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편이 한글 배우며 깜짝 놀란 일
뜸한 일기/가족

며칠 전, 눈 소식에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은 하얀 설경을 맞이하게 되었답니다. 우와~! 눈이다! 드디어 물이구나! 하면서 제가 아주 좋아했는데요,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은 글쎄, #눈사태 #폭설 #고립 걱정만 잔뜩 했다고 하네요. 

천진난만하게 좋아한 제게 티는 내지 않았지만, 남편은 혹시 고립되지 않을까 속으로 무지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자고로, 비상식량이 거의 바닥나고 있었거든요. 아~~~ 역시, 이 스페인 고산은 비상식량이 꼭 있어야 하는 식량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어제 비상식량을 구입하러 도시 마트에 나가 원 없이 구입해왔네요. 


"아휴~! 다행이다. 우리 한국인 아내가 걱정할 일이 사라졌어. 자! 쌀 다섯 가마니!" 하고 농담을 합니다. 

요즘 이 산또르님이 한국어 배우기에 열중하고 있는데요, 되도록이면 매일 배우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제게 그럽니다. 

"왜, 한국 여자들은 애교로 '오빠~' 이런 소릴 하지? '오빠'하면 공짜로 밥도 사준다며?"

에잉?! 이것은 뭔 소리인가요? 설마?! 

오빠?!!

남편이 한글을 배우는 동영상 강의에서 그랬다네요. 한국에서 한국 남자들한테 '오빠~'하고 애교 떨면 밥과 차를 사준다고...... ㅠㅠ 에고고...... 이거 너무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한국 여자들이 이렇게 그려지니 말이지요. 요즘은 시대가 변하여 각각 분담하지 않나...... 속으로 생각하게 되었죠. 멋진 예도 많을 텐데 굳이 이런 모습을????

남편은 왜 이런 애교를 해서 거저 먹어야 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는 거죠. 오빠 단어 하나가 뭐기에? 그래서 자세히 한국 사람으로 설명을 해줘야했습니다. 물론, 좋게 설명해줬습니다. ^^

사실,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가 아닌 남성 = 여성이 함께 동등한 사람이다, 라고 하는 여성주의인데요, 사실, 우리나라 여성도 많이 변했다지만, 여성들이 스스로 하지 않아도 될 행동으로 오해를 사기도 한답니다. 아니면, 한국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상이 이렇게 여성적이고 애교적이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고요. 

제가 친정엄마한테 "아침에 남편 밥 차려주지 않는다"라고 고백한 적이 있어요. 우리 엄마는 나쁜 아내라고 절 야단을 쳤지요. 물론, 엄마의 마음을 모를 리가 없지요. 다~ 남편에게 잘하란 조언의 말씀이셨죠. 엄마는 그렇게 살아오셨으니 말입니다. 


아니,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 밥 좀 단단히 차려주지~ 하고...... 


그런데 아침을 간단히 먹는 스페인 사정상, 남편은 혼자서도 충분히 자기 밥을 챙겨 먹을 수 있답니다. 오히려, "더 잘 수 있는 사람은 더 자야지. 나 때문에 밥하러 일어나는 게 좀 그렇네...... 아이들도 나중에 챙겨야 할 사람이니 푹 자야지~" 그랬습니다. 저는 친정엄마에게는 나쁜 아내가 되었지만, 남편에게는 그렇게 나쁘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지요. 

또 바람막이 고어텍스의 남편 옷이 약간 지저분한 모습을 보고 절 또 꾸짖었어요. "넌, 왜 남편 옷 좀 깨끗이 빨아주지~!" 하고...... 물론, 남편에게 잘하란 엄마의 마음이시겠지만...... 이 말을 남편에게 했더니......


괜찮아요. 제가 옷이 어느 정도 더러워지면 빨 생각이었어요. 

이 재질은 특별하여 함부로 빨면 안 되기 때문이에요, 라고 마무리를 했죠.  


