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편 친구들 초대에 한마디 했더니...
뜸한 일기/부부

지난 주말부터 나흘 간 남편이 쉬는 날까지...... 4명 인원의 가족들이 두 가족이 번갈아 다녀갔습니다. 한마디로 나흘 내내 손님들과 시간을 보낸 것이지요. 손님 오는 걸 좋아하는 우리 가족이지만, 가끔 부담되어 신경이 쓰일 때가 있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손님들은...... 처음에는 무척 반갑지만, 솔직히 말해 아이 보는 게 힘들어 우리에게 맡기는 느낌이 나기도 한답니다. 이거 제가 솔직히 말씀드리는 겁니다. 스페인 부모들은 혼자서 애들 보는 걸 무척 힘들어하는 느낌입니다. 다들 어디 놀러 가서 아이들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걸 좋아하는 듯해요. 그래서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것인지...... (그래도 데리고 와 놀아줘서 고맙습니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짜증내는 것보다는 사람들 만나면서 그 갑갑함을 풀 수 있다면 말이지요)




아무튼, 저는 나흘 내내 4인분 요리에 더 신경 써야 했습니다. 제가 요리를 퍽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신경을 더 많이 썼습니다. 아침 - 점심 - 저녁, 우리 가족 포함 9인분의 요리를 하는데...... 아이들을 봐야하는 부모들이라 저를 도울 생각을 하지 않았고, 마침내 지쳤지요.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은 초대한 친구와 함께 맥주 관련 작업을 했기 때문에 저를 도울 수 없었고요. 그래서 결국 남편에게 솔직히 말했죠. 


"남푠~! 내가 식당 아줌마도 아니고, 이거 요리하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 같아. 남푠~! 나는 애 보는 사람도 아닌데 왜 다들 애를 이렇게 맡기지?" 


물론, 남편은 아주 고맙다면서 자신이 점심과 저녁을 하겠다고 했지만, 일 때문에 또 못하게 되어 제가 하게 되었죠. 마을에 나가 일부러 음식 재료도 사고, 후식, 설거지 등...... 이것저것 하는데 참 묘했습니다. 나랑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신경을 200% 써야한다는 게 말입니다. 


그런데 손님이 가고 난 후, 3일이 채 지나기 전에, 산똘님이 또 친구들을 초대하는 겁니다. 이번에는 10명 정도.......


"아~ 남푠! 이번에 나는 사라져줄게. 내가 요리하는 아줌마도 아니고, 어떻게 15인(우리 가족 포함)을 또 챙겨?!" 이런 불만을 털어놨습니다. 당장 마감해야 하는 원고도 있고, 아이들 숙제도 봐줘야 하는데 이렇게 손님 초대를 또 했으니...... 


그랬더니 남편이 활짝 웃으며 어깨를 톡톡 쥐여주면서 그럽니다. 


"당신은 그냥 편안하게 해야 할 일만 하면 돼. 내가 음식 다 준비해둘게~!" 그러는 겁니다. 


오?! 정말?! 이런 불만을 이야기했더니 반응이 긍정적으로 변해 남편은 친구들에게 톡을 날렸습니다. 


"토요일에 오는 친구들~! 각자 자기가 먹을 접시와 자기가 마실 컵은 들고 와~!" 


에잉? 손님들에게 이런 요구를? 


"너무 갓난아기는 데려오지 말고...... 지금 여기는 무지 추워져서 아이들 데리고 오면 고생이야." 


오~ 갑자기 미안해지는걸요? 하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겉과 속이 다르지 않아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비난을 절대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속으로 끙끙 앓으면서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너 때문에 그래~! 하면 상당히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오해와 불만은 그때그때 표출해줘야 관계가 잘 풀린답니다. 


남편에게 내 불편했던 심기를 말했더니 금세 이해하고 행동으로 저에게 보여줬습니다. 아~ 이 기분 뭐지?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그리고 초대하는 날 아침, 산똘님은 일찍 일어나 15인 분 이상이 먹을 음식을 만들어놨습니다. ^^ 대단하다! 



저 큰 압력솥에다 스페인식 스튜인 양고기 귀사도(guisado)를 만들어놓은 것입니다.


그래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요리를 만들어놨네요. 

 


그리고 손님들은 무리 없이 즐겁게 지내다 갔습니다.


남편 덕분에 이런 불편한 마음이 오해 없이 잘 해결되어 참 반가웠네요. 사람은 감정에 지배당하기 마련이고, 언제까지나 인자할 수도 없고, 가끔은 불평불만이 있을 수도 있지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싫은 마음은 싫다고 이야기하고, 잘못된 마음은 잘못되어 고칠 수 있다면 참 좋지요.


일 때문에 그렇다고 핑계는 댔지만, 이런 제 모습도 스스럼없이 봐주는 스페인 친구들 덕에 하루 보람차게 보낼 수 있어 참 다행이었습니다. 


