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남편이 한국에서 제일 하기 싫었던 일
뜸한 일기/부부

외 생활 블로거에게 제일 슬픈(?) 기간은 한국의 명절일 겁니다. 명절 분위기에 젖어서 다들 행복해 보이고, 가족과 함께 맛있는 것 먹고, 즐거운 연휴를 지내니 말입니다. ^^* 게다가 블로그 방문객이 현저히 줄어드는 날이기도 하니, 좀 더 외로워(?)지는 시기가 아닐 수 없답니다. 그래서 제일 슬픈(?) 기간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여러분이 즐겁게 지내신다면 좋~습니다!!!


그래서 생각난 일화가 하나 있네요. 명절이라 그냥 재미있게 소소한 에피소드라고 생각하시고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다름 아니라 스페인 사람인 남편이 한국에 갔다가 겪은 문화 차이입니다. 남편은 다른 문화를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범생활 문화인이지만, 한국에서 하기 싫었던 일 하나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공교롭게도 명절 때마다 한국에서 해야 하는 큰절이었답니다. 



큰절?!!!


외국인에게 있어 큰절은 우리 한국인과는 다른 의미로 쓰이나 봅니다. 물론, 큰절의 의미를 잘 설명해줘도 이것을 왜 해야 하는지 의아해합니다. 진정한 존경심도 없는데 습관에서 나온 행동이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외국인에게 큰절이라는 의미는 굉장히 다르게 다가옵니다. 


Reverencia. 스페인어로 이렇게 설명을 해주면 '존경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로 경의를 표하는 행동'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 이 스페인 사람에게는 경의보다는 복종, 비굴한 행동 등으로 해석되나 봅니다. 


처음에 부모님을 뵈러 갔을 때 제가 큰절을 하라고 했을 때 남편은 솔직히 경악했습니다. 물론, 그 이후로는 한번도 시키지 않았습니다. 처음이니 그래도 큰절이 다른 이들에게 잘 보이는데 한 몫을 할 것 같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내가 왜 비굴하게 땅에 엎드려 이런 행동을 해야 하지?" 


하하하! 사실, 서양권 사람들에게 땅에 엎드려 인사를 해야 하는 의미가 복종의 의미이잖아요? 만나지도 못한 장인어른께 왜 처음부터 이렇게 비굴하게 들어가야 하느냐고.......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예의를 갖춰서 하는 행동이라고 설명을 해줘서 겨우 남편을 설득해 예를 올리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평생 해본 적이 없는 이 큰절을 하면서도 어정쩡한 자세에 무척 큰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하네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어버리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키 185cm의 남자가 허리를 굽혀 땅에 엎드리는 것이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었다네요. 물론,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어르신들 눈에서는 하트가 뿅뿅 나타났지만 말입니다. 



▲ 배현주 글·그림, [설빔- 남자 아이 멋진 옷] 책에서..... 

정말 멋진 그림 책이에요~ ^^*


그 후로 남편은 큰절 이야기만 나오면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 (연습을 더 해야겠어~!)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합니다. 남편에게 사람들의 온 관심이 쏟아져서 부끄러웠고, 또 여전히 큰절의 의미를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여 더 그렇다고 합니다. 마치 인도에서도 존경의 의미로 발에 입맞추는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차라리 양 볼에 키스하는 게 훨씬 편하다는 남편. 그래, 남편 하지 마~ 정 원한다면...... 그 이후로는 공손히 허리 굽힌 인사는 해도 큰절은 하지 않았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하하하! 역시 스페인 사람답게 남자끼리도 인사로 양볼에 키스(사실은 양 볼에 키스라기 보다는 살짝 뺨을 맞대고 소리만 내는 정도)하고 우애를 다지고 존경을 표하니 말입니다. 전에 발렌시아에서 뵌 65세 한국인 할아버지는 이런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라셨지요. 남편이 시아버지께 인사로 양 볼에 키스를 했으니 말입니다. 물론 스페인에서도 남자-남자는 볼에 키스보다는 악수가 더 자연스럽지만 말입니다. 


"에구구! 남사스러워~! 뭐 하는 짓이여?" 하고...... 