여러분은 이 남자가 서양인이라 이런 생각을 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자기 일로 규정하는 가사분담은 문화를 초월하여 이렇게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답니다. 요즘 한국의 부부도 얼마나 잘 하는데요?!!!  

"가끔 한국 여자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아." 이렇게 얘기하는 남편. "나도 알아요. 문화가 다른데 어떻게 똑같을 수 있을까요?" 하지만, 여성 스스로 수동적으로 되어가는 분위기, 혹은 남자에게 기대려는 분위기는 남편에게 놀랄 일이라고 합니다. 

전에 만난 한국 커플은 어린 여성이 남자를 위해 생선 가시까지 발라주는 모습이 참~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남자는 흐뭇하게 받아먹기만 하고요. 그 모습을 지켜보는 우리 부부는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이 남자는 제가 생선 가시를 바르지 않으면 먹지 않아요." 말해준 아가씨는...... ㅜㅜ 커플 개인사에 참견하면 실례이니 우리는 입을 다물었지요. 우리가 옳지도 않고 그들이 그르지도 않다는 상대적인 존중 때문에 말입니다. 절대로 편협한 시각이 아님을 여기서 밝힙니다. 커플 사이의 일은 그 사람들만 안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외부에서 보여지는 시선은 수동적이고 말 잘 듣는 아내로 보여진 것은 사실이지요. 

또 한번은 결혼한 친구가 그랬습니다. 

"나는 우리 아내가 우리 엄마한테 김치 만드는 법 좀 배웠으면 좋겠어. 우리 엄마 김치 참 맛있거든."

남편이 물었죠. 

"그러는 넌, 엄마 김치 만드는 법, 알아?"

"아니, 몰라."

"에이, 네가 먼저 배워야지. 왜 아내한테 배우라고 해?" 

물론 친구는 아내가 시어머니와 편한 관계로 만나 좋게 관계를 이어주고 싶다는 희망이었지만 말입니다. 물론, 한국인 입장에서는 이런 대화가 어쩌면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하겠지요. 정말 쉽지 않죠. 

하지만 스페인 사람인 남편의 입장에서는 아내에게 일 시키기 위해 배우라는 것과 같다는...... 좀 어렵죠? 서로가 괜찮다는데 이 사람 눈에는 그렇게 보이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우리 부부도 완벽한 가사 분담을 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단지, 그런 인식을 하자고 서로에게 자극을 주지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모든 게 다 우리의 분담이 된답니다. 이런 일에 조금 깨어있자고, 의식에 눈을 뜨자고......! 

그까짓 '오빠'라는 단어 하나로 이렇게 여기까지 왔네요. 

앗! 한글 배우면서 이런 문화적인 소소한 내용에 놀란 남편, 제가 좀 설명을 장황하게 해줘야 했습니다. '오빠~'하며 애교 떠는 한국 여성상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남편에게 그날의 한글 강의는 좀 부적절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외국인에게 하는 한글 강의는 좀 더 신중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문화가 다르니 말이지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같이 생각해보자고 쓴 글입니다. 쓴 소리로 들리지 않았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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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om 2018.01.11 17:45 신고 URL EDIT REPLY
쌀 다섯 가마니면 80*5=400kg인데....

남녀 역활은 지역적인 특색이라고 봅니다....
우리네 전통이 임진왜란과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상당한 왜곡이 일어난 후 복구가 아직 덜된상태라서 좀 거시기합니다.

함경도 지방에서는 여자들도 말도 타고 활도 쏘는등 군역을 같이 치뤘다고 합니다.
여성의 지위가 악화된건 모 왕후의 보신책에서 비롯된 것이라....
조선 중기까지는 그나마 여성인권이 나쁘지도 않았고요.
결혼하면 처가살이 10년이 필수라던가? ㅠㅜ
10년간 처가 머슴살이 비스무리 했다고 하던데...