제가 많이 부족하지만, 이런 면도 이해하며 신경 써주는 남편이 참 고마웠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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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 2018.02.04 09:56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인고의 시간을 보냈었군요~~^^
저는 글로 읽기만해도 숨이 턱하니 막히고 어깨가 내려 앉는 기분인데요~
요즘은 남의집에가서 식사까지 대접 받고 시간 보내고 오는건 민폐라 생각 해서 저 또한 잘 안가지더라고요~
산똘님은 친구들 이니까 이해할수 있는데,산들님 다단하셔요~~~👍산똘님의 나름의 배려도 느껴집니다~~^^
아직도 추운날씨 감기조심 하셔요~~^^
불독 2018.02.04 10:32 신고 URL EDIT REPLY
누나 잘 지내고 있네여 ㅎㅎㅎㅎㅎ
전 갑자기 기획실로 발령이 나서 마을기업 만들기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정신없네요 ㅎㅎㅎ
올해 꼭 다시 스페인 가보려구여
이번에는 말로만이 아니라 양손가득 애기들 선물들고 꼭 가볼게여 ㅎㅎ
꼭 건강하시구여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느티나무 2018.02.04 10:46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반가워요

저도 대구 팔공산 산기슭에 기대어 산지
3년이 되어가네요
스페인 고산지대에서 살아가는 모습
동질감이 들어요
텃밭에서 직접 가꾼 채소들을 먹노라면
몸이 좋아하는 걸 느끼며
매순간 자연속에서 함께하는 기쁨이 크지요~!!!

보이차 마시는 것을 좋아하여
처음에는 사람들이 와서 함께 차마시고
성심껏 음식 나누어 먹는것도 참 좋더군요

2년정도 지나니
손님 오기전 집 치우고
대접하고 또 뒷정리에 지쳐서
이제 가능한 손님 초대 안합니다 ㅎㅎ

산똘님은 산들님의 마음을 금방 헤아려서
음식준비를 하시니 그 의식이 참으로 부럽네요

경상도 울 남푠은 음식을 전혀 안하니까요 ㅎ

늘 행복하세요~~♡♡♡
서울사람 2018.02.04 15:43 신고 URL EDIT REPLY
손님 오는 자체로 피곤한데 음식에 아이까지 저같음 드러 눕습니다.. 아무리 부담없이 맞이한다 해도 얼마나 여자들은 부담스러운지 알기에 산들님 대단하시다고밖에^^;;
aconite 2018.02.04 16:50 신고 URL EDIT REPLY
손님치루기...진짜 신경쓰이지요. 잘해도 뭔가 구멍이 생기는 일이고 그렇다고 안할수도 없고...
산들님 힘드셨겠네요. 그래도 산똘님이 이해 많으셔서 좋아보입니다.
쇠뭉치 2018.02.04 20:55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힘든 이야기 같은데 산똘님과 산들님의 사랑이 묻혀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렵니다.
우리(나) 같으면 쉬는 시간이면 나 혼자 보내거나 가족과 시간을 낼 것 같은데
쉬는 나흘 친구들 초대해서 보내고 다시 그 많은 친구와 가족을 초대해 보내다니...
더구나 글 쓰는 사람에게는 힘든 일처럼 보였네요.
산들님! 산똘님이 친구들을 그처럼 좋아하고 산들님을 믿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오시는 손님들도 산들님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언짢은 모습을 보면 불가능한 일이지요.
산들님! 오래사는 사람은 얼마나 좋은 친구를 가졌느냐에 달렸답니다.
남편을 사랑하고 협조하신 산들님께 박수를 드립니다.
2018.02.05 03:22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빽만딸라달라 2018.02.05 15:03 신고 URL EDIT REPLY
보기좋네요 손님 치루는건 몇명이든 항상 신경쓸게 많고 어려운데.. 역시 소통만이 문제의 좋은 해결법인거같아요 문제가 생겼을때 소통하고 이해해주면 그 2배로 더 좋은 것들이 돌아오더라구요
좋은글 감사해요
BlogIcon 꿈뱅e 2018.02.05 23:26 신고 URL EDIT REPLY
에공 손님 맞이가 정말 스트레스죠ㅠㅠ 이렇게 글로만 봐도 힘든걸요ㅠㅠ 그래도 이해해주는 남편을 만나신것 같아요 ㅎㅎ
나답게 2018.02.06 14:16 신고 URL EDIT REPLY
아 울나라남편들 같음 싸움걸고 트집잡고 음식 하라거나 시키거나 무조건대접희생 요구하지 저런센스저런해결점 노력안해요 ㅜㅜ
BlogIcon 우브로 2018.02.06 17:39 신고 URL EDIT REPLY
손님들이 많이 오셨네요~
전 몇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하는 이벤트인데...
대단하세요~
그래도 서로 양보하는 모습이 보기좋네요~애쓰셨어요^^
BlogIcon 리우나라 2018.02.06 20:37 신고 URL EDIT REPLY
글 잘읽었어요! 남편분이 정말 센스가 있으시네요 !! 부러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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