이것이 바로 인사에 대한 문화 차이가 아닐 수 없네요. 그래도 큰절은 일 년에 해봤자 많이 하지는 않잖아요?



▲ 눈을 마주 보고 손을 잡는 스킨십에 익숙한 스페인 사람이 보는 한국의 큰절 문화는 

정말 놀라운 문화적 차이라네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올해 하시는 모든 일들 잘 되시길 바래요. 화목한 가족 명절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 꼭 챙기세요~ 



※ 이 글은 한국의 큰절에 대한 비방의 의도가 전혀 없고, 

단지 소소한 에피소드를 다룬 글임을 밝힙니다.



사랑을 담아~ 인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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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바라기 2018.02.17 16:51 신고 URL EDIT REPLY
문화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면 돼지..!!
참 별걸다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2.18 19:58 신고 URL EDIT
고맙습니다. 앞 댓글이 ㅈ I r Oㄹ 같아서 이렇게 댓글을 달아주셨죠. 정말 고맙습니다. (보기 흉한 댓글이라 제가 지웠답니다.)

요즘에도 이렇게 나쁜 시선으로 국제 결혼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분들이 많아 참 마음이 아팠는데 길바라기 님 덕분에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정말 큰 위안이 되었어요. 항상 행복하세요. 화이팅~!!! ^^*
박동수 2018.02.17 17:43 신고 URL EDIT REPLY
설날 연휴도 하루 남았다. 내일 남은 음식 싸들고 가서 하루종일 먹으며 운동이나 해야겠다.
우리는 당연시 하던 세배, 큰 절이 외국인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구나.
그리하여 항상 열린 마음으로 겸손해야지 안그러면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아요 말하는 이상한 놈된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2.18 20:00 신고 URL EDIT
고맙습니다. 박동수님.
명절 잘 보내시고, 운동도 열심히 잘 하셨나요? 저는 덕분에 잘 보냈답니다. ^^* 시댁 식구들하고 오랜만에 만나 명절 분위기 냈답니다. ^^

오늘도 행복 가득한 날 되세요. 화이팅~!!!
마끄리니짜 2018.02.17 19:46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글 읽다가 옛 생각에 그만 빵 터졌습니다. 저는 그리스사람이랑 결혼했는데 부모님께 결혼 허락 받으러 온 날.. 제 말은 거의 들어 준 사람인데 큰절을 한사코 안 하겠다고 해서 참 난감했었습니다 결국은 하고 말았지만(하게 만들었지만) 안하겠다는 이유가 산똘님이 말하신것과 같아서 또 한번 웃었습니다.. 이제 새해 큰절은 할 수 있다네요 ㅋㅋ 좋은 하루되세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2.18 20:01 신고 URL EDIT
마끄리니짜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말 만나서 반가워요. 똑같은 일을 경험하시고, 같이 공감해주셔서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몰라요. 저도 입가에 웃음이 번졌어요. 남편분의 행동이 산똘님과 비슷하여..... ^^*

마끄리니짜님도 항상 건강하시고요, 하루하루 행복하세요. 화이팅!!!
젼젼 2018.02.17 21:14 신고 URL EDIT REPLY
내키지않으면 안해도될것같아요ㅎㅎ문화라는게 규율이나 규칙은 아니니까... 절을 안한다고 존경을 안하는것도, 절을 한다고 하늘만큼 존경하는것도 아닐 수 있잖아요.
혹 발에 키스하는것이 문화인 종족의 배우자가 그 문화를 강요한다면 저 역시도 거절할 것같은데... 큰절문화를 가진나라에서 그냥 받아들일수있을때까지 기다려주고 서로존중하는것이야말로 큰절의 의미아닐까싶네요.
당근 2018.02.17 22:04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새해복 많이받으세요
올해도 님이올린글 열심히 읽고 지낼게요 행복한 한해보내세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2.18 20:03 신고 URL EDIT
당근님.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 부족한 제 글을 이렇게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주시는데 정말 열심히 해야겠어요. 부족한 부분 많지만, 공감 갈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할게요. 저도 올 한해 다시 글을 쓸 수 있는 원동력으로 독자님들 많이 기억할게요. 고맙습니다. ^^