유럽도 바바리아지방이던가?
밥먹는데 남자는 손 까딱안하고 여자들이 다 처리해 주는 풍습이 있었다고도 하니,

지역적인 문화가 서양이 좋고, 한국은 나쁘다는 건 상대적이라고 봅니다.
ㅊㅊ | 2018.01.13 19:52 신고 URL EDIT
지역적 특색이라기 보단 유교사상의 도입으로 인한 여성인권의 후퇴라고 봅니다. 고려시대까지만 해도 여성인권이 그리 낮지 않았다고 하죠. 전통이니 무조건 지켜야한다...?는 모두 옛날 말인 것 같습니다. 남녀가 평등해야한다는 건 이제는 하나의 흐름이 된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라고 봅니다.
sparky 2018.01.12 00:14 신고 URL EDIT REPLY
한국에서 남자들이 하는말 자기는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전 이런말 하는 한국 남자들 아직까지 순수하다고 생각 해요 ( 인정 많은 남 )
서양의 남녀 동등도 일리는 있지만 서양 여자들도 동등 때문에 엄청 힘들어요 오직 했으면 원더워먼이 나왔겠어요 ^^
흥미로운 이 주재 넘 재미 있어요 하하하 ~
히로링 2018.01.13 16:55 신고 URL EDIT REPLY
우리에게 당연하다고 느끼는것도 새로운 관점에서 보면 다르게 보이는군요.오늘도 즐겁게 보고 갑니다.
Leslie 2018.01.13 23:29 신고 URL EDIT REPLY
생선 가♪♪♫라주면 먹는다는 내용에서 사람 성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남친은 나이가 어리지도 한국인도 아닌데 여친이 해주기를 바라더라구요. 그게 왠지 자기를 잘 케어해주는것처럼 느끼는건지. 그러다보니 챙겨주는게 습관이 되었는데 가끔은 손하나 까딱 안할테니 너도 나를 챙겨줘보라고 하죠. 나도 대접 좀 받아보자고. 그래서 아마도 아시아 여자들을 좋아한다는 말도 있어요. 중국여자빼고
알렉산더 2018.01.14 00:56 신고 URL EDIT REPLY
잘 읽고갑니다.
한국에서는 페미니즘에 한남들 부들부들거리는게 하루이틀이 아닌데 그게 정말 글에서 읽은 대로인것 같아요.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가아닌 남녀평등인데 남성우월주의였던 남성들은 자신들과 여성이 공평한 지위에 선다는것자체를 이해 못하는것같습니다. 여성우월주의가 아닌 남녀평등! 이 글을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좋겠어요.
한국사람 | 2018.01.14 09:46 신고 URL EDIT
한남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시니 잘못된 페미니즘 사상을 가진 사람 중 하나겠군요.
네... 네... | 2018.01.14 13:34 신고 URL EDIT
니 말투에서 평등보단 우월주의가 드러나는데 뭘 바래요... 본문 글쓴이가 주장하는 페미니즘은 니가 짖어대는거랑 다른거랍니다...
에세머 2018.01.14 01:14 신고 URL EDIT REPLY
페미니즘 제대로 알고 계시지 않네요;;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변질된 페미니즘을 말씀하지 마시고 처음 시작된 프랑스의 페미니즘을 말씀하세요; 여성 인권 신장이 아닌 남성 권리 억압, 핍박이 주를 이루는 운동입니다;;
2018.01.14 09:53 신고 URL EDIT REPLY
부럽다ㅎ 국제결혼
무섭다 ㅋㅋ 2018.01.14 09:55 신고 URL EDIT REPLY
페미니스트가 여성 우월주의가 아닌 평등주의라고? ㅋㅋㅋㅋ
무섭다 무서워 ㅋㅋ
페미니스트 2018.01.14 10:03 신고 URL EDIT REPLY
페미니스트 입니다. 사람이니까 페미니스트죠! 당연한건데, 요사이 인터넷에서는 미러링을 그저 분풀이용으로 취급하거나 새로운 비난도구의 하나로밖에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두시간만 찾아봐도 많이 찾아내죠. 페미니즘은 여성 우월주의가 아니라 남녀평등주의! 맞습니다만 한국 페미니즘의 현주소가 어떤지 제대로 아실 필요가 있는듯 합니다. 또한 의도적으로 필요한 사례만 가져오신듯 한데, 김치담그기로 대표되는 한국남자들의 대리전수, 나아가 대리효도 문제는 30대 이상 기혼자 세대에서 반드시 개선되어야만 할 문제이기는 하므로 크게 비판하지않겠습니다.
