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담요' 때문에 스페인 남편과 실랑이 벌인 사연
소소한 생각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우리의 [참나무집]에 오신 특별 손님 덕에 정말 꿈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 그런데 마침 비스타베야 고산평야는 자신의 위엄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바람을 거세게 불며 토해내고 있었지요. 


"아이고~! 왜 이리 바람이 많이 부는겨?!" 


인도 다람살라에서 31년을 살아오신 손님께서 안쓰럽게 말씀하셨답니다. 그러다 손님이 가져오신 선물 하나를 푸셨지요. 


"자! 이거 쓰랑께~, 무엇보다도 한국인은 몸이 따뜻혀야 해~!" 


"앗! 쓰님~ 괜찮습니다. (속으로는 엄청나게 좋아하면서) 여행 중이신데 따뜻하게 가지고 다니셔요~!" 


"아니여~! 한국인들은 어딜 가나 추우면 못 사니께, 어여 써~! 사실 티벳탄 어르신들께 공양하고 남은 거 하나 갖고 와부렸지~!" 


하하하! 우리 한국인들은 정말 천진하게 웃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지요. 




▲ 손님께서 선물해주신 1인용 전기방석이랍니다. 

물론, 추울 때는 담요로 변해 침대에 쏙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이고요. 

그런데 저 담요를 자유자재로 접을 수도 있다니 너무~ 놀랐어요. 

요즘 한국 물건이 이렇게 좋아졌구나 하고...... 아주 얇고 가볍고......

게다가 전자파가 없는 전기담요이며 전기도 아주 적게(50W) 잡아먹더라고요. 와우!!!

전기 열선이 아주 다른가 봐요.


이 겨울에 몸 따뜻하게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정말 필요한 물품이지요. 그런데 저는 아직 전기담요 사용하지 않고 겨울을 나고 있답니다. 왜?! 바로 스페인 사람인 남편, 산똘님 때문에 전기담요를 펼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좀 웃긴 이야기이지만, 사연이 있답니다. 


사실은 신혼 초에 제가 2인용 전기담요를 샀는데요, 이걸 사용한 적이 딱 세 번밖에 없음을 고백합니다. ㅜ,ㅜ 



위의 글을 읽어 보시면 남편이 한국 온돌방에서 된통 당한 이야기가 있는데요, 온돌을 무지무지 좋아하지만, 평생을 따뜻한 지중해 해변 도시인 발렌시아에서 살아온 사람에게는 이 온돌은 혹독하다는 겁니다. 무지 따뜻해서 말이지요. 



▲ 외국인이라고 그래도 두툼한 요와 이불을 주셨는데...... 

바닥이 아주 따뜻한 온돌이었지요.


사실, 발렌시아는 난방 시설이 없을 만큼 온화한 곳이지요. 물론, 그래서 더 춥기도 하다는 함정이...... ^^; 

평생 침대에서 그냥 이불만 덮고 산 사람이 한국처럼 특이하게 따뜻한 온돌과 따뜻한 장판에서 자고 났으니, 깜짝 놀란 것이지요. 심지어 이런 말도 했답니다! 


"아니, 잠자는데 더 따뜻할 필요가 있을까? 

실내 기온이 조금 내려가도 사람은 자는 데 문제가 없는데......! 

왜 따뜻한 게 필요하지?"


하하하! 평생 온돌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한 소리이지요. 그러다 온돌방에서 자고 난 후 반응이......



"몸이 너무 찌뿌둥해. 누구한테 얻어맞은 것처럼......!" 


앗! 그럴 수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온돌에 몸 지지고 나면 개운해진다'는 말이 있는데 이 스페인 남자에게는 통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도 가끔 겨울에 한국을 그리워하는 분위기가 생기면 저는 이 2인용 전기담요를 침대에 폈습니다. 


처음에는 따뜻한 침대에 들어가 잔다는 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네요. 


"아~~~ 침대가 정말 따뜻해서 너무 좋다!!!" 


