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오해할 뻔했던 스페인 사람들의 화장실 매너
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지난번 스페인 관련 글이 나가면서 많은 분이 스페인 화장실에 대한 궁금증을 보이셨습니다. 제가 블로그 생활하면서 한국과 다른 스페인 문화와 일상을 보여드리기 위해, 요런 소소한 부분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해왔는데요, 오늘은 제가 경험한 스페인 사람들의 신기한 화장실 태도에 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이 글은 모든 스페인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제가 경험한 선에서 말씀드리는 것이니 쓸데없는 모함이나 비난, 욕, 악플은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스페인에서 겪었던 소소한 문화적 차이를 다룬 화장실 관련 글을 먼저 올릴게요.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면 되겠습니다. 



이것처럼 세계 어디를 가나 사람에게는 의식주가 가장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답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들만의 문화가 그 속에 잘 배어있기 때문이지요. ^^


그래서, 오늘은 그동안 제가 오해하고 있었던 스페인 지인들과 같이 화장실 사용하면서 겪었던 일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오해할 수밖에 없었던 스페인 사람들의 화장실 물 내리기 



스페인에서 제가 처음으로 남편 친구 집에 초대되어 갔을 때의 일입니다. 그 집에서 2박 3일을 지내고 온 경우였는데요, 처음에는 굉장히 의아해했던 친구 부부의 행동이었습니다. 



시골 집에서 살던 그 집 가족은 화장실 물을 내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아~~~ 왜 이 친구들은 화장실 변기 물을 내리지 않는 것일까? 

여러 번 방치하면 냄새도 날 텐데......'


걱정한 나머지, 제가 일일이 화장실 갈 때마다 물을 내렸는데요, 

하도 궁금하여 남편에게 소곤소곤 물었습니다. 



"왜 당신 친구들은 화장실 물을 내리지 않아?"



그랬더니 남편이 조심스럽게 설명해주는 것입니다. 



"있잖아. 스페인은 한국과 달리 물이 부족한 나라야. 

내 친구네 집처럼 빗물을 받아 쓰는 곳에서는 화장실에서 쓰는 물마저 아껴야 하기 때문에 

변기 물을 내리지 않은 거야." 그랬죠. 


처음에는 아하!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제가 물을 너무 펑펑 썼구나 하고 말이지요. 




* 여기서 여러분은 또 제게 딴지를 걸지도 모릅니다. 너무 지저분해~! 하고...... 하지만, 이곳 사람들 방식대로 나름대로 깨끗하게 유지하기 때문에 제삼 세계의 공공화장실의 지저분함은 제발 상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많은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겠지만, 스페인은 대부분 화장실에서 물 내리는 버튼이 두 개입니다.  

물이 부족하니 절약 차원에서 하나는 대변용, 하나는 소변용. 




그래서 저는 그때 스페인이 물 부족 국가라는 것을 크게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도시에서 한참 떨어진 스페인 농가에서는 자체적으로 빗물을 받아 정수하여 사용하는 곳이 있고요, 우리 집마저도 이 빗물을 받아 사용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런데 스페인 생활을 여러 해 이어가면서 보니, 이게...... 도시에 사는 친구들마저 가끔 화장실 물을 내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헉?! 

도시에서는 물이 그렇게 부족하지 않을 텐데, 왜 화장실 물을 내리지 않는 걸까? 

화장실 매너가 이렇게도 없는 걸까? 



그때도 도시에 있는 친구네 집에 놀러 갔을 때였는데요, 그 집에 초대되어 갔을 때 하룻밤 자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 화장실에 가니 물을 내리지 않아 조금 불쾌했습니다. 



아......! 답 없다! 이런 소리가 절로 나왔죠. 


그렇잖아요? 

한국에서도 남의 집 놀러 가면 깨끗하게 사용하고 편의를 봐줘야 하는 게 예의잖아요? 

심지어 손님이 오면 더 주의 깊게 화장실 사용을 하는 것도 주인의 배려이기도 하고.....  

화장실 물을 내리지 않아 비매너라고 생각되었죠~!



하지만, 이렇게 생각한 제가 오해를 한 것이었습니다! 


오해? 어떤 오해냐고요? 


이것도 남편의 설명을 듣고서야 아하~! 하고 오해를 풀 수 있었습니다. 



