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난 며느리 생일 챙겨주시는 스페인 시부모님
뜸한 일기/가족

여러분~! 즐거운 새해 잘 보내셨나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우리 [참나무집] 가족도 덕분에 아주 잘 지냈답니다. 명절 분위기에 이곳에서 혼자 약간의 쓸쓸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역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니 그 쓸쓸함도 사라져버리고 말았네요. 이번에 스페인 시댁 식구들과 주말을 함께 보내고 왔습니다.  ^^ 


그 이야기를 지금 시작할게요~



자연공원에서 주말마다 2주 간격으로 일하는 남편의 직장 일 때문에 시댁 가족을 자주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가 마지막으로 본 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에게는 거의 두 달 만에 다시 보는 가족. 아이들은 그사이, 아빠와 함께 할머니 네 댁에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저는 오랜만이라 아주 즐거웠습니다. 


때마침 한국의 새해라 이곳에서 외롭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한 그런 분위기였는데, 시부모님이 계신 발렌시아로 내려가기로 하니 기분이 무척 좋아졌습니다. 남편은 동료와 상의하여 주말 토요일 하루를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시댁 나들이라 절로 흥얼흥얼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그만큼 이 고산에서 거의 나가지 않고 지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시댁에 도착하니 시부모님이 준비한 음식이 굉장했습니다. 마치 명절을 방불케 했죠.


“아니, 무슨 일 있어요?”


“무슨 일이긴~ 네 생일이지.”



생일? 이미 생일이 지난 지 한 달 반 이상이 넘었는데 이렇게 기억해 주시고 음식도 만드셨으니 굉장히 놀랐습니다. 생일 챙기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렇게 말씀을 드렸는데도 아직도 이렇게 챙겨주시네요. 


“아들이 주말에도 일하니 이렇게 자주 볼 수 없잖아? 이렇게라도 챙기면서 시간을 보내야 모이는 분위기가 좋지 않겠니?” 


이렇게 말씀하셨지만, 사실 아들과는 자주 접촉을 하셨답니다. 산똘님이 의료 검진받으러 도시에 나갔을 때도 두 분은 자식이 걱정되어 아들을 만나셨기 때문이지요. 


스페인 시부모님은 오늘도 또 이렇게 가족 구성원의 생일을 챙깁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생일은 꼭 챙겨야 한다는 시부모님 덕에 올해도 그냥 넘기지 않고 생일 선물까지 받게 되었네요. ^^

명절처럼 풍성한 음식에 놀랐습니다. 사진을 찍는다고 했는데, 경황이 없어서 깜빡하고 메인 요리를 찍지 못했네요. 저 날 우리는 메인으로 생선찜과 생선 크로켓 등을 먹었답니다. 



시부모님 두 분이 다정하게 부엌에서 생일 케이크를 몰래 준비하시는 모습을 도둑 촬영했습니다. ^^; 

두 분이 아직도 다정하시고, 함께 모든 일을 나누어서 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그냥 생일 지나도 서운할 것 하나 없는데도 이렇게 매번 절 챙겨주십니다. 

이번에는 제게 작은 배낭을 하나 선물해주셨습니다. 

지난번 피레네산맥 가족 여행 때 시어머니 배낭을 빌려 쓴 적이 있었는데요, 

시어머니께서는 그 소소한 작은 일 하나 그냥 넘기지 않으셨네요. 

며느리 자주 산행하고, 야외에서 즐기라고 선물해주셨습니다. 


 


오~ 남편이 더 좋아하는 배낭입니다. 

"크~ 남편한테 빌려줄 수는 있어~!" 하고 웃어줬지요. 

그러자 산똘님이 그러네요. 


"개조아~!" 


에잉? 뭐? 남편이 지금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신조어를 하는 거야?!

깜짝 놀랐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하하하! 웃으면서 이 배낭 상표를 가리킵니다. 


"Quechua" 


스페인에서는 "께추아"라고 읽는데, 남편은 스페인어 "Qué(스페인에서 감탄을 나타낼 때 쓰는 말)!"에 더하기 "좋아"를 붙어서 Qué 좋아~! 합성어를 만들었던 것이지요. 

정말 좋구나!의 어감으로 쓰면 될 기원 모를 합성어였습니다. 




남편, 나도 좋아! 


이렇게 올해도 기분 좋은 새해를 시댁 가족과 함께 맞았습니다. 우리 딸내미들도 좋아하면서 그럽니다. 


"엄마는 운이 정말 좋은 사람이야. 좋은 시부모님을 두었으니까......!" 


하하하! 웃으면서 저도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해줬습니다. 


"그래, 너희도 참 운이 좋구나. 좋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둬서......!" 


아이들도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네요. 


소소한 일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마음속에 간직해 다른 이를 생각하는 시부모님께 저도 많이 배우고 있답니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진정한 사회적 관계(의 진심)는 비싼 물질적 선물도 아닌, 영혼 모를 큰 칭찬도 아닌, 의미 없는 큰 아부도 아닌, 이런 소소한 배려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는) 너를 생각하고 있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 넌 우리와 함께 한다'는 이런 느낌...... 소소한 이 느낌이야 말로 사람과 함께 살면서 가장 아름다운, 그 진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고요. 