하지만, 남편의 몸속 유전자는 이 따뜻함을 철저하게 거부했습니다. 자다가 벌떡 일어나기를 반복, 너무 따뜻하여 몸에 열이 나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저는 두 눈 가늘게 뜨고 "뭐야? 이 담요를 거부하는 거야?"란 눈초리로 쏘아봤죠. 


"아니, 아니...... 있잖아. 정말 너무~ 따뜻해서 잘 수가 없어서 그래. 

그냥, 우리 자기 전에 따뜻하게 한 시간만 틀어놓으면 안 될까?" 


아!!! 처음에 좋다고 하더니 이렇게 마음 변해? 약간 심술이 났지만, 이내 이 사람이 스페인 사람이고, 이런 문화가 없으니 생소하여 그렇구나 싶었습니다. 


실제로 스페인에서는 이 전기 담요가 따뜻하게 침대를 데우기 위해 사용하는 게 아닌, 

마사지처럼 의료용으로 쓰이더라고요. 한국에서는 펼쳐놓고 잔다고 하면 다들 난리가 납니다. 


아니! 그렇게 오래 틀어놓고 자도 돼? 하면서...... 

(물론 전자파 때문에 나쁘다는 인식이 강하기도 하지만, 

요즘은 전자파 없는 다양한 매트가 한국에 있어서 다들 요령껏 잘 알아서 겨울을 나잖아요?)


보통 이곳에서는 많아 봤자 30분 정도가 마사지하기에 적절하다고 하는데 말이지요. 


그래서 남편 말대로 자기 전에 한 시간 틀어놨더니 또 무지하게 좋아하는 겁니다. 

하지만, 잠자는데 너무 따뜻해 잘 수가 없다는 말만 되돌아올 뿐...... 하하하! 


"너무 따뜻해서 잠을 잘 수가 없어~ ㅠㅠ" 


"그럼! 내가 이 2인용 전기담요를 반으로 잘라서 써? 

내 쪽에 걸쳐서 펼쳐놓고 잘 수도 없고......!" 


결국은 마음 넓은(?) 제가 아량을 보여 사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ㅜ,ㅜ 아까운 그 2인용 전기담요를......! 결국 근처에서 유학하는 한국인 학생에게 선물했지요. 하하하! 그러다, 이번에 오신 손님 덕에 "우와! 1인 용이니 내가 다 차지할 수 있겠구나!" 노래를 부르게 되었지요. 


그 모습을 본 남편도 씨익 웃으면서......! 


"당신이 좋아하니, 나도 기쁘오~!" 


푸하하하! 그러게 말이에요. 아무리 좋은 한국 문화라고 해도, 자신에게 경험이 없으니 그걸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지요. 남편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저를 부러워하더라고요. ^^ 자신도 그 즐거움을 알고 싶은데, 자기 몸이 받아들이질 않는다며...... 



"남편이 아직 한국의 추운 겨울에 살아보지 않아서 이런 말이 나올거야. 유리창에도 성에 끼는 한국에서 살다 보면 좀 괜찮아지지 않을까?" 이런 말을 해보았지만...... 아무래도 스페인 사람인 이 남자의 몸속 유전자가 결정할 일인 것 같습니다. ^^