있잖아. 친구들이 우리를 배려해서 화장실 변기 물을 내리지 않았던 거야. 

손님방이 화장실 옆에 붙어 있으니 혹시 자는 동안 물 내리는 소리로 깰 수 있으니

 이렇게 소리 없이 사용하고 간 거야.

콰아아아~ 쏴아아아~ 하고 물 내리는 소리에 예민할 수도 있으니 말이야.  

이것도 하나의 소소한 배려라는 거지. 




스페인 사람인 남편의 설명을 듣고 저는 깜짝 놀랐답니다. 오?! 이런 것도 배려하는구나, 싶은 게...... 손님이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도록 인기척 내지 않고 화장실에 다녀오는구나, 싶은 게...... 저에게는 큰 문화충격이었습니다. 반대로 손님도 밤에는 자는 사람들 깨우지 않기 위해 화장실 물을 내리지 않더라고요. 


아침에 다 일어났을 때 물로 한번 쫘악~ 내려서 청소해버리면 되니까, 일부러 밤에 물을 내리지 않은 게 배려였습니다


남편이 제게 설명해주지 않았다면 평생 스페인 사람들 비매너야~ 하고 오해할 뻔했던 에피소드였지요. ^^



▲ 가족이라도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할 때는 

밤에 일부러 변기 물을 내리지 않더라고요. 

볼일 볼 때 내는 소리로 절대 부끄러워하는 스페인 사람들은 아니지만, 

밤에 잘 때 남에게 방해될 수 있다는 이유로 변기 물을 내리지 않는 모습이 좀 신기했습니다.



그 후로도 우리 부부가 마을 아파트에서 살 때, 제가 공부했던 학교의 스페인 교수 부부를 초대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분들도 밤에 화장실 물을 내리지 않으셨습니다. 설마? 교수가 화장실 더럽게 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남편 설명 덕분에 이분들도 우리를 배려하여 화장실 물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개방적이고 유머를 좋아하여 아무렇게나 행동할 것 같지만, 사실 살면서 경험하니 이 사람들이 의외로 남에게 하는 배려가 행동에 소소하게 스며들어 있더라고요. 뭐, 오늘은 웃기게도 화장실 변기 물 내리지 않는 이유로 이 배려를 설명해드렸지만 말입니다. ^^; 혹시 스페인에 오셔서 현지인 초대를 받고 가셨을 때 이런 경우를 당하셨다면 이것이 배려하는 차원에서의 행동이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지난번 스페인 시부모님과 여행하면서도 밤에는 화장실 물을 내리지 않는 시부모님을 보고 또 놀랐고요, 지난번 아일랜드 여행 때에도 스페인 친구들이 밤에 화장실 변기 물을 내리지 않는 모습을 보고 또 놀랐습니다. 이렇게 화장실 사용하는 게 스페인 사람에게는 일종의 배려구나 싶은 게 말이지요. ^^*



여러분, 이 글도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라고요,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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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모 2018.03.02 23:22 신고 URL EDIT REPLY
저는 아파트에 사는데요. 요즘 울아파트는 밤에 물 안내리시더라구요. 그도 그럴것이 밤이나 새벽에 잠에서 깨어있으면 볼일보는 소리와 물내리는 소리가 얼마나 크던지 깜짝 놀랄정도였어요. 보통 12시 전까지는 많이들 안주무시는거같은데 12시 이후에는 소변소리는 들려도 물을 안내리시더라구요. 아파트 자체에서도 방송으로 늦은시간에 물내림을 자제해달라고도 해서 그런가봐요. 요즘 층간소음이다해서 문제가 많은데 작은거 하나에 작은배려도 좋은거같아요.
BlogIcon 프라우지니 2018.03.03 06:39 신고 URL EDIT REPLY
여기도 저녁이 되면 물내리는걸 자제하는거 같은데...전 그냥 내립니다. 그냥 놔두면 아침에 냄새가 진동할까봐..(다행이 단독주택^^)
오지의마법사 2018.03.03 11:56 신고 URL EDIT REPLY
광주수완지구 롯데마트 화장실도 물내리는버튼이 두개던디 하나는대변용하난소변용 ㅋ 첨봄
ㅎㅎ 2018.03.03 12:56 신고 URL EDIT REPLY
우리집은 똥은 바모 내리고 오줌은 4버모아 내린다 물값이 아까운게 아니라 물 자체가 너무 아까워서 ㅋㅋ
루비 2018.03.03 13:00 신고 URL EDIT REPLY
글쎄요...물을 내리지않아 냄새가나고 변기안에 오물을봐야하는건데...배려라고보기엔...ㅎㅎ;생각의 차이겟지만..불쾌할꺼같네요..;
이소리 2018.03.03 16:07 신고 URL EDIT REPLY
우리도 한밤중엔 안내려요.16 층이라. 아래에 사는 분들께 방해될까봐요.
하늘이 2018.03.03 16:54 신고 URL EDIT REPLY
서유럽화장실도 대부분 이렇던데
shrtorwkwjsrj 2018.03.03 21:02 신고 URL EDIT REPLY
별로 위생적이지 않을거 같은 .....

