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산의 주말, 아빠의 일터에서...
뜸한 일기/가족

자연공원에서 일하는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은 주말에도 일하게 되었답니다. 주말 자연공원에 방문하는 많은 등산객 및 방문자들을 위해 주말에도 일하는 날이 생겨, 2주 간격으로 토요일, 일요일에 일하게 되었죠.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라 딸바보 아빠인 산똘님이 많이 섭섭해했지요. 


"아이들하고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잖아요? 아빠가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고...... 하지만! 좋은(?) 직장에 다녀 어떤 날은 아빠와 함께 주말 행사에 참여할 수도 있답니다. 자연공원 안내실 및 자료실에서 운영하는 행사 날에 참여 신청을 하면 함께 할 수가 있지요. 아빠는 그곳에서 테크닉 요원으로 일하고 있답니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식목일(Día del árbol)" 행사로 작은 계곡에 있는 아주 큰 주목을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나는 주목은 큰 나무가 적어 계곡 안에 있는 큰 주목을 찾아 함께 나섰습니다.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신청하지 않아 아주 여유 있게 산행에 나섰습니다. 

사실, 그 전날, 눈이 와 많은 사람들이 취소했지요. 하지만 아침에는 해가 쨍~ 하고 뜨더니 

이렇게 눈이 다 녹았네요. 



아빠를 따라 계곡으로 오릅니다. 오래된 주목을 보기 위해서이지요. 

그런데 가다가 소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를 보고 사람들은 멈춰섰네요.  



바닥에는 이렇게 겨우살이를 먹고 배설한 것인지, 토해낸 것인지 모를 정체가 우리 눈에 띄었답니다. 

아이들은 "우웩~! 여우가 토해냈네!" 하고 있습니다.  



자연공원 홍보 요원이자 기술 요원인 산똘님이 이렇게 잘 설명해줍니다. 겨우살이에 대해......


이 기생목은 새가 씨를 먹고 배설하며 다른 나무에서 싹을 틔우는 존재인데, 배설물이 아주 끈적하여 

새가 똥 누다 똥이 잘 떨어지지 않아 가지에 비벼서 끈적한 것을 없앤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똥에서 나온 씨가 나뭇가지에 정착하여 나무의 수액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나는 것이지요. 



바로 요렇게 말이지요. 소나무 가지에서 기생하는 겨우살이...... 

열매가 연녹색으로 동그란 게 아주 예뻐요. 

스페인에서는 크리스마스 전날 저 아래에서 키스하면 

연인이 된다는 전설(?)이 있네요. 스페인에서는 행운을 주는 존재로 그려지기도 하고요, 

한국에서는 약재로 쓰여 재래시장에서 많이 봤답니다. 



2년 전, 폭우로 계곡이 완전히 쓸려 내려가 있던 길이 다 사라져버리고 없습니다. 

그냥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데 돌들이 참 많아요. 

그래도 아이들은 참 열심히 잘 올라갑니다. 



가는 도중 아빠의 설명을 잘 들으면서 자연에 귀 기울입니다. ^^


 


계곡이 움푹 파인 곳도 있으니 조심해서 가야지요. 

이번에 누리아가 엄마를 보살핀다면서 길을 안내했습니다. 



사라와 산드라는 앞장서서 길을 가서 사진에 많이 찍히지 않았네요. 



이 길은 제가 처음 가는 길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아름다운 암벽이 멋지게 서 있는 모습이 말이에요. 

이곳이 우리 비스타베야 마을의 양치기 라몬아저씨가 어릴 때 살던 장소라고 합니다. 

계곡을 매일 오르내리면서 학교에 다녀왔다고 하는데....... 

지금도 종종 이곳을 찾아온다고 합니다. 



수녀의 방석이라는 식물(cojín de monja)입니다. ^^; 아! 인생이 참 고달프구나~!



얼음이 얇게 언 계곡에서 아이들은 신났습니다. 얼음 거울을 찾았다고......! ^^*



자, 이제 도착했습니다. 보기에는 아주 작은 주목인데요, 350~400년 정도 된 주목이라네요. 