그럼 우리 집의 난방은? 바로 장작 난로입니다. 그걸 위해 나무를 많이 패고 날라야 하지요. ^^*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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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신경선미카엘라 2018.01.23 03:14 신고 URL EDIT REPLY
나에게 안 맞다고 무조건 배척하기보다 같이 경험하고자 하는 산똘님 감동이구요... 두 분 모두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네요.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1.26 05:07 신고 URL EDIT
미카엘라님, 정말 고맙습니다.
그게 인간으로서 해야 할 문화존중이죠. ^^ 앞으로도 이해하는 자세로 사물을 바라보도록 신경 많이 써야겠어요. 항상 건강하세요. 화이팅!
BlogIcon 조수경 2018.01.23 03:35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재밌는 사연 접하며
옛 생각에 젖어 듭니다.
오늘처럼 검은 먹구름 무건 하늘
한기 가득한 추운 겨울날
따끈따끈 달궈진 구들장 아랫목에
열기 식지 말라고 깔아 놓은
붉은 담요 속에서 뒹굴뒹굴
구수한 비린 내음 즐기며
엄마가 구워주신 질겅질겅
마른 오징어와 땅콩과자 먹던
따스한 추억이 떠오르네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 맛을 추억하며 가끔 즐기지요~ㅋ
또한, 어린시절 설 명절 되면 어김없이
큰 솥단지에 어른들은 하루종일 군불 집히듯
엿을 곤 우리집은 그날 밤은 정말
산똘님 경험처럼 방바닥에 장판이 늘러붙어
이부자리에 군고구마 내음인듯(?!)
지글지글 밤새 식을 줄 모르는
열기로 뒤척 뒤척 깊은 잠 이룰 수 없었던
곤욕스런 잠자리도 역시
온돌엔 어린시절 많은 추억이있습니다.
물론, 오늘밤도 지글지글 하지는 않지만
따끈한 잠자리 속에서 산들님께
반가운 새벽 인사글 남기고 있지요^^
온돌이 맞지 않는
시원한 잠자리에 산똘님은 전혀
이해 못 할 따끈한 잠자리지만요~ㅎㅎ
서로 다른 문화와 환경은 어쩔 수가 없지요~!!
스님 선물덕에 산들님 따순 잠자리 되시고~ㅋ
가뿐한 아침 맞으셔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1.26 05:08 신고 URL EDIT
우와! 어릴 적 기억이 영화의 한 편을 보는 듯했어요. 넘 아름다운 걸요?
그런데 담요 속에서 뒹굴며 오징어와 땅콩이라뇨~!!! 아이, 먹고 싶어라.
그러게 저도 어릴 때 언니랑 동생과 함께 마른 오징어 구워 고추장, 마요네즈에 찍어 발라먹던 게 무지 기억나네요. ^^*

조수경님도 추운 겨울, 항상 건강유의하시고요. 화이팅~ 합시당!!! 화이팅!
2018.01.23 06:18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1.26 05:09 신고 URL EDIT
오~ 남편분은 전기장판을 좋아하시는군요!!! ^^
maison 2018.01.23 08:52 신고 URL EDIT REPLY
전기장판이 많이 진화했지요. 부부가 서로 온도에 대한 취향이 다른걸 감안해서 요즘은 2인용 전기담요는 반 갈라서 좌우 따로 온도조절하게도 나오니까요..ㅎㅎ
그리고 한국에선 요즘 전기담요보다는 온수매트를 더 많이 쓰는것 같아요. 전기 담요도 물론 전자파 많이 잡았지만 온수매트는 아예 매트안에 전기열선을 넣지 않고...우리네 온돌방처럼 뜨거운 물을 매트안으로 흘려보내서 가열하는 방식이라...전자파 걱정 제로거든요.
음....산똘님은 그 좋은 따뜻함을 왜 거부하실까??ㅎㅎㅎ 하기사 한국 사람들 상당히 많은 인구가 침대를 사용하면서도 방바닥의 따뜻함은 아직 포기 못하는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서울은 오늘도 한파가 찾아왔네요. 아침기온 영하 11도....추워요. 산들님 건강한 하루 되세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1.26 05:10 신고 URL EDIT
헉!!! 요즘은 반으로 갈라서 온도 조절을 한다고요?! 아~~~ 놀라라! 그런 것들이 나온다고요?! 정말 신기하네요.
요즘 정말 좋은 물건들이 많이 나왔네요.
언제 그런 좋은 걸 쓸지 알 수는 없지만, 알아 두면 좋을 것 같네요. ^^*
아이고, 영하 11도라니요?! 이것도 레알인가요? 추운 겨울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요. 화이팅!!!
sparky 2018.01.23 09:57 신고 URL EDIT REPLY
산또르님의 한국 구들방 체험기 넘 재미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신 산똘님의 몸이 찌뿌등 했다니 너무 웃기구요 ㅎㅎ ~~

