렌시아주입니다.)

발렌시아 주에서는 사회보험에서 의료비 (병원비 무료, 처방 약은 60%를 지원해줍니다)를 많이 부담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내는 세금이 바로 의료복지에 들어가지요. 약국에 가서 약을 사도 약값의 절반 이상을 주 정부에서 부담하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스페인 주 정부는 비슷비슷한 수준으로 운영합니다) 그리고 노약자와 어린이 등은 전액 무료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약국에서 이 처방전을 보이고, 

약을 받을 때 신기하게도 약사는 약 상자의 바코드를 쫘악 커터로 자르고 줍니다. 

아니, 왜? 처음에는 정말 신기했지요. 

약 상자 바코드를 왜 다 제거하는 거지? 

깊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이렇게 우리 집에 있는 약 상자는 구멍이 송송 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어떤 약을 사용했는지 약사가 증거로 가져 있으려고?! 아니면, 팔렸다고 기록해두려고? 아니면 다시 되돌려받지 않으려고? 아니면, 이 약국에서 사 갔다는 증거로 남기려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게다가 스페인에서 생산된 약은 전부 약 상자 바코드란에 점선이 있어 아주 자르기 편하게 제조되어 나옵니다. ^^;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스페인 약사는 커터로 똑바로 자르는 연습까지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우리 동네 약사께서도 이렇게 바코드를 다 잘라내고, 화살표에 보이는 것처럼 종이에 붙여둡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아하!!! 이것은 다름 아니라, 스페인 약국에서 판매하는 약의 일부 대금을 주 정부에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어떤 약을 판매했는지 남겨놓은 증거와도 같은 것입니다. 주정부에서 60%이상 부담하고, 전액 부담하는 경우도 있으니 약국에서는 절대로 불이익을 당하며 환자에게 팔 수는 없는 거지요. 

주정부에서도 각 환자에게 들어간 약을 제한하는 데에 한 몫도 하고요. 실제로 아무 약이나 막~ 살 수 없고, 어떤 약은 의사 지시 외 더 살 수 없어요. 오늘 이 병원에서 약 처방 받고, 내일 다른 병원에서 약 처방 받아도 기록이 존재하니(그래서 처방 받을 수도 없어요), 함부로 약을 남용할 수 없는 것이랍니다.  

암튼, 그래서 스페인에서는 약을 조제하여 판매하지 않는답니다. 약을 짓는다면 이런 시스템에 혼란이 오고, 사회보험으로 마무리되는 의료비가 중구난방식으로 증거 불충분으로 약값 부풀기라든가, 부정확한 회계 혼란으로 검은 이익을 누리는 약사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스페인에서는 이런 시스템이 예전부터 이어져 와서, 하나, 하나 어떤 약이 팔렸는지 검사(?)를 하면서 의료비를 약사에게 지불한답니다. 정말 신기하죠? 아직도 이런 수동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으니...... 하지만, 어떤 면으로는 정확함을 좋아하는 스페인 사람들의 특징일 수도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정확함) 

그런데 단점은 약을 통으로 팔기 때문에 필요 없는 약이 가끔 많이 남아돌아 유효기간 지나 버려야 한다는 사실...... ㅜㅜ 스페인에서는 약도 버릴 때 약국 약 수거함에 버립니다. 한국처럼 약사가 약을 지어준다면 훨씬 버리는 약이 적어 좋을 텐데...... 한편으로는 정확하게 약을 상자로 팔면 사회의료보험비가 어떻게 나갔는지 정부에서는 훨씬 편하게 파악할 수 있는 사실도 있네요. (그러니, 유효기간 지나기 전에 많이 아프면, 약 남기지 않아 좋을 수도 있으나, 아프면 또 골치죠~ ^^;)


뭐, 오늘은 별 재미없는 이야기였지만, 여러분의 스페인 생활에 대한 궁금증은 

풀어드린 것 같아 흐뭇합니다. 

하루하루 행복하시고요,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아프지 마요~~~!!!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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