보통 굵기가 25~30cm 정도가 일반적인데 이렇게 굵은 주목이 있어 발렌시아 주 정부에서 문서로 만들고 

보호 관찰하고 있다네요. 



천천히 자라는 나무가 힘 있게 우릴 반겼습니다. 



정말 멋지죠?! 

우리 부부가 돌집을 수리해 창을 낼 때 이 주목 다듬어 문미로 섰답니다. 

결이 아주 아름답고 튼튼하여 참 좋아합니다. 



연두색 잎과 열매.......



다함께 나무 앞에서 단체 사진 찍습니다. 

덕분에 주말을 참 보람있게, 즐겁게 잘 지냈네요. 



이제 하산할 시간. 하지만, 틈만 나면 자연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어 안달 난 아빠와 함께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호랑가시나무라는 사철나무를 관찰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아세보(acebo)라고 하는데 붉은 열매가 맺힌답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크리스마스 때 장식용으로 잘 나오는 호랑가시나무이지요. 



자, 우리는 산을 뒤로하고 이제 하산하여 집으로 갑니다. 

주말에 아빠와 함께할 수 없다지만, 이런 행사로 또 함께한 날이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것도 배우고 구경도 하고...... 아이들도 신난 하루였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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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우지니 2018.01.29 06:05 신고 URL EDIT REPLY
근사한 주말 가족 나들이었네요.^^
maison 2018.01.29 07:18 신고 URL EDIT REPLY
그러니까...아빠의 직장일과 가족의 소풍이 합법적(?)으로 결합된 럭키한 행사였네요.ㅎㅎ
업무인듯...가족 소풍인듯....부럽습니다.
산똘님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질수 있었으면 참 멋있는 인생일거라는 생각을 늘 합니다. 그냥 돈만 벌기위해 일하는 직업보다는....훨씬 행복할것 같거든요. 없던 열정도 생길것 같고...