모든 사람의 성장기 습관은 그대로 고정 되는것 같아요 산똘님이 그많큼 부인을 사랑하니 힘든 구들방 체험도 하시고 참 재미 난 글입니다
두분의 다른 문화을 보는 재미, 알꽁 달꽁 사시는 이쁜 모습, 어여쁜 자녀들, 자본주의 화려함이 아닌 친환경 삶, 자꾸 중독되는 산들님의 블로그여요 ;)
두분이 서로 다름을 잘 알기에 일방 통행이 아닌 지해로운 부부..... 그리고 많은것을 생각하게 한답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1.26 05:12 신고 URL EDIT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sparky님. ^^*
아마도 모험심 강한 산또르님이라 이렇게 다른 문화도 배척하지 않는 듯합니다. 이해하는 수준이 상당해서 한국 뿐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의 이상하다 생각하는 문화 습관을 잘 해석하더라고요. ^^ 그런 점도 제가 많이 배울 부분이지요.

오늘도 힘찬 하루 되세요.
키드 2018.01.23 13:29 신고 URL EDIT REPLY
온돌방 취침이 찌뿌등 할수도 있군요~~^^
생활환경이 다르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어요.
저도 나이가 있으니 이제 뜨신 아랫목이 좋아요~
따시게 자고 일어나야 몸이 개운하고 덜 찌뿌등하고~~ㅋㅋㅋ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1.26 05:13 신고 URL EDIT
저는 너무 오랫동안 따뜻한 곳에서 자지 않아 지금 적응이 될지 걱정이기도 합니다. ^^; 한편으로는 좋으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이 없기도 하네요. 아주 추운 날 전기담요 펼치고 한번 자봐야겠어요. ^^
요즘은 따뜻해서 펼치지 않아도 잠이 잘 오네요. 여긴 요즘 영상 14도까지 올라갔었어요. ^^

키드님 건강 유의하시고요, 오늘도 보람찬 하루 되세요.
jerom 2018.01.23 19:02 신고 URL EDIT REPLY
귀가 예민해서 전 전기 흐르는 소리가 짜증나서 사용 안합니다.
부모님들께서 보일러를 잘 안트시고 전기장판만 쓰시기에,
저 때문에 틀기도 뭐해서 침대를 샀습니다.
바닥에서 냉기가 올라와서 할 수 없이 산거지만....

추워지니 답이없어서 극세사이불과 침낭으로 생활중이에요.
침낭안에 극세사 이불을 이용하니 엄청 따뜻하네요.

추운 겨울 여러분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1.26 05:15 신고 URL EDIT
요즘은 좋은 매트가 많아졌다니 제롬님도 전기 흐르는 소리 나지 않는 제품을 한번 써보세요.
그런데 침낭도 좋은 방법이기도 하네요.
정말 좋은 침낭은 반팔 입고 자도 땀이 나더라고요. ^^*

제롬님도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요, 보람 가득한 하루하루 되세요.
둥이맘 2018.01.27 18:09 신고 URL EDIT REPLY
이번 겨울을 따듯하게 지내실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입니다.
한국은 모처럼 추운 겨울입니다. 저희집은 오래된 아파트라 중앙난방으로 더 춥게 느껴진답니다.
결혼 초 남편은 추위를 타면서도 전기요에 대한 반감이 참으로 높았던 사람인데요. 결혼초에 살던 집도 중앙난방인 아파트라 처음엔 거부하다 결국 전기요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지요.
외풍도 쎈 아파트에 볕도 한 방정도만 잘 들어와서 이래저래 겨울이면 심리적으로 압박을 느꼈어요. 습기도 신경쓰고 외풍막는 커텐도 치면서 보냅니다만,작년까진 아이들이 많이 아팠는데 올핸 무사히 보내는 것 같아 다행이예요( 이러다 아플까봐 걱정스럽네요)

추운 겨울 잘 보내시길 멀리서나마 응원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1.29 05:47 신고 URL EDIT
올해 자녀분들이 무사히 잘 겨울을 넘긴다니 참 반가운 소식입니다. 요즘에 독감 때문에 다들 힘들어하던데 정말 잘됐습니다.
쭈욱~ 따뜻하고 건강한 겨울 되시길 바라고요, 가족 모두, 화이팅입니다. 화이팅!!! ^^*
2018.01.29 06:30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8.01.31 08:56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8.02.16 20:34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8.08.09 00:14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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