화이팅~! 하루하루 당근님도 행복하세요~~~
초코칩 2018.02.18 00:25 신고 URL EDIT REPLY
신랑 분이 싫으시면 큰절은 안하는게 맞는것 같아요ㅠ
인도의 발에 입 맞추는 예시 드니깐 확 와닿네요.. 신랑 입장에선 충분히 굴욕적일것 같은데 이건 어르신들께 얘기해서 이해시켜야할듯ㅠㅠ
케케 2018.02.18 05:36 신고 URL EDIT REPLY
큰절. 얼굴을 땅에 대고 머리를 숙이는 행위는 복종의 행위가 맞습니다. 그것도 절대적인 복종의 의미입니다. 다만. 현제 대부분의 동양에서는 그의미가 사라져서 껍질만 남았고 그져 제스춰일뿐이지요. 오히려 남편분이 그 행위의 핵심을 정확히 이해하고 반응하시는 것 같내요.. 아이러니입니다. 큰절이 예의라했지만. 그 깊은 뿌리는 복종입니다. 몸의 형태는 관습적일뽄아니라 본능적이기도합니다. 아마 큰절은 없어지지 않을까합니다. 그 몸의 형식과 사용의 방법이 괴리됬으니.
큰절 2018.02.18 09:13 신고 URL EDIT REPLY
큰절은 없어져야할 문화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매우 잘못된 전통문화라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나, 인사개념으로 일반화된 현대사회에서는 어렵겠죠.
삼국 시대까지 큰절 문화는 없었습니다. 큰절은 죄인들이 죄를고하기 위해 하던것이며, 당시 예를 취하는거는 서양과 동일한 한쪽 무릎입니다. 조선 시대 들어 완벽한 유교사상과 온돌문화가 정착되며 큰절문화가 생겼고 존경이라 표현하지만 복종의 의미가 더 크겠지요.
이룸 2018.02.18 10:52 신고 URL EDIT REPLY
다른나라 문화를 존경도 못하냐...그럼 나가살어..게시판에 니 눈높이 맞추지말고...웃겨~~스페인엔 선진문화만 있냐..중세때부터 세계곳곳을 날강도하고 세계 식민지한 야만인 해적놈들이....어디서 예의차려...요새 방송에서 잘 포장해서 나오니 기가 살지....뻔뻔하고 역겨운것들..
당근 2018.02.18 12:05 신고 URL EDIT REPLY
당연한 말이다~
아무리 한국인은 익숙하고, 서양인은 어색한 행동이라지만, 머리를 숙이고 조아린다는 의미는 같다.
장유유서란 유교문화에 대한 절대복종을 강요한 관습행위로 보면 틀림없다.
오래된 관습적 합리화가 억지스러울뿐이다~
기잡 2018.02.18 13:03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스페인사람이신 남편분 의견에 공감이 가네요.
한국인도 절을 딱히 존경심의 표현으로 하는경우는 별로 없지 않나요?
명절에 어른들 만나서 하는 절은 그냥 습관성 예절이라고
보는게 맞는거지 존경해서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 되네요.
하지만 저도 한국인 이어서 그런지
'그냥 관습이라고 생각하고 절 까짓거 한번 해 주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마찬가지네요 ㅎㅎㅎ
글 잘 읽었습니다
한국인 2018.02.18 14:35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한국인이지만 큰절에서 느껴지는 뭐랄까 그 부끄러운 느낌 동감합니다. 좀 거북해요.
BlogIcon 긍정적인 여니의 일상 2018.02.18 14:43 신고 URL EDIT REPLY
음! 큰절을 받아본지도 안해본지도 오래되서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는데~~
외국에서 볼땐 진짜 그런생각이들수있겠네요~~근데 외국인에게 큰절을 강요해요?
2018.02.18 18:28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2.18 20:05 신고 URL EDIT
코O님, 티스토리 초대장을 받으시려면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셔야 합니다. 비밀글로 이-메일 주소 남겨주세요.
긍정 2018.02.18 23:33 신고 URL EDIT REPLY
우리가 외국가서 악수를 하거나 볼키스인사를 하는거처럼 그들도 우리나라 오면 우리나라의 관습을 따라야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가족이되서 오는거라면요. 물론 내가 외국가서 큰절하고 그런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근거는 없겠지만요
과연 | 2018.02.19 17:12 신고 URL EDIT
한국의 전통은 한국인에게만 전통이고 관습입니다. 외국인에겐 아무의미도 아니죠.
단순히 한국인과 결혼했고 한국에 방문했다는 이유로 한국인의 관습을 따라야한다? 왜죠? 그사람들은 한국인이 아닌데?
따라야한다고 생각한다-이것이 바로 강요의 시작이죠.