2018년 아직 두 달도 지나지 않았답니다. 

아직 많은 날들 있으니 화이팅~! 

무리하지 마시고, 우리 즐겁게 이 한 해를 보내도록 해요. 


"저는 운이 참 좋아 좋은 블로그 독자님과 함께해 기분이 좋답니다. 하루하루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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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수 2018.02.19 08:44 신고 URL EDIT REPLY
아, 깜빡했다. 동생 생일이 음력으로 1월2일인데 설 쉬고 출근해서
산들님 글보다가 생각났다.
산들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동생한테 카톡이라도 보내야겠다. 남수야, 항상 잘먹고 잘자고 행복해야해.......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2.20 22:44 신고 URL EDIT
아~ ^^* 감동~!!!
박동수님 센쓰 있는 댓글 언제나 감동이에요. ^^
생일 축하 인사 정말 고마워요, 이미 지난 생일이지만, 이렇게 다시 축하 인사 받으니 정말 좋네요. 박동수님도 하루하루 행복하세요. 화이팅!
키드 2018.02.19 09:11 신고 URL EDIT REPLY
시부모님께서 잊지않고 생일을 챙기셨군요.에고~~감동에 눈물 날 것 같아요.타국생활하는 며느리 이뻐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참, 명절은 잘 보내셨나요?산들님은 어떻세요?명절 전 이며 나물 그립지 않나요?명절이 많이 퇴색 되어 간다는걸 더더욱 느끼겠더라구요~오늘이 우수 라는데 봄이 오려나 설날도 포근했답니다.따스한 봄날을 기다려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2.20 22:43 신고 URL EDIT
오~ 키드님. 제가 산나물 킬러에요~!!!
아~~~ 먹구 싶어라~~~!
생각지도 못한 나물 이야기를 하셔서 정말 나물 먹고 싶어 죽겠어요. 하하하! ^^* 다음에 한국 가면 나물 많이 사갖고 와야겠어요.
키드님, 덕분에 정말 잘 지냈답니다. 고마워요~! ^^ 항상 포근한 날 되시고요, 아자!!! 어서 봄이 오기를~!!!
BlogIcon 자유 2018.02.19 09:56 신고 URL EDIT REPLY
이쁨받는 며느리시네요.이렇게 화목한 가정꾸리시고 사시니 얼마나 행복하실까.산들님! 앞으로도 쭉 건강한 행복 꾸리시길 기도드려요.축복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2.20 22:41 신고 URL EDIT
자유님, 고맙습니다. ^^*
그러려면 제가 더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어요. 모든 일에 관용과 연대의식을 갖고 두루두루 잘 배려해야 할 것 같아요. 너무 부족하여...... 가끔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할 때가 있는데 이번에 좀더 노력해야겠어요.
자유님도 항상 건강하시고요, 홧팅~!!!
2018.02.20 05:10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2.20 22:40 신고 URL EDIT
왜요? 항상 시부모님께서 생일 챙겨드리는 것 같은데요? ^^* 항상 열심히 생활하시는 모습, 참 보기 좋습니다. 화이팅~!
BlogIcon 비단강 2018.02.20 14:50 신고 URL EDIT REPLY
저 멋진 가방을 멘
저 멋진 여자가 산들님이군요.^^

산들님은 운 좋은 줄 아세요.ㅎㅎ.
저는 추석 전날이 생일이어서
거의 대부분 분주한 명절 분위기에
휩싸여서 대충 때우고 만답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2.20 22:39 신고 URL EDIT
하하하! 제가 빵 터졌어요~!
그러게 명절 전후하여 생일 있으신 분들은 좀 분주하게 지나가 실감이 가지 않는다고들 하시네요. ^^*
네, 알겠습니다. 운 좋게 감사히 생각하겠습니다. ^^

비단강님, 다음 추석 전날에 생일 꼭 기억해드릴게요. 화이팅~!!!
verda 2018.02.22 09:52 신고 URL EDIT REPLY
정말 너무 보기 좋네요~항상 감사하는 삶을 사시는 듯하네요~저도 그렇게 살고 싶네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2.22 19:59 신고 URL EDIT
고맙습니다. verda님.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티스토리 설정에 문제가 있는지 자꾸 영문 아이디는 이렇게 휴지통으로 들어가 버리네요. 본의아니게 죄송하게 됐습니다. ^^

덕분에 저도 독자님들과 함께 많이 배우고 있답니다. 이렇게 반응해주시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미래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고맙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야옹이 2018.02.23 00:09 신고 URL EDIT REPLY
사소한 것일 지라도 기억하고 배려하는게 중요하다는 거... 며칠 전 오랫만에 만난 절친과 나눈 이야기가 딱! 산들님 글에 나와서 넘 공감했네요~ 그 친구도 예전에남편에게 언제라도.. 혹시 기억나면 나 조그만 꽃다발 하나만 사달라고 한것을 남편이 기억하고 갑자기 선물로 사오것에 엄청 감동하더라구요. 그런 배려심이 관계를 끈끈하게 해주는 데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늦었지만 산들님 생일도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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