몇년전 태백산 겨울산행때 주목을 봤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하얀 눈에 덮힌 산에 까만색 주목들이 줄지어 서있던 신비로운 모습에 감탄했었는데....주목이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지요.
오늘도 예쁜 소식 잘 봤습니다.^^
키드 2018.01.29 08:40 신고 URL EDIT REPLY
가족이 뜻깊은 주말 나들이를 하셨네요.
아이들과 같이 나눌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인것같아요.산똘님 더 신나서 가이드 하시지 않았을까~~~아이들이 깊은 산까지 산행 하기란 쉽지않은데. . .산들님네 세아이들은 생활화 된듯해요.늘 자연을 접하고 사니까 걷는것도 생활의 일부분이지 않나~~^^우리집아이들은 걷는것 특히 등산 정말 힘들어하거든요 학교 집만 왔다갔다하니 ~~
아아들에게 아빠의 일터체험(?)은 뜻깊은 시간일거예요.울집 녀석들도 가~끔 아빠 일하는곳 가는데 뭐라도 도와 드리려고 애들이 부지런을 떨더라구요~그런것들이 쌓이면 인성 다지는데도 도움되지 않을까 싶어요.
산들님 소식에 덩달아 행복해집니다~~^^
mia. 2018.01.29 11:39 신고 URL EDIT REPLY
주목. 우리나라엔 소백산이 생각 나네요. 아름드리~ 큰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요. 태백산도~
산똘님 직업은 스페인 오지에서 살기 딱인것같아요. 모든것이 딱딱 아귀가 맞아떨어지는 삶으로 보이네요. 늘 가족이란 울타리가 부러운 집이에요.^^
조수경 2018.01.29 15:05 신고 URL EDIT REPLY
산을 좋아하는 아빠의 직장에서
가족들과 더불어 함께한 따뜻한 겨울산행~
언제나 친숙한 아빠의 음성으로 듣는
이모저모 설명이 얼마나 달콤할지요~!!
자주 접한지라 생각보다 가파른 곳도
겁내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서
과잉보호 속에서 훌쩍 자라 체력 약한
우리 아이들이 걱정입니다~ㅜ.ㅡ
햇살 좋은 날 뜻깊은 겨울 산행
이곳 멀리서도 함께 할 수 있었답니다~^^
sparky 2018.01.29 17:26 신고 URL EDIT REPLY
아 ~ 거기에도 주목이 있네요 여기 미국도 사천살 넘은 히코리소나무가 있답니다 고산 수분이 적은 토질에서 천천히 자라서 엄청 단단해 보이더라구요
거기는 아직 어린 주목이 자리잡고 있네요 아주 신기한 나무니 사진을 유심히 봤어요 어려서 인지 잎이 매우 싱싱해 보였어요 여기 히코리 잎은 앙상해요
인간과 자연은 한몸인데 삼나무과는 몇천살을 ~~사람은 백살을 살기가 너무 어려워요 ㅎㅎㅎ 농담 }
산똘님이 자연 수업을 위해 여러 사람들과 산행하는 사진 산똘님의 수업이 여기까지 들려요 ㅎㅎㅎ
자상한 아빠 따님들도 열심히 따라 가는 모습 넘 아름답고요
2018.01.29 22:00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1.29 22:13 신고 URL EDIT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지난번 댓글에도 남겼듯이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관계 없습니다.
박동수 2018.01.30 09:18 신고 URL EDIT REPLY
산행을 하면서 동물과 나무, 풀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자연과 함께하면 좋겠다
아둥 바둥 정상에 올라가 밥먹고, 부랴 부랴 내려와서 술자리하고...
그냥 지나치는 돌, 나무도 알면 알수록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하산해서 어디 어디에 있는 맛집으로 가야지,
아무래도 오늘 고생 좀 했으니 소주 각 2병은 먹어야지. 하는 1차원적 생각만 하니.
BlogIcon 혜정 2018.01.30 12:02 신고 URL EDIT REPLY
사실 어렸을때에는 어디서나 싑게 볼수있는 풀,나무 이런것들의 소중함을 몰랐었는데 나이가 드니 천천히 소리없이 제몸 키우는 작은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잘보고 갑니다
소나무 2018.01.30 13:07 신고 URL EDIT REPLY
주목, 살아천년 죽어천년이란말 있지요.
태백산이나 소백산 가면 주목군락지를 만납니다. 아주 멋지죠?
우리나라 아이들은 방학때도 학원뺑뺑이돌리는데 산과들로 자연을 만끽하는 모습, 그곳에서 자란 인성이 부러워지네요....
BlogIcon 우브로 2018.01.31 00:26 신고 URL EDIT REPLY
산똘님께서 설명하실때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 거리네요~
저희 아이도 학교에서 1년에 한 두번 산에 가는데 안내해주시는 선생님께서 산,나무,꽃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면 꼭 듣고 와 이야기해줘요~산똘님께서 그런 선생님과 비슷한 일을 하시는 걸까요?
멋지세요~자연과 살아간다는 게...
빽만딸라달라 2018.01.31 11:03 신고 URL EDIT REPLY
온 가족이 함께 어울리고 배우고 참 보기좋습니다
BlogIcon 우키키키12 2018.01.31 21:06 신고 URL EDIT REPLY
와 좋으시겠습니다
쇠뭉치 2018.02.01 23:34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오늘도 산들님네 가족이야기 들으면서
어쩌면 저렇게 온가족이 항상 하나로 되어 살 수 있나 느꼈습니다.
입이 닳도록 말씀하시지 않아도 산똘님 산들님 그리고 세 자매는 늘 함께이시군요.
제가 말씀드린 기억이 있어요.
"어려서 아이와 얼마나 같이 보냈느냐가 늙어서 그만큼 효를 받는다"고요.
산들님 가족을 따라 같이 가면서 많이 배웠네요. 자연에 대해, 나무에 대해...
산똘님은 곧 '나는 자연인이다'군요. 자기 직업에 그처럼 해박한 지식을 갖는 것은
자기가 하는 일에 충실하고 만족한다는 의미이지요.
누리아가 엄마를 에스코트 하고 하루 하루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저 세 자매가 숙녀가 되어 있을 때 산똘님과 산들님이 얼마나 행복한 미래가 기다리나 싶어
또 부러워합니다.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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