박동수 2018.03.03 21:05 신고 URL EDIT REPLY
벌이 날아다닌다. 봄이다.
산드라하고 쌍둥이를 보면 조카들 어릴 때 생각난다.
무릎에 앉히고 동화책을 읽어줬는데...
이젠, 조카들 용돈이 필요할 때만 나에게 연락한다.
김영애 2018.03.03 21:57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한밤중에 옆에 깰까봐 안내립니다 제가 듣기에도 소리가 크고 실제로 별로 냄새나지않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도 물부족 국가인데 반성해야겠습니다
jj 2018.03.04 14:03 신고 URL EDIT REPLY
우리나라도 일부는 위로 올리면 물이 적게 나옵니다
yj 2018.03.04 16:44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어릴때부터 엄마가 새벽시간엔 물 못내리게해서 아침에 일어난 사람이 내린곤 했는데
결혼해서는 남편이 기겁해서 잘 내립니다.ㅋ
아파트살면 물소리에도 예민해질때가 있긴해요.ㅠ
2018.03.04 16:52 신고 URL EDIT REPLY
그래도 저는 내리는게난듯.. 큰거는 안내리면 냄새가..
죠이 2018.03.04 19:44 신고 URL EDIT REPLY
큰 거는 내려야겠지만 작은 거는 아침에 내려도 될 듯.. 요강을 보고 자란 세대는 가능하죠~
ㅇㅇ 2018.03.04 20:09 신고 URL EDIT REPLY
개인적으로.. 남의 냄새나는 대소변 눈으로 보고 직접 물내리게 하는게 더 민폐같음.. 차라리 밤중에 물내리는 소리 나는게 더 나은데...ㅋㅋ
올리브 양 2018.03.04 23:42 신고 URL EDIT REPLY
충분히 이해가네요~ 한밤중엔 소리가 확대되기때문에 저도 조심하는편입니다.
더러워 2018.03.05 00:30 신고 URL EDIT REPLY
문화라 존중하지만 한국에서 저러면 정말 싫을듯
카카로트 2018.03.05 12:23 신고 URL EDIT REPLY
스페인사람들이 현명한거지 물부족국가에서 물총축제니 뭐니 하는것도 웃기고 냄새난다고 뭐라하는것들은 굉장히 이기적이다라고본다
BlogIcon 나무티 2018.03.07 00:39 신고 URL EDIT REPLY
이 글에도 하트가 안보이네요. ^^; 게시글은 잘 읽고 갑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3.07 02:49 신고 URL EDIT
아마 티스토리 환경에 오류가 있었나 봐요. 그래서 최신 글은 지우고 다시 포스팅 올렸어요. ^^; 아~~~ 힘들게 글 썼는데...... ㅜㅜ
아무튼, 이렇게 알려주신 덕분에 초기에 다시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충청도 2018.07.25 05:15 신고 URL EDIT REPLY
우리나라 시골 & 군대엔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 많아요. 아직도 저는 그 곳이 일 보는데 원활합니다.
도시에선 화장실 일보고 물내리지 않으면 냄새나고 불쾌하죠. 아파트처럼 좁은 공간에서는 더욱 그렇쵸.
생활 공간의 차이에 따른 삶 방식의 차이라 생각합니다.
그 풍습에 적응하는 것이 답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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