ㅇㅇ | 2018.01.14 17:42 신고 URL EDIT
남녀평등주의가 아니라 성평등주의입니다. 양성평등도 아닙니다. 그 둘은 젠더를 배제하는 말이니
성평등이 맞습니다. 페미니스트라면 주의해서 사용하세요.
egg 2018.01.14 14:34 신고 URL EDIT REPLY
저 김치 이야기는 속시원하네요 나머지는 요즘 반대인경우가 더많고 서로 잘하는것 하는 패턴으로 바뀌어서 공감하기힘드네요 우리도 영화보고 영어공부하면 이해안되는부분많아서 문화차이고 예전영화면 현실과 다른부분이 더많아서 다믿으면 안됨 ㅎㅎ 잘읽고납니다 현실과 같으면그건 다큐죠
egg 2018.01.14 14:37 신고 URL EDIT REPLY
요즘애들은 남자가 애교더부림 커플 사이는 그렇지 뭐 물건사준다는건 많은건 아니지만 있는경우도 있으니패쓰 한쪽만 사주는건 잘없음 꽃뱀아니고서야
으에아아 2018.01.14 15:04 신고 URL EDIT REPLY
학국은 유교문화가 씹꼰대문화-남존여비로 발전된거같아서 남자지만 갠적으로 유교사상 극혐스러워요. 조선시대부터 망할만한 문화였죠.. 지금이라도 이렇게 남자여자 성별로 나눔질하지않고 모두 비슷한 사고관으로 형성되어가는게 참다행인거같고.. 한편으론 아직도 윗댓글들처럼 멍청한 전근대적 사고관가진 사람들이 있다는거에 한심스럽기도 하고 그러네요. 글고 글 잘쓰시네요. 항상 극단적인 '페미니즘인척하는 페미나치'글에는 눈쌀이 찌푸려졌는데 이글은 정말 페미니즘정신이 잘 담겨진 글 인거같아요.
2018.01.14 19:11 신고 URL EDIT REPLY
정말 거짓말 안하고 남편분생각 제생각과 똑같습니다 글쓴이분 생각도 너무 잘맞구요 하지만 페미니즘은 아니라고생각해요 페미니즘이란 이름으로 여성우월주의추구 남성혐오 페미나치등 그런 사회갈등유발과 진정한 남녀평등을 해치는 부류가 글쓴이가 말하고자하는 페미니즘을 버려놓고있어서 함부로 페미니즘을 남녀평등사상이라고 100프로 동의내지 옹호한다 라는 의견은 좀 다른것같습니다
2018.01.14 20:53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날손 2018.01.14 21:26 신고 URL EDIT REPLY
공감가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빠 2018.01.15 15:07 신고 URL EDIT REPLY
"오빠라 부르면 차와 밥을 산다"는 상황은 남녀문제라기 보단 일반적으로 연장자가 식사비를 계산하는 한국적인 정서 때문에 생기는 일이 아닌가 싶어요~
남자 선배가 된 입장에선 남자 후배건 여자 후배건 만나서 식사를 함께 하게 되면 어차피 밥을 사야하는건 마찬가지인데, 평소 친하고 살갑게 대하는 후배에게 더 밥을 사주고 싶어지는 것이 당연하지요~
그래서 교육 동영상에서 후배가 친근하고 살갑게 구는 상황을 한눈에 이해하기 쉽도록 "오빠"라는 단어로 정리한건데, 이를 한국 문화에 대한 지식이 없는 외국인에게 보여주면 "한국에선 여자가 밥을 얻어 먹기 위해 오빠 오빠거린다"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후니 2018.01.15 18:46 신고 URL EDIT REPLY
착각.... 좋을때야 뭐던 좋아 보이지만
외국인 회사에 수년째 다니는 나로선 선뜻 받아들이기 힘듬
단적인 예가 그들이 결혼 문제를 이야기 할때
처음하는말 몇번 결혼 했니?
우리 나라 남자는 결혼 하셨어요
이게 단적으로 달라
대게 배려로 보이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많아 남의 도움이 상당히 낮설이서 나타 나는 현상이고 그에 따른 책임감 가장에 대한 책임감이 우리 나라 남자들관 완전히 다르지.
항상 좋은것만 보지 말것.
우리 나라 세계 경제 7위임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무시하고 비약시키는게 문제임
한국인맞냐 | 2018.01.15 19:41 신고 URL EDIT
문법이 이상해서 무슨말 하는지 모르겠다
한국인맞냐2 | 2018.02.16 19:14 신고 URL EDIT
어법부터 맞추고 댓글을 달던가.. 그쪽 한국어가 더 문제임
허 이것 참... 2018.01.16 14:56 신고 URL EDIT REPLY
이상한 글을 읽고 말았네요
서양 것이 선진화 된 것이란 생각이 참 ...
안쓰럽네요. 외국에서 살아 봤지만 1도 공감 안됩니다.