그리고, 지금은 조선시대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는 전통,관습,문화라고하면 어떠한 합리성이나 타당성, 논리가 없어도 그저 당연한줄 알고 어떠한 의문도없이 그저 따랐던 그 시절과는 전혀 다른 시대에 살고있죠.
한국인이라도 한국의 유교문화, 가부장제도 등 60대이상은 전통, 관습이라고 원래그런거라고 말하는 것들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고 거부하고 따르지않을 권리와 자유가 있는데
하물며 외국인은 말할것도없죠.
논리적으로 설득하지못한다면 어떤 강요도 하지말아야합니다. 따라야한다-같은.
언윤민성 2018.02.19 07:43 신고 URL EDIT REPLY
저희도 엇그제 설날 저희 아이들 조카들 11명이 어른들이 돌아가셔서 큰아주버님께 새배를 드렸어요 27살큰조카부터 3살막내까지 그소리가 우렁차기도하고 무섭기도 한 그런 느낌이었어요
저흰 차례상,성묘때에 남자는2번 여자는4번 절을해요
전통이라 해서 하면서도 가끔억울할때가 있긴하죠 왜 여자만.......
BlogIcon 보미네 2018.02.19 23:01 신고 URL EDIT REPLY
좌식생활을 하는 우리는 방바닥에 정좌해 계시는 어른께 공손히 엎드려 절 하는 것이
어른께 특별한 날 드리는 인사로 비굴할 정도로 자신을 낮추는 느낌은 없지요마는
입식 생활에 실내화던 실외화던 신발 신고 의자에 앉은 사람 아래 엎드리는건
비굴한 느낌이 저절로 들것 같네요.
어?? 2018.02.20 09:51 신고 URL EDIT REPLY
남편이 얼굴까지 붉혔다면 다신 시키지 마세요 ~ 문화 이해가 이해 되는 수준에서 하는 거지 아무리...한국 분이랑 결혼 했다고 ... 억지로 시키는 건 부담될듯 하네요 ^^
하긴 ~ 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문화 체험 정도로 생각 해달라고 하면 좋겠네요.
사랑하기좋은시간 2018.02.20 11:36 신고 URL EDIT REPLY
처음 접했을 때 어색한 것은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시간에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종교를 가진 제가 중학생 때 절에 가서 절을 하지 않은 무례에 대한 부끄러움은 20대 중반에 어느 날 밥먹다가 생겼어요..ㅜㅜ
제 행동에 대해 아무도 비난하지 않았는데 늦게나마 깨달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남편이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시간이 다르다는 말을 이리 장황하게 쓸 필요는 없는디..ㅋㅋ
오랜만에 와서 혼자 반가움에 주절거려봅니다ㅣ~~~~~
호랑잡는거북 2018.02.20 15:05 신고 URL EDIT REPLY
저는 절을 하는게 복종이라기 보단, 춤추는 것 같은 예쁜 행위였는데..ㅋ 그렇게 보여질 수도 있겠네요 ㅡ 어렸을 때 새배할 때마다 연예인들이 예쁘게 절하는 것처럼 따라하려 했던 기억도 있고, 그냥 전통 형식이라고 생각해서 별로 불편함은 없었나봐요 ㅡ
외국인들에게도 그냥 독특하고 예쁜 행위로 보였으면 했는데.. 동양이면 몰라도 서양의 눈에서는 확실히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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