BlogIcon aquile 2018.01.18 02:13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무지개님, 안녕하세요? 깊은 생각과 빛나는 성찰이 담긴 좋은 글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이 포스트에서 짚으신 부분은 특별히 더 공감이 되어 쑥스럽지만 글을 남깁니다.
산들무지개님의 글을 읽으면서 최근 몇년간의 주목할만한 흐름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몇가지 사건들을 통해 많은 한국 여성들이 지금까지 당연시해온 삶의 방식과 생각의 방식을 되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목소리와 행동들이 생겨나자 그 자극에 반응하여 연대의 움직임과 함께 반론의 목소리도 커졌고, 갈등이 심화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변화를 바라는 입장에서 희망과 기쁨을 느끼기도 했지만 매 순간 큰 벽에 부딪혀서 좌절하는 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이것은 성별의 갈등일 뿐 아니라 계급과 세대의 갈등이기도 하고, 집단의 투쟁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생존의 문제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소외되고 지워진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서 어디서부터, 얼만큼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지금 한국 사회는 익숙한 것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열린 마음으로 타인에게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배움을 통하여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려는 정성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산들무지개님이 전해주시는 또 다른 각도에서 본 풍경과 삶의 방식, 재미있는 생각들은 정체되고 긴장된 공기를 환기시켜주는 청량한 바람같이 느껴집니다.
저는 일방적으로 어떠한 삶을 동경하거나 옹호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 문제가 단번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목소리를 내는 입을 틀어막아야만 나와 우리가 안전할 수 있다는 수동적인 공격성을 누그러뜨릴 수 있게, 이 사회의 사람들이 함께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제 말이 너무 두서없이 길어졌네요.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가끔 보이는 날선 댓글들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꼭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산들무지개님이 정성을 가득 담아서 올려주시는 글을 달빛 어린 물결처럼 여기고 마음에 소중히 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산들무지개님과 고산 가족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2.22 22:27 신고 URL EDIT
aquile님 정말 고맙습니다.
미처 답글을 드리지 못했는데 두고두고 이 댓글 잘 읽고 있습니다. 제가 글을 쓸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 댓글입니다. 고맙습니다. ^^*
박민선 2018.03.10 16:50 신고 URL EDIT REPLY
언니 이외의 사람들에게 언니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언니, 오빠 보다는 선배님이 편했던 구세대라서 그런건지...이 글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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